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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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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4.05.26 20:26
최근연재일 :
2014.07.04 22:42
연재수 :
1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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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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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8
글자수 :
630,487

작성
14.06.1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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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추천
8
글자
8쪽

암운이 드리워지다 (3)

DUMMY

‘…….’

저벅저벅

여름방학이 끝나고 모두가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개학식 당일. 방학 내내 사복만 입다가 개학을 하게 됨에 따라 간만에 입게 된, 아직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교복을 입고서 송민희는 동인고등학교의 복도를 걷고 있었다. 복도 곳곳에서 개학식이라 그런지 왁자지껄하며 떠드는 아이들이 많이 보였으며 거기에는 같은 반 친구들도 섞여있었고, 그들이 아는 체를 하며 인사를 건네주었으나 송민희는 그것을 미처 보지 못했다. 그곳에 신경을 쓸 여유가 그녀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던 탓이었다.

-돌려서 말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솔직하게 말할게. 너하고는 그저 이렇게 단순한 친구로 있고 싶지가 않아. 더 가까워지고 싶어……. 친구 이상의 존재가 되고 싶다는 소리야. 너는 어때?

‘인이가 어제 나한테 한 말은…….’

송민희는 어제 이인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공원을 거닐어 집에 도착하고 나서 하루가 지나 아침이 되어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로부터 들은 말을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뜻이 이해가 되지 않아 다소 어안이 벙벙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서서히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급기야 어느 한 ‘가능성’에 확신이 들자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꼬박 30분이라는 시간이 걸려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통해 여러 사견들을 모아보았고, 그 덕분에 마침내 결론을 낼 수 있었다.

어제 공원에서 이인이 자신에게 한 말은, 바로……

‘나는 인이가 좋아……. 나 역시, 인이와 가까워지고 싶어…….’

언제부터 그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단지, 이번 여름방학에 인천에서 본, 과거에 이른 나이에 아쉽게 세상을 뜨게 된 친구 강동욱의 납골당에서 눈물을 보이는 이인을 보게 되자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납골당 앞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강동욱의 어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그의 죽음에 담긴 진정한 뜻을 알게 된 이인의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그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와 가까워지고 싶었다. 그가 한 말마따나 단순한 친구로 있는 것은 싫었다.

그렇다면 대답을 망설일 이유는 없는 것이리라. 그와 그렇게 될 수 있는 건, 이제 자신의 대답에 달려있었으니까.

따라서 송민희는 역시 그녀답게 표정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다소 편안해진 발걸음을 보이며 복도를 걸었다. 그렇게 복도를 걸은 그녀는 무사히 등교시간에 맞춰서 자신의 반인 3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드르륵

송민희는 천천히 심호흡을 한 뒤 뒷문을 열고 안에 들어갔다. 안에는 ‘그’가 있을 가능성이 높았으므로 앞서 심호흡을 하지 않으면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다소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앗, 민희다~! 안녕!”

“방학 잘 지냈어?”

송민희는 반에 들어서자마자 모여서 재잘재잘 떠들던 같은 반의 친구들로부터 환영인사를 들을 수 있었다.

학기 초에는 뒤늦게 합류하여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었던 터라 다소 서먹했다지만 어느 덧 반년이 지난 지금 송민희는 3반의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인기가 많았다. 오죽하면 여신이라는 별명까지 붙었겠는가.

따라서 송민희는 그러한 친구들의 인사에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것으로 화답하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찾아야만 하는 이가 존재하여 그런 것이었는데,

‘아…… 자고 있구나.’

곧 그녀는 아쉬운 표정을 짓게 되었다.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찾고 있던 이…… 이인이, 스스로의 자리에 앉아 책상에 철퍼덕 엎어진 채 자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 탓이었다.

하고 싶은 말이 존재하긴 했지만 송민희는 굳이 그를 깨우지는 않았다. 곤히 자고 있는 사람을 깨우는 것은 실례에 속하는 행동이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유는 하나가 더 있었다.

드르륵

“자자~! 앉아라, 이 녀석들아! 개학식부터 뭐 이렇게 소란이냐!”

그것은 바로 어느 덧 담임이 올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1학년 3반에는 등교시간인 8시 30분이 되자 담임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앞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의 등장에 소란스럽기 짝이 없던 3반은 순식간에 조용해져 개학식을 진행하게 되었다.


*


“자, 그럼 오늘은 개학식이니 여기까지만 하자. 내일부터는 시간표대로 수업이 진행될 테니 제대로 챙기고…… 일찍 끝났다고 다른 길로 새지 마라! 이상!”

-안녕히 계세요, 선생님!

개학식이기도 하여 수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교실에 비치되어 있는 TV를 통해 교장 선생님의 훈계말씀을 듣고 각 반의 담임이 아이들을 통솔하여 집으로 귀가시키는 게 개학식의 전부였다.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개학식에 참여했던 송민희는 담임의 말을 끝으로 모두가 인사를 하여 개학식이 끝나자 얼른 가방을 챙겨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인을 찾았는데,

‘어……?’

고개를 돌려다가 그의 자리가 있는 창가 쪽을 바라본 송민희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역시 전날 밤에 잠을 못잔 것인지 반 정도 뜬 눈으로 꾸벅꾸벅 졸고 있던 이인이 온데간데없었기 때문이었다.

단짝인 최강수는 오늘 지각으로 인해 청소당번으로 당첨이 된 터라 그하고는 같이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먼저 혼자 나갔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렇게 생각을 끝마친 송민희는 그 즉시 반을 나섰는데, 그 행동은 옳은 선택이었다.

“인아, 잠깐만!”

복도로 나오자 막 계단을 내려가려고 하는 그를 발견한 것이다. 어설프게 행동하면 또 놓칠 것처럼 보였기에 송민희는 작게 소리를 질러 그를 불러 세웠다. 그것은 주변이 조용하다면 충분히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행동이었으나, 개학식 탓인지 복도가 워낙 소란스러워서 둘을 향한 시선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 너냐.”

가방을 어깨에 비스듬하게 짊어진 채 계단을 내려가려고 하던 이인은 송민희의 외침에 그녀가 있는 쪽을 돌아보더니 심드렁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헌데 그렇게 중얼거리는 이인의 표정은 다소 이상했다. 평소처럼 생글생글 웃는, 밝은 미소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서로 거리감이 제로라고 할 수 있는 이시영을 대할 때는 조금 포악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단짝인 최강수나 송민희의 앞에서는 결코 미소를 잃는 법이 없었건만 지금의 그는 그러했다. 눈이 조금 죽어있는 게, 눈앞의 인물에게 별 감흥이 없다고 시선으로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그 행동은 바로 전날 밤에 송민희를 향해 스스로의 솔직한 감정을 고백한 참이기도 하여, 엄연히 모순된 것에 속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송민희 역시 이러한 느낌을 받은 것일까?

“저기, 그 어제 말했던 것 말인데…….”

그녀는 눈앞에 있는 이인을 향해 다소 주저하듯 말을 흐렸다. 그러나 그 말을 다 다하지는 못했다.

“아니, 대답하지 마.”

채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인이 냅다 그 행동을 만류한 것이다. 송민희는 그의 말에 담긴 의도를 파악할 수가 없어 의아한 표정을 지었는데, 거기에는 이인이 말을 이었다.

“지금 좀 일이 있어서…… 나중에 내가 따로 연락할게. 그럼 그때 이야기하는 거로 하자.”

송민희를 향해 이러한 말을 한 이인은 그녀가 무어라고 말하기도 전에 그대로 복도를 내려갔다. 그 행동이 조금 빠른 감이 없지 않은 게, 자리를 일부러 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

송민희는 멀어지는 이인의 모습을 그냥 바라보고 있는 게 전부였다. 설마 지금의 대화에서 이런 식으로 헤어지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작가의말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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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끝이 난 뒤에 (2) +3 14.07.03 1,361 17 13쪽
136 끝이 난 뒤에 (1) 14.07.02 1,088 14 8쪽
135 그들의 이야기 +1 14.07.01 1,201 13 14쪽
134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4) +1 14.06.30 1,145 20 22쪽
133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3) 14.06.29 879 11 12쪽
132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2) +2 14.06.28 975 13 9쪽
131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1) +2 14.06.27 1,127 12 9쪽
130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0) +2 14.06.26 1,110 9 9쪽
129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9) 14.06.25 935 8 9쪽
128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8) 14.06.25 943 10 15쪽
127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7) 14.06.24 979 10 6쪽
126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6) +4 14.06.23 983 8 11쪽
125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5) 14.06.23 936 7 11쪽
124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4) +4 14.06.22 947 9 10쪽
123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3) 14.06.21 960 11 8쪽
122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2) +2 14.06.20 964 10 14쪽
121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 14.06.19 1,007 8 14쪽
120 준비 (3) 14.06.18 870 9 9쪽
119 준비 (2) +2 14.06.17 962 7 13쪽
118 준비 (1) 14.06.16 933 10 12쪽
117 가을축제에 (4) +2 14.06.15 933 10 15쪽
116 가을축제에 (3) 14.06.14 1,089 9 10쪽
115 가을축제에 (2) 14.06.13 977 11 9쪽
114 가을축제에 (1) +3 14.06.13 1,087 12 9쪽
113 암운이 드리워지다 (6) +2 14.06.12 1,020 10 8쪽
112 암운이 드리워지다 (5) 14.06.12 1,007 14 13쪽
111 암운이 드리워지다 (4) 14.06.11 1,104 9 10쪽
» 암운이 드리워지다 (3) 14.06.11 1,122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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