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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날개추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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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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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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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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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 이변 : 붉은 영기 – 3

DUMMY

“또 온다!”

“차라리 이쪽이 대처하기는 쉽긴 한데...”

“정말, 끝도 없이 공격해오는 것 같아...”


세 개의 얼굴이 조각된 커다란 바위. 그리고 그 각각의 얼굴 중 왼쪽의 얼굴에서 붉은 영기가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맹렬하게 솟아오른 붉은 영기는 여러 갈래로 나뉜 채 포물선을 그리며 지면에 떨어지고, 이내 각각의 갈래로 나뉜 영기는 병사 및 궁사의 형체를 이룬다.


"음... 저걸 마법으로 생각하고 이름 짓자면, 영혼의 군대. ... 정도겠지?“

"아마도. ...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만.“


형체를 이룬 '영혼의 군대'가 일제히 공격해 들어오는 것에 대응해 키리가 플렌시와 네리스의 마력을 두른 장도를 양손으로 쥔 채 휘두르고, 네리스는 먼 거리에서 활로 화살을 쏘는 궁사를 향해 화염구를 날린다.


"흐응...“

"머뭇거릴 상황이 아니잖아.“

"안다구...“


신속하게 화염구를 만들어내어 궁사를 요격하는 자신과 달리 영혼의 군대를 생성해낸 바위를 빤히 바라보는 플렌시에게 네리스가 불만을 담은 잔소리를 전한다.


네리스의 잔소리에 플렌시는 '왠지 저 바위, 이 군대를 생성한 동안에는 어떤 움직임도 없어.'라고 생각하면서도 빛을 통해 생성한 활로 형체 없는 화살을 쏘아서 붉게 물들어있는 궁사를 요격한다.


"영혼이 형체를 이루었을 뿐인데 이 단단함은 대체 뭐야...“

"투덜댄들 알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키리가 검과 방패를 쥐고 있는 영혼의 병사에게 장도를 휘두르며 투덜대자 네리스는 다시 한번 핀잔을 주는 투로 불만을 담은 말을 꺼낸다.


"...“


자신과 키리, 네리스가 영혼의 군대와 혈투를 벌이는 동안 바위는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것을 빤히 바라보며 플렌시는 확신을 품는다. '영혼의 군대를 생성하고 제어하는 동안은 저 바위는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없는 것 같아.'라고. 그리고 그 확신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활시위를 바위 쪽으로 돌려 화살을 쏜다.


"플렌시. 뭐 하는 거야?“

"음... 별다른 소용은 없는 걸까...“


형체 없는 화살이 바위에 정확히 적중하기는 했지만, 아무런 영향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화살을 빤히 바라보던 플렌시는 고개를 내저으며 다시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영혼의 궁사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무슨 짓을 해도 그런 화살로는 저 바위를 꿰뚫을 수 없어. 심지어 평범한 바위라도 안 될 가능성이 높으니, 불필요한 시도는 하지 않는 것이 좋아.“

"그래도,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잖아. 저 바위를 부술 수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부순다라...“


중얼대듯이 말하는 플렌시를 보며 키리와 네리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다만, 그 말을 실행할 방도가 없기에, 지금 당장은 다시금 영혼의 군대를 상대하기 시작한다. 이것으로 네 번째 영혼의 군대를 상대하고 있는 것이었지만, 세 명에게는 바위를 파괴할 수단이 존재하지 않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


"크아아아악!!!“

"!“

"윽!“


영혼의 군대가 전부 소멸한 그 순간, 바위의 정면에 새겨진 얼굴에서 비명이 실내를 가득히 메우며 울려 퍼진다. 귀를 꿰뚫는 것을 넘어 정신을 뒤흔드는 듯한 비명에 세 명 모두 고통어린 표정을 짓는다.


"... 후우, 후...“

"아까의 군대보다 이 비명이 대응하기 어려운걸...“

"들을 때마다 전신에 힘이 빠지고 멍해지는 느낌이 들어...“


자신들의 뒤를 통해 외부로 빠져나가 버린 비명소리에 네리스, 키리, 플렌시 모두 정신을 차린다. 플렌시의 말에 네리스는 어떤 행동도 보이지 않지만, '영혼 자체를 꿰뚫린다는 것이 이런 것이겠지.'라고 생각하며 수긍한다.


"폭발인가...“

"가까이 가지 마. 폭발에 휘말리면 그대로 몸과 영혼이 붕괴되어 버릴지도 몰라.“


비명이 들리지 않게 되자마자 실내의 붉은 영기를 주위로 두르기 시작하는 바위를 빤히 보며 네리스, 키리, 플렌시 모두 바위와의 거리를 최대한 벌린 채 한쪽 끝의 벽에 등을 기댄다. 그 후 10여 초가 경과하자마자 붉은 영기는 어떤 소리도 내지 않은 채 소규모의 폭발을 연속적으로 발생시킨다.


"후우... 이쯤 되니 지치기는 하는데...“

"사실, 나도 그래. 플렌시, 너는 괜찮아?“

"더 이상 싸울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힘들기는 해.“


키리의 혼잣말을 듣자마자 체력과 마력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에 플렌시는 바위에 시선을 고정한 채 긍정의 의미를 담아 대답한다.


"응?“


폭발이 끝난 후, 키리는 자신의 귓가에 들린 저벅거리는 발소리를 듣고 후방의 계단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왜?“

"저 밖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않아?“

"발소리?“

"어... 응. 그런 것 같아. 누가... 오고 있는 것 같아.“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네리스, 키리, 플렌시 모두 귀를 곤두세운 채 대기한다. 물론 대기하면서도 세 명의 시선은 언제 다시 공격을 재개할지 모르는 바위를 향한다.


"고전하고 있는 것 같군. 세 명 모두.“

"키리 오빠! 네리스 언니!“


그런 세 명의 소년, 소녀에게 다가온 것은 병원의 의사 및 약사이자 주인인 코렛트와 가장 어린 여동생인 시아였다.


"코렛트 언니, 그리고 시아...?“ "오면서 보니 흘러나오고 있는 영기의 붉은 색이 상당히 옅어진 것 같더군. ... 그것은 곧 봉인석의 내부에 갇힌 영혼이 어느 정도 해방되었다는 의미겠지.“


천천히 자신에게 다가오는 코렛트를 바라보던 네리스, 키리, 플렌시는 '봉인석'이라 불린 바위가 다시 한번 영혼의 군대를 생성하려는 것을 보고 대응할 준비를 마친다.


"코렛트 언니. 조심해. 저 바위-“

"상관없다. 시아. 봉인석에서 흘러나온 영혼이 형체를 갖추기 전에 얼려버려.“

"응!“


네리스의 경고가 끝나기도 전에 코렛트가 시아에게 지시를 내린다. 그 지시에 따라 자신의 날개에서 푸르스름한 냉기를 전방으로 사출해 내 순식간에 영혼의 군대를 얼려버리는 시아의 행동을, 경고를 전하려던 네리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주시한다. '저대로 방치하면 얼음은 녹아버리고, 영혼의 군대가 다시 공격해 올 것 같은데...'라는 우려와 함께.


"코렛트 언니. 그냥 얼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거야. 저 영혼의 군대는 직접 없애버리지 않으면 안 돼.“

"나도 안다.“


자신의 우려를 대신 전하는 플렌시의 말에 네리스는 아무 행동도 보이지 않지만, 마음속으로 수긍하는 의미를 담아 '맞아.'라고 중얼댄다. 얼려버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행동을 막기 위한 수단일 뿐, 자신과 플렌시, 키리의 방식과는 달랐으니까. 하지만 그 걱정은 오래가지 않는다.


"...“

"이게... 코렛트 언니의 공격 방식...“

"정지해 있는 적에게는 효과적인 수단이지."


콰콰쾅! 폭발의 굉음이 실내를 가득 메운다. 시아가 얼려버린 영혼의 군대를 향해 코렛트의 날개를 이루고 있던 수정 중 일부가 주인의 의지를 따라 전방으로 나아가서 폭발을 일으켜버린 것이다. 그 여파로 얼음 조각이 사방으로 튕겨나가긴 했지만, 플렌시가 보호장을 펼친 덕분에 그 누구도 얼음 조각으로 인한 해를 입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이제 모두 돌아갈 때가 되었어.“

"뭐? 아직 저 바위는 멀쩡한데? 저대로 두고 그냥 가라고?“

"정신 차려. 네리스. 주변을 둘러봐. 그렇게나 붉던 영기가 어떻게 변했는지.“


냉정하게 들려오는 코렛트의 지시에 네리스는 자신의 주변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 후, 코렛트의 말대로 영기의 붉은 색이 상당히 옅어졌음을 파악한다.


"색이 많이 옅어지기는 했네.“

"응. 들어올 때와는 너무 다르게 보일 정도로... 하지만 붉은색이 남아있는데 돌아가도 되는 거야?“

"너희가 무슨 짓을 해도 저 봉인석을 파괴할 수는 없다. 그건 시아와 나 역시 마찬가지지. 저 봉인석을 파괴하려면, 적어도 어머니 정도의 완력이 없으면 안 된다. 즉, 계속해 본들 소모전만 이어질 뿐이라는 거지.“


말을 마친 후, 맞은편의 벽 쪽으로 시선을 돌린 코렛트의 시야에는 발버둥 치는 봉인석이 들어온다.


"..."


하지만 어떤 행동도 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인 코렛트를 네리스와 플렌시가 바라본다. 키리는 이미 '오빠~'라고 외치며 자신에게로 달려온 시아를 안아 들며 서로 마주보고 있기에 코렛트를 볼 새가 없는 만큼 코렛트를 보는 것은 네리스와 플렌시, 둘 뿐이다.


"붉은색은 많이 옅어졌지만, 아직 저 봉인석에는 수많은 영혼이 갇혀 있을 거다. 설령 지금 여기 모인 다섯 명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메이 및 블레드까지 불러와서 함께 공격을 가해도 봉인석에 갇힌 영혼이 전부 소진될 가능성은 없지. 물론 봉인석이 깨어질 가능성도 없고.“

"그래도 이대로 두고 가면... 플렌시, 언니의 말대로 그냥 돌아가도 괜찮겠어?“

"으음...“


네리스의 질문에 플렌시의 시선은 감정이라고는 전혀 없는 코렛트의 얼굴을 향한다. 그리고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코렛트 언니의 말이 정확하다면... 돌아가는 것이 방법일지도 몰라. 다만, 지상으로 새어나가는 영기는 어떻게든 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수정으로 겹겹이 봉인해 두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몇 년 정도는 틀어막을 수 있을 거다.“

"그 몇 년 뒤에는 어떻게 하고?“


언젠가는 봉인이 풀릴 수 있다는 코렛트의 말에 키리가 의문을 품은 말을 전한다. 덕분에 시아 역시 코렛트를 바라본다.


"봉인이 풀리기 전에 어머니를 만나게 되면 어머니에게 봉인석을 파괴해달라고 하면 되고, 못 만난다면 다시 재봉인하면 될 거다.“

"...“


'그러니까 그 어머니라는 이카루스를 만나게 된다면 다행이고, 못 만나도 방책이 있다 이 말이군...' 이라고 생각한 키리는 코렛트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 역시 '소모전이 될 뿐.'이라는 코렛트의 의견에는 수긍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 명 모두, 여기서 먼저 나가도록. 난 저 봉인석을 수정으로 봉인한 후 뒤따라갈 테니까."

"알았어. 일단 나가자. 시아. 키리에게 안겨있지 말고 스스로 뛰어나가.“

"우웅... 난 오빠가 안아주는 것이 좋은데...“

"군소리 말고. 키리도. 시아 내려놓고 따라와. 가자!“


볼멘소리를 내뱉는 시아에게 단호히 말을 마친 후, 네리스가 가장 먼저 지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향해 뛰어나간다. 그 뒤로 플렌시, 키리, 시아의 순서로 달려나가는 모습을 아무 표정도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던 코렛트는 곧 봉인석으로 시선을 돌린다,


"지금도 품고 있는 영혼이 많지? ... 그렇기에 아직 결판을 낼 때가 아니야. 너도, 우리도.“

"도망치다니! ... 네 영혼이라도 내놓아라...!“

"풀어줘! 우리를... 풀어달라고!“


냉정하게 말하는 자신을 향해 들려오는 봉인석의 비명과 절규. 하지만 코렛트는 그 비명과 절규에 어떤 영향도 받지 않은 채로 묵묵히 노려보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아무도 이곳에 들어올 일은 없을 거야. ... 오가는 길을 전부 막아버릴 테니까.“


코렛트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의 날개에서 푸른 수정이 떨어져나와 봉인석을 향한다. 단 2초의 시간만에 봉인석과 충돌한 푸른 수정은 '깡!' 소리를 내며 지면에 떨어지지만, 그 후 코렛트의 마력을 전이 받아 점차 그 크기를 키워간다.


"오랜만에 대량의 마력을 사용하게 생겼지만... 후우, 소중한 여동생을 위한 일이니, 감수하도록 할까...“


혼잣말을 마친 후, 코렛트는 자신의 날개를 이루고 있는 푸른 수정의 대부분을 봉인석을 향해 돌진시킨다. 그렇게 해서, 수정으로 이루어진 봉인은 점차 크기를 키워가며 형체를 맞춘 채 견고해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은 그 누구도 이 봉인석의 근처에 오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한 과정의 초석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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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 조사 : 광산 내의 마녀 - 1 23.06.14 8 0 11쪽
25 25화 - 다이달로스의 서큐버스 - 2 23.06.14 13 0 13쪽
24 24화 – 다이달로스의 서큐버스 - 1 23.06.13 8 0 14쪽
23 23화 - 제 49위 이카루스 – 데트리아 - 2 23.06.13 9 0 12쪽
22 22화 – 제 49위 이카루스 – 데트리아 - 1 23.06.11 8 0 12쪽
21 21화 - 제 57위 이카루스, 데이지 - 3 23.06.11 7 0 12쪽
20 20화 – 제 57위 이카루스, 데이지 - 2 23.06.10 9 0 12쪽
19 19화 – 제 57위 이카루스, 데이지 - 1 23.06.10 7 0 12쪽
» 18화 - 이변 : 붉은 영기 – 3 23.06.09 10 0 12쪽
17 17화 – 이변 : 붉은 영기 – 2 23.06.09 7 0 12쪽
16 16화 – 이변 : 붉은 영기 - 1 23.06.08 8 0 11쪽
15 15화 – 제 7위 이카루스 – 페이 - 3 23.06.08 7 0 11쪽
14 14화 – 제 7위 이카루스 – 페이 - 2 23.06.07 9 0 15쪽
13 13화 – 제 7위 이카루스 – 페이 - 1 23.06.07 8 0 13쪽
12 12화 – 다시 시작된 모험 23.06.06 9 0 14쪽
11 11화 – 제 65위 이카루스 – 시아 - 2 23.06.06 8 0 13쪽
10 10화 – 제 65위 이카루스 – 시아 - 1 23.06.05 9 0 13쪽
9 9화 – 제 23위 이카루스 – 블레드 - 3 23.06.05 8 0 12쪽
8 8화 – 제 23위 이카루스 – 블레드 - 2 23.06.04 9 0 13쪽
7 7화 – 제 23위 이카루스 – 블레드 - 1 23.06.04 10 0 13쪽
6 6화 – 제 16위 이카루스 – 플렌시 - 2 23.06.03 9 0 13쪽
5 5화 – 제 16위 이카루스 – 플렌시 - 1 23.06.03 7 0 12쪽
4 4화 – 제 18위 이카루스 – 메이 - 2 23.06.02 10 0 13쪽
3 3화 – 제 18위 이카루스 – 메이 - 1 23.06.02 10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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