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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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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4.05.26 20:26
최근연재일 :
2014.07.04 22:42
연재수 :
138 회
조회수 :
183,003
추천수 :
3,198
글자수 :
630,487

작성
14.06.26 22:39
조회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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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9쪽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0)

DUMMY

“이인! 야! 정신 차려!”

한편, 타구에 정면으로 얻어맞고 고꾸라진 이인의 모습을 보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은 최강수는 얼떨결에 그로부터 날아오는 타구를 잘 포구하여 아웃을 하나 잡은 뒤 허겁지겁 그에게 다가간 상태였다. 마운드까지의 거리가 제법 있었는데도 상당히 묵직한 소리가 울렸으며, 당사자인 이인은 쓰러지고 나서 아예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반응인 것이다. 당연히 부상인지라 이인에게 다가간 최강수의 곁에는 부상을 위해 사전에 대기하고 있던 트레이너와 내야수들이 몰려들었다.

“아…… 눈에 별이 반짝거리네…….”

한참을 엎어진 채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던 이인은 벌러덩 드러누우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그런 그는 왼팔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어지간히도 아팠던 듯했다.

그렇게 이인은 응급처치로 트레이너들에게 아이싱 치료를 받았고, 그 다음에는 잠시 휴식을 취했다.

“후우, 이제 좀 낫네.”

“괜찮겠어요, 인이 형?”

안경연은 오른팔에 아이싱을 통해 응급처치를 받은 이인이 그쪽을 매만지며 숨을 고르자 그를 향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을 리는 없지. 너도 아까 봐서 알겠지만 피멍이 들었거든. 그래도 어쩌겠냐. 던질 수 있는 게 나 하나뿐인데. 여기까지 온 거 질 수는 없잖아. ……끝까지 해봐야지.”

“서, 설마 계속 하시려고요?”

“그래, 인아. 여기까지만 하는 게…….”

아이싱을 통해 치료를 했다지만 제대로 된 치료는 아니었으므로 통증이 가시지는 않았을 터인데 비교적 의연한 어조로 대답하는 이인의 이러한 말에는 그의 곁에 남아있던 안경연과 최강수가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타구에 직격을 당했으므로 당장에 병원을 가는 게 옳은 순번일 터이거늘 그가 경기를 계속하려는 듯한 말을 중얼거리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두 사람을 향해서는 이인이 말했다.

“질 때 지더라도…… 이런 식으로 도중에 내려가는 건 내 성미에 맞지 않아. 도중에 기권을 하느니 그냥 안타 두들겨 맞고 내려가련다. 말은 이렇게 해도 진짜로 맞을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지만 말이야. 그러니 빠따인 너희들은 여기는 내가 무조건 막을 테니 앞으로 남은 공격에서 어떻게든 점수 좀 내줘. 그 전에 우선 연습투구 좀 해봐야겠다. 강수야, 돌아가서 공 좀 받아줘. 안경연이, 내가 지금 상태가 좋지 않아서 네가 날 도와줘야해. 무슨 말인지 알지?”

“……네, 알았어요.”

“오케이, 네가 그렇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무리가 되면 언제든지 괜찮으니 말해. 여기에서 멈춘다고 널 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지금 그 누구보다 경기를 그만두고 싶을 터인 이인이 열의를 보이자 여기에서 무언가를 느낀 것인지 안경연과 최강수는 그를 말리지는 않았다. 둘은 이인의 말에 각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갔을 뿐이었다.

-와아아아아~!

-이인! 이인!

‘이게 얼마 만에 느껴보는 스포트라이트인지…….’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난 이인은 야수들과 사인을 통해 가볍게 대화를 나눈 뒤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랐는데, 그와 동시에 관중석으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게 되자 새삼 감회를 느꼈다. 그러다가도 그는 곧 처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곳에 있어주기를 바랐던 사람은 7회가 끝날 때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저지른 죄가 너무나도 지나쳤으므로 그런 걸 바라는 건 조금 무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먼저 연락을 해둔 만큼 일말의 기대감이나마 가지고 있었지만 그녀는 와주지 않았다…….

‘우선 연습투구부터 좀 해볼…… 엇?’

이러다가도 이인은 문득 어느 한 방향을 보았는데, 그는 그 방향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야만 했다.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걸 보게 된 탓이었다.


*


‘설마 계속 던지겠다고 줄이야……. 그래도 우리의 낙승이군.’

유존고의 8번 타자인 최동혁은 타석에 들어서며 비교적 편안함을 느꼈다. 0:0의 1사 만루의 상황. 어떻게든 안타를 쳐내야만 하는 상황이므로 긴장을 하는 게 당연할 터이겠지만 그의 마음은 매우 편했다. 7회까지 전혀 안타를 치지 못한 투수가 아직도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지만 그래도 편했다. 왜냐하면 상황이 그렇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양투가 가능하다고 해도 팔을 다친 게 영향이 없을 리가 없지…….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을 거고, 보나마나 타구를 맞은 오른팔로는 던지지 못할 거야. 그렇다면 무조건 왼손이라는 건데, 왼손이라면 자신 있다. 더군다나 왼손은 무조건 오버핸드로만 던졌었으니 사이드나 언더로는 던지지 못하는 게 확실해.’

상대 투수가 앞선 타자의 타구에 오른팔을 제대로 맞은 터라 경기가 그대로 끝이 날 줄 알았건만 그는 연습투구를 몇 번 해보더니 심판진을 통해 경기를 속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유존고에게도 썩 나쁘지는 않은 결정이었다. 안 그래도 무안타라서 찝찝했는데 그 상태에서 경기가 중단될 뻔하다가 계속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최동혁은 우타자인지라 유독 자신이 있었다. 좌투수의 공은 나름 공략할 수 있는 비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첫 안타를 신고하면 감독의 눈에 드는 건 시간문제였다. 따라서 최동혁은 열의를 크게 다지며 타석에 들어서, 이내 타격을 준비했다.

그러나……

퍼억

-스트라이크!

‘……엥?’

그는 곧 깜짝 놀라야만 했다. 무언가가 번쩍하고 눈앞을 지나감과 동시에 주심의 스트라이크 콜이 울린 탓이었다. 뒤늦게 고개를 돌리니 포수의 글러브에는 공이 꽂힌 상태였다.

‘아니, 이건 뭔가 이상한데…….’

예상대로 상대 투수는 오른팔에 부상을 입은 상태라 왼손으로 던지고 있었다. 헌데 그 모습은 결코 부상을 입은 선수의 그것이 아니었다. 왼손으로 거의 공을 부술 듯이 쥐고 있는 그에게서는 일종의 투기 같은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차, 착각이겠지. 아픈 걸 억지로 참느라 그런 걸 거야.’

그 모습에 최동혁은 연신 황당함을 느끼다가도 이내 스스로를 독려하고는 다시 한 번 타석에 들어서 타격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퍼억

-스트라이크!

‘아니, 또!?’

이번에는 거의 몸 쪽으로 위협구가 날아오는 것처럼 보여 깜짝 놀라 황급하게 뒤로 물러났으나 구심은 또 다시 콜을 선언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0-2의 불리한 카운트로 몰리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 이번에는 꼭…….’

처음에 타석에 들어설 때만 해도 첫 안타를 신고하여 선배들로부터 칭찬을 듣게 될 것만을 상상했었건만 눈을 잠시 감았다가 떠보니 0-2로 몰린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최동혁은 방망이를 야무지게 손에 쥔 채 집중력을 높였고, 이윽고 투수로부터 세 번째 공이 던져지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으나……

퍼억

‘크…… 제기랄.’

그의 방망이는 그냥 허공을 가르는 데에 그치고 말았다. 상대가 아무리 극적으로 노히트노런을 유지하고 있다지만 앞선 타석에서 부상을 입었으며 1사 만루인지라 보나마나 안타를 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최동혁은 결국 삼구삼진으로 타석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또한 어깨를 늘어뜨린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그는 곧 얼굴을 구겨야만 했다.

“짜샤, 그걸 못 치냐? 상대는 팔 하나가 아웃된 놈인데…… 내가 싹쓸이 3타점으로 타격이라는 게 뭔지를 보여줄 테니 잘 보고 있어.”

동기인 친구가 자신의 곁을 지나가며 핀잔을 주고는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것이다.

최동혁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네가 지금 여기에서 안타를 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그것은 절호의 찬스를 살리지 못한 데에 분함을 느껴 괜히 한 생각이었으나, 최동혁은 다행히 자신이 한 말에 따라 손에 장을 지지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의욕이 가득한 모습으로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동기인 친구 역시 삼구삼진으로 물러났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그는 구위에 짓눌린 나머지 타격을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몸 쪽으로 꽉 차게 들어온 공을 그냥 휘둥그레진 눈으로 보고만 있다가 루킹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작가의말

이번 LG NC 전에서는 진귀한 기록이 많이 나오네요.

리오단 선수 무사사구 완봉승 ㅊㅋㅊㅋ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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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들의 이야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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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Epilogue +12 14.07.04 2,089 17 12쪽
137 끝이 난 뒤에 (2) +3 14.07.03 1,362 17 13쪽
136 끝이 난 뒤에 (1) 14.07.02 1,088 14 8쪽
135 그들의 이야기 +1 14.07.01 1,202 13 14쪽
134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4) +1 14.06.30 1,146 20 22쪽
133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3) 14.06.29 879 11 12쪽
132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2) +2 14.06.28 975 13 9쪽
131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1) +2 14.06.27 1,128 12 9쪽
»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0) +2 14.06.26 1,111 9 9쪽
129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9) 14.06.25 936 8 9쪽
128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8) 14.06.25 943 10 15쪽
127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7) 14.06.24 980 10 6쪽
126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6) +4 14.06.23 984 8 11쪽
125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5) 14.06.23 937 7 11쪽
124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4) +4 14.06.22 948 9 10쪽
123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3) 14.06.21 961 11 8쪽
122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2) +2 14.06.20 965 10 14쪽
121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 14.06.19 1,007 8 14쪽
120 준비 (3) 14.06.18 870 9 9쪽
119 준비 (2) +2 14.06.17 962 7 13쪽
118 준비 (1) 14.06.16 933 10 12쪽
117 가을축제에 (4) +2 14.06.15 934 10 15쪽
116 가을축제에 (3) 14.06.14 1,090 9 10쪽
115 가을축제에 (2) 14.06.13 977 11 9쪽
114 가을축제에 (1) +3 14.06.13 1,088 12 9쪽
113 암운이 드리워지다 (6) +2 14.06.12 1,021 10 8쪽
112 암운이 드리워지다 (5) 14.06.12 1,007 14 13쪽
111 암운이 드리워지다 (4) 14.06.11 1,105 9 10쪽
110 암운이 드리워지다 (3) 14.06.11 1,122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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