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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ition :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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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나
작품등록일 :
2020.01.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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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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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4화 : 그릇(Vessel) (2-2)

DUMMY

* * * *


1987년 12월 14일 월요일 16시 55분.

서울 모처(某處), 국가안전기획부 「제9국」 현장지원과 사무실.


정은정 과장은 사무실 본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일을 하는 중은 아니었다. 그냥 양팔을 꼰 채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시선 끝에는, 염하린 옆에서 뭔가를 쓰고 있는 미유키가 있었다.


“......”


최근 들어 의지선과 의지흐름을 눈으로 본 적은 별로 없었다. 보통 의지선을 보는 건 「실제의 길과 다른 의지선을 확인하기 위한」 용도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전시(戰時)와 같이 사람들에게 극도의 의지를 요구하는 시대가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 실제의 길과 의지선은 거의 겹친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그것이 중요한 상황도 많았다. 측정기는 정밀했지만 고정된 위치에서만 의지흐름을 탐지할 수 있었다.


결국 「길」을 지키는 건 볼리셔니스트의 몫이었던 것이었다.


“......”


정은정 과장은 바뀐 시야 속에서 보이는 광경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의지선과 의지흐름을 보는 시야는 표막의 특수한 필터를 통해 이루어졌다. 그 광경은 실제 세상을 약간 비튼 듯 하면서도, 더 아름답게 보이곤 했다.


얼마 전 우연히 잡지에서 본 사진 하나가 생각났다. 적외선만을 통과시키는 필터로 찍은 사진이었다. 나무 같은 것은 온통 하얗게 보이고, 하늘과 계곡은 반대로 어둡게 나타났다. 마치 온 세상이 눈에 파묻힌 느낌이랄까.


의지흐름을 보는 건 이와도 비슷했다. 거의 채도를 잃은 세상 속에서 묘하게 반짝이는 선이 지나다녔다. 그리고 그것들은 거칠게 맥동 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건, 어떠한 선이 아니었다. 마치 물 위의 파문이 일렁이는 것과 비슷했다. 얕은 물 위에 누군가가 계속해서 돌을 던지는 느낌이었다.


‘저걸 보는 건 처음인가...’


다양 다채로운 색을 가진 갖가지 의지선이, ‘그릇’인 미유키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아치고 있었다. 주변 현장지원과 과원들이 만들어내는 의지선부터, 주변을 흐르는 의지선들까지.


원래 의지선은 혼란하게 중구난방으로 뻗어나갔다. 도시라면 그 혼란함은 더욱 심했다. 길 위쪽은 농도가 더 짙고 방향이 더 정리되어 있을 뿐, 길이 아닌 곳은 그저 혼란 그 자체였다.(그래서 도심지에서의 의지교란 행위는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흘러갈 길이 많기 때문)


하지만 그런 의지들도 미유키 주변으로만 오면 일정한 방향을 향했다. 마치 수챗구멍으로 물이 빨려 들어가는 모습과도 흡사했다. 몇 바퀴 그녀의 주변을 돌면서 거리를 좁혀가던 의지선은, 마치 인공위성이 궤도를 탈출하듯 다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날아갔다.


영향이 미치는 범위는 꽤 넓었다. 대충 보더라도 이 건물 넓이는 될 터였다. 하지만 멀면 멀수록 그 힘이 확 떨어지는 건 알 수 있었다. 건물 바깥쪽 도로에서 흐르는 의지선은 원래 방향 그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아야야...’


순간 정은정 과장이 눈의 피로함을 느꼈다. 의지선을 오랜 시간 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눈을 몇 번 깜빡이며 시야를 풀었다. 그러자 백색을 기본으로 한 흑백의 시야가, 다시 총천연색 가시광선으로 대체되었다.


미유키는 적응 훈련 중이었다. 지금은 염하린 대리가 붙어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차츰 현장지원과 소속으로 자리를 잡아갈 예정이었다. 정식 신분이 나온 건 아니었지만 이름도 나왔다. 원래 이름의 한자어를 차용한 「정유미(鄭由美)」라는 이름이었다.


다만 미사키의 설명처럼, 감정에 관한 부분은 정말 큰 문제였다. 그릇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했던 학대를 통한 세뇌는 상상 이상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의지할 곳을 찾지 못한 채, 엄청난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아마 현실 생활에 적응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했다. 저렇게 일반적인 사람으로서 살아가기도 힘들 정도로, 필요한 것을 결핍 시킬 정도로, ‘그릇’이라는 것이 중요했을까.


정은정 과장은 그릇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릇이라...’


의지를 흡수하고, 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존재. 흡수하여 모은 대량의 의지로 「새로운 힘」을 만들어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하는 존재.


「불가능한 일」의 한계가 어디인지는 아직 의견이 분분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사기의 고양, 의식의 개화, 목표의 각인, 국가와 민족이라는 개념의 강화 등 정신적인 영역에서부터, 과학기술의 발달, 육체적 훈련 성과의 증폭, 지적 능력의 발달 등 실질적인 영역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니까.


하지만 확실한 것은, 예수나 붓다와 같은 주요 종교창시자 혹은 지도자들 역시 ‘그릇’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들이 남긴 블랙홀은 지금도 엄청난 의지를 빨아들이며 작동하고 있었다.


다만 미유키처럼 대(對) 볼리셔니스트 전용인 전술기(Strategic Vessel, 戰術器)로 육성된 그릇은 조금 달랐다. 그녀가 보여주는 흡수 패턴은 훨씬 더 좁으면서 조용했다.


옛날 어디에선가, 그야말로 ‘저것이 그릇이구나’ 하며 봤던 연설을 떠올렸다. 주변의 의지가 무저갱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깊고 넓은 그릇이었다. 지금 바라본 미유키의 패턴은 그때 본 것과는 뭔가 달랐다.


아마 어렸을 때부터 전술기로 커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그릇의 차이인 듯 했다.


“아.”


그렇게 그릇에 대해 생각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정은정 과장의 자리에서 전화가 크게 울렸다.


“서울상사 정은정입니다.”

[정 과장? 민혜림 대리랑 잠깐 방으로 와 줄 수 있나?]

“네. 팀장님. 지금 같이 가겠습니다.”


정은정 과장이 수첩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건너편 자리에 있던 민혜림 대리를 불렀다.


“혜림아, 팀장님이 부르시네. 같이 가자.”

“네, 과장님.”


두 사람은 현장지원과를 나와 국장실로 향했다. 정은정 과장이 두 번 노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한강진 국장은 서류를 읽고 있었다. 두 사람이 책상 앞 자리에 앉자, 한강진 국장은 읽던 서류를 정은정 과장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마유미가 국내로 향하는 중이네.”

“네?!”

“며칠 전만 해도 데리고 오기 쉽지 않다고 하더니... 3일 전에 잔해가 발견 된 게 이유가 되었나 보더군. 아무튼, 내일 들어올 거야.”

“... 선거 전날이네요.”

“뭐 뻔 하지 않나. 선거가 문제지. 이만큼 좋은 아이템이 어디 있겠나.”


「마유미」는 이번 대한항공 폭파사건 주범 2명 중 1명의 이름이었다. 정확히는 「하치야 마유미」란 이름으로, 자살한 남자인 「하치야 신이치」와는 부녀관계로 알려져 있었다.


정은정 과장이 받아든 서류는 팩스를 통해 온 듯, 거친 글씨가 가득했다. 내용은 하치야 마유미에 대한 내용과 이번 사건의 개관, 향후 일정 등이 간략히 나와 있었다.


“다음 장을 한 번 보게.”


한강진 국장의 말에 그녀가 페이지를 넘겼다. 그곳에는 조사 과정에서 현재까지 밝혀 낸 정보들이 나와 있었다.


“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 역시 북한 짓이 맞았군요.”

“그렇지. 그리고 하나 더 있네. 빈에서 「상어」와 만난 걸 실토했어. 어제 얘기했다고 하더군.”

“아...!”

“쪽지 하나를 전달했다던데.”

“쪽지요?”

“마유미 자신도 부탁만 받은 거라고 주장하고 있지. 물론 북한에도 볼리셔니스트 조직이 따로 있을 테니, 연락책으로 썼다고 볼 수도 있을 거고. 내용은 중간 즈음에 있네.”


정은정 과장이 서류를 훑어보았다. 그리고 그 중간 즈음에 상어의 내용이 나오면서 마유미가 말한, 쪽지의 내용이 나왔다. 정은정 과장은 그걸 보고 눈을 찌푸렸다.


“S... V... N... E?"

"뭔가의 약어인데 자세한 건 아무 것도 모른다고 했어. 그저 해외에 있는 공작원에게 쪽지 하나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국내에 들어오면 더 알아볼 수 있을까요?”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네. 하지만 논리적인 내용을 전달하려면 다른 방법을 썼을 거라고 보네.”

“음...”

“훨씬 더 단순한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 그저 저 단어 하나만 전달하면 되었던 거야. 그리고 상어는 의미를 알아들었고, 곧바로 큰 카드를 쓰며 오스트리아를 이탈했다...”


한강진 국장이 팔짱을 끼고는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고개를 들고 민혜림 대리에게 말했다.


“민 대리. 요새 고생 많다고 들었네.”

“아... 아니에요. 팀장님.”

“지금 이틀 주기인가?”

“... 네.”

“힘들겠군...”


한강진 국장이 씁쓸하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예지는 상당히 고된 작업이었다. 그야말로 거대한 의지흐름에 자신을 밀어 넣고 필요한 정보를 발굴해 내는, 정신적인 막노동에 가까웠다. 그리고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 찬 정보를 해석하는 일 역시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예지를 매일 할 수는 없었다. 더구나 육체적 체력보다는 정신적 소모가 큰 작업이었다. 결국 예지 주기는 예지가의 근본 역량과도 맞닿아 있는, 쉽게 줄일 수 없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예지가의 예지 주기는 3~4일이었다. 이것도 강행군 수준이 이 정도였고, 지속적인 예지를 하기 위해서는 5~6일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민혜림 대리는 최근 예지 주기를 이틀에 한 번으로 줄였다. 기존 사흘에 한 번이었던 것을 크게 줄인 것이었다. 원래도 보통 이하의 주기를 가졌는데 그걸 다시 줄인 건, 상당히 부담되는 일이었다.


정은정 과장 역시 주기를 줄이는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민혜림 대리가 고집을 피웠다. 아마 최근 샛별 작전 관련 예지가 아슬아슬하게 나온 것에 자극을 받은 듯 했다.


현재는 하루 예지하고 다른 하루는 조금 쉰 후 그 내용을 해석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강행군이었다.


한강진 국장도 내용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예지가를 구하는 건 그야말로 하늘에 별 따기.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한 명만 더 있어도 조금 나을 텐데... 이건 뭐라 할 말이 없군. 미안하네.”

“괜찮아요. 제 일인 걸요.”

“대신 무리다 싶으면 바로 얘기해 주게.”

“네. 팀장님.”

“그러고 보니 최근에 북한 관련 예지는 없지?”

“어... 네. 그러고 보니 요새는 아무런 반응이 없네요. 조용해요.”

“이번 쪽지 건에 예지가 없다는 건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잠깐 고민하던 민혜림 대리가 손가락을 쫙 펴고서는, 하나씩 접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네 개 중에 하나겠죠? 「관계성」이 낮거나, 의지의 주인공이 일반인이거나, 의지가 동반되지 않은 행위거나. 마지막으로... 관련된 볼리셔니스트들이 모두 의지를 숨길 수 있거나.”


예지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볼리셔니스트를 억제하는 강력한 카운터 수단이었다. 특히 그 강력함은 볼리셔니스트의 「행위」를 알아낼 수 있다는 점에 있었다.


예를 들어 A란 볼리셔니스트가 ‘가’라는 국가에서 B의 암살을 계획한다고 가정해 보자. A가 B를 암살하겠다는 의지를 가지는 순간, 이는 ‘가’ 국가에 살고 있는 예지가에게 발각된다. 이는 볼리셔니스트로 하여금 행동의 원천적인 제약을 가능케 했다.


물론 한계도 있었다. 거리가 멀다거나 의지 정도가 낮다면, 발각될 확률은 떨어졌다. 거리의 경우 수 백km 이상 떨어져 있다던가. 혹은 구체적인 계획 수립 없이 단순한 마음가짐 정도라면 예지를 통해 알아내기는 매우 힘들었다.


그리고 또 중요한 한계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관계성Relativeness」이었다. 이는 한 예지가가 속해있는 국가나 단체와 「관계 정도가 낮은 행동」은 예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A란 볼리셔니스트가 B의 암살을 계획한다고 해도, ‘가’ 국가가 아닌 ‘나’ 국가의 예지가는 예지가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다. 편의상 국가라고 표현했지만 이러한 바운더리는 관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단체 - 국가나 기업, 기타 조직 등 - 라면 다 한계로 작용했다.


간단히 말하면 인터넷의 검색어와 비슷했다. 예지가는 기본적으로 자신과 관계성이 높은 몇 개의 검색어를 가지고 있고, 여기에 ‘걸려 올라오는’ 예지를 먼저 잡도록 되어 있었다.


실제로 이번 일본 측 볼리셔니스트 살인 사건과 카츠노 미유키 망명건이 예지망에 걸리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대한민국’이라는 관념체와 관계성이 낮았기 때문이었다. 먼저 살인 사건의 경우 ‘일본 측 인사가 일본 볼리셔니스트를 죽인다’라는 행위 자체가 대한민국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기에 예지가 불가능했다.


그리고 망명 건 역시 망명지를 현장에 도착한 미사키가 그 자리에서 정했기에, 예지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었다. 만약 처음부터 ‘한국으로 망명한다’고 결심했다면 예지망에 걸렸을 확률이 높았다. 그러나 ‘망명한다. 망명지는 나중에 결정’이라고 결심했기에 예지망을 벗어날 수 있었다.


이러한 관계성의 한계는 예지가를 특정 국가 혹은 단체에 메이도록 만들었다. 일반적인 예지가가 한 단체 혹은 국가를 뛰어넘는 관계성을 가지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사실 ‘한 국가 전체’의 관계성을 가진 예지가도 드문 편이었다. 보통은 해당 커뮤니티 혹은 그 지방 정도에 한정되는 것이 대부분일 정도였으니. 그렇기에 ‘대한민국’이라는 관념체를 커버하는 민혜림 대리의 예지 역량은 매우 뛰어나다고 할 수 있었다.


작가의말

항상 읽어주시고 관심가져 주시는 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From PlasmaK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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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5화 : 추적(Pursuit) (2-3) 20.05.10 50 0 10쪽
79 5화 : 추적(Pursuit) (2-2) 20.05.08 53 1 10쪽
78 5화 : 추적(Pursuit) (2-1) 20.05.04 56 0 12쪽
77 5화 : 추적(Pursuit) (1-4) 20.05.03 61 0 12쪽
76 5화 : 추적(Pursuit) (1-3) 20.05.02 61 0 11쪽
75 5화 : 추적(Pursuit) (1-2) 20.04.27 53 0 12쪽
74 5화 : 추적(Pursuit) (1-1) 20.04.26 54 0 10쪽
73 4화 : 그릇(Vessel) (6-3) 20.04.25 66 0 13쪽
72 4화 : 그릇(Vessel) (6-2) 20.04.24 51 0 12쪽
71 4화 : 그릇(Vessel) (6-1) 20.04.21 60 0 13쪽
70 4화 : 그릇(Vessel) (5-4) 20.04.20 55 0 8쪽
69 4화 : 그릇(Vessel) (5-3) 20.04.16 56 0 15쪽
68 4화 : 그릇(Vessel) (5-2) 20.04.13 55 1 11쪽
67 4화 : 그릇(Vessel) (5-1) 20.04.12 55 0 11쪽
66 4화 : 그릇(Vessel) (4-3) 20.04.11 56 0 9쪽
65 4화 : 그릇(Vessel) (4-2) 20.04.10 59 0 10쪽
64 4화 : 그릇(Vessel) (4-1) 20.04.09 59 0 17쪽
63 4화 : 그릇(Vessel) (3-4) 20.04.08 51 0 15쪽
62 4화 : 그릇(Vessel) (3-3) 20.04.06 58 0 11쪽
61 4화 : 그릇(Vessel) (3-2) 20.04.05 61 0 10쪽
60 4화 : 그릇(Vessel) (3-1) 20.04.04 67 0 12쪽
59 4화 : 그릇(Vessel) (2-3) 20.04.03 70 0 14쪽
» 4화 : 그릇(Vessel) (2-2) 20.04.02 72 0 14쪽
57 4화 : 그릇(Vessel) (2-1) 20.04.01 73 0 13쪽
56 4화 : 그릇(Vessel) (1-4) 20.03.30 71 0 9쪽
55 4화 : 그릇(Vessel) (1-3) 20.03.29 82 0 13쪽
54 4화 : 그릇(Vessel) (1-2) 20.03.28 72 0 16쪽
53 4화 : 그릇(Vessel) (1-1) 20.03.27 72 0 13쪽
52 3화 : 상어(Agent Shark) (6-5) 20.03.25 68 0 18쪽
51 3화 : 상어(Agent Shark) (6-4) 20.03.24 6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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