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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날개추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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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59
최근연재일 :
2023.06.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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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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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 조사 : 광산 내의 마녀 - 終

DUMMY

“이걸로 다섯 개째...”

“제대로 가고 있긴 한 것 같은데...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 걸까...”


스스로에게도 느껴지는 피냄새를 따라 이동하던 키리와 데이지, 둘은 앞서 날아간 블레드가 멈춰선 위치에 그려져 있는 붉은 마법진을 흘끗 보며 지겹다는 듯이 말한다.


"... 이제는 그냥 바닥이나 벽에도 피가 묻어 있는데?“

"어? ... 지금 보니 그렇네.“

"마녀의 본거지에 다다르고 있다는 증거겠지.“


수정구슬을 통해 들려오는 네리스의 의견에 키리, 데이지, 블레드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바닥과 벽에 칠해져 있는 검붉은 피를 확인한 후, 걸어가던 방향으로 다시 이동하기 시작한다.


"네 번째로 본 마법진에서 생성된 피의 골렘을 보면 사술이나 저주 쪽에도 재능이 있는 마녀일 것 같아.“ "상당히 강한 마력을 지닌 마녀일 거라는 의미지?“

"그것도 그거지만, 이카루스 중에서는 그런 마녀가 없으니, 처치할 생각을 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고.“


'이카루스는 절대 아니다.'라는 네리스의 말에 키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렇다면 굳이 마주해야 할 이유는 없겠는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의견을 꺼낼 새도 없이, 전방에서 붉은 구체가 자신을 향해 쇄도하는 것을 목격하고, 신속히 벽 쪽으로 이동한다.


"휴우, 깜짝이야...“

"언령이나 주문을 외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는데... 자동 방어 마법이 걸려 있었던 걸까?"


키리를 따라 벽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구체들을 회피한 데이지, 블레드 역시 키리가 그러하듯 전방을 바라본다. 또다시 쇄도해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경계심을 품은 채 주시하는 세 명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구체가 쇄도해오는 일은 다시 벌어지지 않는다.


"혹시 모르니, 벽에 붙어서 가자."

"...“

"응.“


한가운데가 아닌, 한쪽 끝에 붙어서 가자는 키리의 제안에 데이지, 블레드 모두 수긍한 채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세 명 모두 소문의 마녀와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있기에, 자연히 경계하는 마음을 품은 채로.


#


"... 너희들은 누구지?“


세 명의 일행이 걸음을 옮기던 도중, 광산 내부를 울리는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소리를 들은 키리, 블레드, 데이지. 모두 걸음을 멈춰선 채 전방을 바라본다.


"... 소문의 마녀의 목소리인가 본데?“

"의심할 필요가 없지.“

"우왓! 나타났어!“


키리와 블레드가 벽에 딱 붙은 채 대화하는 도중, 데이지는 갑작스레 자신의 시야에 모습을 드러낸 붉디붉은 로브를 입은 소녀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채광하는 광부들에게 방해되기 싫어서 깊숙한 곳까지 들어온 건데, 그래도 쫓아오는 녀석들이 있구나.“

"...“


한숨을 내쉬며 불평을 늘어놓는 소녀를 빤히 바라보던 키리는 그녀의 등 뒤에 어떤 날개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다.


"날개가 없어. 이카루스는 아니야.“

"...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연구 운운하는 것을 봐서 마법사인 것 같은데, 무슨 마법을 연구하고 있는 거야?“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네리스의 말에 수긍하며, 키리는 소녀에게 경계심 어린 시선을 보냄과 동시에 질문의 말을 꺼낸다.


"피를 사용하는 마법이지. 보면 알지 않아?“

"피... 그렇다면 이 산에 들어온 광부들의 피도...“

"흠... 멋모르고 내 연구실에 들어온 인간의 피 역시 재료로 사용하긴 했지.“


자신을 흘겨보며 대답하는 소녀의 말에 데이지가 흠칫하는 반응을 보이며 묻는 말을, 소녀는 맞장구를 치는 것처럼 대답한다. 그 대답에 키리는 장도를 들어 올려 여성에게 내민다.


"그렇지만, 오해하지는 말아줄래? 생명을 빼앗은 적은 한 번도 없어. 내가 피의 마법을 연구하는 것 역시 생명의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악의는 조금도 없거든.“

"오호라, 그러니까, 피를 주입해서 상처를 치유하거나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늘리는 마법을 말하는 거야?“

"정답. 의외로 잘 알고 있는 모양이네?“


블레드의 질문에 소녀는 즉시 대답하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대답하는 소녀를 키리와 블레드는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의심이 가득 담긴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그런 대답으로는, 우리가 상대했었던 피로 만들어진 골렘의 존재 이유를 이해할 수 없어. 생명의 치유를 목적으로 한다면서, 그런 위협적인 골렘을 만들어 둔 이유는 뭐야?“

"아, 그 골렘을 처치하고 온 거야? 대단하네. 쉽게는 처치할 수 없었을 텐데.“


키리의 질문에 대한 소녀의 대답에 데이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적어도 자신에게 있어서는 쉬운 적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골렘을 만들어 둔 것은 어디까지나 내 마법의 연구를 방해하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것일 뿐, 일부러 그것들을 부려서 타인을 공격하거나 습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어.“

"... 정말이야?“

"물론. 말했듯이, 멋모르고 들어오던 광부의 피를 조금, 아주... 는 아니어도 소량만 흡수하긴 했지만, 생명을 앗아가거나 한 적은 없고, 그럴 생각도 없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 데이지에게 소녀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 그 모습을 보며 키리는 수정구슬로 시선을 돌린다.


"굳이 적대할 필요는... 없겠지?“

"마계의 존재가 아닌 이상에야, 불필요하게 싸울 필요는 없을 거야.“

"난 그저 마법을 연구하는 인간이야. 악마니 마족이니 그런 취급은 하지 말아줘.“


키리과 네리스의 대화에 소녀는 불편함이 담긴 표정을 지으며 부탁하는 투의 말을 전한다. 눈 앞에 있는 세 명 중, 유일한 소년인 키리를 가장 지위가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 뭐... 마계의 존재였다면 처치해야 했겠지만, 그저 마법을 연구하는 인간일 뿐이라면 그렇게까지는 안 해도 되겠지...“

"흐응... 괜히 헛걸음한 셈이네...“

"헛걸음은 아니지. 소문이 사실인지 밝혀낸 셈이니까.“


소녀와 시선을 마주한 채로 대답하는 키리의 말에 데이지가 불평하는 말을 꺼내지만, 블레드는 오른손으로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격려하는 말을 전한다.


"그럼 이제 돌아가긴 하겠는데, 가기 전에 네 이름이나 알려줘. 언젠가 서로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니, 서로의 이름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응. 내 이름은 에젤이야. 너희 셋은?“


서로 인사치레나 하자는 뉘앙스를 담아 말하는 키리에게 에젤은 스스럼없이 자신의 이름을 전달한다. 그렇기에 키리와 데이지, 블레드 역시 각자의 이름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


타라타스 마을 내 성당. 블레드를 탑으로 돌려보낸 후, 키리과 데이지는 티카 마을로 돌아가기 전에 플렌시에게 소문의 진위를 전달해 두자는 판단을 내린다.


"마녀가 있기는 있었다는 거구나.“

"응. 다만 마계의 존재와는 무관한, 그저 마법을 연구하는 인간일 뿐이었어. 그렇기에 굳이 적대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서 되돌아온 거야.“


의외라는 듯, 두 눈을 끔뻑이며 놀라워하는 플렌시에게 키리가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설명한다. 그 설명을 들으며 데이지는 네리스에게 질문할 것이 있는 듯, 키리 주변을 맴돌고 있는 수정구슬로 시선을 돌린다.


"네리스 언니. 그 마법사, 이카루스나 마계의 존재 둘 다 아닌 것은 확실하지?“

"그래. 등에 날개도 안 달려 있었고, 연구하고 있는 분야도 마계의 존재가 연구할 분야와는 거리가 멀었어. 피로 치유 및 저항력읖 높이는 연구는 마계의 존재가 할 연구는 절대 아니야."


확신을 담아 대답하는 네리스의 말에 데이지는 더 질문할 생각은 절대 없는 듯, 곧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그녀가 그러는 동안에도, 키리와 플렌시는 서로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피로 만들어진 골렘... 순수하게 피로만 만들어진 골렘인 거야?“

"그 마법사가 대답해 준 것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 아니겠지. 광산 내의 흙이나 돌이 들어갔을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골렘의 모습을 이룰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플렌시의 질문에 키리는 광산 내에서 떠올렸던 자신의 생각을 부정하며 다른 대답을 제시한다. 그리고 자신이 대답한 지금의 말이 정답일 가능성을 떠올리며 플렌시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어쨌거나, 에젤이라는 그 애, 스스로 인간에게 피해를 줄 생각은 없다고 했어. 그런 이상, 크게 경계하지는 않아도 될 거야.“

"마냥 믿어도 될지는 모르겠긴 해도, 그 광산 안에서 처박힌 채 연구만 하고 있다면 경계할 필요는 없겠지.“

"우리 마을 주민들은 애초에 광산에 가는 일도 없으니 괜찮지만, 모험가가 멋모르고 들어가게 되면 피해를 볼 수도 있겠는데...“


네리스와 키리의 대화에 플렌시는 안심하면서도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떨쳐내지 못한 채 중얼거린다. 모험가가 피해를 보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 및 타라타스 마을의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기에 안심하면서도, 수녀인 이상 그 누구도 상처입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고 있으니까.


"일단 소문의 진위는 밝혔으니... 헛걸음은 아닌 것 같고. 네리스. 혹시 메이, 아직 안 왔어?“

"어. 애초에 지금 병원에 있는 건 나 혼자 뿐이야. 코렛트 언니가 시아 데리고 시장에 나갔거든. 덕분에 난 지금 수정구슬 들고 코렛트 언니의 책상 앞 의자에 앉아있는 꼴이고...“


자신의 질문에 의도하지 않은 대답이 돌아오지만, 키리는 별로 당황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대답은 그 안에 들어있긴 했으니까.


"왠지 지루하다는 듯이 대답하네? 네리스 언니.“

"그 말대로... 여기서는 연구도 할 수 없으니 지루할 수밖에... 하품밖에 안나와.“


투덜대듯이 말하는 네리스의 말에 키리가 피식 하고 웃는 표정을 짓는다. 만일 자신이 지금 네리스의 상황에 처해 있다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을 테니까.


"나하고 데이지가 빨리 돌아오길 바라고 있지?“

"빨리 와 주면 좋지. 데이지를 나 대신 여기 앉혀놓고, 난 키리하고 방에서 쉬면 되니까."

"언니!“


데이지가 빽 소리치는 것을, 키리과 플렌시 모두 웃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데이지는 진심으로 기분이 상한 듯, 수정구슬을 노려보고 있다.


"플렌시. 더 할 말 없으면 얘네 둘 티카 마을로 보내. 아무래도 난 지루해서 더 못 있겠어.“

"어차피 나하고 데이지가 돌아가기 전에 코렛트하고 시아가 먼저 돌아올 텐데.“

"혹시 모르니까. 어쨌거나 코렛트 언니에게 보고도 해야 하잖아? 지금 바로 출발해. 더 할 일 없다면.“


네리스의 지시에 키리와 데이지 모두 플렌시를 바라본다. 두 명의 시선에 플렌시가 고개를 끄덕인 후, 두 손을 자신의 가슴팍 앞에 모아 기도하는 자세를 취한다. 그 행동에 키리와 데이지 역시 같은 손동작을 취한 후, 뒤로 돌아서서 성당의 출입구를 향한다. 서로를 축복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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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 조사 : 광산 내의 마녀 - 3 23.06.16 7 0 11쪽
27 27화 - 조사 : 광산 내의 마녀 - 2 23.06.16 15 0 12쪽
26 26화 – 조사 : 광산 내의 마녀 - 1 23.06.14 8 0 11쪽
25 25화 - 다이달로스의 서큐버스 - 2 23.06.14 13 0 13쪽
24 24화 – 다이달로스의 서큐버스 - 1 23.06.13 8 0 14쪽
23 23화 - 제 49위 이카루스 – 데트리아 - 2 23.06.13 8 0 12쪽
22 22화 – 제 49위 이카루스 – 데트리아 - 1 23.06.11 8 0 12쪽
21 21화 - 제 57위 이카루스, 데이지 - 3 23.06.11 7 0 12쪽
20 20화 – 제 57위 이카루스, 데이지 - 2 23.06.10 9 0 12쪽
19 19화 – 제 57위 이카루스, 데이지 - 1 23.06.10 7 0 12쪽
18 18화 - 이변 : 붉은 영기 – 3 23.06.09 9 0 12쪽
17 17화 – 이변 : 붉은 영기 – 2 23.06.09 7 0 12쪽
16 16화 – 이변 : 붉은 영기 - 1 23.06.08 8 0 11쪽
15 15화 – 제 7위 이카루스 – 페이 - 3 23.06.08 7 0 11쪽
14 14화 – 제 7위 이카루스 – 페이 - 2 23.06.07 9 0 15쪽
13 13화 – 제 7위 이카루스 – 페이 - 1 23.06.07 7 0 13쪽
12 12화 – 다시 시작된 모험 23.06.06 9 0 14쪽
11 11화 – 제 65위 이카루스 – 시아 - 2 23.06.06 8 0 13쪽
10 10화 – 제 65위 이카루스 – 시아 - 1 23.06.05 9 0 13쪽
9 9화 – 제 23위 이카루스 – 블레드 - 3 23.06.05 8 0 12쪽
8 8화 – 제 23위 이카루스 – 블레드 - 2 23.06.04 9 0 13쪽
7 7화 – 제 23위 이카루스 – 블레드 - 1 23.06.04 10 0 13쪽
6 6화 – 제 16위 이카루스 – 플렌시 - 2 23.06.03 9 0 13쪽
5 5화 – 제 16위 이카루스 – 플렌시 - 1 23.06.03 7 0 12쪽
4 4화 – 제 18위 이카루스 – 메이 - 2 23.06.02 10 0 13쪽
3 3화 – 제 18위 이카루스 – 메이 - 1 23.06.02 10 0 14쪽
2 2화 – 이카루스 23.06.01 13 0 12쪽
1 1화 - 탈출 23.06.01 4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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