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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육포 건조장

이 정령사는 영혼이 두 개 입니다. : 레메게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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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육포
작품등록일 :
2020.07.05 17:34
최근연재일 :
2020.08.2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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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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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5

DUMMY

“교대 해 줄 목동들을 일찍 불렀거든요!”


하나크가 그의 곁에 선 두 사람을 고갯짓 하였다.

못 보던 목동 둘이, 소년을 향해 절을 하였다.

“두 분은 거기 있는 옷으로 갈아입으시면 됩니다.”


[크핫! 거지 왕자다!]

[허름한 천 조각! 맘에 안 든다면 태워주지! 크핫!]


하나크가 가리키는 곳에는,

옷인지 걸레 조각인지 모를 것이 두 벌 놓여 있었다.


왕자의 것이 맞는지, 의아할 지경의 것이었다.


불도마뱀이 왕자의 표정을 보더니,

재미있다는 듯, 한 차례 소리를 쳤다.

모닥불에서, 작은 불똥이 옷 위로 튀려는 것을 왕자는 서둘러 발로 부벼 꺼트렸다.


“이게 뭐에요?”


“푸핫! 오늘 하루는 우리가 왕자님 상전이래요.”


“부왕께 이야기 못 들으셨습니까?

귀한 이가 하루 동안 천한 이의 모습으로 지내는 것!”


“허······”


왕자의 질문에 가장 먼저 답한 것은 눈가에 점이 난 아이, 슈나임 이었다.

이어서 하나크가 아이의 말을 이었다.


“크큭! 제 평생 왕자님의 시중을 받아보다니!

평생을 두고 자랑해야 하겠습니다?”


“형도 참! 어쩜 나랑 같은 생각을 한답니까?”


이제 보니, 에하드와 슈나임,

잔뜩 신이 난 두 쌍둥이 아이는 보기에도 화려한 옷을 걸치고 있었다.


무지개를 닮은 천.

머리에도 귀한 기름을 두른 것이,

꼭 신부를 데리러 길을 떠나는 신랑의 행색 같았다.


하나크가 재차, 고갯짓으로 옷을 가리켰다.

왕자는 말없이, 바닥의 옷을 주워들어 천막으로 갔다.


“이렇게, 깔끔한 아래 것이 어디 있답니까?”


“네?”


옷을 갈아입고 나온 왕자에게 하나크가 말했다.

하나크의 말대로,

험한 옷을 입었다고 귀한 것이 가리어지지는 않았다.


분명히, 너절한 옷을 입었고,

한 달의 시간 동안 온 몸으로 태양의 창을 받았다.


거칠어진 피부, 몸에 붙은 근육이

귀한 이가 아니라 말하고 있었지만,

귀한 이가 아니라고 하기에는 또 어딘지 모를 기품이 흘렀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상전인 너희가 도와줘야겠다.”


“크큭! 맡겨 주세요.

왕자님, 오늘 하루만 참으세요.”


짓궂은 표정이 가득 담긴 채, 슈나임이 왕자에게 다가 왔다.

어느새 그의 손에는 타다 만, 낙타의 똥이 하나 들려 있었다.


“그! 그것으로 무얼 하려고!”


“형! 안되겠다. 잡아!”


익숙한 몸놀림이 왕자의 뒤로 뛰어가, 그를 붙잡았다.


“크아악! 무슨 짓이야?”


“가만히 좀 계세요! 입으로 들어가도 모릅니다!”


아직 덜 식은, 푸석하게 마른 그것이 왕자의 얼굴과 앞가슴에 묻어갔다.


[크하학!! 낙타 똥! 낙타 똥!]

[태우다 만 것을 가득히 바르는구나! 크하핫!]

[어맛! 왕자님, 이제 어쩔 거야? 깔깔깔!]

[어머, 어머!]


타탁! 틱!


흥분한 불도마뱀의 몸짓에, 모닥불의 불똥이 사방으로 튀었다.

덩달아 놀려대는 바람의 아이들이 불똥을 실어 날랐다.


“앗 따가워!”


순간 날아든 불똥에 왕자의 머리가 그을려, 볼품없게 되었다.


“흠! 이제야 충분히 매력적인 아래 것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하나크가 진정으로 만족한 듯 말했다.

마치 불결한 것을 보듯,

왕자를 보며 코를 틀어막는 것도 잊지 않았다.


“크큭! 간단히 식사나 하시죠?”


그제야, 왕자를 뒤에서 붙잡고 있던 에하드가 왕자를 풀어주며 말했다.

그 말에 슈나임이 제 손을 한 차례 바닥에 비벼대더니,

모닥불 옆에서 물 한 바가지를 떠 손을 닦았다.


늦은 점심으로 먹은 것은 모닥불에 구워 눌러버린 떡 조각과,

소금에 절인 작은 물고기 구이였다.


그릇조차 없이,

소년들은 떡에 고기를 끼워 접은 후 그대로 그것을 먹었다.


딱딱한 것과, 짜고 시큰한 것들이 그대로 왕자의 옷 위로 떨어졌다.

물고기에서 흐른 즙액과 기름이, 왕자의 손을 적셨다.


“무! 무슨 짓이야?”


“가만히 있으세요! 이게 마무리란 말입니다!”


식사를 마친 두 소년이,

왕자의 옷 여기저기에 자신들의 손에 묻은 기름을 발라대었다.

시고 비릿한 향이 옷에 배어,

이제는 누가 보아도 그를 귀한 이로 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더니 소년들은 지팡이 몇 자루와,

돌팔매를 위한 돌멩이를 챙겼다.


“응? 양을 데려가나? 지팡이는 왜 챙겨?”


“그럼 맨 몸으로 돌아가요?

양이나, 사람이나! 굶주린 짐승들에게는 똑같지요.

돌아가는 길을 지켜 줄 것은 우리 자신밖에 없어요.”


“아······”


“왕자님도, 몸을 지킬 것들을 챙기세요.

아! 저 수금도 왕자님의 것이니 챙기기지요?”


왕자의 질문에 슈나임이 대답했다.

에하드는 익숙한 듯 어딘가로 사라지더니,

세 마리의 낙타를 끌고 왔다.


약간의 준비를 하였을 뿐인데,

어느 사이 해가 땅의 입술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가지.”


짧은 말을 내 뱉으며, 하나크가 맨 앞의 낙타에 올라 탔다.

왕자가 익숙한 듯, 뒤의 낙타에 타려 할 때였다.


“그건 저희 겁니다!”


“응? 그럼 나는?”


“아래 사람들이 탈 것을 타다니요?

고삐나 잡으세요!”

뒤에서 두 소년의 목소리가 왕자를 붙잡았다.

당황한 왕자의 표정에 두 소년이 재차 턱짓으로 그를 비키라 하였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왕자가 낙타의 곁에서 물러섰다.


“자 가지.”


푸르륵!


맨 앞의 낙타가 한 차례 투레질을 하더니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 뒤를 두 마리의 낙타와, 낙타의 고삐를 잡은 두 아이가 따라 걸었다.

어느새 해와 땅이 입을 맞추더니, 부끄러운 붉은 빛을 쏟아내고 있었다.


순식간에 해 뒤에 숨어 있던 작은 달이, 하늘 가운데 드러났다.

양떼보다 많은 별들도 때를 맞추어 나타났다.


“모닥불도 없으니 별이 더 잘 보이는군!”


“그러게요!”


“말투! 누가 아래 것에게 존대를 쓴다고 하더냐!

왕자님도 이제부터 궁에 도착할 때까지는 존대를 하세요.”



낙타 앞의 아이와, 낙타 위의 아이에게서

서로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투가 튀어 나왔다.

하나크가 딱 한 번, 강한 어조로 그것을 바로 잡았다.


태양이 가고, 검어진 하늘과 땅이 완전히 하나로 합쳐졌다.


[누가 다가와요!]

[숫자가 많아요! 열둘, 아니 열세.. 열넷?]


낙타의 발소리만 울리던 일행에게 바람들이 다가와 말했다.

멀리, 낙타를 탄 한 무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왔군.”


“상인일까요?”


하나크의 말에, 낙타 고삐를 잡은 귀한 아이가 말했다.


“아니, 아닌 것 같구나.”


“저 쪽에는 마을이 없는데······ 마적이군요!”

하나크의 말을 뒤 따르던 낙타 위의 아이가 받았다.


마을이 없는 곳에서 마을이 없는 왕의 목장 쪽으로.

단 하나, 마적이 아니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 괴상한 이동경로였다.


“확실히, 왕자님은 확실히 아래 것입니다.”


[피 냄새! 피 냄새를 품고 있어요!]

[작은 상처를 가진 자들이 섞여 있어요!]

[왕자님을 꼭 잡아야 한다고, 맨 앞의 놈이 말해요!]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하나크가 왕자에게 주의를 주었다.

바람들도 저마다, 왕자에게 말을 전했다.


2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확실히, 일행의 눈에 검은 낙타 무리가 뚜렷하게 보였다.


열네 마리의 낙타에 각각 한 명씩의 사람이 타고 있었다.


“오! 신의 축복을! 이 보시오! 혹여 우리가 마실 물이 있소?”


가장 선두의 덩치가 큰 낙타를 탄 이가, 일행에게 말을 걸었다.


“수통 하나는 내어 드릴 수 있소.

그리고 이 방향으로 한 시간만 가면 우물이 있을 거요.”


하나크가 남자에게 허리춤에 달려 있던 수통을 던졌다.


허공을 날아드는 수통을 단 번에 낚아채더니,

남자가 수통을 머리 위로 물을 들이 붓듯 쏟아 내었다.

절반의 물은 남자의 입 속으로, 또 절반은 남자의 앞 가슴을 적셨다.


“오! 고맙소! 크아! 이제야 살 것 같구먼!”


“이런, 아까운 물을......, 뒤에 분들도 목이 마르실 텐데 나눠 드시지.

그런데, 어딜 가는 길이시오?”


“허허! 상인인데 그만 길잡이를 잃었다오!

몸이 안 좋다더니 사막 한 가운데서 갑자기 죽어버렸지 뭐요!”


“그것 참! 곤란 하셨겠어요. 그런데 어딜 다녀오는 길이시오?”


“그, 그건 알려줄 수 없소.”


하나크의 질문에 남자가 곤란한 듯, 말을 피했다.


“알려 줄 수 없겠지. 애초에 상인은 맞아?

낙타 뒤에 실은 물건 하나 없이 사람만 태우는 상인이라니?

노예 상인인가?”


하나크의 뒤쪽 낙타 위에서, 소년의 목소리가 흘렀다.

목소리가 흐를수록, 대답을 하던 이의 표정이 굳어갔다.


“왕자님, 함부로 의심을 하시면 안됩니다!

상인이라고 하잖아요?”


하나크가 뒤편의 낙타를 향해, 짐짓 진중한 어조로 말렸다.

그러더니, 낙타에서 내려 상인 일행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런데, 아까 수통을 받으실 때, 팔에 상처가 크게 있던데?

흔치 않은 상처로군요. 제가 아는 사람도 그런데.......”


“아, 그것은···”


“아, 아! 아니에요. 당신처럼 콧수염은 없어요.

요압 장군의 더러운 일을 하는 왼팔이니 여기 있을 턱도 없고.

그렇지 않아, 야드(יד)?”


“칫! 그 능글맞은 말투는 여전하군!”


하나크의 말에 남자가 수긍했다.

남자의 뒤 편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낙타에서 내려 하나크에게 다가오려 하였다.


“지금!”


하나크가 갑자기 소리치더니 다시 낙타 위로 풀쩍 뛰어 올라 탔다.


“너희에겐 미안하구나, 하지만 데리고 갈 수는 없겠다.

왕자님 어서 가시지요!”


낙타의 고삐를 잡고 있던 아이들에게,

하나크가 소리치더니 그대로 낙타를 몰아, 무리를 뚫고 지나갔다.

하나크의 뒤를 두 마리의 낙타가 따라 달렸다.


“이런! 다시 낙타를 타고 쫓아!”


“저 아이들은?”


“미천한 것 따위가 뭐! 얼른 쫓아!”


분개한 야드가 소리를 지른 것은 그 다음 순간이었다.


“이게, 무슨!?”


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소년이 먼지를 일으키며 떠나가는 낙타 무리를 보고 있다.

어둠 속으로 멀리 앞서 가는 3 기의 낙타를 십여기의 낙타가 뒤쫓기 시작했다.


“응?”


넋을 놓고 지켜보던 소년의 손 끝을 작은 손이 잡아 당겼다.


“운이 좋았어요. 어서, 어서 도망가요.”


“응? 어디로?”


“시간이 없어요. 어서요!”


낙타의 무리가 소년들을 향해 왔던 방향으로, 아이가 소년을 잡아 끌었다.


“헉, 헉헉! 대체 어디로 가는 거야?”


한 달 동안을 하나크, 그리고 쌍둥이들과 단련한 덕에 체력은 자신이 있었다.

그런 그가 지친 숨을 내쉴 정도로 한참을, 둘이 달려 왔다.

앞서서 달리는 소녀는 지치지도 않는 것인지,

아직도 고른 호흡을 하고있다.


“아둘람! 하나크가 아둘람의 지역으로 가 숨으라 했어요.”


“왕의 굴!”


잠시 멈춘 소녀가, 뒤 따르는 왕자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녀는 지금 미쳐 날뛰던 괴왕(傀王) 사울을 피해

아버지 다윗이 몇 번이고 숨었던 동굴들을 말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분명히 이 근방이다.


“여기부터 발 밑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소녀의 말 대로,

땅의 이곳저곳에 시커먼 입을 벌린 것 같은 구덩이가 나 있었다.


“아무, 아무 곳이나! 숨어들면 되는 것 아닌가?”


“저기에요! 붉은 쌍둥이 바위! 그리고 올리브 나무!”


멀리 커다란 바위 두 개가 겹쳐 있는 곳을 소녀가 가리켰다.

붉은 색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란히 솟은 두 개의 바위만은 분명하게 소년의 눈에도 보였다.


바위 앞에 도착한 작은 아이가 원숭이처럼,

네 발을 이용해 커다란 바위를 기어 올랐다.


소년이 아이의 뒤를 따라 바위 위에 올랐다.

아이는 바위에 가만히 올라, 한 방향을 보고 있었다.


“저기, 저 곳이에요!”


아이가 손을 뻗어 저 멀리 입을 벌린 땅을 가리켰다.

땅의 구멍에서 뻗어 올라온, 올리브 나무 가지를 가리켰다.


시커먼 땅의 입을 뚫고 나온 구원의 손길처럼,

깡마른 가지가 땅 위로 뻗어 있었다.


“왜 하필이면, 이 굴이지?”


“글쎄요, 하나크가 찾으라는 대로, 찾아갈 뿐이에요.”


메에··· 메에에······!


“응? 낙타! 낙타군요!”


소년들의 의문에, 짐승의 소리가 답했다.


굴에 가까이 다가가자,

옅은 달빛이 만든 땅의 그림자 속에 웅크린 그림자들이 있었다.

올리브 나무 가지에 묶인 두 마리의 낙타는

이곳이 익숙한 듯 한가로이 무언가를 되새김하며 앉아 있었다.


그 옆에는 몇 자루인가, 물이 담긴 자루와 마른 음식이 담긴 항아리.

그리고 밧줄과 같은 물품들이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알고 있었는가? 이런 일이 있을 것을.”


“미리 언질이 있었어요.

오라비들에게도, 저에게도.

아마도 죽을 각오로, 우리를 떨어트려 놓은 것 같아요.”


대답을 하는 소녀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이런! 안돼! 당장 구하러 가야 해!”


“아니! 왕성으로!

왕자님께선 왕성으로 돌아 가셔야 합니다!”


소년이 낙타의 매듭을 풀어내며 소리쳤다.

매듭이 풀리는 것보다 빠르게, 소녀가 소년을 가로막았다.


“와, 왕성에? 왜지?”


“분명 요압의 왼팔 이라고 하셨지요.

군부의 인물, 그것도 최 상부의 인물이 연관 되었다니······

무언가 굉장한 것이 관련되었을 거에요.

거기에 왕자님!”


매듭을 풀던 소년의 손이 일순 멈추었다.


“······왕권! 아도니아 형님인가?”


“군대의 장관까지 연관 되어있다면, 아마도 그렇겠지요.

아마도······ 그들은 선발. 곧 더 많은 병력이 몰려 올 겁니다.”


“어쩌면, 어쩌면 왕이 계신 곳도 위험할 수 있어요”


듣기에도 무서운 말들이 순식간에, 소녀의 입을 타고 흘러 나왔다.

낙타를 묶은 매듭을 쥔 소년의 손이 떨렸다.


“부왕은. 부왕은 쉽게 당할 분이 아니야.

나는, 나는 내 양을 지켜야 한다.”


“당신의 뜻대로.”


“가지.”


어느새 소년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소년의 손도 떨림을 멈추었다.


어두운 달이 땅을 향해 추락하기 시작할 무렵,

두 마리의 낙타가, 어두운 구멍을 나왔다.


[저쪽! 피 냄새에요!]

[무기 부딪히는 소리! 아직 싸우고 있어요!]


바람의 아이들이 알려 주는 대로,

두 마리의 낙타는 무작정 달려 나갔다.


때때로, 쓰러진 낙타와 그 주인의 식은 몸뚱이가 그들을 맞았다.

다행히 하나크도, 쌍둥이들도 아니었다.

그저 의미 없는 차게 식은 고기 덩어리 들이었다.


그렇게 열 구째의 시신을 지나쳐 왔다.

처음 하나크와 같이 있을 때 만났던 무리와는

다른 복장의 시신이 나타나기 시작 한 것은 그 무렵이었다.


“왕자님, 잠시만!”


아이의 말에 낙타가 처음으로 멈췄다.

낯선 시신에게로 아이가 겁 없이 다가갔다.


“조심해!

아직 숨이 붙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걱정은 없어요. 이 사람, 목이 꺾여 버렸거든요.”


기괴한 방향으로 꺾여 버린 목이 그제야 소년의 눈에 들어 왔다.

다음 순간, 소년이 눈살을 가득 찌푸렸다.


작은 아이가 부정한 것을,

차게 식은 고기 덩어리의 몸을 더듬어 무언가를 찾았다.


“무슨 짓이냐? 부정한 것을!”


외치는 소년의 눈에, 아이가 무엇인가를 들이밀었다.

반짝이며 흔들리는 흉패(胸牌),

황금 실로 새겨진 두 개의 지팡이 사이에 12종의 보석이 빛나고 있었다.


“레위! 선지의 일족이 아닌가?”


“군대와, 제사장의 일족까지 개입되어 있군요. 아마도······”


“아비아달,

끈 떨어진 엘리 제사장의 계파인가······”


“요압과, 아비아달.

모두 막내 왕자님 보다는 아도니야 왕자님을 따르는 자들이군요.

지금이라도 다윗 왕성으로 돌아가시지요”


“아니 하나크에게 가지. 서둘러야 하겠어.

지금쯤이면 부왕의 성도 이미 함락 되었거나,

아니면 구원군을 보내셨을 거야.”


아이가 다시 한 번 왕자에게 안전을 권했지만,

왕자의 대답은 동일했다. 왕자가 다시 낙타의 위에 올랐다.


아주 잠시간을 달리니,

아직은 움직임이 남은 낙타와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세 사람 뿐이다! 죽여도 좋으니 확실히 잡아!”


이제는 바람의 아이들이 실어다 주지 않아도,

고성과 무기를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멀리 한 무리 군상들 사이로,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하나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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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Chapt 18 - 별의 조각 - 4 +1 20.08.24 19 1 11쪽
44 Chapt 18 - 별의 조각 - 3 +1 20.08.12 14 1 13쪽
43 Chapt 18 - 별의 조각 - 2 +1 20.08.10 15 1 11쪽
42 Chapt 18 - 별의 조각 - 1 +2 20.08.07 20 2 12쪽
41 Chapt 17 - 괴팍한 난장이 - 4 +2 20.08.05 22 2 13쪽
40 Chapt 17 - 괴팍한 난장이 - 3 +2 20.08.03 19 2 13쪽
39 Chapt 17 - 괴팍한 난장이 - 2 +3 20.07.31 20 2 12쪽
38 Chapt 18. 괴팍한 난장이 -1 +1 20.07.29 21 2 13쪽
37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6 +1 20.07.27 21 1 17쪽
»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5 +1 20.07.24 25 1 16쪽
35 Chapt 16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4 +1 20.07.23 25 1 17쪽
34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3 +2 20.07.22 27 2 17쪽
33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2 20.07.21 35 0 18쪽
32 Cah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1 20.07.20 25 0 17쪽
31 Cahpt 16 – 정령들의 세상 - 2 +1 20.07.17 28 1 13쪽
30 Cahpt 16 – 정령들의 세상 - 1 20.07.17 25 0 13쪽
29 Cahpt 14 – 기운의 사용법II. - 2 20.07.16 25 1 13쪽
28 Cahpt 14 – 기운의 사용법II. - 1 +2 20.07.16 30 2 15쪽
27 Cahpt 14 – 목동의 지팡이 II - 3 20.07.15 27 1 17쪽
26 Cahpt 14 – 목동의 지팡이 II - 2 20.07.15 28 1 15쪽
25 Cahpt 13 – 목동의 지팡이 II - 1 20.07.14 28 1 17쪽
24 Cahpt 13 – 기운의 사용법. 20.07.14 29 1 20쪽
23 Cahpt 12 – 목동의 지팡이. -2 +1 20.07.13 32 2 16쪽
22 Cahpt 12 – 목동의 지팡이. -1 +2 20.07.13 35 3 16쪽
21 Cahpt 11 – 기운을 차리는데 몸보신만한 것이 없다. +2 20.07.10 33 2 12쪽
20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3 20.07.10 32 1 11쪽
19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2 +1 20.07.10 41 2 16쪽
18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1 20.07.10 41 1 14쪽
17 Chapt09 - 왕께서 구박을 감내하신다. 20.07.09 42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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