퀵바

야농곰의 서재입니당

리드리스 일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야농곰
작품등록일 :
2018.01.26 10:19
최근연재일 :
2018.09.30 17:30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67,734
추천수 :
957
글자수 :
1,177,611

작성
18.02.07 04:13
조회
347
추천
5
글자
12쪽

붉은 숲 12

DUMMY

“이거 들어가기 힘들겠는데요?”


우린 탑을 보고서 탑쪽으로 갔다. 얼마 걷지 않아서 탑의 지척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딱 거기까지만 갈 수 있었고 탑에는 갈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이상할 정도로 몰려있는 몬스터들 때문이었다.


“이상할정도로 많군. 무리겠소.”


“젠장. 이거 뭐 꿀이라도 발라놓았나?”


다른데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수십 마리의 몬스터가 탑을 빙 둘러싸고 있었다. 정확히는 탑이 있는 공터를 빙 둘러싸고 숲에서 한 발자국도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묘하군. 왜 들어가지 않는거지?”


“들어가지 않는게 아니라 들어가지 못하는게 아닐까?”


“왜요?”


“그거야 모르지.”


기다리는것과 동시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과자를 놔두고 엄마가 기다리라고 하면 내가 저랬는데··· 어렸을때라고! 뭘 그런눈으로 쳐다보는거야? 젠장!”


이렇게 떠들고는 있지만 매우 조용한 목소리였다.


“저것들은 자기네들끼리는 안 싸운대요?”


“것도 그렇군! 내가 용병질할때는 몬스터들끼리 치고박는걸 한 두번 본게 아닌데···?”


“같은 종류도 아닌데 저렇게 협력하듯 조용한건 처음보는것 같구려.”


모던이 품을 뒤적였다. 남았다던 연기 구슬이 그의 말대로 딱 두개가 있었다. 회색의 구슬이 빛에 반짝이자 자연히 시선이 그리로 돌아갔다.


“이걸 쓰면 들어갈 수는 있을것 같소. 하지만 보다시피 두개 뿐이오.”


연기 구슬의 위력은 실제로 대단해서 나와 모던만으로는 무리일지 몰라도 실력이 뛰어난 하쉬와 비루가 있다면 몇 마리 걸치적거리는 몬스터정도는 단숨에 뚫고갈 수 있을것이다.


“좋은데? 얼른 쓰지않고 뭐한거야?”


비루는 동의했지만 하쉬는 턱을 쓰다듬었다. 모던과 비슷한 표정이었다.


“애매하구려. 겨우 두 개라··· 들어갈때와 혹시 나올때도 이렇다면 구슬은 다 쓰는게 되겠군.”


“바로 그거요.”


모던이 걱정한 점이 그거였다. 들어갈때 연기구슬을 사용했는데 나올때도 상황이 같다면 연기 구슬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었다. 이 붉은 숲에서 이런 비상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게 없다면 그야말로 유감이 아닐 수 없었다.


“정말로 여길 들어가야할지 아닐지 확실하게 하라는거요.”


“에이, 제기랄!”


갑작스레 비루가 모던이 꺼낸 연기구슬 하나를 집고 냅다 던져버렸다. 그의 돌발행동에 모두 당황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뭐하는거요! 당신!”


“아, 어차피 들어갈려고 했잖아! 머리아프게 기다리지 말고 빨리 하자고! 시간낭비하는거 안 좋아한다니까!”


어느새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바닥에 부딪혀 깨진 구슬에서 새어나오는 연기에 몬스터들이 당황하며 우왕좌왕거리고 모던이 표정을 구기고 하쉬가 머리를 짚는게 보였다.


“하아··· 이왕 이렇게 된거 어쩔 수 없군.”


“진짜 바보 멍청이죠? 머리에 든게 없죠? 뇌는 장식이에요?!”


“따라오라고!”


뭐라고하든 신경안쓴다는 듯이 오로지 마이웨이였다. 창을 꼬나쥐고 앞으로 왕왕 휘두르는데 연기에 당황한 몬스터들은 그의 상대가 되질 못했다. 성격과 멍청한건 둘째치고 실력은 역시 뛰어나긴했다.


“천천히 가시오! 천천히!”


비루는 들을세도 없이 그저 전진하고만 있다. 창을 휘휘 휘두르고 하쉬는 우릴 엄호하며 천천히 전진하고 있었다. 거리가 조금 벌어지고 연기에 그의 모습이 살짝 가려졌다.


“안보인다니까요! 천천히!”


삼 초 정도가 더 지나자 그의 모습이 연기 저편으로 사라지고 모던이 이를 악물었다.


“정말 성급한건 여전하군. 우리도 뛰···”


“······!”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편에서 무언가가 무섭게 달려왔다. 하쉬는 그걸 칼로 쳐냈다. 키에엑! 하는 소리와 함께 옆으로 쓰러졌고 우리도 달렸다. 얼마 지나지않아 겨울의 찬바람에 연기가 밀려나 사그라질게 분명했다.


“좀 더 달리시오. 뒤는 내가 맡겠소!”


하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다렸다는듯이 모던이 정면으로 뛰쳐나갔고 나는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함께 달려나갔다. 한 십초정도 뛴 것 같은데 공터가 보였다.


“하쉬!”


크게 외치자 저편에서 하쉬가 공중에서 뛰어내리는게 보였다.


“후!”


하쉬는 짧게 숨쉬고 지면을 밟자마자 몇 바퀴를 데굴데굴 굴렀다. 뭔일이 있었는지 그 짧은 사이에 온통 흙투성이가 되어있었다.


“괜찮아요?”


괜찮냐는 질문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겉보기에는 괜찮아보이지 않지만 그냥 구른것 뿐인지 자세히 보면 특별히 상처는 없었다.


“갑자기 옆에서 뭔가가 날 치더구나. 한 바퀴 굴러서 그렇지 상처는 없다.”


“다행이네요. 비루와 모던은···?”


고개를 돌리자마자 믿기 힘든 광경이 보였다.


“······!”


“것봐! 역시 들어와야했다니까!”


바로 마셸과 벤자민이 있었던것이다. 둘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하지만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 몬스터들이 둘러싸고 있었던건 이 둘이 있었기 때문일까?


“하쉬 경! 그리고··· 리드까지?!”


반갑다는 얼굴로 우릴 맞아주고 있었는데··· 오, 가끔은 비루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사실 그대로 있었더라면 연기구슬이 모자랐으니 그냥 돌아가자는 결론으로 귀결됐을것 같은데 확실히 이번만큼은 비루를 순순히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 이게 내 감이라고!”


한껏 뻐기는 비루를 지금만큼은 가만히 놔두기로 했다.


“내가 다 살린거나 마찬가진데? 흐하하하!”


가만히 놔두기로 했다.


“뭐··· 너무 고마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당연한 일이니까!”


······계속 떠드는 비루를 무시하기로 하고 두 사람의 상태를 잠깐 살폈는데 벤자민이 큰 상처를 입고 있었다. 옆구리를 감싸쥐고 그곳이 시뻘겋게 물들어있는게 딱 봐도 얕은 상처는 아니었다.


“심한 상처로군.”


솔직히 이 붉은 숲 안에서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은 없었다. 하쉬는 지금은 흝투성이라 잘

보이지 않지만 비루와 함께 이곳저곳이 상처투성이였고, 모던은 고블린에게 맞았고 래서 서펜트에게 물릴뻔했고··· 생각해보니 난 다치지 않았잖아?


“생각보다 견딜만하니 걱정마시게. 것보다 하쉬 경···?”


“괜찮으십니까?”


어느새 하쉬는 벤자민의 상처를 살피고 있었다. 하쉬보다도 선배 성기사라 그런지 제일 많이 들어본 하오체가 아니라 존댓말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왠지 어색했다.


“괜찮네. 하하, 자네에게 걱정을 들으니 아픔이 싹 가시는 것 같군.”


“······.”


하쉬는 그저 쓰게 웃었다.

공터 한가운데 데구르르 굴러다니는 갑옷을 발견했을 무렵 모던은 그네들은 해후를 나누고 있었다. ···저럴 때가 아닐텐데.


“아무튼 나한테 고마워하라고!”


아직도 저러고 있는건가? 어지간하네.


“제발 그만좀해요. 무슨 다섯살짜리 애도 아니고··· 것보다 저 탑은 도대체 뭐죠?”


내 말에 모두의 시선이 탑으로 돌아갔다. 공터의 중앙에 떡하니 자리잡은 탑은 우리의 생각보다 조금 더 컸다. 주변의 나무들보다도 크고··· 뭣보다 굵었다.


“아··· 무슨 탑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이상한것 같아. 그렇죠? 벤자민 경”


벤자민이 가볍게 동의했다.


“그렇더군. 저 탑은 확실히 이상하더군요.”


“어떤 점이 그렇습니까?”


“탑 속에 나선형의 계단이 있었네. 올라갈 수 있더군.”


“그게 뭐야? 그게 끝이요? 계단이야 있겠지. 탑인데”


뭐 별것도 아닌거에 그러냐는듯 비루가 말하자 그게 아니라며 마셸이 고개저었다.


“중요한건 그게 아닙니다. 저 탑은··· 아니, 차라리 감옥, 무덤이라고 부르는 편이 낫겠군요.”


“감옥? 그게 무슨 소리야?”


“보시면 알 겁니다. 문이 없어요.”


마셸은 문이 없다고 말했고, 모던은 뭔가 걸리는게 있는지 입술을 집씻고 있었다.


“아무튼 댁들이 여길 들어가봤단거지? 일단 여긴 안전한건가?”


“일단 그렇다네. 배가 고플 정도로 안전하지.”


“그거 참 다행이군요. 탑을 좀 살펴보고 싶은데 함께 가주시겠소? 하쉬 경”


잠깐의 해후를 끝내고 모던이 하쉬에게 탑에 함께 들어가자고 말했고 하쉬는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꺼낸건 다름아닌 주머니였는데··· 아, 육포주머니다.


“배고프시다면 이거라도 좀 드시고 계시지요. 전 잠깐 다녀올테니···”


“어이! 나도 같이가자고”


돌려말한 승낙이었다. 벤자민은 육포주머니를 받아들고 마셸에게도 건네려했으나 이미 마셸은 비루와 하쉬의 옆에 있었다.


“저도 같이 가시죠. 탑에 한번 들어가본적이 있으니 저도 같이 가는게 좋을겁니다.”


“좋소. 그럼 바로 들어가는게 좋겠소.”


모던과 하쉬, 마셸은 그렇게 탑에 들어갈 준비를 했고 벤자민은 허허 웃으며 육포를 뜯어먹고 있었다.


‘저 사람도 어지간히 태평하네’


마이페이스라고 해야할까? 당황하질 않는다고 해야할까? 나는 딱히 할 것도 없어서 그의 맞은편에 주저앉았다.


“흐음··· 몇번 본 적이 있구나. 하쉬 경의 제자였던가?”


“맞아요. 제자에요”


“···여기까지 오다니 그래, 무슨 일이냐?”


그러고보니 자초지종을 설명하지 않았던가? 그랬던 것 같다. 아무튼 모던이 하쉬와 비루에게 말했던대로 그대로 따라서 말하자 그는 크흠하고 볼을 씰룩였다.


“신전이··· 하지만 아마 괜찮을거라 생각한다.”


“괜찮다구요?”


“그래. 신전은 아마 철수하지 않을거다. 교국은 그런 의심을 사는걸 극도로 싫어하니 말이다.”


하지만 자칫하면 목숨이 걸린일인데··· 정말 철수하지 않을까? 그의 표정은 교국의 판단은 신전을 그대로 유지시킬거라 확신하는 표정이었다.


“돌아가면 빠듯해지겠구나. 왕국에 치이게 생겼어.”


“돌아갈 수 있다면 말이죠.”


“하하, 네 말이 맞구나.”


싱겁게 웃으며 벤자민이 육포 쪼가리를 계속해서 먹었다. 제법 먹은 것 같은데 멈추지 않는걸보니 어지간히 배가 고팠나보다.


“그러고보니 여기서 얼마나 지낸거죠?”


“오래 되지는 않았어. 하루정도구나. 여길 찾지 못했다면 슬슬 불귀의 객이 되었을지도 모르지. 운이 좋았어.”


“상처는 괜찮으세요?”


불귀의 객이 되었을지 모른다는 그의 말이 무색하지 않게 아직도 피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하루내내 여기있었다면 피가 그칠만도 한데,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피를 많이 흘려도 죽지 않던가? 용케도 살아있다 생각했다.


“네 걱정만큼 심하지는 않구나. 피만 좀 많이 날 뿐이지만 어차피 강체强體를 익힌 사람은 어지간해서 출혈로 죽지는 않지. 신성神聖을 익힐 수 있었다면 애초에 혼자서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지. 하하!”


“그것 참. 아깝네요.”


한참 얘기를 하고 있는데도 탑으로 들어간 셋이 나올 기미가 없었다. 도대체 뭘 하길래 이렇게 오래걸리는걸까? 체감상 한 시간은 지난것 같은데.


“아무래도 좀 걸리네요. 탑 안에 볼게 많나봐요?”


“글쎄··· 나와 마셸 경이 들어갔을땐 완전히 어두워서 거의 보이지 않았단다. 아침이면 좀 보일지도 모르겠구나.”


“별 일 없어야할텐데···”


우리는 그들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들은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도 나오지 않았다.


작가의말

코멘트,추천,조회,선작은 언제나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리드리스 일대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6 대주교 2 18.03.06 337 4 12쪽
55 대주교 18.03.05 320 4 12쪽
54 교국으로 3 18.03.02 336 4 12쪽
53 교국으로 2 18.03.01 322 5 11쪽
52 교국으로 18.02.28 330 5 11쪽
51 빈 자리 6 18.02.27 336 4 13쪽
50 빈 자리 5 18.02.26 340 5 16쪽
49 빈 자리 4 18.02.23 340 6 11쪽
48 빈 자리 3 18.02.23 341 4 14쪽
47 빈 자리 2 18.02.22 343 5 14쪽
46 빈 자리 18.02.21 392 4 12쪽
45 푸른 악마 9 18.02.19 338 4 12쪽
44 푸른 악마 8 18.02.19 339 6 18쪽
43 푸른 악마 7 18.02.16 304 4 13쪽
42 푸른 악마 6 18.02.15 317 4 11쪽
41 푸른 악마 5 18.02.14 323 5 11쪽
40 푸른 악마 4 18.02.14 344 5 14쪽
39 푸른 악마 3 18.02.13 318 5 14쪽
38 푸른 악마 2 18.02.12 322 4 16쪽
37 푸른 악마 18.02.09 361 6 15쪽
36 붉은 숲 13 18.02.08 357 4 12쪽
» 붉은 숲 12 18.02.07 348 5 12쪽
34 붉은 숲 11 18.02.06 355 4 13쪽
33 붉은 숲 10 18.02.05 349 5 10쪽
32 붉은 숲 9 18.02.02 374 6 11쪽
31 붉은 숲 8 18.02.01 339 4 12쪽
30 붉은 숲 7 18.01.31 355 4 11쪽
29 붉은 숲 6 18.01.30 345 5 10쪽
28 붉은 숲 5 18.01.29 384 4 10쪽
27 붉은 숲 4 18.01.26 391 5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