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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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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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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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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3화 연기

DUMMY

다음 날, 금명하는 아침 일찍부터 건물을 나서 무당의 제자들이 수련하는 곳으로 향했다.

무당의 제자들은 무당의 제자가 아닌, 방천 장로의 제자가 자신들이 수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도록 놔둘 수 없다.


“네놈이 뭔데 이곳을 오느냐!

이곳은 무당파에 속한 자만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아, 그것이 제 실력이 이곳에서도 통하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듣기로는 무당파가 구파일방 중 가장 완벽한 무공을 보유하고 있다 들었는데 꼭 한 번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안되겠습니까?”


방천은 금명하에게 무당의 제자들과 대련을 하라 말했다.

이유를 물으니 해보면 알게 될 것이라 말했다.

금명하는 그저 방천의 명령이니 핑계를 대면서 대련할 구실을 만든 것이다.


문파의 이름을 드높이며 대련을 부탁하는데 그 누가 들어주지 않겠는가.

무당의 제자들은 기분이 좋으면서도 누가 나갈지 눈치를 봤다.

지금 이 대련에서 승리한다면 교관이 좋게 봐 줄 것은 당연하고, 장로들의 관심까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련에 나갈 수 있는 자는 단 한 명뿐이다. 빠른 사람이 임자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그 자리에 있던 무당의 제자 200여명이 다 같이 하겠다고 나서니 고를 방법은 윗선의 제자들 중, 가장 뛰어난 자였다.

교관은 무당파 장문인의 셋째 제자, 유운종을 불렀다. 유운종은 당연히 자신이 나가게 될 줄 알고 있었다.

현재 이곳에 있는 이선 제자 중, 가장 강한 이가 바로 자신이었으니 말이다.


유운종이 검을 빼들어 금명하를 바라보았다.


“나는 태을진인(太乙眞人) 공유석의 제자 유운종이다.”


방천은 미리 금명하에게 대련의 예절을 가르쳐 두었으니 금명하의 대련예절은 그 누구보다도 완벽했다.


“저는 부투도사(符鬪道士) 방천의 제자 금명하입니다.”


서로간의 인사를 마친 둘은 가만히 서서 기다렸다. 먼저 움직이는 순간 빈틈이 생기니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금명하는 계획을 위해서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지만 말이다.


주위의 사람들이 침묵하며 둘의 모습을 지켜볼 때, 기다리다 지친 유운종이 먼저 움직였다.

내공을 운용하고 있는 유운종은 상당히 빨랐다.

순식간에 움직여 검을 찔러 넣는 것을 간신히 막은 금명하는 뒤로 물러서며 숨을 크게 내밷었다.


무당의 제자들은 유운종이 금명하를 압도하는 것을 보고는 환호성을 질러 댔다.

환호성에 자신감이 불어난 유운성이 금명하를 조롱했다.


“고작 그 정도 실력으로 무당의 실력을 엿보러 한 것이냐?”


금명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유운종을 바라보기만 해야했다.

유운종은 자신의 공격을 간신히 막은 금명하를 봤기에 금명하가 자신보다 훨씬 약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제는 금명하를 어떻게 요리할지만 고민하고 있다.


‘저 놈을 갖고 놀면서 망신을 주면, 저 놈의 스승도 망신을 당하겠지.

그렇게 되면 장로님들께서 나에게 관심을 주실 테니 무당의 장문인은 내가 될 확률이 높아지겠구나. 크크크.’


문파에서 장문인이 되려면 무력도 중요하지만 세력도 중요하다.

무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장로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장문인이 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렇기에 웬만한 문파들은 알게 모르게 세력 다툼이 활발하다.

지금 무당파의 경우도 장문인의 제자 5명이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물론, 초절정을 이룬 첫째 제자와 둘째 제자가 다음 대 장문인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하지만 절정을 이룬 셋째 제자도 초절정만 이룬다면 장문인의 후보가 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운종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것에는 금명하에게서 승리하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었다.

아니꼬운 방천의 제자를 이겼다는 것은 다른 장로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유운종은 내공만으로도 금명하보다 강한 것을 확인했기에 굳이 자신의 장기인 태극검(太極劍)을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자, 다시 간다. 방심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테니 확실히 대비해라.”


유운종이 다시 금명하를 향해 도약했다.

금명하는 순간적으로 움직여 검의 옆면을 이용해 유운종의 다리를 쳐내며 그를 넘어뜨렸다.

그 다음, 곧바로 실수인 것처럼 연출하기 위하여 일부러 넘어졌다.


“어이쿠.”


유운종은 금명하를 가지고 놀 생각이었는데 금명하의 실수로 자신이 넘어지는 꼴을 보였으니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만약 이 사실이 퍼뜨려진다면 약한 이와 싸우면서 쓰러졌다고 소문이 퍼질 것이다.


‘감히, 네깟놈이 나를 넘어뜨려? 죽여버리겠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유운종은 내공을 최대한으로 뿜어내며 자신의 장기인 태극검을 사용했다.


“병보점검(幷步点劍)!”


방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검이 금명하를 향해 찔러 들어왔지만, 금명하는 유운종이 살기를 띄고 있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차분히 대해주면 상대가 자신이 하려는 것을 눈치챌 테니 최선을 다 해 막는 척을 했다.

내공을 최대한 운용하는 것처럼 절정 수준의 내공만 끌어올려 온갖 힘든 척은 다해서 막는 것처럼 연기했다.


유운종의 검을 막고, 저 멀리 날아가는 것까지 금명하 혼자서 다하는데도 다른 사람들이 모두 속고 있다.

이 모습을 보면 금명하는 가히, 연기의 천재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교관은 초절정의 경지를 이루고 있다.

그가 금명하의 연기를 못 알아챌 리 없었다.


‘저 자는 분명 유운종보다 강한데 어째서 저렇게 당하는 척을 하고 있는 것이지?’


교관도 금명하가 방천의 제자라는 것을 알고 있고, 지금 무당에서 방천과 그의 제자인 금명하의 처지도 알고 있다.

그가 생각하기로는 금명하가 이곳에서 이렇게 연기할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없었기에 의문만이 생길 뿐이었다.


금명하가 힘겹게 일어나고 있을 때, 유운종이 다시 달려들었다.

그 모습에 지켜보던 모든 이들이 놀랐다.

지금 이것은 대련이다. 죽고 죽이는 것이 아닌, 실력을 가리는 대결이란 말이다.

상대가 일어서는 틈에 저리 죽일 듯이 달려드는 것은 대련에서 할 만한 행동이 아니었다.

특히나 명문정파인 무당파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교관은 그제서야 금명하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일부러 상대의 신경을 거슬러 약점을 잡으려던 것이구나!’


교관은 다급하게 유운종에게 소리쳤다.


“유운종, 멈춰라!”


교관이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나있는 유운종에게 그것이 들릴 리가 없었다.

유운종은 자신이 익힌 태극검의 초식 중 가장 강력한 초식을 사용했다


“궁보벽검(弓步劈劍)!”


교관이 제지해보려 하지만 이미 초식은 시작되었고, 교관의 닿는 것보다 빨랐다.


금명하는 지금까지 이 때만을 기다려왔다.

방천이 말하길, 정파는 겉모양에 극도로 신경을 쓰기에 안 좋은 일은 최대한 숨기려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당의 제자, 그것도 장문인의 제자가 누군가를 죽이려 했다면 무당에서는 그를 죽여 일을 덮든지, 금명하에게 보상을 해 입을 막던지 둘 중 하나를 택할 것이다.


방천은 그것을 노렸다. 금명하는 무당의 장로, 방천의 제자이니 금명하를 처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금명하에게 보상을 줘 입을 막아야 하는데 금명하가 원하는 것은 방천의 치료이니 어렵지 않게 이루어질 것이다.


금명하는 자신에게 떨어져 내리는 검을 보며 씨익 웃었다.

지금까지 계획한 것이 정확히 맞았으니 이제 저 검을 맞아주고, 당해주는 척만 하면 끝난다.

금명하는 적당한 내공으로만 몸을 보호하고 유운종의 검을 막았다.


-쾅

“크헉!”


절정의 무인이 내공을 가득 담아 검을 내려치니 쾅소리와 함께 금명하의 입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검은 막아냈지만 그 내공은 받아내지 못하여 속이 망가진 것이다.


“쿨럭.”


금명하가 피를 토해내자 유운종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살폈다.

처음 유운종이 금명하를 날려버렸을 때, 환호하던 이들이 이제는 냉담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유운종은 다급하게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이, 이건 이놈이 나를 농락했기에···”


교관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으며 한숨을 쉬었다. 지금 유운종의 반응은 틀렸다.

곧바로 금명하를 챙기며 사과를 했다면 어느정도 넘길 수 있었을 테지만 지금 유운종의 행동은 상대를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였다.


‘이것을 어찌한담···’


지켜보는 이들이 너무 많았기에 교관 혼자의 힘으로는 입막음을 시키기 어려웠다.

만약 이 일이 퍼져 나간다면 유운종은 물론이고, 이 대련을 허락하며 유운종을 내보낸 자신도 문제일 테니 무슨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

교관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저 자가 저런 일을 벌였다는 것은 무슨 목적이 있어 그런 것일 거다. 내가 그걸 해결해준다면···?’


교관은 생각한 것을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교관은 금명하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피며 제자들에게 명했다.


”내 집무실로 이 분을 옮겨드려라.”

“예!”


그러자 제자 몇 명이 나와 금명하를 데리고 집무실의 침대에 눕혔다.

이제부터는 상대의 비위를 거스르면 안 되니 교관은 제자들을 집무실에서 내보냈다.


“이제 나가서 하던 수련을 마저 하거라.”

“예.”


무당의 제자들이 나가고 금명하와 교관만이 집무실에 남아있다.

금명하는 제자들이 나가자마자 자세를 편하게 앉고 교관을 바라보았다.

교관은 금명하의 행동을 보며 이제 대화를 하면 되겠다 생각했다.


“무엇을 원하시오?”


금명하는 협박을 하기 위해서 몇 가지 말을 준비해 뒀지만 교관이 생각보다 머리가 잘 굴러가니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시니 편하게 말하겠습니다.

양 헌 장로님은 어디 계십니까?”


교관은 꽤나 유능한 자였기에 그 한마디만으로 금명하의 의도를 파악했다.


‘양 헌 장로는 유일하게 방 천 장로와 친한 자니, 내상을 치료하려 하는 것이구나.’


금명하는 목적을 가지고 이곳까지 왔고, 교관은 금명하의 목적을 눈치챘다. 그렇다면 이 둘이 굳이 머리 싸움을 할 필요는 없었다.


“방 천 장로님의 내상을 치료하려 하는 것입니까?”


금명하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교관은 무언의 긍정이라 보고 말을 이었다.


“알려드리면 이 일은 잘 처리해주시는 것 맞습니까?”


유운종이 금명하를 죽이려 했다는 것을 금명하가 잘 포장해준다면 잘 넘길 수 있으니 물어본 것이었다.

물론, 금명하도 양 헌이 무당파로 오기만 하면 되니 잘 넘길 수 있었다.


“물론입니다.”


금명하의 대답을 들은 교관이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는 금명하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원래 말해서는 안 되지만 제가 살려면 어쩔 수 없겠죠.

양 헌 장로님은 현재 임무를 받고 파견을 나가 계십니다.”

“제가 그것을 알고자 이곳에 온 게 아닐 텐데요?”

“물론입니다. 지금 무당파에서는 방 천 장로님을 치료하지 않기 위해 유일하게 친한 관계를 가지신 양 헌 장로님을 밖으로 보냈습니다.

물론, 양 헌 장로님은 방 천 장로님이 무당파에 있다는 것도, 방 천 장로님께서 내상을 입으셨다는 것도 모르실 겁니다.”

“역시 그렇군요···그럼 양 헌 장로님을 무당파로 불러주세요.”

“예? 그것은 제 능력 밖의 일입니다. 일개 교관이 어찌 장로님을 소환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이렇게 하시죠.”

“어떻게 말입니까?”

“교관님은 양 헌 장로님께 스승님의 전서만 보내주세요.”

“그걸로 되겠습니까?”

“네, 그렇게만 해주시면 이 일은 잘 둘러대겠습니다.”

“휴, 알겠습니다. 그럼 방천 장로님의 전서를 가지고 오셔야 할 테니 내일 다시 만나시죠.”

“그럴 필요 없습니다.”

“예?”


교관의 물음에 금명하가 품속에서 전서 하나를 꺼냈다.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방천의 계획이었던 것이다.

방천은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두 예상하고 이미 전서까지도 써 두었다.

교관은 금명하의 철두철미함에 만약 자신이 사과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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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121.꼿꼿이 서있다 +1 22.04.06 1,927 22 13쪽
121 120.일났다 +1 22.03.26 2,028 25 14쪽
120 119.우휘의 본성 22.03.16 2,005 25 13쪽
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23 24 13쪽
118 117. 짐승을 만나다 22.02.23 2,113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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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1.이럴 때가 아니다 +3 21.11.12 2,723 4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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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108.숨겨둔 수 +2 21.11.09 2,751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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