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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2.10.18 19:3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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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982

작성
21.06.3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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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62화 상황을 탈피하라

DUMMY

금명하는 한 장로의 말을 들었음에도 방천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천이 왜 말을 하지 못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자신이 방천의 입장이었더라면 창피해서라도 말을 못했을 테니 말이다.


금명하가 언령을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금명하에 대한 대우도 방천과 같아졌다.

무당파의 모든 사람들이 금명하를 무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티가 나지 않게 시비를 걸어 댔다. 지나가면서 일부러 어깨를 부딪히거나, 금명하가 지나갈 때, 뒤에서 수군대며 금명하를 모욕했다.

직접적으로 건들지 않으니 화를 내면 별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화를 내지 않자니 그들의 괴롭힘이 꽤나 심했다.

그래도 금명하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으며 참고, 참았다. 방천이 언젠가 이유를 말해줄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무당에 온지 10일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방천은 입을 열지 않았다.

몸이 좋지 않아 금명하가 산보를 데리고 나가지 않는 이상, 밖에 나갈 일이 없으니 금명하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금명하는 여느 때와 같이 방천과 함께 산보를 나갔다. 이렇게라도 나가지 않으면 방천이 밖에 나갈 일이 없으니 금명하가 매일 바깥 공기를 마시게 해주는 것이다.

오늘은 무당파의 제자들이 무리를 이뤄 금명하가 기거하는 건물 근처로 수련을 하러 온 듯 보였다.


금명하가 기거하는 건물은 무당파의 건물들과 거리가 떨어져 있다.

그렇기에 웬만하면 무당의 사람과 마주칠 일이 없었으니 방천에게 괴롭힘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

헌데 항상 가던 경로에 무당의 제자들이 수련을 하고 있으니 혹시라도 자신이 괴롭힘을 받고 있는 것을 들킬 까봐 금명하는 산보의 경로를 바꾸려 했다.


“스승님은 오늘은 다른 곳으로 가보는 것이 어떻습니까?”

“음? 왜 그러느냐?”

“항상 같은 길만 가면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한 번씩은 다른 길도 가야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허허, 그 길이 그 길일지언데 다른 길로 가봐야 무엇이 다르겠느냐?”

“아, 그런가요?”


길을 바꾸는데 실패한 금명하가 항상 가는 길로 가는데 방천이 금명하의 의견을 받아 주었다.


“명하, 네가 말한 것도 있으니 오늘은 다른 길로 가보자꾸나.”

“잘 생각하셨습니다. 스승님.”


금명하는 무당의 제자들을 만나지 않고, 산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음에 기뻐하며 그 날 산보는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날 저녁이 되니 금명하는 기뻐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금명하가 매일 가던 길과 어제 갔던 길 모두에 무당의 제자들이 수련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대체 뭔···’


이것은 명백하게 금명하가 가는 길을 막겠다는 의지가 가득해 보였다.

어제도 핑계를 대며 다른 길로 갔었기에 오늘도 다른 길로 가기엔 핑계거리가 부족했다.

금명하는 방법을 생각하며 끙끙 앓았다.

방천은 금명하의 표정이 어두운 것을 보고는 이유를 물었다.


“명하야, 어디 안 좋느냐? 안색이 어둡구나.”

“아, 아닙니다. 계속 가시죠.”


금명하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지만 방천은 말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있겠거니 하면서 넘겼다.

금명하는 길을 가면서 점점 무당 제자들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대체 뭘 하려고 이렇게 모인 거야?’


금명하의 성격대로라면 이미 폭발을 하고도 남았겠지만 금명하가 그리하면 무당파에서의 방천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으니 계속해서 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금명하가 참고 있는 것도 모르고, 무당의 제자들은 계속해서 금명하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금명하가 자신들의 앞을 지나갈 때 또, 금명하를 놀리고 있다.


“크크, 그 스승의 그 제자라고 저런 어린 놈을 제자로 받고 있네.

다 늙은 스승과 새파랗게 어린 제자라니 저게 뭐람.”


금명하가 다 들리게끔 말하는 저 말을 못 들었을 리 없지만 금명하는 참았다. 하지만 방천은 그것을 참지 않았다.


“지금 뭐라했느냐?”


무당파의 장로이지만 무당파 내에서의 인식은 수련생보다도 아래인 방천이 질문하니 그들은 콧방귀를 뀌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 부분에서 금명하의 화가 폭발했다.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쉽진 않지만 참을 수야 있다.

하지만 자신의 스승에게까지 같은 짓을 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야!”


지금까지 가만히 괴롭힘을 당하던 금명하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니 무당의 제자들은 순간 놀랐지만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


“야라 했냐?”

“그래. 너 이리 와 봐.”


금명하에게 호명된 무당의 제자는 어이가 없었다. 지가 뭔데 자신을 부르고 말고 인가.


“네놈이 오거라. 주제도 모르고 사람을 오라, 가라 하고 있네.”

“후회하지마라.”


금명하가 뛰쳐나가려는데 방천이 금명하의 팔을 붙잡았다.


“명하야, 참거라.”

“하지만 스승님···”

“무당에서는 일이 있단다.

모든 것을 설명해 줄 테니 돌아가서 이야기 하자꾸나.”


방천이 그렇게까지 말리니 금명하는 어쩔 수 없이 참을 수밖에 없었다.

무당의 제자는 그런 금명하의 모습을 보며 비웃었다.


“크크, 스승이 말리니 아무것도 못하는구나. 그럴 거였으면 처음부터 자신감을 부렸으면 안 됐지.

자존심도 없는 놈 같으니라구. 크크.”


무당의 제자가 계속해서 시비를 걸고 있지만 금명하는 방천이 말렸으니 참았다.

저들의 시비가 금명하의 심기를 거스를 순 있어도 방천에 대한 존경심까지 막을 정도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방천과 금명하는 곧바로 기거하는 건물로 향했다.

그들이 지내고 있는 건물은 다시 수리를 한다는 핑계로 전의 건물로 다시 바뀌어 있었기에 너무도 허접해 일반 가정집과 같이 거실 하나에 방이 하나 있었다.

둘은 중요한 이야기를 할 만한 마땅한 자리가 없었기에 마루에 걸터 앉았다.

방천은 한참이 되도록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어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난감했기 때문이다.

한참을 그렇게 있으니 참다못한 금명하가 먼저 말을 꺼냈다.


“스승님, 무당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던 겁니까?”


방천은 이제 말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에 숨을 크게 한번 내쉬고는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너의 사조께서 무당제일고수이셨던 것은 알고 있느냐?”

“예, 전에 사조님께서는 천하제일십인에 등재되어 있는 무도도사 남천님이시라고 얘기해 주셨잖습니까?”

“그래, 스승님께서는 언령이라는 색다른 무공을 창안하셨다.

언령의 힘은 전에도 들었으니 알고 있겠지?”

“예,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풍운조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 언령의 힘은 그만큼 강력한 힘이다. 스승님께서는 언령이 악한 자의 손에 들어갈까 싶어 나에게만 전수해 주셨다.”

“그것도 알고 있습니다만···그것이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당연히 문제는 없다. 하지만 무당에서는 무당 최고의 고수가 창조한 언령을 가지고 싶어한다.

스승님께서는 은거를 하셨기에 무당이 찾을 수가 없으니 남은 것은 나뿐이다.

하지만 스승님의 뜻이 있으니 나도 알려줄 생각이 없단다.

처음에는 저들도 나에게 잘 대해주었었지만 언령을 전수하지 않는다하니 태도가 달라지더구나.

언령을 익힌 사람이 나뿐이기에 내치지 못하고, 알아서 언령을 알려주게 하려고 이리 홀대하는 것이겠지.”

“그런···그러면 무당을 나가시면 되지 않습니까?”

“물론 그렇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고 있으나 무당은 나의 추억이 담겨 있는 곳이다.

어릴 적부터 이곳에서 살아왔으니 쉽게 나갈 수는 없구나.”


금명하는 무당을 나가지 않는 방천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방천의 사연을 모르니 무어라 말할 수는 없었다.

방천은 금명하에게 자신의 사연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무당이 원래 이러지는 않았었다. 예전에 나는 거지였단다. 그 때의 무당의 도사들은 나를 따듯하게 대해주었지.”

“스승님이 거지셨다고요···?”

“그래, 스승님께서 거둬 주시지 않았다면 개방의 제자가 되었을지도 몰랐겠구나.

허허, 아무튼 그렇기에 무당을 나가고 싶지 않구나.

이리 홀대 받더라도 나에게는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니 말이다.”

“하지만 저는 스승님께서 홀대 받는 것을 보고싶지 않습니다···”

“나도 너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방천의 표정에 한가득 담긴 씁쓸함은 금명하를 슬프게 만들었다.


“다른 곳으로 가서 치료를 받으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지금이라도 남궁세가로 돌아간다면···”

“내상을 치료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같은 기운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내상을 입은 사람들이 원래 있었던 문파로 돌아가 정양을 하는 것이지.

지금 내가 가장 빠르게 낫는 방법은 무당의 도사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잖습니까?”

“한 명···나를 홀대하지 않는 단 한 명이 있다.”

“누구입니까?”

“무당의 장로 중, 양 헌이라는 자가 있다. 무당에서 유일하게 나를 홀대하지 않는 자이지.”

“무당의 모두가 스승님을 홀대하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그 녀석도 나와 같은 출신이란다. 나와는 어릴 적부터 친구였지.”

“그럼 왜 지금까지 치료해주시지 않은 것입니까?”

“물어보니 임무가 맡겨져 지금 무당에 없다는구나. 내가 지금까지 무당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체 언제 오실지 알고···”

“모르겠구나. 하지만 그 녀석이 온다면 금방 치료될 것이다.”

“제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뭐를 말이냐?”

“어디로 가신지 알아내 제가 스승님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데려오겠습니다.”

“무당의 모든 제자들이 너를 홀대할 테니 알아내기 힘들 것이다.”

“괜찮습니다. 안 알려주면 말하게 만들면 되는 거죠.”


금명하는 지금까지 방천이 무슨 이유 때문에 참는 것인지 몰랐기에 참고 있었지만 이유를 들었으니 이제는 참을 필요없다 생각했다.

방천의 말에 따르면 자신이 무슨 짓을 벌이든 방천이 무당에서 쫓겨나는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방천은 무당의 제자들에게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아무리 그들이 그릇된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해도 같은 무당의 식구이니 그들이 금명하에게 맞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폭력으로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대로 계속 당하고 있을 수는 없잖습니까?”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는 것 아니겠느냐?”

“제일 간단한 방법을 놔두고 굳이 돌아가야 하나 싶습니다.”

“폭력은 폭력을 부르는 법이다. 명하, 네가 무당의 제자들을 이긴다면 더욱 강한 이들이 계속 찾아올 것이다.

교관이 찾아올 것이고, 교관도 이긴다면 장로까지···너보다 강한 자들은 세상에 넘쳐날 테니 자만하지 말거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그럼 이렇게 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


방천은 자신이 떠올린 계획을 금명하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방천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금명하는 놀랍다는 표정으로 경청했다.


“어떻느냐?”

“정말 굉장해요. 스승님. 그렇게 하면 누구도 신경 안 쓸 수 있고, 굳이 폭력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겠네요!”


금명하는 방천의 연륜이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오래 살며 경험을 축적해온 방천은 금명하가 전혀 생각지도 못해본 방법을 제시했다.


금명하는 방천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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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122.사파 일망타진 22.06.25 1,745 19 13쪽
122 121.꼿꼿이 서있다 +1 22.04.06 1,926 22 13쪽
121 120.일났다 +1 22.03.26 2,027 25 14쪽
120 119.우휘의 본성 22.03.16 2,004 25 13쪽
119 118.드디어 총채주와 싸우는데 22.03.01 2,122 24 13쪽
118 117. 짐승을 만나다 22.02.23 2,112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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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2.무당 합류 +3 21.11.15 2,574 43 13쪽
112 111.이럴 때가 아니다 +3 21.11.12 2,720 4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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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09.십이마군 생포! +2 21.11.10 2,689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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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7.통찰력 +2 21.11.08 2,817 4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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