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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ition :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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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나
작품등록일 :
2020.01.21 15:23
최근연재일 :
2024.05.1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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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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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화 : 그릇(Vessel) (6-3)

DUMMY

정은정 과장은 놀람에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그러자 옆구리에서 어떤 고통이 올라왔다.


“아야야...”


그와 동시에 어젯밤에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기 시작했다. 머리에 번개가 치며 잠이 확 달아났다.


“...!!”


손을 더듬어 복장을 살펴보았다. 알몸에 목욕가운 하나만 달랑 입고 있는 상태. 봉합이 완료된 상처 위에는 거즈가 반창고로 반듯하게 붙어 있었다. 침대 옆에는 피에 절은 옷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어느 하나 멀쩡한 것이 없었다.


그리고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의자에 앉은 채로 잠든 한강진 국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팔짱을 낀 상태로 고개를 푹 숙인 상태였다.


“아...”


순간 허벅지 뼈를 접골했던 예전 일이 떠올랐다. 이제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다. 그녀는 거즈와 한강진 국장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마도 여기까지 데리고 온 후 자신을 치료한 것이겠지.


테이블 위 흩어진 알약들과 어지러운 방은, 그 때의 다급함을 말하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거즈를 들어 상처부위를 살펴보았다. 상처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봉합된 상태였다. 거즈 역시 혹시나 해서 대어놓은 것 같았다. 그곳에는 한 방울의 피도 없었다. 치료는 완벽했다.


“......”


갑자기 가슴이 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그간 묵혀두고 뒤로 젖혀두었던 감정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마중물을 시작으로 폭발한 샘은 막을 수 없었다.


축 떨어져 잠든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헝클어진 모습 속에 피곤함이 가득했다.


자신만의 삶에 빠져 지금껏 스스로만 보고 살았던 인생이었다. 자신이 가는 길에 타인은 필요 없을 거라고 여겼던 삶이기도 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최강이라는 타이틀은 여전히 멀리 있었다. 어느 세월에 어떻게 닿을 수 있을지 알 수도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집착은 스스로를 기만하게 만들었다. 제일 먼저 시작한 건 단어를 바꿔 쓰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존경이라는 단어였다. 태산 같은 모습을 보며 존경이라고 했지만, 그건 그 산에 기대고 싶은 마음을 다르게 표현한 것일 뿐. 솔직한 단어가 아니었다. 그냥 묻어놓기 위한 변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슴 속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싶었다. 이상했다. 옛날에는 수없이 사선(死線)을 넘어도 사람을 품고 싶다는 감정 따위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거대한 적을 상대로 한, 그때 넘어선 삶과 죽음의 경계는 살기 위한 자신의 의지와 감정에 새로운 불을 붙였다.


4년을 알아왔던 사람은 두 달 만에 완전히 변하고 있었다. 바라본 내면의 조각들이 많아지면 질수록, 인간으로써의 조형이 완성되어가는 느낌이었다. 거친 선의 조합에 지나지 않던 그는 다가가고 싶은 하나의 인간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그는 한명의 사람이었다. 지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사람이었다.


가슴 속에서 용솟음치는 감정을 온 몸으로 퍼트리며, 그녀는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그가 앉아 있는 의자를 향했다. 걸을 때마다 오른쪽 옆구리에서 약간의 통증이 올라왔다. 하지만 문제는 전혀 없었다.


“......”


그녀는 발소리를 죽이고 살며시 그의 앞으로 갔다. 허리를 숙여 눈높이를 맞춘 그녀는, 양손으로 조심스럽게 그의 볼을 감싸 안았다. 하지만 깊게 잠들어 있던 그는 손길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부드러운 손길로 천천히 그의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어긋나듯 교차하게, 서로의 얼굴을 당기고 밀며 입술을 겹치기 시작했다. 다리를 굽혀 서서히 그의 무릎 위에 앉았다.


“!!”


무릎의 무게감과 입술 닿는 느낌에 그가 잠에서 깼다. 그는 자신 앞에 펼쳐진 상황에 눈이 휘둥글 해졌지만, 당황 하지는 않았다. 팔짱을 푼 그가 양손을 그녀의 옆구리에 얹었다. 그리고 천천히 밀어내며 말했다.


“정 과장. 허리는 괜찮나?”

“... 네.”

“좀 더 쉬게.”

“싫어요.”

“무리하면 덧나네.”

“괜찮아요.”


그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상대는 부하 직원이었다. 이 일이 향후 업무 처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뭐든지 선을 지켜야만 하는 성격 때문인지, 자신도 모르게 기계적으로 반발하고 있었다. 밀어내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정 과장. 이러면...”

“안 된다고 하지 마세요.”

“하지만...”


이때 그녀가 그의 입을 막듯이 다시 입술을 포갰다. 촉촉한 무언가가 기분 좋은 끈적함과 함께 부드럽게 움직였다. 막상 그녀를 밀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굳이 피하지 않았다. 어쩐지 기다리던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놀라고 있었다.


입맞춤은 자연스럽게 수위를 올려갔다. 점막이 닿았다 떨어지는 소리가 조금씩 박자를 높여갔다. 가운이 스르륵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커튼 사이로 들어온 희미한 달빛이 긴 그림자를 만들었다. 그 뒤로는 백옥 같은 하얀 피부가 매끈한 곡선을 그렸다. 치료할 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육체였다. 평상시에는 수수한 옷만 입어서 알지 못한 모습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아래로는 감춰왔던 풍만함이 그림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손이 갈 곳을 잠시 고민하던 그는, 일어섬과 동시에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몸을 숙이며 그녀를 침대 위에 살며시 눕혔다. 받치면서 잡은 목이 왼손 하나에 다 들어왔다. 묘한 가냘픔이 손바닥을 타고 머릿속을 흔들었다.


두 사람의 무게에 가라앉던 침대는, 천천히 소리를 줄여가며 멈춰갔다. 이제 눈과 눈이 마주쳤다. 시선이 맞물리며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듯 달빛이 오갔다. 하지만 정작 먼저 달려든 그녀가 오히려 긴장한 것 같았다.


“티... 팀장님?”

“......”

“읍...”


긴장한 얼굴 위로, 그의 입술이 쏟아졌다. 피부와 맞닿은 그의 손가락 끝에 힘이 들어갔다. 손끝 사이로 굴곡진 피부가 파도치듯 울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도 파도 위를 뛰어가듯 요동쳤다.


항상 자기단련에 힘쓰던 그녀였다. 그랬기에 몸의 단단함은 예전에 느꼈던 보통사람과는 달랐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에서 더 큰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탄력 넘치는 피부 아래로 존재감을 알리는 근육이 손끝을 자극했다.


한 획으로 그은 것 같은 곡선 위에도 여러 가지 변주가 존재했다. 숱한 실전을 겪어온 사람이라면 피할 수 없는, 치료를 거친 자잘한 상처들이었다. 희미하기도 진하기도 한 상처들은 그녀라는 그림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있었다.


갑자기 그의 가슴속에서 뜻 모를 소유욕이 용솟음쳤다. 그녀는 볼리셔니스트로써 자신이 가지지 못한 모든 것을 가졌던 사람이었다. 커뮤니티에서 제명당했다고 하지만, 그녀는 이 상황에 강(江)을 끌어들일 정도로 여전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자신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주류 볼리셔니스트 사회에 편입하지 못한 아웃사이더일 뿐. 그렇기에 인정하기 싫지만, 이 차이가 지금 상황에 더 불을 지피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녀의 손도 무언가에 데인 것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단단하고 거칠거칠한 피부를 오가던 손가락은 형체를 가늠하듯 쥠과 폄을 반복했다. 호리호리한 몸매 뒤에 감춰진 잔근육이 가득한 몸이었다. 항상 두꺼운 옷에 감춰져 있어 알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이때 그녀의 손에 커다란 상처 하나가 잡혀왔다. 왼쪽 가슴 중간 아래에 난, 칼로 찔려 움푹 들어간 상처였다. 그녀가 손끝으로 상처를 스치며 말했다.


“이건...”

“죽을 뻔 했던, 그때의 상처지.”


그녀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이정도 흉터가 남을 정도였으면... 엄청난 상처였겠네요.”

“그렇지...”


그녀는 고개를 당겨 그의 상처에 키스했다. 그를 볼리셔니스트로 만든 상처였다.


단추가 풀리고 그의 옷도 하나 둘 침대 밖으로 날아갔다. 침대 위 하얀 이불이 크게 끌리며 흑백의 집중선을 만들었다. 달빛이 얇은 장막과 같이 흩날렸다. 여백이 가득한 거친 붓질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앗...”


그의 입술이 장소를 옮기자, 그녀의 입에서 뜨거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화상을 입을 것 같은 불타는 감각이 입술에서 전신으로 그 범위를 넓혀갔다. 참을 수 없는 얕은 호흡이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차가운 벨트 버클이 떨어졌다. 뒤이어 실크와 직물이 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탐닉하듯 다가서는 행동 앞에 모든 거추장스러운 것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그 둘은, 새벽이 다 되도록 함께했다.


* * * *


다음날, 1987년 12월 26일 토요일 15시 8분.

부산 시내, 모 호텔.


「상어」의 호텔방은 엄청나게 어질러진 상태였다. 지금까지 모아왔던 자료들이 방 전체에 흩어져 있었다. 종이와 사진들이 무질서하게 책상 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는 무거운 표정으로 자료들을 정리하고, 새로이 쓰고, 그림을 그리는 중이었다.


며칠 전 수장부 침입은 접근 전략 자체의 변화가 필요함을 말하고 있었다. 적어도 자신이 파악한 것이 맞다면, 예지망의 빈틈을 노려서 접근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


이 나라의 공동체는 전국 단위로 분리되어 있었다. 서울은 한강을 중심으로 강북과 강남, 그 외에는 강원, 충청, 호남, 영남, 부산, 제주에 각각 공동체가 존재했다.


그리고 각각의 공동체는 모두 다 제대로 된 편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예지망 세부 자료는 없었지만 숫자에 대한 자료는 있었다. 실력 여하를 떠나 이 정도 예지가 숫자면, 배치만 잘 하면 빈틈 따위는 완전히 없애버릴 수 있을 터.


아무리 의지봉인이 잘 되더라도, 어디를 가든 희미한 흔적을 남길 수밖에 없을 정도의 숫자였다. 이때 도청 때 들었던 수장의 작전 계획이 떠올랐다. 세밀한 예지망으로 자신을 압박하고 의지봉인의 틈을 노려 친다는 계획이었다.


솔직히 지금 자신의 자원으로는, 정비될 이후의 예지망을 돌파할 자신이 없었다.


게다가 몇 가지 변수가 더 있었다. 측정기와 안기부였다.


‘50군데가 넘는 측정기라니...’


그도 이 기계의 존재는 알고 있었다. 미국에서 개발되었고, 소련에서도 비슷한 물건을 만들었으며, 자신의 조국도 일부 운영하고 있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수장부에서 가져온 이 자료는 말하고 있었다.


남한 안기부에서 대량의 측정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것을 이용하여 의지흐름을 관측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것은 고속도로 요금소 지하에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도.


주요 교통망에 측정기를 대량 설치한다는 건, 일견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긴 했다. 하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건 어려웠다. 그러나 이 자료만 놓고 보면 전국에 깔린 측정기 숫자는 근 50개가 넘었다. 엄청난 숫자였다.


이 정도면 「그릇」의 위치를 꽤 정확한 수준까지 좁혔을 가능성도 컸다. 북동쪽 정도의 애매한 정보를 쥐고 있는 자신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겠지.


하지만 몇 가지 의문점이 더 있었다. 수장부는 측정기의 측정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 시계열에 이빨이 빠진, 드문드문한 자료였지만 그 가치는 명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릇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없었다. 마치 숨기는 것 같았다.


안기부도 문제였다. 그들이 어느 정도 규모의 조직인지 알 방법이 없었다. 「하얀 마녀」가 속해 있다는 건 알 수 있었지만, 그게 다였다. 그러나 그녀가 있는 이상 쉽게 볼 조직이 아니라는 건 분명했다.


“......”


이제 얌전히 그릇만을 가지고 조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활로를 열기 위해서는 전 자원을 동원하여 상대방과 맞붙을 필요가 생겼다.


방법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먼저 더 많은 볼리셔니스트를 동시에 투입하여 예지망에 혼란을 줌과 동시에, 안기부와 공동체의 볼리셔니스트를 끌어낸다. 그리고 자신은 측정기를 관리하는 「고공」에 침입하여 더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다.


거기에 필요하면 상대방의 전력을 각개 격파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다수의 난전을 유도하며 자신은 표적을 향해 돌진하는, 「마법사의 나무」 시절 가장 유명했던 작전 형태와 같았다.


그가 전화를 들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아마도 작전 개시는 신정을 전후하여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5화 : 추적(Pursuit)


-1-


약 3주 후, 「명왕성 작전Operation Pluto」의 마지막, 1988년 1월 14일 목요일 23시 58분.

서울시 을지로 인근.


작가의말

항상 읽어주시고 관심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From PlasmaK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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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5화 : 추적(Pursuit) (2-3) 20.05.10 50 0 10쪽
79 5화 : 추적(Pursuit) (2-2) 20.05.08 53 1 10쪽
78 5화 : 추적(Pursuit) (2-1) 20.05.04 56 0 12쪽
77 5화 : 추적(Pursuit) (1-4) 20.05.03 61 0 12쪽
76 5화 : 추적(Pursuit) (1-3) 20.05.02 61 0 11쪽
75 5화 : 추적(Pursuit) (1-2) 20.04.27 53 0 12쪽
74 5화 : 추적(Pursuit) (1-1) 20.04.26 54 0 10쪽
» 4화 : 그릇(Vessel) (6-3) 20.04.25 66 0 13쪽
72 4화 : 그릇(Vessel) (6-2) 20.04.24 51 0 12쪽
71 4화 : 그릇(Vessel) (6-1) 20.04.21 60 0 13쪽
70 4화 : 그릇(Vessel) (5-4) 20.04.20 55 0 8쪽
69 4화 : 그릇(Vessel) (5-3) 20.04.16 56 0 15쪽
68 4화 : 그릇(Vessel) (5-2) 20.04.13 55 1 11쪽
67 4화 : 그릇(Vessel) (5-1) 20.04.12 55 0 11쪽
66 4화 : 그릇(Vessel) (4-3) 20.04.11 55 0 9쪽
65 4화 : 그릇(Vessel) (4-2) 20.04.10 59 0 10쪽
64 4화 : 그릇(Vessel) (4-1) 20.04.09 59 0 17쪽
63 4화 : 그릇(Vessel) (3-4) 20.04.08 51 0 15쪽
62 4화 : 그릇(Vessel) (3-3) 20.04.06 58 0 11쪽
61 4화 : 그릇(Vessel) (3-2) 20.04.05 61 0 10쪽
60 4화 : 그릇(Vessel) (3-1) 20.04.04 67 0 12쪽
59 4화 : 그릇(Vessel) (2-3) 20.04.03 70 0 14쪽
58 4화 : 그릇(Vessel) (2-2) 20.04.02 71 0 14쪽
57 4화 : 그릇(Vessel) (2-1) 20.04.01 73 0 13쪽
56 4화 : 그릇(Vessel) (1-4) 20.03.30 71 0 9쪽
55 4화 : 그릇(Vessel) (1-3) 20.03.29 82 0 13쪽
54 4화 : 그릇(Vessel) (1-2) 20.03.28 72 0 16쪽
53 4화 : 그릇(Vessel) (1-1) 20.03.27 72 0 13쪽
52 3화 : 상어(Agent Shark) (6-5) 20.03.25 68 0 18쪽
51 3화 : 상어(Agent Shark) (6-4) 20.03.24 6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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