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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육포 건조장

이 정령사는 영혼이 두 개 입니다. : 레메게돈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드래곤육포
작품등록일 :
2020.07.05 17:34
최근연재일 :
2020.08.24 07:40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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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7
추천수 :
74
글자수 :
293,296

작성
20.07.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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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Cahpt 12 – 목동의 지팡이. -2

DUMMY

“제가 아는 그 다윗 대왕의 자식이 맞습니까?

키킥! 가랑이 사이에 꼬리가 말려 있는지 확인 해 보세요.

꼭 꼬리를 숨긴 들개 같습니다!?”


불경스럽게도, 참으로 불경스럽게도.

그가 왕자의 눈앞으로 가볍게 쥔 주먹을 내 밀었다.


하나크의 주먹에서 중지 하나가 비져 나와,

힘없이 축 늘어진 채. 달랑거리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저하의 가랑이 사이에

작은 꼬리가 말려있네요?

꼬리가 앞으로 달려 있다니 신기한 일일세?

요만, 아니 요만한가? 크큭!”


죽어 있던 소년의 눈을 수치심이 지배한 것은 그 때였다.


“감히!!”


눈이 뒤집힌 소년이 지팡이를 휘둘렀다.


탁!


막대와 막대가 부딪혔다.

소년의 분노만큼이나 격렬하게, 소년의 손 안에서 막대가 울었다.


“윽!”


터엉!


소년의 손에서 벗어난 막대가, 바닥에 엎드려 그대로 울었다.


단 한번, 단 한번 만에 손이 붉게 부어올랐다.

손에는 더 이상 막대가 없었지만,

막대가 왕자의 손 안에서 아직 울고 있었다.


“벌써? 벌써 끝났습니까?

들개 꼬랑지가 아니라, 토끼였군요? 크하핫!

왕의 씨 중에 이런 씨가 나오다니!”


나무 막대의 울림처럼 하나크의 중지가 다시 부르르 떨렸다.


소년의 표정이 이제는 아주 울 지경이었다.

떨림이 남아있는 막대를 들어 다시금 불경한 자를 덮쳤다.


“이익! 죽어! 죽어!”


한 낮의 태양에 붉게 달아올라 터질 것 같은 얼굴에,

눈물이, 침 줄기가 질질 흘렀다.

하나크의 말과 같이, 귀한 자의 씨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 되었다.


탕! 타아앙! 타앙!


터엉!


소년이 다시 그의 지팡이를 놓쳤다.

지팡이와 함께 소년의 몸도 바닥을 굴렀다.


이번만큼은,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말도 없었다.

그저 비릿한 눈웃음과, 꾹 다문 입이 허공에서 한 번 부딪혔다.


바닥에 떨어진 막대의 떨림이 채 멈추기도 전에,

소년이 지팡이를 꼬나 쥐고 그에게 다시 덤벼들었다.


탓! 탓! 타닷! 탓! 타탓!


막대와 막대가 연거푸 부닥쳤다.

소년의 눈이 차갑게 식었다.

소년의 눈을 따라, 부딪히는 막대 사이의 울림도 점점 줄었다.


“하핫! 바로 그겁니다! 계속 하세요!”


너덜해진 소년의 손 가죽 아래로 붉은 물이 배어 나왔다.

조금씩. 소년이 막대를 쥔 모습이 소년을 놀리는 자를 닮아 갔다.


소년이 막대를 놓치는 빈도도 줄어들어 갔다.


공격하는 소년이,

놀리며 공격을 막기만 하는 이의 자세를 점점 닮아갔다.


소년이 하나크를 따라 자세를 웅크려 낮은 자세를 취했다.

구릿빛 피부의 남자는 여전히 웃고 있다.

이전의 비웃음과는 조금 다른 웃음이었다.


“크아아아!”


순간 소년의 악다구니를 닮은 지팡이가 남자의 머리를 향해 내 질러졌다.


타앗!


푸슷!


막대와 막대가 부딪혔다.

소년의 막대에서 작은 조각이 떨어져 나왔다.


핏!


하나크의 관자놀이를 작아진 막대가 지나가며 할퀴었다.


주륵!


붉은 피가 구릿빛의 뺨을 타고 흘렀다.

그리곤 올라간 입 꼬리를 지나,


또옥.


붉고 마른 땅거죽에 떨어졌다.


“잘 하셨습니다.”


그 한 마디와 함께, 남자가 활짝 웃었다.


털썩!


힘이 다한 듯 소년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눈을 채우던 독기도 소년과 같이 널브러졌다.


“아···아아······!”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소년이 옹알거린다.

남자가 소년의 옆에 엎드려 소년의 입 쪽으로 귀를 대었다.


“앞으로 다시는······. 날 토끼라고 하지 말아요.”


“푸하핫!! 네, 네! 알겠습니다!”


소년은 잠들고, 남자는 한참을 그렇게 웃었다.

태양이 땅 거죽에 그의 뜨거운 입을 맞추었다.


“주무세요. 저하.

대왕과 참 닮으셨네요.......”


한참을 웃던 남자가 이리 말하고는 소년을 안아 들었다.


“이제 나오게.”


붉고 검은 땅거죽에서 그림자가 하나 올라와,

남자에게서 소년을 받았다.


“수고하셨습니다.”


“교육을 위한 준비를 해 주게.

그리고 목동을 셋 같이 보내주게.”


“하나가 아니라 셋입니까?”


“그래, 셋이야.

목동의 일도 대충할 수는 없거든. 그리고 난 좀 자야겠어.

꽤나 앙칼진 짐승을 상대했더니, 손이 다 얼얼하군.

내가 일어날 때까지 여길 좀 지키다가 가게.”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남자가 먼저 앞서 가 모포를 덮고 돌아 누웠다.


그림자는 말없이, 막사에 소년을 눕히고 모닥불을 불쏘시개로 뒤적였다.

그림자만큼이나 어두운 어둠이, 땅거죽을 완전히 덮었다.


메에. 메에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양 울음소리가 울렸다.

무심한 듯. 조금은 달라진 수금 소리가 양을 따라 울었다.


사방이 어두워진다.

칠흑같이 어두워진다. 붉은 모닥불조차 하늘의 별처럼 희미해진다.

.......

.......



* * * * * * * * *




벌써 이슬이 내렸는지, 공기가 꽤나 습해졌다.


소년이 누워 있다.

모래 위 지어진 막사가 아닌, 차가운 공동 바닥에 누워있다.

만족한 듯. 개운한 표정으로 소년이 누워있다.


소년의 옆에 붉은 머리를 한 여인이 소년을 보고 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여인이 소년을 보고 있다.


“야! 이 화상아!!!!!”


여인이 갑자기, 누워 자는 소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 아니, 왜 시작부터 성질인가?


“내 새끼! 내 새끼한테 뭐 하는 짓이야!!”


- 아픈 건 내 몸이라고!


“세상에! 손에서 피가났어!”


- 아니, 그건 첫 날이니까······


“아프려면 너나 아프지! 왜 내 새끼를 끌어들여!!!”


- ....... 몸 지키는 법을 배우다 보면 다칠 때도 있지.


“맞아요. 다칠 수도 있지요. 실제로 다치는 것도 아닌데요.”


어느새 소년이 깨어, 제 어미에게 말했다.

어미가 흐르는 눈물을 닦더니, 와락. 소년을 품에 안았다.


“지팡이를 구해 주세요. 그리고 후려 칠 것도 필요해요.”


“아가, 아무래도 안 되겠어.

우리 지팡이 말고 다른 것을 하는 건 어떠니?

그래! 용병 이런 것쯤 다 건너뛰고 귀족부터 시작하자!

네 어미가 다 해줄 수 있어!”


“아뇨! 저 할 거예요! 지팡이 휘두르는 것 재미있어요.”


어미가 자식을 말렸다.

어미의 속과는 다르게, 소년의 표정은 해맑기가 그지없었다.


“진짜로 괜찮겠니?”


“그럼요. 그런데 그 나무는 뭐에요? “


평소와는 달리, 아이에게 말하는 어미의 목소리에 마뜩찮은 기분이 섞여 있다.

그녀의 오른 편에는 어른의 가슴께만한,

나무 한 그루가 뿌리 채 놓여 있었다.


“지팡이. 네 지팡이야.”


“와! 감사해요. 지금부터 만드는 거예요? “


지팡이라는 말에 아이의 표정이 밝게 빛났다.


“만드는 데에는 얼마나 걸려요?”


“음......, 한 달?

앞으로 생목을 깎아서 말리고, 기름을 먹여야 하거든.”


“아, 당장 휘둘러보고 싶은데,

하지만 감사해요. 한 달은 기다려야겠네요.”


소년의 입은 실망을 내 뱉지 않았다.

하지만 표정마저 그것을 숨기지는 못했다.


“그럴 줄 알고 이미 만들어진 것도 가져왔어.

이것으론 아주 좋은 녀석을 만들어 줄게.

그 동안만 이것을 사용해.”


그녀가 정확히 소년의 키만 한 붉은 나무 지팡이를 내밀었다.

낡지만 기름을 잘 먹여 꽤나 단단해 보였다.


“이게, 제 지팡이······.”


소년이 지팡이를 손에 잡고, 한참 그것을 들여다보았다.


후웅!


지팡이를 휘두르자, 기분 좋은 바람 소리가 났다.


- 솨케드 나무로군! 그것도 붉은 올리브기름에 재운. 괜찮은 놈 인걸?


“지팡이는 솨케드! 당신이 항상 그랬잖아요?

그래서 아예 뿌리 채 한 그루 챙겨왔죠.”


- 설마 저것도 솨케드 나무인가?

- 열매! 열매는 가져왔는가?


솨케드 생목을 챙겨 왔다는 이야기에, 울림이 흥분해 물었다.


“핏! 저렇게 어린 나무에?

게다가 열매가 열릴 철은 아니에요. 아쉽겠어요?”


- 그런가.......



“나무를 통째로 가지고 왔으니,

지팡이를 만들고 남은 것을 여기 심어두면 열매도 얻을 수 있을 테죠.”


어딘가 힘이 빠진 울림의 목소리에 여인이 한 마디를 보태었다.


- 생명력이 강한 나무라지만 그게 어디 한, 두 달로 될 일인가?


“호홋! 저는 세상을 만드는 신이라고요? 그런 것쯤이야!”


- 오오! 당장! 당장에 만들어주게!


여전히 힘이 빠진 소리를 내던 울림이 그녀의 한 마디에 기운을 얻었다.


“어맛? 애 보는데 왜 이래? 어른답게 굴어요!

우선은 지팡이 만들 부분을 다듬어야죠.”


울림에게 핀잔을 준 뒤, 여인이 바닥에 앉아 생목을 다듬었다.


우선 품에서 작은 칼을 꺼내어 잔가지를 훑어 내었다.


후두둑


원래부터 그 곳에 없었다는 듯.

가지가 떨어지며 매끈한 줄기가 드러났다.


“음? 이 지팡이보단 조금 기네요? 굵기도 굵어요.”


- 말릴 거니까


여인을 대신해 울림이 대답하였다.


“응 맞아. 나무를 말리면 크기가 줄어 들 거야.

생을 잃는 대신, 그만큼 단단해질 거야.”


여인이 울림의 말을 받아 소년에게 말했다.


“지팡이 삼을 줄기는 여기 두고 말려볼까?

한 달 뒤에 멋진 지팡이를 선물 해 줄게.”


여인이 잘 다듬어진 막대를 들고 가, 공동 구석에 놓인 책장에 세워 두었다.


무엇인가 생각 난 듯, 여인이 울림에게 이야기 했다.


“하지만 떫은 나무 맛 밖에 안 나는 것을 당신은 잘도 먹는단 말이야.”


- 무슨 소린가?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같이 있다.


여인의 말에 울림이 솨케드 열매를 항변했다.


“씨는 생명을 다음 대에 전하라고 있는 거에요.

다람쥐나 토끼의 배도 불리지만,

그 덕에 저장 굴로 씨를 옮겨가 일부는 싹을 틔울 수 있죠.

하지만 큰 토끼인 당신은 그냥 다 먹잖아요?”


- 끄응. 그 토끼 소리는 틈만 나면 나오는군.


놀림을 섞어, 여인이 다시 말했다.

둘의 대화에 궁금증이 생겨, 소년이 물었다.


“그런데 솨케드 나무가 뭐에요? 열매를 먹어요?”



“응 먹어. 열매가 아니라 씨를 먹지.

열매는 시고 볼품없어.

사실 씨도 떫은맛을 내서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

푸석한 나무를 씹는 느낌이 난단다.”


- 조금 씹다 보면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올라오지.

- 떫은 맛 뒤에 숨겨진 그 맛을 찾아 먹는 거란다.


“그런 걸 변태라고 해요. 사람들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걸 먹어야죠.”


울림에게 핀잔을 주던 그녀가,

품에서 크고 부드러운 것을 꺼내어 소년의 앞에 내밀었다.


소년이 그것을 두 손으로 받아 들었다.

달콤한 향이 그것에서 퍼져, 소년에게 다가왔다.

여인의 가슴만큼 말캉한, 붉은 빛이 도는 흰 과실.


“와! 달콤한 향기가 나요.”


“응! 그렇지? 이건 솨케드나무 열매야.”


소년의 감탄성에 여인이 대답했다.


“응? 아까는 시고 맛도 없다고. 이건 다른걸요?

게다가 아까 솔롬에겐 열매가 날 때가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나도 처음 보고 너무 놀랐단다.

달콤한 냄새가 나는 솨케드의 열매라니!

저쪽 세계에는 신기한 것이 참 많단 말이야.

기운도 강한 녀석들이 많고!”


그녀가 예의 금빛 잉어를 가져 온, 물이 맑은 연못을 고갯짓으로 가리켰다.


“먹어봐도 돼요?”


“당연히! 널 먹이려 챙겨 왔단다.

기운을 가득 가진 것을 찾다 보니 이 녀석이 보이더라.”


여인의 말과 함께, 소년이 그 탐스러운 과실에 입을 파묻었다.

소년의 뺨을 타고 달큰한 즙액이 흘러 내렸다.


- 기운이 가득해. 범상치 않구먼.


“그러게 말이야.

이상한 원숭이 녀석이 길길이 난리를 치는 바람에 겨우 하나 따 왔어.

머리에 이상한 관을 쓰고 말도 하더라니까?

이름이 천도 어쩌고 하던 걸?”


울림의 말에 여인이 알 수 없는 소리를 해 대었다.

둘의 대화는 어찌되었든 소년은 과실의 크기를 줄이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히야! 엄청 달아요! 게다가 부드러워요!”


“에구! 손에 과즙이 범벅이네.”


볼에 묻은 끈적한 즙액을 여인이 손으로 닦더니,

그녀의 입을 가져다 대었다.


“으음? 맛있네. 후훗!”


“엄마도 좀 드세요!”


그제야, 절반도 남지 않은 과실을 소년이 어미에게 들이밀었다.

소년이 내미는 끈적한 조각에,

어미의 기꺼운 감정이 표정으로 드러났다.


“아니, 곧 잔뜩 만들어 먹자.

생명력이 가득 담긴 이 녀석은 아들이 먹어.”


아이가 잠시 끈적한 것과 어미의 사이에서 망설였다.

짧은 시간이 지난 후,

나머지 조각이 아이의 입을 지나 배에 머물렀다.


- 오! 솨케드가 분명하군!


단단한 핵 같은 씨앗이 마지막에 남았다.


“이것도 먹어요?”


아이가 입맛을 다시며 어미에게 물었다.


“아니, 아가 이건 안 되겠구나.

강한 생명의 기운을 품고 있지만, 독한 기운도 담고 있어.”


어미가 아이의 손에서, 씨앗을 집어 들었다.


“대신, 이것으로 맛있는 과실을 늘려줄게.

여기 남은 잔가지로는 남편 선물이나 만들고!”


다듬고 남은 잔가지와, 단단한 씨앗을 들고.

여인이 짙고 푸른 연못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못 앞에 주저앉아,

왼편에는 솨케드 가지를 멀찍이 떨어진 오른 쪽에 열매의 씨앗을 묻었다.


양 손으로, 못에 찬 물을 그득 담아,

씨앗과 가지가 묻힌 땅에 열 번 하고도 세 번씩 부어 주었다.


들릴 듯 말 듯한 노래가 그녀의 입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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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서 너를 기다리네.

♬♪내 생을 주어 너를 기다리네.

♬♪나의 주름과 쇠약해짐은.

♬♪너의 자람을 위한 것.

♬♪너를 기다리네.

♬♪내 생을 주어 네 자람을 기다리네.

♬♪내 주름과 쇠약함이 이제 나의 자랑.

♬♪내 생이 너에게 이어지기에

♬♪나 네게 생을 내어준다네.

[][][][][][][][][][][][][][][][][][][][]


노래에 맞춰, 땅을 박차고 움이 터졌다.

똑 닮은 두 싹이 경쟁하듯 자라났다.


싹이 자라 여인의 무릎 깨에 닿을 즈음,

여리한 모습이 사라지고 제법 단단한 나무 색을 갖추었다.


[][][][][][][][][][][][][][][][][][][][]

♬♪나의 주름과 쇠약해짐은.

♬♪너의 자람을 위한 것.

♬♪너를 기다리네.

♬♪내 생을 주어 네 자람을 기다리네.

♬♪내 주름과 쇠약함이 이제 나의 자랑.

♬♪내 생이 너에게 이어지기에

♬♪나 네게 생을 내어준다네.

[][][][][][][][][][][][][][][][][][][][]


반복되는 노래 구절을 타고,

두 나무가 계속 자라나. 마침내 공동의 천장에 가 닿았다.


이제는 소년의 한 팔로 다 안을 수 없을 만큼의 크기.

멀직이 떨어져 있던 나무 사이에 간격도 사라졌다.


[][][][][][][][][][][][][][][][][][][][]

♬♪내 생을 주어 네 자람을 기다리네.

♬♪내 주름과 쇠약함이 이제 나의 자랑.

♬♪내 생이 너에게 이어지기에

♬♪나 네게 생을 내어준다네.

[][][][][][][][][][][][][][][][][][][][]


두 나무에, 똑 닮은 붉은 꽃이 가득 피었다.

하늘로 치솟던 줄기가, 꽃을 타고 조금 가라앉았다.

꽃잎이 줄기를 타고 비처럼 흐드러져 쏟아졌다.


“와아! 굉장해요! 너무 예뻐요!”


신난 아이가 꽃나무 주변을 뛰며 돌았다.

떨어지는 꽃잎을 붙잡으려는 듯,

한 번씩 손을 뻗어 손바닥을 폈다 접기도 하였다.


“아가! 조심해야지. 넘어질라.”


다 큰 아이를 보고, 여인이 괜한 걱정을 해 댄다.


- 붉은 색이라니··· 좀 다르군.


“당연 하잖아요? 내 기운을 받고 자란 것이니.”


뛰는 아이를 보며 울림과 여인의 대화가 잠시 동안 이어졌다.


오늘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여인이 둘에게 물었다.


“둘 다! 오늘 하루는 참을 수 있죠?

기껏 꽃이 피었는데, 바로 열매가 되면 아쉽잖아!”


“네! 저 꽃 좋아요.”


- 하는 수 없군.


서로 반응이었지만, 둘의 대답은 동일했다.


“자! 그럼 아가, 호흡으로 기운을 모아야지?”

어미의 말에 아이가 달리던 것을 멈추었다.


“그럼 이 나무 앞에 앉아서 할래요!”


나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는 듯 아이가 말했다.


“그래 그러렴.”


어미가 웃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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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Chapt 18 - 별의 조각 - 3 +1 20.08.12 14 1 13쪽
43 Chapt 18 - 별의 조각 - 2 +1 20.08.10 16 1 11쪽
42 Chapt 18 - 별의 조각 - 1 +2 20.08.07 21 2 12쪽
41 Chapt 17 - 괴팍한 난장이 - 4 +2 20.08.05 22 2 13쪽
40 Chapt 17 - 괴팍한 난장이 - 3 +2 20.08.03 20 2 13쪽
39 Chapt 17 - 괴팍한 난장이 - 2 +3 20.07.31 20 2 12쪽
38 Chapt 18. 괴팍한 난장이 -1 +1 20.07.29 21 2 13쪽
37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6 +1 20.07.27 21 1 17쪽
36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5 +1 20.07.24 25 1 16쪽
35 Chapt 16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4 +1 20.07.23 26 1 17쪽
34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3 +2 20.07.22 28 2 17쪽
33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2 20.07.21 35 0 18쪽
32 Cah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1 20.07.20 26 0 17쪽
31 Cahpt 16 – 정령들의 세상 - 2 +1 20.07.17 28 1 13쪽
30 Cahpt 16 – 정령들의 세상 - 1 20.07.17 25 0 13쪽
29 Cahpt 14 – 기운의 사용법II. - 2 20.07.16 26 1 13쪽
28 Cahpt 14 – 기운의 사용법II. - 1 +2 20.07.16 31 2 15쪽
27 Cahpt 14 – 목동의 지팡이 II - 3 20.07.15 27 1 17쪽
26 Cahpt 14 – 목동의 지팡이 II - 2 20.07.15 28 1 15쪽
25 Cahpt 13 – 목동의 지팡이 II - 1 20.07.14 28 1 17쪽
24 Cahpt 13 – 기운의 사용법. 20.07.14 29 1 20쪽
» Cahpt 12 – 목동의 지팡이. -2 +1 20.07.13 32 2 16쪽
22 Cahpt 12 – 목동의 지팡이. -1 +2 20.07.13 35 3 16쪽
21 Cahpt 11 – 기운을 차리는데 몸보신만한 것이 없다. +2 20.07.10 34 2 12쪽
20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3 20.07.10 33 1 11쪽
19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2 +1 20.07.10 41 2 16쪽
18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1 20.07.10 41 1 14쪽
17 Chapt09 - 왕께서 구박을 감내하신다. 20.07.09 42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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