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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님의 서재입니다.

날개추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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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슬러
작품등록일 :
2023.06.01 08:59
최근연재일 :
2023.06.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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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303

작성
23.06.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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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 제 57위 이카루스, 데이지 - 2

DUMMY

쨍! 쨍! ... 소녀의 단검과 키리의 단검이 날카로운 충돌음을 반복해서 울린다. 이미 수십 번은 울린 소리지만, 그 소리는 잦아들 줄을 모른다.


그러는 동안 하늘에 뜬 달에서 비추어지는 빛을 통해 소녀의 외모가 드러났기에, 키리의 시선은 소녀의 회색 머리, 그리고 옅은 검은색의 두 눈을 흘끗 바라본다. 짜증이라는 감정이 한가득 실려있는 소녀의 눈에는 이내 분노까지도 서리기 시작하지만, 그래 봐야 키리에게는 어떤 위협도 되지 못한다.


"느린데? 생각한 것 이상으로."

"으으으...“


키리, 그리고 소녀. 두 명 모두 알고 있었다. 키리가 한참 봐주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그 상황에 소녀는 자존심이 상한 듯, 표정을 찡그리고 있지만, 키리는 계속해서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채 소녀의 단검을 주시하고 있다.


"왜 그래? 그냥, 지금까지처럼 도망치는 것도 방법 아니냐?“

"도망치는 순간, 잡으러 올 게 뻔하잖아!“

"뭐어, 달리기야 하겠지. 그리고 투검도 꺼리지 않을 생각이고.“

"...“


자신이 도망치는 순간 추격해 오는 것도 모자라 다시 한번 단검을 던질 수도 있다는 키리의 대답을 듣자마자 소녀의 입은 꾹 다물어졌다. '도망치는 것은 아무 소용도 없다.'라는 사실을 파악한 소녀는 이내 발악에 가까운 손놀림으로 키리를 위협하기 위한 시도를 펼친다.


"오호? 빨라졌네?“

"으아아아아아!!!“


쨍! 쨍! 쨍! 보다 신속하게, 하지만 위협적이지는 못한 칼부림에 키리는 두 걸음 뒤로 물러난 후 소녀를 주시한다. 그러자 소녀는 한껏 숨을 몰아쉰 채 키리에게 원한을 한껏 담은 시선을 내보낸다.


"가지고 놀지 말고, 전력으로 덤벼!“

"음... 그러고는 싶은데, 그랬다간 네가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어. 그렇게 되면 나에게도 좋을 것은 없고.“

"날 죽일 거면서, 거짓말...!“

"죽인다고? ... 그러면 내가 코렛트에게 죽어.“


'얘는 이카루스인게 확실해.'라고 생각하며 대답하는 키리의 말에 소녀는 움찔거린 후 움직임을 멈추었다. 자신이 지금 들은 이름이 제대로 들은 것인지 알고 싶다고 생각하며. 분명히 '코렛트'라는 이름을 들었으니까.


"코렛트... 설마, 코렛트 언니를 말하는 거야?“

"그래. 너, 이카루스 맞지? 네 이름은 모르긴 해도 그것만은 확신하고 있었어. 네리스. 네가 보기에는 어때? 의심의 여지가 없지?“

"하던 칼부림은 끝낸 다음에 말하지 그래? 난 쟤가 정말로 데이지가 맞다면, 엄청나게 화가 날 테니 차라리 제대로 혼내 주었으면 하거든?“


실망이라는 감정을 담은 네리스의 대답에 소녀는 단검을 쥔 손에 다시 힘을 준 채 키리에게 덤벼든다. 아니, 정확히는 키리의 옆에 떠 있는 수정구슬에게로 달려든다.


"네리스 언니! 언니가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가 있어!?“

"난 도둑질이나 하는 애를 내 동생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그건 코렛트 언니도 마찬가지일 거고. ... 키리. 제대로 혼내 줘. 목숨을 빼앗는 정도만 아니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으니까.“

"...“


절연이라는 의미로 해석되도 이상하지 않을 말이 네리스에게서 들려오자 소녀는 전신을 덜덜 떨면서 키리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그 와중에 단검을 쥐고 있던 손이 펴지고, 그 여파로 단검이 지면으로 떨어지지만, 소녀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은 채 키리만을 바라보고 있다.


"...“


소녀의 시선에 키리는 '전의를 완전히 잃어버렸구만...'이라고 생각하며 단검을 자신의 허리춤의 검집에 꽂는다. 그러자마자 소녀가 자신에게 달려들었지만, 키리는 동요하지 않는다. 도움을 요청하는 말이 나올 것이라는 판단 정도는 할 수 있었으니까.


"저, 저기, 나-“

"너무 심한 말 하지 마. 네리스. 그래도, 네 여동생이잖아? 너무 매몰차게 말하면 도리어 원한을 살 수 있어.“

"코렛트 언니에게 물어볼까? 도둑질이나 하는 년을 여동생이라 불러야 하는지. ... 정말 실망이야. 데이지. 천계에서도 그러더니, 조금도 손버릇을 고치지 못했을 줄은 몰랐어.“


변호를 부탁하는 도둑 소녀, 데이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네리스에게 중재를 시도하는 키리지만, 네리스의 반응은 키리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너무나도 확고한 실망의 의미를 담아 들려오는 네리스의 말에 데이지는 고개를 푹 숙이며 절망감을 드러낸다.


"하아... 그래도 가족이니까... 단 한 번. 기회를 줄게. 키리하고 함께 티카 마을로 와. 그리고 코렛트 언니와 마주한 후 네가 인간계에서 벌인 모든 도둑질의 내용을 낱낱이 밝혀. 만일 티카 마을로 오는 도중에 도망치는 일이 발생하면, 코렛트 언니나 내가 직접 널 찾아서 벌할 테니 그렇게 알고, 순순히 돌아와.“

"... 알았어.“


선언하듯이 말하는 네리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데이지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대답한다. 그 대답이 끝난 후, 키리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단검을 집어 든 후 데이지에게 내민다.


"... 자.“

"나... 네리스 언니하고 코렛트 언니에게 가면... 엄청 혼날 거야...“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잖냐.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래도 달게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우선이야. 안 그러면 더 큰 벌을 받을 수도 있거든. ... 자.“


자신이 내민 단검은 안중에도 없는 듯 울먹이며 대답하는 데이지에게 키리는 매우 당연한,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될 말을 전하며 단검을 내보인다.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는다면 자신 역시 도둑과 다름없어지기에 어떻게든 돌려주어야겠다는 판단에서 나온 행동이다. 그러자 데이지는 단검을 받아들고 다시 자신의 품 안에 조심스레 보관한다.


"자. 그러면, 바로 티카 마을로 돌아가자. 어차피 오뵈르 마을로 갔다간 네 얼굴을 아는 사람에게 붙잡히기 딱 좋은 상황이 되어버릴 테니.“

"방금까지 싸워서인지 피곤해서... 좀 쉬고 싶은데...“

"당장 와!“


지금 당장 출발하자는 키리의 말에 체력을 이유로 휴식을 요구하는 데이지지만, 그 요구는 네리스에 의해 즉시 묵살 당한다. 그 덕분에 데이지는 잔뜩 울상을 지은 채로 앞서 걸어가는 키리의 뒤를 따라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


"에휴...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람...“

"뭐라는 거야? 먼저 해 주겠다고 한 게 누군데?“


티카 마을로 돌아가는 길. 키리는 자신의 등에 데이지를 업은 채로 걸음을 옮기고 있다. 검은색의 착 달라붙은 긴 양말이나 장갑, 그리고 상의와 하의, 그리고 망토까지는 괜찮다 쳐도 축 처진 검은 날개가 시야를 방해하고 있긴 하지만, 지금의 상황, 즉 피로에 지쳐 잠들어버린 이 소녀를 최대한 빨리 티카 마을로 데려가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야... 그렇긴 하지만...“

"조금만 더 참아. ... 돌아온 뒤에는 푹 쉬게 해 줄게. 키리도, 또 데이지도.“

"훗, 혼내는 거 아니었냐?“

"말이야 그렇게 했지만, 여동생인걸. 마냥 혼만 낼 수는 없지...“


격려의 말을 전하는 네리스에게 키리는 피식하고 질문하지만, 네리스는 진지한 말투로 대답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그 대답에 키리의 등에 업혀있던 데이지는 눈을 뜨고 수정구슬에 시선을 고정한다.


"진짜지? 네리스 언니. 혼내지 않을 거지?“

"안 잤냐?“

"잠결에 네리스 언니의 말이 들려와서 깼어. 어쨌든, 네리스 언니-“

"잠 깼으면 코렛트 언니 불러올 테니까 잠들지 말고 있어.“


코렛트를 불러오겠다는 네리스의 말에 데이지가 '켁!'이라는 짧고 작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지만, 네리스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에 키리는 '곧바로 방을 나갔구만.'이라고 생각하며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블레드도 그렇고, 플렌시와 시아까지. 코렛트를 꽤 무서워하는 것 같던데. 너도 그렇구나?“

"코렛트 언니가 화나면 진짜 무섭다구... 그나마 페이 언니 위로는 코렛트 언니보다 위계가 높으니 신경 쓰지 않지만, 코렛트 언니보다 위계가 낮다면 일단 겁먹는 게 당연해.“

"그러냐...“


데이지의 볼멘소리를 듣고 키리는 '위계가 낮다는 것이 인간을 기준으로 보면 나이가 아래인 것으로 보면 적당한 모양이지?'라고 생각하며 수긍한다. 자신의 고향인 숲속 도시에서도 비슷한 일이 꽤 흔했다는 것을 떠올리며.


"데이지. 지금 키리하고 같이 오고 있다고 들었다.“

"아, 코렛트 언니... 미안해. 잘못했어.“

"말은 필요없다. 돌아오면 단단히 혼을 낼 생각이니, 각오해 둬.“

"우으...“


코렛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잘못을 뉘우치는 말을 꺼내는 데이지지만, 코렛트에게서는 '어림도 없다.'라는 의미를 담은 말이 들려온다.


"그래도, 함께 오고 있다니 마음이 놓이는군... 키리. 계속 수고해 주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치료비잖아. 이게. ... 죽음에서 구해줬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지.“

"훗... 뭐, 긴 이야기는 병원에서 하겠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다. 데이지. 오뵈르 마을 근처에서 도둑질을 하고 있었다면, 어째서 메이가 널 찾아내지 못한 것이지? 티카 마을에서 그렇게나 먼 곳은 아니었다만?“


코렛트의 질문을 들은 키리는 '그러고 보니, 메이가 요즘 이카루스의 위치에 관한 정보를 찾기 위해 바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얘가 오뵈르 마을 근처에 있는데도 못 찾았네?'라고 생각하며 의문을 품으며 데이지의 대답을 기다린다.


"그거야... 메이 언니가 내가 도둑질을 하고 있는 것을 알면, 혼낼 게 뻔하니까...“

"흠, 그래서 숨어있기라도 했다는 건가?“

"으, 으응...“


데이지의 대답에 키리는 '그러면 그렇지... 일부러 숨어있었다면 못 찾은 것도 이상할 것은 없지.'라고 생각하며 수긍한다.


"혹시 메이를 보고도 숨어있었던 건가?“

"응... 메이 언니가 하늘 위로 빠르게 날아가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그대로 지나가길래 그냥 나도 무시했어. ... 혼나기는 싫었으니까...“

"...“


데이지의 대답에 수정구슬에서는 어떤 대답도 들려오지 않는다. 그로 인한 적막 사이로 들려오는 것은 키리가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 뿐이다.


"돌아오면 발가벗긴 채 내쫓아버릴 테니 그렇게 알도록.“

"에!? 왜에! 혼내지 않는다면서!“

"난 그런 말 한 적 없다. 누군가 그 말을 했다면, 네리스가 했던 모양이다만?“

"우, 으으...“


따져 묻는 데이지에게 코렛트는 냉정하게 사실을 언급하며 대답한다. '난 혼내지 않는다고 한 적 없다.'라고 대답하는 코렛트의 말에 데이지는 울상을 짓지만, 키리는 내심 감탄한다. '분명 그 말을 꺼낸 것은 네리스이긴 하지.'라고 생각하면서.


"싫어! 발가벗겨진 채 내쫓겨지는 건 절대 싫어!“

"싫어도 할 수 없다. 고의로 메이를 피해 숨었다는 그 행동에 대한 벌은 줘야 하니. 애초에 도둑질에 대한 벌이기도 하니 불평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어, 야! 야! 발버둥치지 마! 걷기 힘들어!“


코렛트의 선언에 불평을 담아 발버둥치는 데이지의 행동으로 인해 키리는 걸어가는 발걸음에 심각한 지장을 느낀다. 그러나 데이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기에, 얌전히 있으라는 의미만을 전할 뿐, 필요 이상의 분노 혹은 짜증을 내비치지는 않는다. 데이지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등 위에서 발버둥을 칠 뿐, 도망을 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기에 지금 이상의 화를 내는 것은 불필요하게 데이지를 자극하게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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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 제 71위 이카루스 - 야야 - 1 23.06.17 7 0 11쪽
29 29화 – 조사 : 광산 내의 마녀 - 終 23.06.17 6 0 11쪽
28 28화 - 조사 : 광산 내의 마녀 - 3 23.06.16 6 0 11쪽
27 27화 - 조사 : 광산 내의 마녀 - 2 23.06.16 14 0 12쪽
26 26화 – 조사 : 광산 내의 마녀 - 1 23.06.14 8 0 11쪽
25 25화 - 다이달로스의 서큐버스 - 2 23.06.14 12 0 13쪽
24 24화 – 다이달로스의 서큐버스 - 1 23.06.13 8 0 14쪽
23 23화 - 제 49위 이카루스 – 데트리아 - 2 23.06.13 8 0 12쪽
22 22화 – 제 49위 이카루스 – 데트리아 - 1 23.06.11 8 0 12쪽
21 21화 - 제 57위 이카루스, 데이지 - 3 23.06.11 7 0 12쪽
» 20화 – 제 57위 이카루스, 데이지 - 2 23.06.10 9 0 12쪽
19 19화 – 제 57위 이카루스, 데이지 - 1 23.06.10 7 0 12쪽
18 18화 - 이변 : 붉은 영기 – 3 23.06.09 9 0 12쪽
17 17화 – 이변 : 붉은 영기 – 2 23.06.09 7 0 12쪽
16 16화 – 이변 : 붉은 영기 - 1 23.06.08 8 0 11쪽
15 15화 – 제 7위 이카루스 – 페이 - 3 23.06.08 7 0 11쪽
14 14화 – 제 7위 이카루스 – 페이 - 2 23.06.07 9 0 15쪽
13 13화 – 제 7위 이카루스 – 페이 - 1 23.06.07 7 0 13쪽
12 12화 – 다시 시작된 모험 23.06.06 8 0 14쪽
11 11화 – 제 65위 이카루스 – 시아 - 2 23.06.06 8 0 13쪽
10 10화 – 제 65위 이카루스 – 시아 - 1 23.06.05 9 0 13쪽
9 9화 – 제 23위 이카루스 – 블레드 - 3 23.06.05 7 0 12쪽
8 8화 – 제 23위 이카루스 – 블레드 - 2 23.06.04 8 0 13쪽
7 7화 – 제 23위 이카루스 – 블레드 - 1 23.06.04 9 0 13쪽
6 6화 – 제 16위 이카루스 – 플렌시 - 2 23.06.03 9 0 13쪽
5 5화 – 제 16위 이카루스 – 플렌시 - 1 23.06.03 7 0 12쪽
4 4화 – 제 18위 이카루스 – 메이 - 2 23.06.02 10 0 13쪽
3 3화 – 제 18위 이카루스 – 메이 - 1 23.06.02 10 0 14쪽
2 2화 – 이카루스 23.06.01 12 0 12쪽
1 1화 - 탈출 23.06.01 4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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