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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ition :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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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나
작품등록일 :
2020.01.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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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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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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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화 : 그릇(Vessel) (1-1)

DUMMY

4화 : 그릇(Vessel)


-1-


카츠노 미사키가 떠나고 5일 후, 1987년 12월 9일 수요일 15시 2분.

부산시 북구, 김해국제공항 터미널.


공항 내부는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꽤 분주했다. 그 번잡한 분위기 자체는 김포공항과 비슷했지만, 뭔가 더 작고 아담한 것이 차이점이었다. 시시각각 울려 퍼지는 방송은 넓은 홀에 메아리치듯 반향을 일으키고 있었다.


잠시 뒤 출구 게이트에서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도쿄에서 출발한 비행기의 승객들이었다. 수화물을 찾고 나온 승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게이트 밖에는 여행사에서 나온 듯, 작은 플래카드를 든 사람들이 몇몇 서 있었다.


이때 한 동양계의 남자가 밖으로 나왔다. 165cm 정도의 작은 키에 보통 크기의 검은색 캐리어를 끌고 백팩을 맨, 전형적인 관광객 혹은 비즈니스맨의 모습이었다. 평범한 사복에 파카 차림은 멋과는 거리가 있는 옷차림이었다.


길지 않은 머리카락은 관리가 되지 않은 듯 어수선했다. 눈빛은 흐리멍덩하게 앞을 주시하고 있었다. 거기에 움푹 파인 볼과 며칠 깎지 않은 수염은, 사람을 눅눅하게 보이게 만들 정도였다. 나이는 30대 중반에서 후반 정도 보였다. 많이 본다면 중년 초입 정도였다.


캐리어 바퀴가 천천히 굴러갔다. 남자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서 사방을 둘러보고 있었다. 뭔가를 찾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그의 눈에 화장실 표지판이 들어왔다. 그러자 남자가 약간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움직이는 군중 속에서 그의 모습은 전혀 특별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설픔을 무기로 주변에 잘 녹아내리는 모습이었다. 눈에 띌 듯 그렇지 않은 남자의 행동은, 누구의 시선도 모으지 않았고 관심도 끌지 않았다. 같이 비행기를 탄 사람들도 그를 기억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화장실에서 나온 남자가 공항 밖으로 향했다. 추운 날씨에 외투를 여몄다. 그리고 택시를 잡아탄 그는 부산 시내의 한 호텔로 향했다. 택시기사는 장거리 손님을 잡은 것에 만족했다.


회색빛 높고 낮은 건물들이 가득한 시내를 지나, 택시가 언덕길을 올라갔다. 날씨만큼이나 채도가 없는 도시는 수수했지만 번잡했다. 잿빛에 가까운 도시 사이로 상대적으로 화려한 색의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깡마른 얼굴의 남자는 총기 없는 눈으로 바다를 바라보았다. 겨울바다는 도시의 색 만큼이나 그 푸른빛을 감춘 채, 조용히 흔들거리고 있었다.


도심은 언덕 위로 연결되었다. 평지와 언덕의 구분이 없는 것 같았다. 흡사 피부의 굴곡을 타고 회색의 무언가를 치덕치덕 발라놓은 것 같았다. 정리되지 않은 건물들은 언덕과 도로를 따라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구불구불한 도로를 타고 가던 택시 앞으로, 갑자기 큰 호텔이 눈앞에 들어왔다.


마치 한옥처럼 생긴 건물이었다. 주변 건물들과 비교해서 훨씬 더 높은 건물에는 동양풍의 처마가 층층마다 올라가 있었다. 꼭대기는 한옥처럼 삼각형의 뾰족한 형태에 기와로 장식되어 있었다. 거기에 붉은 색 계통의 외관은 확실히 시선을 잡아끌고 있었다.


흑백사진 속에 칼라로 된 호텔이었다. 주변의 아무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던 남자였지만, 서양식 각진 건물들 사이에서 동양풍의 호텔의 모습은 유독 눈에 들어왔다.


택시가 호텔 입구에 멈췄다. 택시비를 지불한 남자가 낑낑거리며 캐리어를 트렁크에서 꺼냈다. 덜컥 소리를 내며 캐리어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걸 본 호텔 정문에 있던 호텔 보이가 뛰어왔다. 그의 부축을 받은 남자가 캐리어를 다시 세웠다.


안내를 받은 남자가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프런트에서 체크인을 한 남자가 엘리베이터를 탔다. 종소리가 들리며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그리고 카펫이 깔린 복도를 한참 동안 걸어간 남자는, 열쇠를 넣고 돌리며 객실 문을 열었다.


철컥 소리와 함께 남자의 뒤로 문이 닫혔다. 입구에 캐리어를 놓은 남자가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향했다. 백팩을 침대 옆에 놓고, 파카를 벗어 던진 남자는 차분한 움직임으로 침대 한쪽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바지 주머니 속에서 작은 쪽지 하나를 꺼냈다. 꼬깃꼬깃 접힌 쪽지를 폈다. 그곳에는 세 개의 영어 이니셜이 적혀 있었다. 「S/V/NE」라는 글씨였다.


“S... V... NE..."


한 글자씩 소리 내어 읽는 그의 목소리는 좋지 않았다. 감기에 걸린 듯 가래소리가 섞여 있었다. 몇 번 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은 남자는 쪽지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보던 남자가 다른 쪽 바지 주머니 속에서 라이터를 꺼냈다. 그리고 불을 켜 쪽지를 눈앞에서 태워버렸다. 작은 종잇조각은 불꽃에 증발하듯 사라졌다.


남은 조각을 흔들어 불을 끈 남자는 그것을 쓰레기통에 넣었다. 화장실로 간 그는 손을 박박 문질러 씻은 후, 입구에 있던 캐리어를 가지고 들어와 침대 옆에서 펼쳤다.


눌려있던 옷이 튀어 올랐다. 겨울옷과 여름옷이 마구 섞여 있었다. 하지만 깔끔하고 차곡차곡 개어져 있어 관리가 잘 된 것처럼 보였다. 남자는 옷들 사이사이를 뒤져가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남자가 옷 사이에서 꺼낸 것은 세면도구 가방이었다. 남자가 가지고 다니는 것 치고는 꽤 부피가 있는 편이었다. 그는 가방을 들고 테이블로 향했다. 의자에 앉은 남자가 가방을 열었다. 그리자 헤어스프레이와 무스를 비롯하여 몇 가지 화장품과 면도칼, 칫솔, 치약 등이 나왔다.


그는 면도칼과 면도크림을 가지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크림을 내고 면도를 시작했다. 조심스러운 손동작으로 부드럽게 수염을 깎아내기 시작했다. 면도칼을 몇 번이나 물로 씻어내는, 정성들인 움직임이었다.


잠시 뒤 세수로 크림을 씻어냈다. 남자는 하얀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거울 앞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수염이 사라진 볼과 턱이 멀끔해졌다. 손으로 면도한 부분을 살살 만져보던 남자는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수염이 사라지자 푹 들어간 양 볼이 더욱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 적당히 내려온 다크써클은 남자의 이미지를 더더욱 날카롭게 만들고 있었다.


면도를 끝낸 남자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얼굴 닦던 수건을 목에 건 그는 낮은 해가 들이치는 창으로 움직였다. 잠깐 눈을 찡그리던 그는 크지 않는 움직임으로 커튼을 치기 시작했다. 두꺼운 커튼이 움직이자 그림자가 방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커튼 끝을 당겨가며 꼼꼼하게 빛을 가렸다. 이내 햇빛이 없어진 방안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남자는 다시 테이블 앞으로 돌아왔다. 목에 있던 수건을 들어 옆 의자 등받침에 걸었다. 그리고 헤어스프레이 캔을 들어 뚜껑을 깠다. 플라스틱 뚜껑이 벗겨지며 안쪽의 노즐 부분이 드러났다.


남자는 익숙한 손동작으로 노즐을 잡았다. 그리고 힘을 줘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끼긱 소리를 내며 노즐이 돌아갔다. 그렇게 몇 바퀴를 돌린 남자는 노즐을 잡고 조심스럽게 밖으로 뽑아냈다.


노즐과 함께 긴 막대기 같은 것이 딸려왔다. 약재를 뿜어내기 위한 대롱 같지는 않았다. 남자가 신중한 손놀림으로 이번에는 노즐 끝과 막대기를 분리해 냈다.


조용한 방 안은 뭔가 풀리는 소리만 가득했다. 간간히 쇠와 쇠가 부딪히며 내는 맑은 소리도 들려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묵직하고 두꺼운 금속 재질의 부품이 만드는 소리가 대부분이었다.


남자의 작업은 한참동안 지속되었다. 책상 위에 있던 헤어스프레이 캔이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캔 안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몇 가지 부품이 놓여 있었다.


검은색 금속으로 된 부품들은 나사선을 통해 연결되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마치 설계도를 만들 듯, 남자는 테이블 위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부품을 하나하나 놓았다. 그리고 숨을 한 번 크게 내쉬었다.


“......”


남자는 이제 부품들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능숙한 손놀림이었다. 나사선이 만나 뭔가 조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부품들이 견고하게 조립되며, 하나의 단단한 무언가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잠시 시간이 지났다. 조이던 금속이 마찰하면서 내던 소리가 멈췄다. 조립이 끝난 듯 했다. 남자는 눈앞에 무언가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휴지심 정도의 두께를 가진 30cm 길이의 검은색 막대였다.


앞뒤가 대칭으로 좀 더 두껍고, 손잡이 부분처럼 보이는 부분은 한손에 착 들어오는 두께였다. 무광과 유광이 섞인 모습은 흡사 영화에서 나왔던 어떤 물건과 비슷했다.


남자는 한참동안 그 물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쥔 채로 손을 앞으로 뻗었다. 방바닥과 평행하게, 막대 양쪽 끝이 허공을 향해 상태였다.


“......”


남자가 눈을 당기며 손에 힘을 줬다. 갑자기 막대 양끝에서 전기 튀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의지도달공간과 칼날이 막대 양쪽에서 튀어 올랐다. 쌍두(雙頭)를 가진 양날검이었다.


칼날은 절칙과 비교하면 길이는 비슷하고 넓이는 작은, 마치 날카로운 바늘과도 같은 형태였다. 하지만 웅웅거리는 소리는 훨씬 작았다. 속삭이는 정도의 소리만이 방 안을 조심스럽게 채우고 있었다.


남자가 힘을 빼자 곧 칼날은 사라졌다. 남자는 칼날이 사라진 칼자루(Hilt)를 몇 번 돌려보았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그는 칼을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올렸다.


칼의 정상적인 작동을 확인한 남자가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프런트에서 다리미와 다림판을 빌렸다. 빌린 물건을 가지고 돌아온 그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다림판을 깔고 다리미를 콘센트에 연결했다.


남자가 캐리어 한쪽에서 몇 별의 옷을 꺼냈다. 커다란 양복과 와이셔츠였다. 그는 역시나 신중한 손놀림으로 하얀색 와이셔츠부터 다리기 시작했다. 한두 번 다려본 솜씨가 아니었다.


조심스럽게 온도를 맞춰가며, 정성스럽게 주름을 폈다. 줄을 잡아가며 옷의 형태를 맞춰가는 모습은 정성을 넘어 어떤 집착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그냥 봐도 남자의 체격에는 맞지 않는 커다란 사이즈의 옷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옷인 것 마냥, 끝부분까지 꼼꼼하게 옷을 다려나갔다.


1시간 정도가 지났다. 와이셔츠 두 벌과 밤색 재킷에 바지까지, 다림질을 끝낸 그는 정리한 옷을 옷걸이에 걸어 옷장 안에 넣었다.


그리고 지금 입고 있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상하의와 내의까지 다 벗은 그는, 벗은 옷을 가지런히 개어 캐리어 안에 넣었다. 나체 상태의 몸은 얼굴과 다른 바 없었다. 마른 몸매에 그다지 볼품이 없었다.


피부에는 군데군데 자상(刺傷)의 흔적으로 보이는 흉터까지 존재했다. 특히 왼쪽 가슴부터 배까지 내려오는 흉터는 매우 큰 상처였던 듯, 꿰맨 자국이 생선 등뼈처럼 삐죽삐죽 나와 있었다.


잠시 뒤 남자가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세면대 앞에 서서 거울을 통해 자기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푹 들어간 볼, 크지 않은 눈에 다크써클, 그냥 날카롭다 뿐이지 볼품없는 얼굴이었다. 나쁘게 보면 신경질적으로 보일 정도였다.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뜨거운 물이 나왔다. 욕실 안쪽이 수증기로 가득 차면서 시야가 흐려졌다. 곧 씻는 소리가 나면서, 호텔방 안은 닫힌 문 너머 샤워기 소리로 잔잔하게 차올랐다.


그로부터 약 1시간 뒤.


한옥 형태의 호텔 정문으로 한 사람이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180cm 정도의 키에 잘생긴 동양계의 남자였다. 이마를 드러내고 단정하게 넘겨 고정한 머리카락은 시간을 들인 것이 분명했다.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깨끗하고 밝은 피부에 뚜렷한 이목구비의 얼굴이었다. 부리부리한 눈 양 끝으로는 눈웃음의 주름이 미세하게 나 있었고, 날카롭게 빠진 눈썹과 선분홍색 입술은 마치 배우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그는 아까 호텔방에서 키 작은 남자가 다리던 양복을 입고 있었다. 양복 아래로 감출 수 없는 근육질이 느껴졌다. 긴 다리와 역삼각형의 체형에 양복이 아름답게 어울렸다. 광택 나는 밤색 양복이 더없이 멋지게 보였다. 여기에 당당한 걸음걸이는 그야말로 화룡정점이었다.


무광과 유광의 중간 정도의 역시나 검은색 구두, 회색 사선무늬가 들어간 짙은 보라색의 넥타이, 금속질감을 드러내는 넥타이 핀, 손목에서 보일 듯 말 듯 반짝이는 손목시계는 은은한 광택을 빛내고 있었다. 그냥 봐서는 재벌 2세 혹은 젊은 사업가로 보일 정도였다.


슈트케이스를 든 남자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호텔 로비를 지나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몰려들었다.


잠시 뒤, 프런트를 통해 부른 택시가 정문 앞에 도착했다. 남자를 태운 택시는 곧 어디론가 떠나기 시작했다.


* * * *


카츠노 미사키가 떠나고 5일 후, 1987년 12월 9일 수요일 9시 12분.

서울 모처(某處), 국가안전기획부 「제9국」 국장실.


작가의말

언제나 읽어주시고 관심가져 주시는 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From PlasmaK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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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5화 : 추적(Pursuit) (2-3) 20.05.10 49 0 10쪽
79 5화 : 추적(Pursuit) (2-2) 20.05.08 53 1 10쪽
78 5화 : 추적(Pursuit) (2-1) 20.05.04 56 0 12쪽
77 5화 : 추적(Pursuit) (1-4) 20.05.03 61 0 12쪽
76 5화 : 추적(Pursuit) (1-3) 20.05.02 61 0 11쪽
75 5화 : 추적(Pursuit) (1-2) 20.04.27 52 0 12쪽
74 5화 : 추적(Pursuit) (1-1) 20.04.26 54 0 10쪽
73 4화 : 그릇(Vessel) (6-3) 20.04.25 65 0 13쪽
72 4화 : 그릇(Vessel) (6-2) 20.04.24 51 0 12쪽
71 4화 : 그릇(Vessel) (6-1) 20.04.21 60 0 13쪽
70 4화 : 그릇(Vessel) (5-4) 20.04.20 55 0 8쪽
69 4화 : 그릇(Vessel) (5-3) 20.04.16 56 0 15쪽
68 4화 : 그릇(Vessel) (5-2) 20.04.13 55 1 11쪽
67 4화 : 그릇(Vessel) (5-1) 20.04.12 55 0 11쪽
66 4화 : 그릇(Vessel) (4-3) 20.04.11 55 0 9쪽
65 4화 : 그릇(Vessel) (4-2) 20.04.10 59 0 10쪽
64 4화 : 그릇(Vessel) (4-1) 20.04.09 59 0 17쪽
63 4화 : 그릇(Vessel) (3-4) 20.04.08 51 0 15쪽
62 4화 : 그릇(Vessel) (3-3) 20.04.06 58 0 11쪽
61 4화 : 그릇(Vessel) (3-2) 20.04.05 60 0 10쪽
60 4화 : 그릇(Vessel) (3-1) 20.04.04 67 0 12쪽
59 4화 : 그릇(Vessel) (2-3) 20.04.03 70 0 14쪽
58 4화 : 그릇(Vessel) (2-2) 20.04.02 71 0 14쪽
57 4화 : 그릇(Vessel) (2-1) 20.04.01 73 0 13쪽
56 4화 : 그릇(Vessel) (1-4) 20.03.30 71 0 9쪽
55 4화 : 그릇(Vessel) (1-3) 20.03.29 81 0 13쪽
54 4화 : 그릇(Vessel) (1-2) 20.03.28 72 0 16쪽
» 4화 : 그릇(Vessel) (1-1) 20.03.27 72 0 13쪽
52 3화 : 상어(Agent Shark) (6-5) 20.03.25 68 0 18쪽
51 3화 : 상어(Agent Shark) (6-4) 20.03.24 6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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