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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ition :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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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나
작품등록일 :
2020.01.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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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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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4화 : 그릇(Vessel) (2-3)

DUMMY

한강진 국장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관계성이 낮을 확률이 있을까?”

“그러면 제일 속 편하긴 해요.”


관계성이 낮아 예지가 없는 거라면, 제일 좋은 상황이었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과는 관계없는 일이라는 뜻이니까. 하지만 쪽지는 북한에서 만들어 상어에게 전달한 상황. 우리나라와 관련이 없다고 보기는 쉽지 않았다.


“쪽지는 북한에서 만들었지. 그것만으로도 관계성은 있다고 봐야 할 거 같군. 일단 제일 안 좋은 케이스를 고민해 보자고.”

“네.”

“그럼 두 번째. 의지의 주인공이 일반인이다... 이건 좀 더 현실성이 있겠는데.”


기본적으로 예지는 볼리셔니스트의 행동에 한정되었다. 보통사람의 행위나 의지를 예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건 예지가의 능력과는 관계가 없었다. 그야말로 다른 영역이었다.


이는 궁극적으로 볼리셔니스트와 보통사람의 영역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그리고 볼리셔니스트의 일을 볼리셔니스트가 해결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예지망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있긴 했다. 의지가 수반되는 행위를 보통사람이 결정하고, 볼리셔니스트는 단순한 말로써 기능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보통사람인 D가 ‘가’ 국가에서 B의 암살을 계획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가’ 국가의 예지가는 이것을 예지할 수 없다. 그리고 D는 볼리셔니스트 A에게 「‘가’ 국가로 가서 특정 시간에 특정장소에 가라」는 단순한 명령을 내린다.


이때 볼리셔니스트 A의 행동은 예지가 가능하겠지만, 그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이는 볼리셔니스트 A도 마찬가지이다. A 자신도 특정장소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


그러나 A는 현장에서 B를 발견하고, 자신의 임무를 깨닫고 B를 암살한다.


행위의 결정과 시행을 구분하는 이 방법은 꽤 고전적인 예지망 돌파 기법이었다. 그러나 한계도 명확했다. 의도와 정보를 감춰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명령은 수행할 수 없었다. 그리고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임무 성공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편이었다.


여기서 민혜림 대리가 머리를 갸웃 하면서 말했다.


“하지만 상어를 물 밖에 끄집어 낼 정도의 임무라면... 이 방법을 쓰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요?”

“단순히 말을 움직여서 달성 가능한 임무가 아니다?”

“네.”

“하지만 상어는 의지를 감출 수 있지. 그렇다면 이 쪽지는 미리 계획되어 있던 임무의 트리거(Trigger)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상어가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의지는 이쪽에서 예지할 수 없으니까.”

“그건 또 그러네요...”


민혜림 대리가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강진 국장이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자신이 방금 한 말을 부정하는 내용이었다.


“아냐. 트리거라고 보기도 어렵겠군. 만약 계획된 명령의 시행이라면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한 방법을 썼겠지. 라디오나 신문 같이. 이렇게 인편으로 시간을 들여가며 전달할 리는 없었을 거야.”

“아...”

“그럼 남은 건 의지가 동반되지 않는 행동... 즉, 단순한 정보전달이라던가. 혹은 연루된 볼리셔니스트가 전부 의지를 숨기는 게 가능하다. 정도가 되겠군.”


여기에 민혜림 대리가 손을 들고 대답했다.


“의지를 숨기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왜?”

“저라면 상어랑 같이 의지를 숨길 수 있는 볼리셔니스트로 팀을 만들어서, 요인 암살부터 할 거니까요.”


담담하게 나온 그녀의 말에 한강진 국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하지만 그런 일은 없으니, 남은 가능성은 하나인가. 단순한 정보전달?”


결론이 의외인 곳으로 튀었다. 하지만 어떤 정보를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전달하였을까. 생각에 잠긴 한강진 국장이 표정을 굳혔다.


“영어낱자 네 개로 전달해야 하는 정보라... 근데 어떤 정보이기에 상어가 활동을 개시한 것일까...”


역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결론을 끌어내는 건 쉽지 않았다. 자칫 잘못하면 망상이 되기 십상이었으니까. 한강진 국장은 지금 이상의 분석은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일단은 여기까지 하지. 더 나가기에는 정보가 너무 없군.”

“알겠습니다.”

“그래. 들어가 보게.”


두 사람이 일어섰다. 문이 소리를 내며 닫히며, 정은정 과장 뒤로 민혜림 대리도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문 사이에서 한강진 국장의 걱정 어린 표정을 떠올리며 말했다.


“상어가 문제긴 한 가 보네요.”

“맞아. 거물이 움직이니까 걱정이 많지...”


정은정 과장 역시 걱정이 한 가득이었다. 과연 상어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과연 우리들만으로 대처가 가능한 걸까. 걸어가면서 생각에 잠겼던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옆에 있어야 하는 민혜림 대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혜림아?”

“아... 과장님.”


그녀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의아해 하는 정은정 과장을 앞에 두고, 민혜림 대리는 뭔가 머뭇거리고 있었다.


“왜?”

“그...”

“?”

“아, 아니에요. 먼저 갈게요!”


뭔가 말하려다 그만 둔 것 같았다. 민혜림 대리는 웃음으로 상황을 얼버무리며 앞으로 황급히 달려 나갔다. 정은정 과장은 양손을 으쓱하면서 역시 앞으로 걸어갔다.


* * * *


이틀 후, 1987년 12월 16일 수요일 09시 55분.

경기도 성남, 「한국고속선공사」 본사 1층 기획조정실 사무실.


꽤 역사적인 날이었다.


1979년 10.26 박정희 서거 후 전두환의 군부 독재와 민주화 운동, 그리고 6.29 선언에 이은 정말로 오래간만의 직선제 선거였다. 체육관에서 대통령이 나온 것이 채 10년도 되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었다. 어쩌면 진정한 직선제 대통령이 오늘 투표의 결과로 나올 예정이었다.


문제는 임시공휴일인 오늘도 출근했다는 것이었지만. 물론 투표는 하고 왔다.


윤준석 부장은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천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료도 다 모였고 보고서 초안도 대략적으로 나왔다. 내용은 같이 작성하던 허진 과장도 납득하는 분위기였다.


“대충 내일까지는 마무리 하자고.”

“그러시죠. 9국에는 언제 연락하죠?”

“내일 실장님 보고 끝나면 하지.”

“알겠습니다.”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허진 과장을 보며, 최근의 일을 반추하는 윤준석 부장이었다.


‘혼란스럽군...’


근래에 느낀 감정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바로 ‘혼란’이었다. 상식에서 벗어난 일에 발을 담군지 어언 3년. 뭔가 현실과 동떨어진 세상은 차츰 자신의 현실인식을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현실의 일도 계속하고 있었다. 예산부 부장이라는 직함도 고스톱 쳐서 딴 건 아니니까. 그러나 무언가의 흥분을 느끼게 만드는 건, 비현실의 영역이 압도적이었다. 보통사람이 못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이러한 흥분을 부채질했다.


지금 마무리 짓고 있는 이 보고서도 자신이 직접 쓰고 있지 않은가.


원래 보고서를 직접 쓰는 일은 거의 없었다. 개괄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초안이 올라오면 수정하고, 보고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었으니. 하지만 지금 이 일은 손수 필요한 자료를 모으고 내용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일을 하면 할수록 현실에서 멀어지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어쩌면 알기 전의 자신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도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불안감은, 보고서 초안의 마침표를 찍으면서 제일 커졌다.


사실 9국에서 요구하지 않은 이상 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그러나 그때 정은정 과장의 물음 하나가 여기까지 자신을 끌고 왔다. ‘기계 오류가 아닐 수도 있나요?’ 라는 간단한 물음이었지만, 그 말에서부터 어떤 뿌리 같은 것이 쫙 뻗쳐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지금까지 주워들은 모든 지식을 다 동원했다. 사실 이 바닥에 투신한 이후로 자체적인 정보망을 가지기 위해 어지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정확한 건 아니지만, 그들이 주로 사용하는 단어 정도는 아는 수준이 되었다.(주로 측정기 제조업체에서 나온 커넥션이었다)


물론 이번 보고에서 자신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를 다 밝혀야 하겠지만, 그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책상 위의 자료를 다시 들었다. 허진 과장이 가져다 준 출산율과 저준위 신호 자료였다. 친절하게도 서울 및 직할시 외에도 최근 급격히 성장한 공업도시의 자료에, 평균연령까지 들어간 충실한 자료였다.


그리고 이 자료들은 자신의 생각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평균연령이 낮고 출산율이 높은 곳일수록 저준위 신호의 강도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물론 톨게이트가 도시 외곽에 있는 이상 단순 오차라고도 볼 수 있었다. 일일 평균값으로 생각하면 확실히 오차수준 안쪽이었다.


따라서 계산 방법을 바꿨다. 사람이 활동하는 시간인 오전 8시부터 12시간의 측정값만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값을 오전 8시 이전 12시간의 측정값과 비교했다. 또 가장 큰 값 중 상위 50%만 사용하기로 했다. 거의 확증편향에 가까운 접근법이었다.


하지만 윤준석 부장은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이 현상을 일으키는 무언가가 있고, 그것이 성장하고 있으며, 불안정하다고. 따라서 보통의 방법으로 접근하면 이 현상이 무엇을 말하는 지 알 수 없을 거라고.


어차피 잘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수치였다. 사실 값의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장별 값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알려진 것도 없었다. 그저 값이 크게 변하면 원인을 찾고 해결하는, 대증(對症) 요법 활용을 위한 측정기와 수치가 아니었던가.


이러한 미지의 영역에서 새로운 해석 방법을 만드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윤준석 부장은 그저 머릿속에 있던 내용에 수치를 대입해가며, 사실상 마음대로의 해석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또 업체를 다그쳐 오차범위를 다시 받았다. 제조상 보장하는 값이 아닌, 한계까지 빡빡하게 잡았을 때의 오차범위를 요구했다.


그렇게 바닥을 다시 깔고 정리를 시작했다.


보통의 값을 제거하고 높은 수치만 따로 모아 정리를 했다. 실측치와 비교대상에서 차이나는 벡터값만 따로 모아서 재 정렬했다. 기존 의지선의 방향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을 변화시킨 값을 알아야만 했다. 그렇게 재측정한 지역별 벡터값과 방향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다시 그렸다.


뒤이어 저준위 수치의 분석을 시작했다. 저준위 파장의 값은 그야말로 천연의 의지를 의미했다. 그렇기에 오차 정도로 생각하고 버려두었던 값이었다. 하지만 이것만 따로 모아놓고 그림을 그리자 무언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값은 ‘어린이’들이 많은 곳에서 높게 나타났다. 나이가 어릴수록 가진 의지는 원초적인 면이 있었다. 물론 이것들은 멀리 방사되지는 않기에 미미했지만, 차이는 존재했다.


이것을 이상현상이 일어나기 전의 값과 비교했다. 그러자 인구증가와 연령별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하더라도, 특정 값이 더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특정 값을 같은 수치끼리 모아 선을 그렸다.


이때 허진 과장이 괘도를 들고 왔다. 커다란 종이가 펄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부장님. 한 번 보실래요?”

“오케이.”


커다란 괘도 위에는 대한민국 전도가 인쇄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위로 역시나 같은 면적의 OHP 필름 하나가 올라왔다. 필름에는 다시 측정하고 정리한 값들을 연결한 그림이 있었다.


“이 정도면 되겠군...”


두 장의 필름에 의지선과 관련한 이상현상과 저준위 신호가 나누어 그려져 있었다. 이상현상은 파란색으로, 저준위 신호는 붉은색이었다.


“좋아... 대충 그림 나오는데?”


이상현상은 의지선이 나선 형태로 전국 규모의 소용돌이를 그리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저준위 신호는 다수의 동심원을 그리며, 이 신호의 원천이 어떤 한 점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다만 그 중심은 특정하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컸다. 아무리 작게 잡아도 강원도 전체가 중심일 정도였다. 아마 측정기가 북한에도 있었다면, 마치 태풍이 한반도 전체를 뒤덮은 수준이었다.


윤준석 부장은 한참동안 그림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도의 축적을 무시한 것 같은 소용돌이와 동심원이었다. 그리고 며칠 전 허진 과장이 가져다 준 의지흐름측정기 사용설명서를 다시 폈다.


「배 능력에 따른 범위」였다. 측정기 사용설명서에 들어있기에는 생뚱맞은 내용이었다.


사실 설명서를 꼼꼼하게 읽는 사람은 없었다. 기본적인 사용 방법과 유지보수만 할 수 있을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래서 뒤쪽에 부록처럼 담겨 있는 이 내용을 본 사람도, 봤다고 하더라도 왜 이런 엉뚱한 내용이 있는지에 대해 의심한 사람도 없었을 터였다.


「배가 내뿜는 파장에 대한 실제 기록은 없다. 배가 측정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경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다음 범위를 참조할 것:」


「0수준 : 300km 이상 / 1~3수준 : 100~300km / 4~6수준 : 30~100km / 7~9수준 : 0~30km. 단, 0수준 이하의 거리 분류는 근거 없음」


그리고 수준별 거리를 동심원으로 표현한 원 하나가 끝이었다. 윤준석 부장은 의자 등받이에 상체를 기대면서 조용히 뇌까렸다.


“0수준이라...”


이 일을 조사하면서 왜 이 페이지가 생각났는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뭔가 관계가 있지 않을까, 막연한 느낌이 들었을 뿐이었다.


아마도 9국 사람이라면 알고 있겠지. 이르면 내일 보고할 수 있을 테니 그때 물어보면 되겠지.


한숨을 내쉬며 몸을 바로 세웠다. 자신이야말로 저 소용돌이에 발을 담근 건 아닐까 생각하면서.


-3-


그로부터 이틀 후, 커뮤니티 대표들의 회합날, 1987년 12월 18일 금요일 12시 52분.

대전시 서구 인근, 「거림산업(주)」 건물 앞.


작가의말

언제나 읽어주시고 관심가져 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From PlasmaK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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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5화 : 추적(Pursuit) (2-2) 20.05.08 53 1 10쪽
78 5화 : 추적(Pursuit) (2-1) 20.05.04 56 0 12쪽
77 5화 : 추적(Pursuit) (1-4) 20.05.03 60 0 12쪽
76 5화 : 추적(Pursuit) (1-3) 20.05.02 61 0 11쪽
75 5화 : 추적(Pursuit) (1-2) 20.04.27 52 0 12쪽
74 5화 : 추적(Pursuit) (1-1) 20.04.26 54 0 10쪽
73 4화 : 그릇(Vessel) (6-3) 20.04.25 65 0 13쪽
72 4화 : 그릇(Vessel) (6-2) 20.04.24 51 0 12쪽
71 4화 : 그릇(Vessel) (6-1) 20.04.21 60 0 13쪽
70 4화 : 그릇(Vessel) (5-4) 20.04.20 55 0 8쪽
69 4화 : 그릇(Vessel) (5-3) 20.04.16 56 0 15쪽
68 4화 : 그릇(Vessel) (5-2) 20.04.13 55 1 11쪽
67 4화 : 그릇(Vessel) (5-1) 20.04.12 55 0 11쪽
66 4화 : 그릇(Vessel) (4-3) 20.04.11 55 0 9쪽
65 4화 : 그릇(Vessel) (4-2) 20.04.10 59 0 10쪽
64 4화 : 그릇(Vessel) (4-1) 20.04.09 59 0 17쪽
63 4화 : 그릇(Vessel) (3-4) 20.04.08 51 0 15쪽
62 4화 : 그릇(Vessel) (3-3) 20.04.06 58 0 11쪽
61 4화 : 그릇(Vessel) (3-2) 20.04.05 60 0 10쪽
60 4화 : 그릇(Vessel) (3-1) 20.04.04 67 0 12쪽
» 4화 : 그릇(Vessel) (2-3) 20.04.03 69 0 14쪽
58 4화 : 그릇(Vessel) (2-2) 20.04.02 71 0 14쪽
57 4화 : 그릇(Vessel) (2-1) 20.04.01 73 0 13쪽
56 4화 : 그릇(Vessel) (1-4) 20.03.30 71 0 9쪽
55 4화 : 그릇(Vessel) (1-3) 20.03.29 81 0 13쪽
54 4화 : 그릇(Vessel) (1-2) 20.03.28 72 0 16쪽
53 4화 : 그릇(Vessel) (1-1) 20.03.27 71 0 13쪽
52 3화 : 상어(Agent Shark) (6-5) 20.03.25 68 0 18쪽
51 3화 : 상어(Agent Shark) (6-4) 20.03.24 6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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