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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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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59
최근연재일 :
2023.06.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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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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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 이변 : 붉은 영기 – 2

DUMMY

해가 지고, 어두운 밤이 되었다. 은은한 달빛이 내리쬐고 있는 그 시각에 타라타스 마을의 동쪽에 위치한 초원으로 한 명의 소년과 두 명의 소녀가 걸음을 옮긴다.


“코렛트 언니하고 시아도 왔으면 좋았을 텐데...”

“시아는 이미 자고 있고, 코렛트 언니는 내일까지 병영에 납품해야 할 약을 만드는 데 바쁜 것 같았어. 하여간, 약효가 너무 좋아도 문제라니까...”

“...”


아쉬움, 그리고 불만을 담아 중얼대는 두 소녀 사이에서 소년, 키리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자신의 옆을 계속 맴돌고 있는 수정구슬을 주시한다.


"지금 수정구슬은 아무도 안 보고 있을 텐데, 뭐하러 보고 있는 거야?“

"그런가? ... 뭔가 소리가 나는 것 같은데...“

"아마 시아가 잠꼬대라도 하는 소리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지. 가끔 잠꼬대를 하긴 하니까.“


네리스의 질문에 키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을 보며 플렌시가 웃는 표정과 함께 하나의 가설을 세운다. 그리고 그 가설에 네리스는 여태까지 보아 온 시아의 잠버릇을 떠올리면서 수긍의 대답을 꺼낸다.


"... 하긴, 들은 것 같긴 했지. '얼어라!' 라던지, '맛없어~'라던지 중얼대던 거.“


두 소녀의 대화에 '어떤 꿈을 꾼 건지 참 궁금했지만, 정작 시아 본인은 기억하지 못했지.'라고 생각하며 걸음을 옮기던 키리의 시야에 붉은 영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플렌시. 여기서부터는 보호장을 펼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응. 나도 그 생각 하고 있었어.“

"보호장?“


네리스의 권유에 플렌시가 대답을 마친 후, 곧장 양팔을 넓게 벌린다. 그 행동과 동시에 새하얀 안개의 형태로 퍼져나온 그녀의 마력은 서서히 키리와 네리스, 그리고 그녀 자신의 주위에 구체의 형태를 이룬다.


"이게... 보호장이라는 거야?“

"신성한 보호장이라는 마법인데, 화살이나 마력탄 같은 투사체가 접근하는 것을 차단해 줄 거야. 저 붉은 영기가 키리에게 닿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이 보호장이 꼭 필요해. 그래서 플렌시에게 같이 가자고 한 거고.“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하얀색의 반투명한 막에 손가락을 밀어보는 키리의 행동을 바라보며 설명을 마친 네리스는 곧바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보호장을 흘끗 바라본 후 피어오르고 있는 붉은 영기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이렇게 나를 감싸고 있는 도중에 장도를 휘두르면, 베어지는 거 아니야?“

"절~대로 그럴 일 없어. 이 보호장은 바깥에서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거야. 보호장 내부에서의 공격에는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아. 즉, 키리가 단검 및 장도를 휘두르는 것에도, 스로잉 나이프를 던지는 것에도 아무 영향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밝게 웃으며 설명하는 플렌시의 말에 키리의 고개는 천천히 끄덕여진다. '마법이라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도움이 되긴 될 것 같네.'라고 생각하며.


그러는 동안 먼저 앞장선 채 걸어가던 네리스는 붉은 영기가 흘러나오는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낸 후, 그 지점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사각형의 틈...“


지면에 새겨진 사각형의 형태의 틈새를 통해 붉은 영기가 새어나오는 것을 확인한 네리스는 곧 '왠지 숨겨진 문처럼 보이는데?'라고 생각하며 사각형의 틈새의 왼쪽 및 오른쪽 끝을 향해 자신의 날개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길을 뻗는다. 순식간에 뻗어져 나온 네리스의 불길은 타오르는 족쇄의 형태로 굳어진 채 양쪽의 틈새를 통해 스며 들어간다.


"... 흡!“


흘러나오는 영기를 밀어내듯이 틈새 안으로 스며드는 자신의 불길을 주시하던 네리스는 곧 짧게 기합을 내뱉으며 불길에 자신의 마력을 주입한다. 그러나 '팍!'하는 소리와 함께 틈새가 벌어지고, 그 틈새를 통해 붉은 영기가 짙게 흘러나오는 계단이 드러난다.


"네리스 언니? 뭐 해?“

"아래로 가는 길이 있어. 아마 이 영기가 흘러나오는 근원이 이 길 끝에 있을 거야.“

"지하에 뭔가 숨겨져 있었다는 것이군.“


네리스의 설명에 키리와 플렌시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자신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네리스의 행동에 의한 것으로, 두 명이 자신의 근처에 오고서야 네리스는 다시금 앞장서서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한다.


#


"왠지, 묘지 같은 느낌이네...“

"지하 묘지? 음, 난 그냥 지하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둘 다 조용히 해.“


중얼대는 키리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하는 플렌시의 대화에 네리스는 정면을 빤히 보면서 집중하라는 의미를 담은 말을 꺼낸다.


어두컴컴한 지하 계단이지만, 플렌시가 자신의 마력을 빛의 형태로 전환해서 주변을 비춰주고 있는 덕분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키리. 영기가 점점 짙어지는 것이 보여?“

"응. 아침이나 방금 봤던 것보다 조금 더 붉게 보이는 것 같아.“


단순히 선명하게 보이는 수준을 넘어 슬슬 시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짙어지는 붉은 영기를 빤히 보는 키리의 시선을 주시하던 네리스와 플렌시는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 길 끝에 영기를 흘려보내는 근원이 있다.'라는 동일한 생각을 한 것이다.


"끄아아오아아으어어아...“

"...“


계단을 내려가던 도중 들려온 여러 명의 목소리가 섞인 듯한 비명에 세 명 모두 일시적으로 멈춰선 채 전방을 바라본다. 흘러오던 붉은 영기가 흡사 인간의 얼굴의 형태를 하며 비명을 지르는 현상에 자신들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춰 선 것이다.


"이 절규... 분명 저 형체가 내지른 절규인 거지?“

"의심의 여지가 없어.“

"엄청나게 강한....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같아.“


키리의 질문에 대답한 직후, 네리스는 오른손 위로 작은 화염구를 생성해낸 후 비명을 지르고 있는 영혼을 향해 내던진다.


"끄아아아-!“


네리스의 화염구가 적중하자마자 영혼은 비명과 함께 그 형태를 잃고 붉은 영기로 분해된다. 그 직후, 흘러나오고 있던 붉은 영기와 섞여 계단에 서 있는 세 명을 지나쳐간다.


"의외로 시시하네.“

"아주 작은 조각일 뿐이니까. 이 영기의 근원은 지금 쫓아낸 것보다 훨씬 거대하고, 강할 테니, 경계심을 늦추면 안 돼.“


화염구 한 방에 영혼이 형체를 잃어버리는 것을 본 키리의 감상에 네리스는 경계심을 잔뜩 세운 채로 키리와 플렌시에게도 경계할 것을 요구한 후 다시 앞장서서 걸음을 옮긴다.


그 후 30여 걸음을 걸어간 네리스, 키리, 플렌시는 평평하고 단단한 바닥 위에 발을 디딘다.


"계단은 여기서 끝인 것 같-“

"아파... 고...통... 스러워...“

"빠져나갈 수 없다! 반항하지 마라!“

"풀어줘... 우리를... 아니... 나를...“


네리스가 바닥에 발을 디딘 그 순간, 전방에서 세 가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다소 먼 거리를 두고 있음에도 선명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네리스, 키리, 플렌시 모두 동시에 전방을 향해 달려나간다. 그리고 세 명의 시야에 보인 것은-


"... 커다란 얼굴...?“

"정면만이 아니라 왼쪽과 오른쪽에도 얼굴이 있어.“

"아마, 세 가지 목소리가 들려온 것도 그래서인 것 같네.“


길의 끝으로 보이는 벽에 사슬로 고정되어있는 세 면에 각각 얼굴이 조각되어있는 커다란 바위. 그 바위에서 붉은 영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을 본 세 명의 일행은 잠시 멈춰선 채 바위를 빤히 주시한다.


"붉은 영기가 흘러나오는 근원은 저 바위가 맞는 거지?“

"의심할 여지는 없는데... 어떻게 해결할지가 문제인걸. 이제는.“

"으음... 바위 전체에서 영기가 흘러나오고 있어서 어디가 문제인지 도무지 모르겠어.“


'아프다.' '빠져나갈 수 없다.' '풀어줘.'의 말을 반복해서 꺼내는 세 개의 얼굴을 주시하며 네리스와 키리, 플렌시 모두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아아악! 침입자!!“

"침입자다! 영혼을 내놔!“

"풀어줘! 이 구속에서 풀어줘!"


그 순간, 벽에 고정된 바위가 격렬하게 흔들리며 분노가 실린 비명을 내지른다. 적의가 담긴 채 내질러진 세 명의 비명에 네리스는 자신의 날개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길을 더욱 강렬하게 불태운다.


"둘 다, 준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바위. 우리들을 공격해 오려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그건 천천히 찾아봐야지. 지금 당장은 그 외의 방법이 없으니까.“


화르륵 하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위협을 담아 날개의 불길을 태우며 지시하는 네리스의 말에 키리와 플렌시 모두 굳은 표정으로 커다란 바위를 주시한다. 그 순간 바위에서는 선혈과 비견될 정도로 선명한 적갈색의 구체 다발이 날아오고, 그것을 신호로 서로를 향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


한편, 그 시각, 티카 마을의 코렛트의 병원 내부. 네리스의 방 안.


"... 저건 아마 영혼 수집가의 봉인석인 모양인데... 타라타스 마을의 동부 초원에서 벌어진 대전쟁으로 죽은 이의 영혼이 전부 저 봉인석 안에 갇힌 모양이군. 그렇지 않고서야 4년 만에 지상으로 새어 나올 정도로 영혼이 모이는 일은 없을 테니...“


수정구슬을 통해 키리와 네리스, 플렌시가 직면한 적을 빤히 바라보던 코렛트는 자신이 티카 마을에 자리 잡은 후 읽었던 역사서의 내용을 떠올리며 중얼거린다.


"키리, 네리스, 플렌시... 세 명 모두 저 봉인석을 잠재울 방법을 알 리는 없으니, 이번에는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겠는걸. ... 하아, 의사이자 약사로서 전투를 하는 것은 내키지 않지만, 지금 저 상황을 셋이서 해결하게 방치할 수는 없으니까...“


수정구슬을 통해 네리스가 날개의 화염을 형상화한 사슬을 전방으로 뻗는 모습을 바라보던 코렛트는 한숨을 내쉬며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선 후, 곤히 잠들어있는 시아에게 시선을 돌린다.


"시아. 키리하고 네리스, 플렌시에게 갈 건데, 같이 갈 거야?“

"우-웅? ... 코렛트 언니, 어디 가?“

"키리하고 네리스, 플렌시가 위험한 것 같아서. 도우러 가는 건데, 시아도 같이 가자.“

"어, 키리 오빠가 위험해!? 응! 갈래!“


자신이 부르는 말에 옆으로 드러누운 채 비몽사몽한 모습으로 대답하던 시아가 키리의 이름을 듣자마자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이자 코렛트는 '네리스나 플렌시를 먼저 걱정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며 시아에게 흘겨보는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시아는 코렛트의 시선에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듯, 침대에서 일어서서 입고 있던 잠옷을 벗기 시작한다.


"... 그래. 우리 이카루스 중에는 남자가 없으니, 시아가 키리를 유독 좋아하는 것도 있을법한 일이지.“


잠옷을 벗고 하얀색 셔츠와 파란색 스커트를 옷장에서 꺼내 입는 시아의 행동을 바라보며 중얼거린 후 코렛트는 '나도 나갈 준비를 해야겠지.'라고 생각하며 네리스의 방을 나선다. 그저 밖으로 나갈 뿐이 아닌, 네리스, 키리, 플렌시를 지원하러 가는 것이기에 챙겨야 할 것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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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 제 49위 이카루스 – 데트리아 - 1 23.06.11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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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 제 57위 이카루스, 데이지 - 1 23.06.10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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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화 – 이변 : 붉은 영기 – 2 23.06.09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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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 다시 시작된 모험 23.06.06 9 0 14쪽
11 11화 – 제 65위 이카루스 – 시아 - 2 23.06.06 9 0 13쪽
10 10화 – 제 65위 이카루스 – 시아 - 1 23.06.05 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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