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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ition :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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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나
작품등록일 :
2020.01.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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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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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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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화 : 그릇(Vessel) (1-3)

DUMMY

* * * *


9국 회식 1차가 끝나던 즈음, 1987년 12월 9일 수요일 22시 32분.

부산직할시 중구 중앙동 인근.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좁고 낮았다. 양복 차림의 남자 한 명으로 가득 찰 정도였다. 슈트 케이스를 든 양복의 남자는 한발 한발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계단 제일 아래쪽에서 닫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바(Bar)였다. 열린 문으로 온기가 몰아치며 남자 옆의 차가운 바람을 날려버렸다. 어두운 조명 밑으로는 조용한 음악이 흘렀다.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온 남자는 넥타이를 조금 당기며 숨을 내쉰 후, 의자를 당겨 긴 탁자 앞에 앉았다.


“스트레이트 한 잔 주쇼.”


남자의 목소리는 깔끔했다. 생김새만큼이나 어울리는 목소리였다. 다만 말투는 어떤 장난기가 느껴지는 것이, 진중한 느낌을 주지는 못하고 있었다.


바텐더는 대답 없이 위스키 병을 하나를 꺼냈다. 작은 잔을 채운 바텐더는 양복의 남자를 향해 잔을 내밀었다. 그는 잔을 받자마자 소주 털어 넣듯 위스키를 마셨다.


“한 잔 더!”


화끈한 알코올을 내뿜듯, 길게 숨을 뽑아낸 남자였다. 그리고 바텐더가 다시 내민 잔을 전과 똑같이 한 번에 마셔버렸다.


“크아-! 한 잔 더!”


빈속에 알코올이 들어가면서 짜르르한 느낌이 올라왔다. 남자는 위장이 찌릿찌릿해지는 것을 느끼며 세 번째 잔을 받았다.


세 번째 잔은 한 번에 마시지 않았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홀짝거리기 시작했다. 이때 그의 뒤에서 한 여성이 다가왔다. 몸에 달라붙는 붉은색 짧은 원피스를 입은 단발의 여성이었다. 어둠 속에서도 진한 화장의 화려함이 드러났다.


느릿한 걸음으로 바 구석 어둠 속에서 나온 그녀는, 남자를 바라보며 옆에 앉았다.


“혼자 오셨나 봐요?”


남자는 대답 없이 힐끗 여자를 바라보았다. 부리부리한 눈빛이 그녀를 향했다. 하지만 여자는 지긋이 웃으면서 남자의 눈에 시선을 맞췄다. 남자는 표정의 변화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눈을 돌리고는 잔을 들어 남은 술을 다 마셔버렸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옆에 놓인 슈트케이스를 집어 올린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많이 파쇼.”


탕 소리와 함께 탁자 위에 만 원짜리 지폐 세 장이 올라왔다. 남자는 여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여자는 당황한 듯 손을 뻗었지만, 작은 종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찬바람이 의자 아래로 흘러 들어왔다.


다시 종소리가 나면서 남자 뒤쪽의 문이 닫혔다. 밖으로 나온 계단 복도는 네온사인 안정기가 내는 고주파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조명은 이따금씩 빛을 잃어가며 반짝였다. 남자는 넥타이를 다시 조이며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왼손에 잡았던 슈트케이스를 오른손으로 옮겨 잡았다. 그리고 왼손에서 뭔가를 만지작거리다가, 작은 쪽지 하나를 폈다. 남자는 앞으로 걸어가며 쪽지를 펴서 내용을 확인했다. 어딘가의 주소였다. 그는 쪽지를 양복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택시를 잡은 남자는 다시 도시의 거리 속으로 사라졌다.


* * * *


1차 회식이 끝난 후, 1987년 12월 9일 수요일 22시 38분.

서울 모처(某處).


큰길 뒤쪽으로, 골목을 따라 굽이굽이 들어갔다. 꽤 걸은 것 같았다. 정은정 과장은 여전히 술기운에 온몸이 후끈거림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걸음이 계속되고 찬바람에 피부가 식어가면서, 좀 전 보다는 좀 더 뚜렷하게 앞을 바라볼 수 있었다.


잠시 뒤 한강진 국장이 허름한 골목 입구에 섰다. 실비집이 쭉 늘어선 거리였다. 그는 그 중 한 곳을 찾아 들어갔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손님은 거의 빠진 상태였다. 추위가 껍질처럼 붙은 코트를 벗으며, 두 사람이 자리에 앉았다.


둥근 은색 테이블 위로 투박한 느낌의 음식들과 갈색 맥주병이 올라왔다. 한강진 국장은 숟가락으로 병따개를 날린 후 유리컵에 맥주병을 들이부었다. 혼자 마시는 것이 익숙한 느낌이었다.


자기 잔을 채운 그가 앞쪽 정은정 과장의 잔에도 맥주를 따랐다. 순간 그녀의 양 손이 움찔했지만, 한강진 국장은 아무런 동요 없이 잔을 채웠다. 자글했던 거품이 사라지면서 노란빛 액체가 흔들거렸다.


“들게.”

“네, 팀장님.”


탄산거품이 목을 타고 넘어갔다. 소주와는 다른 느낌에 정신이 확 들었다. 정은정 과장은 내용물이 사라진 잔을 내려놓으며 날숨을 길게 뽑았다.


“그래. 할 말 있나?”


역시 잔을 비운 한강진 국장이 물었다. 정은정 과장은 빙글빙글 도는 머리 뒤로, 왜 자신이 여기까지 왔는지 생각했다.


“그게...”


금방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머릿속에 떠도는 단어가 조합이 되질 않았다. 그렇게 정은정 과장이 생각에 잠기자 한강진 국장이 옅게 웃었다. 그는 금방 말하지 못하는 그녀를 앞에 두고 다시 맥주병을 기울였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나?”

“아...”


방금 전과 같았다. 한강진 국장이 빈 정은정 과장의 잔을 다시 채웠다. 여전히 생각에 잠겼던 그녀가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뇌에 탄산이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보글보글 끓는 머리가 생각을 계속 방해했다.


그렇게 잡음 가득한 머리를 붙잡으며, 그녀는 실타래를 잡듯 단어를 하나씩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9국에서... 뭘 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일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9국 누구나 인정하고 있었다. 외적의 침입을 막는 건 커뮤니티나 9국이나 똑같았다. 그러나 민병(民兵)이 있다고 정규군이 필요 없을 수는 없었다. 같은 이유로 9국 역시 반드시 필요한 조직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 산하 볼리셔니스트 조직이 그래왔듯, 9국 역시 길게 가기 어려운 조직이기도 했다. 보통사람에게 없는 힘이라는 건 솟아오른 기둥과도 같았다. 높이 설 수도 있지만 무너지기도 쉬웠다. 특히 정치라는 권력에 관계된 조직은 특히 그랬다.


그렇기에 정은정 과장은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 지금 9국의 미래는 자신의 미래와도 같았으니까. 한강진 국장이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커뮤니티와 우리와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거야... 걔들은 목적이 없고... 저희는 목적이 있죠.”

“그렇지. 공동체는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지. 공동체로 무엇을 하겠다고 하지는 않지.”

“그러면... 9국은요? 9국에서 뭘 보고 계신 거죠...?”

“천천히 마시게. 솔직히 나도 답은 없어.”

“팀장님... 답이 없다뇨...”

“아니, 답이 없다라기 보다는... 그저 이상향에 가까워서 말을 꺼내기 어려운 거겠지만...”

“뭔데요?”


갑자기 정은정 과장이 고개를 불쑥 내밀며 물었다. 상당히 취한 듯 얼굴에는 홍조가 가득했다. 풀리기 직전의 눈과 다양하게 변화하는 표정까지. 거기에 찰랑거리는 검은색 머리카락이 은빛 금속 테이블 위에서 흔들렸다.


한강진 국장도 적잖이 취하긴 했다. 그러나 정은정 과장의 모습을 보면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이렇게 취한 걸 본 건 9국 생활 이후 처음이었으니까. 날 선 모습 말고 흐드러진 모습은 그에게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가 웃는 것을 본 정은정 과장이 팩 토라지며 말했다.


“웃지 마세요.”

“자네야말로 내 말 듣고 웃지 말게.”

“음... 알겠어요.”


한강진 국장은 한참을 머뭇거렸다. 그러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내 목표는 말이야... 9국의 독립일세.”

“네?”

“말 그대로야. 독립하는 거지. 안기부에서.”

“왜요??”

“오래 하고 싶으니까. 만약 지금 같은 체계면 우리도 10년 넘기기 힘들 걸...”

“하지만 어떻게요...?”


방법을 묻는 그녀의 말에, 한강진 국장이 고개를 저었다.


“몰라.”

“......”

“그러니까 이상향이라는 거지. 막연하게 생각할 뿐이야.”

“......”


그의 말대로 막연하기 짝이 없는 단어였다. 아마도 목적이 있는 조직이지만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커뮤니티는 아닌, 어떤 중간점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정은정 과장으로서는 그다지 감이 오는 단어가 아니었다.


그녀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내밀었던 머리를 다시 당기며 말했다.


“진짜 어렵긴 하네요...”

“헛소리니까 그냥 잊어주게.”

“네...”


다시 한숨을 내쉰 그녀가 고개를 푹 숙였다. 소주 이후 탄산 들어간 술을 먹으면 급하게 취하는 사람이 있었다. 아마 정은정 과장이 그런 케이스인 듯 했다.


한강진 국장은 졸기 시작하는 그녀를 앞에 두고, 혼자서 맥주를 따라가며 홀짝홀짝 마시기 시작했다.


‘독립이라...’


비단 정은정 과장의 물음만은 아니었다. 아마 9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래에 대한 걱정은 하고 있을 터였다. 특히 9국의 볼리셔니스트라면 한사람의 예외 없이 전부 다. 과연 이대로 외풍을 쳐내가며 「V」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을까? 실미도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는 않을까? 이렇게 헌신하다가 뒤통수 맞고 죽지나 않을까? 하면서.


훌륭한 선례는 없고 실패담만 있는 이상 당연한 걱정이었다. 특히 권력과 사이가 좋지 않은 이 나라 볼리셔니스트는 더 했다. 정은정 과장을 설득할 때도 정말 힘들었던 기억뿐이었으니.


그나마 미국의 SOSS가 규모를 키워가며 정상적인 조직으로 발돋움하고 있지만, SOSS의 발족도 9국보다 7년 정도 빠를 뿐이었다. 더구나 정상적인 궤도에 오른 시기를 고려하면 그 격차는 5~6년까지 좁혀졌다. 따라서 이후의 조직이 어떻게 변해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럴수록 뭔가의 소망이 깊어졌다. 이 조직의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자리를 주고 싶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보편타당하면서 영속적이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비전과, 그것을 효과적이고 문제없이 달성하게 만들 건실한 조직 구조, 그 조직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건전성을 유지할, 적절한 견제 수단을 지닌 지배체계가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 9국에는 위의 것들 중 해결된 것이 거의 없었다. 있으되 필요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필수조건이 인정되지 않은 비전, 혼란에 쌓여있고 정비되지 않은 조직, 엄청난 외풍에 전무한 견제 수단까지...


그렇다고 SOSS의 뒤만을 좇을 순 없었다. 폐쇄적인 조직의 문제점은 제 아무리 미국이라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였다. CIA나, FBI가 보여준 여러 역사들을 보면 알 수 있었다. SOSS도 언제 검은 일에 뛰어들어 방향을 잃을지 몰랐다.


언젠가는 9국도 양지로 뛰어올라 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자리를 잡아야만 했다. 그러지 않으면 없어졌다가 다시 생기고,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주기적으로 물갈이 되는 최악의 상황만이 기다리고 있겠지.


그러나 9국은 존속만을 고민하면 되는 커뮤니티와는 달랐다. 목적과 생존 두 가지 다를 고려해야 했다. 그리고 그걸 위한 길이 과연 있을지 없을지, 한강진 국장은 여전히 답을 찾고 있는 상태였다.


“......”


없는 길을 만드는 것이 쉬울 수는 없었다. 지금은 그저, 묵묵히 한눈팔지 않고 걸어갈 따름이었다.


한강진 국장은 문득 이 길이 자신의 「열쇠」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볼리셔니스트가 되기 전에는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던 열쇠였다.


모든 볼리셔니스트들은 능력 발현의 계기가 되는 열쇠가 있었다. 마치 같은 파동에 반응하며 그것이 증폭되듯, 열쇠는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같은 특성을 가진 볼리셔니스트들의 능력을 깨웠다.


따라서 모든 볼리셔니스트에게는 열쇠가 존재했다.


무언가 뭉치기 위해서는 최초의 작은 알갱이가 필요했다. 커뮤니티의 경우 열쇠가 이 알갱이의 역할을 했다. 같은 열쇠에 깨어난 볼리셔니스트들이 모이기 때문에, 이는 커뮤니티의 특성을 만들었다.


하지만 한강진 국장을 깨운 열쇠는 열쇠인지도 몰랐던 물건이었다. 그건 그저 제 자리에 있었을 뿐이었다. 열쇠로써 기능한 건 한강진 국장이 처음이었던 것이었다.


왜 그 열쇠는 자신을 택한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고민과 고찰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하였다. 최소한의 객관성을 잃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그 경험 때문일지 몰랐다.


“정 과장, 정 과장.”


한강진 국장이 엎드려 자고 있는 정은정 과장을 불렀다. 하지만 그녀는 대답 없이 낑낑거릴 뿐이었다. 순간 시계를 보았다. 12시가 넘어가는 시점. 하나 둘 남은 손님들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슬슬 자신들도 일어날 때가 되었다.


아마 조금만 더 기다리면 그녀도 정신을 차리겠지. 그럼 그때 택시타고 헤어지면 될 것이고. 한강진 국장은 다시 한 번 맥주를 따르며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 * * *


다음날, 1987년 12월 10일 목요일 02시 58분.

부산직할시 부전동, 서면 일대.


작가의말

언제나 읽어주시고 관심가져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From PlasmaK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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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5화 : 추적(Pursuit) (2-3) 20.05.10 49 0 10쪽
79 5화 : 추적(Pursuit) (2-2) 20.05.08 53 1 10쪽
78 5화 : 추적(Pursuit) (2-1) 20.05.04 56 0 12쪽
77 5화 : 추적(Pursuit) (1-4) 20.05.03 61 0 12쪽
76 5화 : 추적(Pursuit) (1-3) 20.05.02 61 0 11쪽
75 5화 : 추적(Pursuit) (1-2) 20.04.27 52 0 12쪽
74 5화 : 추적(Pursuit) (1-1) 20.04.26 54 0 10쪽
73 4화 : 그릇(Vessel) (6-3) 20.04.25 65 0 13쪽
72 4화 : 그릇(Vessel) (6-2) 20.04.24 51 0 12쪽
71 4화 : 그릇(Vessel) (6-1) 20.04.21 60 0 13쪽
70 4화 : 그릇(Vessel) (5-4) 20.04.20 55 0 8쪽
69 4화 : 그릇(Vessel) (5-3) 20.04.16 56 0 15쪽
68 4화 : 그릇(Vessel) (5-2) 20.04.13 55 1 11쪽
67 4화 : 그릇(Vessel) (5-1) 20.04.12 55 0 11쪽
66 4화 : 그릇(Vessel) (4-3) 20.04.11 55 0 9쪽
65 4화 : 그릇(Vessel) (4-2) 20.04.10 59 0 10쪽
64 4화 : 그릇(Vessel) (4-1) 20.04.09 59 0 17쪽
63 4화 : 그릇(Vessel) (3-4) 20.04.08 51 0 15쪽
62 4화 : 그릇(Vessel) (3-3) 20.04.06 58 0 11쪽
61 4화 : 그릇(Vessel) (3-2) 20.04.05 60 0 10쪽
60 4화 : 그릇(Vessel) (3-1) 20.04.04 67 0 12쪽
59 4화 : 그릇(Vessel) (2-3) 20.04.03 70 0 14쪽
58 4화 : 그릇(Vessel) (2-2) 20.04.02 71 0 14쪽
57 4화 : 그릇(Vessel) (2-1) 20.04.01 73 0 13쪽
56 4화 : 그릇(Vessel) (1-4) 20.03.30 71 0 9쪽
» 4화 : 그릇(Vessel) (1-3) 20.03.29 82 0 13쪽
54 4화 : 그릇(Vessel) (1-2) 20.03.28 72 0 16쪽
53 4화 : 그릇(Vessel) (1-1) 20.03.27 72 0 13쪽
52 3화 : 상어(Agent Shark) (6-5) 20.03.25 68 0 18쪽
51 3화 : 상어(Agent Shark) (6-4) 20.03.24 6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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