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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육포 건조장

이 정령사는 영혼이 두 개 입니다. : 레메게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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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육포
작품등록일 :
2020.07.05 17:34
최근연재일 :
2020.08.24 07:40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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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1
추천수 :
74
글자수 :
293,296

작성
20.07.10 18:20
조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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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3

DUMMY

* * * * * * * * *



누워 있는 소년의 바로 옆에, 여인이 엎드러져 소년을 보고 있다.


“똑똑똑!! 똑또옥!”



다음 순간 여인이 장난스럽게 소년의 이마에 노크를 해 대었다.


“아드을! 일어나!”


하루 종일 보아도 질리지 않는 다는 듯,

그녀는 자신과 닮은 붉은 머리를 가진 소년을 보며 말했다.


“으음, 어? 엄마?

하나크는요? 어라? 초원이 아니네요?”


“응? 말 했잖아. 꿈을 꿀 거라고!

처음 겪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래?”


어머니, 어머니다.

소년의 눈에 들어 온 것은 하나크와 왕의 목장이 아니라,

어머니와 그 동안 익숙해진 공동이었다.


“어라? 벌써요?

꿈속에서 계속 훈련 받을 거라고 하셨잖아요!”


“아들! 아들은 성자가 아니야.

40일 간이나 굶어가며 꿈만 꿀 생각이었어?”


소년의 코 망울을 실타래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처럼 톡톡 간질이며, 그녀가 말했다.


“아······.”


“앞으로 잠이 들면, 왕의 초원으로 갈 거야.

그리고 낮 시간엔 호흡에 집중하면 돼.”


두 사람의 이야기에 울림이 끼었다.


- 그래 꿈은 잘 꾸었나? 무엇을 배웠지?


“저와 밤새 같이 계셨잖아요?”


- 같은 것을 보아도, 그 안에서 네가 무언가를 얻는 것은 다른 문제야.


소년의 반문에 울림이 답하였다.


“어......, 상황을 넓게 봐야 한다는 것?

확실히 돌팔매를 어떻게 날리는 지?

아! 그리고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지만,

양의 반응을 통해서 상황을 파악 하는 것도 인상 깊었어요.”


- 첫 날치곤 나쁘지 않군···


소년의 이야기에 울림이 만족해하였다.

소년도 울림을 따라 미소 지었다.


“헤··· 그런데 하나크는 누구에요?”


- ······ 앞으로 네가 한달 간 볼 친구.

- 그 이상 무엇도 아니다.


“피! 그게 뭐에요? 솔롬한테 농담 좀 했기로서니.

그래도 그 사람, 당신에게 마음만은 진실한 것 같던데요.”


- ······.


왜인지 소년의 물음에 울림은 대구 하지 않았다.


- 돌팔매나 좀 해 보지 그래.


“크흠, 알았어요!”


소년이 돌멩이 몇 개를 들고 공동의 구석으로 향했다.

그리곤 돌멩이로 작은 탑을 쌓고, 공동 중앙으로 돌아왔다.


“으음? 너무 가까워요!”


공동의 중앙에서 뒤로 두어 발짝을 더 걸었다.


휘익. 부웅 부우웅!


하루 사이에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달라졌다.


쒜엑. 퍽!


소년이 가볍게 놓은 슬링에서 묵직한 것이 날아갔다.

돌무덤 꼭대기에 놓인 돌이 정확히 반으로 쪼개졌다.


“와아! 아들 대단해요!”


지켜보던 여인이 소년을 향해 팔짝팔짝 뛰었다.


- 허리와 손목 쓰는 법을 알았군. 많이 달라졌어!


울림이 말했다.


“좀 더 뒤에서도 될 것 같은데요?”


소년이 어깨를 으쓱하더니 공동의 끝자락 호수 바로 앞까지 걸어 갔다.


휘익. 부웅 부우웅!

쒜에엑. 틱!


날아간 돌이 돌멩이 하나를 스쳤다.

소년이 미간에 주름을 만들며, 새 돌을 슬링에 재었다.


쒜엑. 탁!


다시 돌 하나가 날아가, 아까의 돌멩이와 부딪혔다.


- 음. 아직 힘이 부족하군.

- 수영을 하면서 근육을 좀 더 만들어야겠어.

- 그리고 기운을 실으면···


“아니, 거기까지. 아직은 일러요. 콩알만 한 기운으로 어딜!”


“네?”


- 하긴 그것도 그렇군. 나중에, 나중에 이야기해 주마.


여인이 울림의 말을 저지했다.

소년에게 궁금증만을 남긴 채 그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아! 지팡이 다루는 법은 아직 안 가르쳐 주셨어요!”


- 걷기도 전에 날려고 하는구나! 우선은 근육을 키워.

- 그리고 움직이는 대상을 상대로 돌팔매질도 더 연습해야 한다.

- 지팡이 쓰는 법은 나중에 하나크가 잘 가르칠 테니 걱정 없어.


“뭐에요? ‘가르쳐 준다’더니 꿈은 내가 꾸게 해 주고,

가르치는 건 하나크라는 사람이 다 가르쳐?

순전히 남만 부려먹고 있잖아요!”


- 허허;; 어쩌누? 내 몸이 아닌 것을.


“말이나 못하면······”


울림의 말에 여인이 투덜거렸다.

이제는 익숙한 이 상황이, 어딘지 정겨워져 소년은 웃어버렸다.


“그런데, 왜 수영을 하는 거예요?”


- 물 속에서는 움직이기 힘드니까.


“저 이의 나라에선 말이지······.

새로 병사가 들어오면, 허리까지 잠기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게 해.

튼튼한 하체를 만들어야 한다나?

덕분에 부실한 저 이도 나중엔 그럭저럭······.”


- 그! 그만!!


“왜요? 가여운 토끼 이야기도 아닌 것을”


- 제발. 그만. 내 잘못했네.


“깔깔! 역시 놀리는 맛이 있어!

아가, 다른 건 몰라도 저런 건 아.빠. 닮으면 안된다아?”


“네? 아빠요?”


- 제발······.


두 존재의 대화에 소년만 끼지 못하는 기분이 들었다.

한 편으로 울림이 무엇인가를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 도 알 수 있었다.


- 크흠! 수영을 통해서 전체적인 근육을 발달시키는 거지.

- 이후엔 부위별로 다른 운동을 해야 할 것이야.


“아? 그럼 어떤 운동을······?”


- 그건 하나크가.......


“흥! 뭐든 날로 먹으려는 사기꾼”


소년의 질문에 대답하려는 울림에게, 여인이 다시 구박하였다.


- .......


구박에 제지당한 울림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적막이 공동을 채웠다.


“뭐야, 기분 나쁘다는 거죠?

알았어요. 알았어! 미안해요······. 근데 놀리고 싶어지는 걸 어떡해.

학부모는 조용히 참관만 할게요!”


먼저 적막을 깨고 백기를 든 것은 여인이었다.


- 꿈에서 운동을 배워도 그건 꿈일 뿐이다

- 근육이 직접적으로 커지진 않을 게다.

- 낮에는 꿈에서 배운 것들을 직접 연습해야 할 거야.

- 그 단계가 되면 수영 말고도 낮에 할 것이 늘어나겠지.


여인의 사과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울림이 소년에게 말하였다.


“그럼, 이제 수영할 차례네요?”


어느새 소년이 짙고 푸른색을 띤 연못 앞에서 이야기 하였다.

어제도 들어가 헤엄쳤던 공동에서 제일 큰 못.

그리고 가장 생명의 기운을 진하게 풍기는 못이었다.


“헥···헤엑···..”


“흐음······. 참 신기하단 말이야.”


“헤엑.. 뭐, 뭐가요?”


“아들! 아까 전부터 기운이 다 빠졌지?

헥헥 거린지 오래 되었잖아.

그런데 어떻게 물에 계속 떠 있을 수 있어?”


헤엄치던 네제르를 관찰하다가 뜬금없이, 베르케이스가 물었다.


“네? 그게 무스....... 켁! 켁켁!! 물 먹었잖아요!!”


“어맛! 미안, 미안!! 괜찮아?”


- 피부로 기운을 흡수하기 때문이지.


잠시간의 난리 속에서 울림이 말했다.


“어라?! 맞아! 저번에도 그런 소릴 했던 것 같은데.

그게 가능해요?”


- 몰랐나? 사람은 피부로도 호흡을 해.


“응? 당신은 그걸 어떻게 알아?


당연하다는 듯 한, 울림의 대답에 베르게이스가 반문했다.


- 의술에 대해 내가 물어볼 게 누가 있던가.


“포라스? 그 하찮은 것이랑 놀아났어요?”


포라스(Forus), 아니 의학적 지식을 설명하였으니 포르카스(Forcas)라고 불러야 할까.

신격은커녕 상급의 마(魔)에도 속하지 못하는 천하고 지저분한 것.

이야기를 듣던 베르게이스의 표정이 굳었다.


- 하찮다니, 그래도 긍지 있는 기사이지 않은가


“기사니까 하찮은 거지! 수준 떨어지게······.

그런데, 피부로 숨을 쉴 수 있다는 게 정말이에요?”


- 음. 사람이 큰 화상을 입으면 헐떡이는 것이, ‘숨이 모자라서’ 라더군


“확실히. 천한 것이긴 하지만······.

자주 다쳐서인지 그런 쪽으로는 밝은 녀석이에요.

그가 그리 말했다면 맞겠죠.”


포르카스에 대한 악평을 늘어놓았지만,

그의 말이라고 하니 또 수긍을 하는 여인이었다.


- 그래서 말인데······.

- 전에 숨을 통해 기운을 불어 넣는 것은 기운의 양에 한계가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랬지요. 기운이 뭉치면 단단하게 굳어 버리거든요.

폐부에 들어가는 것들은 흐름이 필요해요.”


여인은 울림이 당연한 소리를 해 댄다고 생각했다.

지난 번 호흡 때, 아이에게 불어 넣은 기운이 한계였다.

더 강한 기운은 공기에 녹아나질 못한다.

자칫 아이가 숨이 막혀 죽을 수도 있다.


- 폐부가 아니라면? 기운을 먹는다면 어찌 될 것 같은가?


“기운을 먹어요?”


- 왜 있지 않은가. 기운을 몸에 단단하게 굳혀두는 짐승들.


울림이 답답하다는 듯, 한 마디를 더 하였다.


“아!! 확실히 그런 녀석들이 있죠!!

음······.

하지만 그런 기운을 흡수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잖아요?”


- 뱃속의 음식도 오랜 시간 머무르지. 대략 하루?


“아! 확실히 시도해 볼 가치는 있겠어!”


대화의 끝에 여인이 소년에게 물었다.


“아가! 오늘부터 몸보신 할래?”


“몸보신이요? 그게 뭐에요?”


“갈리안 산맥에서 해가 지나가는 방향에 사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야.

좋은 음식을 먹어서 기운을 보충한다는······.

어머! 이미 개념적으로 가능한 말이었잖아!”


소년에게 답을 하던 여인이 무언가 해답을 찾은 듯.

팔짝 뛰어다니며 호들갑을 떨어 대었다.


“음......, 맛없는 거만 아니면 해 볼게요.

몸보신.”


“그럼! 그럼!! 맛있는 거! 맛있는 거어!!

가만 있어보자.

그런 동물이 흔한 곳이 있었는데······”


공동의 귀퉁이를 따라, 여인이 연못들을 하나씩 들여다보았다.

그다지 크지 않은 연못 앞에서 멈춘 것은 한참이 지난 뒤였다.

그 곳은 물이 맑은 연못이었다.

깨끗하고 깨끗해, 물조차 없어 보이는 그런 연못이었다.


“헤엄치다 못 버티겠으면 알아서 나와?

나 다녀온다?”


말 한마디를 뒤로 한 채 여인은 못 속으로 뛰어 들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났다.

여인이 떠난 공동에는 소년만이 못 속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다.


- 그만 나가지.


“네, 안 그래도 더 이상은 못 버텨요.”


울림의 제안에 네제르가 대답하였다.

소년이 물 밖으로 나와 천장을 보고 막 누웠을 때였다.


“어머! 몸을 말리고 누워야지. 감기 걸려요!”


어디선가 쾌활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 왔는가?


“오, 오셨어요······.”


소년 역시 고개를 돌려 확인하지 않아도 누군지 알 것만 같았다.

볼 것 없는 천장을 풀린 눈으로 보며 소년이 되뇌었다.


“어머! 아가 왜 그래?

당신! 애가 이 지경이 되도록 내버려 뒀어요?”


- 애를 못에서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자네뿐이야.

- 애가 스스로 못에서 나왔으니, 죽지 않은 것만으로 감사해야지.


“흥! 말이나 못하면!”


의례적인 두 사람의 말싸움이 시작 되었다가 금방 멈추었다.


“하하······.

배고파요. 오늘은 뭘 먹어요?


아이가 이제는 아주 눈도 뜨지 못한 채 물었다.


“벼랑에 떨어지던 애를 구해줬는데,

풀뿌리를 하나 줬어!

그런데 풀뿌리 주제에 강한 기운이 느껴지더라고?”


“아, 풀이에요? 고기가 좋은데.”


아이의 목소리에 실망감이 묻어 나왔다.


“호호호! 아가, 네가 그럴 줄 알았단다.

거긴 기운을 품은 녀석들이 많이 있더라구!

돌아오는 길에 맑은 호수를 찾았는데,

딱 한 마리. 이런 녀석이 있지 뭐야? 황금빛 잉어라니 신기하지 않아?”


소년이 고개를 돌려 여인을 쳐다보았다.

소년의 팔뚝만한 황금빛 잉어와, 커다란 무 뿌리를 든 채

붉은 머리를 한 여인이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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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Chapt 18 - 별의 조각 - 3 +1 20.08.12 14 1 13쪽
43 Chapt 18 - 별의 조각 - 2 +1 20.08.10 15 1 11쪽
42 Chapt 18 - 별의 조각 - 1 +2 20.08.07 21 2 12쪽
41 Chapt 17 - 괴팍한 난장이 - 4 +2 20.08.05 22 2 13쪽
40 Chapt 17 - 괴팍한 난장이 - 3 +2 20.08.03 20 2 13쪽
39 Chapt 17 - 괴팍한 난장이 - 2 +3 20.07.31 20 2 12쪽
38 Chapt 18. 괴팍한 난장이 -1 +1 20.07.29 21 2 13쪽
37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6 +1 20.07.27 21 1 17쪽
36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5 +1 20.07.24 25 1 16쪽
35 Chapt 16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4 +1 20.07.23 25 1 17쪽
34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3 +2 20.07.22 27 2 17쪽
33 Cha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2 20.07.21 35 0 18쪽
32 Cahpt 17 – 꽃을 피우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 – 1 20.07.20 25 0 17쪽
31 Cahpt 16 – 정령들의 세상 - 2 +1 20.07.17 28 1 13쪽
30 Cahpt 16 – 정령들의 세상 - 1 20.07.17 25 0 13쪽
29 Cahpt 14 – 기운의 사용법II. - 2 20.07.16 26 1 13쪽
28 Cahpt 14 – 기운의 사용법II. - 1 +2 20.07.16 31 2 15쪽
27 Cahpt 14 – 목동의 지팡이 II - 3 20.07.15 27 1 17쪽
26 Cahpt 14 – 목동의 지팡이 II - 2 20.07.15 28 1 15쪽
25 Cahpt 13 – 목동의 지팡이 II - 1 20.07.14 28 1 17쪽
24 Cahpt 13 – 기운의 사용법. 20.07.14 29 1 20쪽
23 Cahpt 12 – 목동의 지팡이. -2 +1 20.07.13 32 2 16쪽
22 Cahpt 12 – 목동의 지팡이. -1 +2 20.07.13 35 3 16쪽
21 Cahpt 11 – 기운을 차리는데 몸보신만한 것이 없다. +2 20.07.10 33 2 12쪽
»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3 20.07.10 33 1 11쪽
19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2 +1 20.07.10 41 2 16쪽
18 Cahpt 10 - 지가 가르친다더니 남만 부려먹는다. - 1 20.07.10 41 1 14쪽
17 Chapt09 - 왕께서 구박을 감내하신다. 20.07.09 42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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