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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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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4.05.26 20:26
최근연재일 :
2014.07.04 22:42
연재수 :
1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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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8
글자수 :
630,487

작성
14.06.1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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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9쪽

준비 (3)

DUMMY

“요령 피우지 마라~! 뛰어, 뛰어! 죽어라고 뛰어! 체력이 받쳐줘야 뭘 하던가 하지! 요령 피우다가 걸리면 횟수 늘린다!”

‘우와, 진짜 제대로 굴리시네.’

송석영이 훈련장에 나타나자 모두가 난리가 났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국민포수이자 이번에 있었던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맹활약을 하여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 데에 큰 기여를 했었으니 당연한 것이다.

여담이지만 놀라는 선수들의 안에는 최강수도 포함되어있었다. 송민희가 다른 전학을 가게 된 이상 오빠인 그하고도 역시 만나게 될 일이 없었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러나 최강수에게 있어 그 만남은 결코 좋은 게 못되었다. 훈련장에 나타난 송석영이 이인을 포함한 모두를 가볍게 테스트해보더니 괜찮다는 듯 고개를 몇 번 끄덕이다가도 모두의 예상대로 최강수에게는 기본이 한참 부족하다며 기초체력훈련부터 무진장 굴리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최강수는 말 그대로 ‘제대로’ 구르고 있었다. 최강수에게 있어 유일한 휴식은 학교에 있는 때가 전부였다. 학교를 벗어나면 교문 앞에 기다리고 있는 송석영이 말없이 그를 채가기 일쑤였다. 그리고 모두가 일과를 마친 뒤 훈련장인 공터에 도착하면 송석영의 지도하에 죽어라고 구르고 있는 최강수를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없어서 그런 건지 그 강도는 매우 심했으나 본인도 발목을 잡고 싶지는 않았었는지 엄살은 피우지 않았다. 그 모습은 나름 독종이어서 곁에서 자발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는 모두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되어주기도 했다.

퍼억

“으음~! 좋은 공!”

“포수는 해본 적도 없는 주제에 좋기는 개뿔이.”

한편, 송석영에게 최강수를 맡기게 됨에 따라 이제 차분히 준비를 할 수 있게 된 이인은 투수인 자신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 중요한 투구를 연습하고 있었다.

단, 전력투구는 아니었다. 이제 이틀 후면 친선경기가 있었으므로 컨디션 조절을 위함이었다.

그러다 보니 공을 받는 역할은 또 다른 포수인 안경연이 아닌 -그 또한 2루수로 나설 예정이라 다른 선수들과 배팅볼을 주고받으며 스윙 연습을 하고 있었다-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이시영에게 부탁하고 있었다. 여자이긴 했지만 야구를 잘 알고 있었기에 거기에 문제가 될 건 없었다. 그런 과정에서 처음으로 던진 직구를 받은 이시영이 좋은 공을 운운하자 이인은 코웃음을 쳤다. 정식경기는 아니라지만 포수로 앉은 건 생전 처음이면서 그런 소리를 하니까 웃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이인은 열 개의 공을 더 던졌는데, 그 공들은 완벽 그 자체였다. 던진 공이 이시영이 글러브를 대고 있는 곳으로 정확하게 날아간 것이다. 개중에는 또 장난기가 발동한 이시영이 자리에서 일어나 글러브를 대거나 아예 땅에 글러브를 바짝 대고 있는 식의 배드볼을 요구하기도 했었지만 이인이 그것마저도 정확하게 던져준 터라 그녀는 아쉽게 침만 삼켜야했다.

“처음에는 다소 걱정됐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들 하잖아. 게다가 다들 나름 실력자고 걱정이었던 강수도…….”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저렇게 구르면, 확실히 효과는 있을 것 같으니까.”

“으음, 너무 굴러서 경기를 못 뛰면 그건 그거대로 곤란한데.”

몇 번의 공을 주고받은 이시영은 이인을 향해 공을 돌려주면서 말하다가도 멀리서 송석영이 악마가 되어 굴리고 있는 최강수를 보며 말했는데, 거기에는 이인이 난감함을 표했다. 그녀의 말을 듣다 보니 그 역시 최강수가 있는 쪽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거기에서는 사람인지(……) 의심이 되는 악마조교인 송석영이 보이고 있었기에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훈을 받아서 실력이 일취월장하면 좋겠지만 그 여파로 시합 때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본말전도가 되는 셈이니 말이다.

“그나저나 준비는 했어?”

“무슨 준비? 유니폼 같은 건 네가 준비했잖아. 조금 촌스럽긴 하지만.”

이인은 자신이 던진 공을 받아든 이시영이 대뜸 준비를 말하자 무슨 소리냐는 듯 물었다.

이제 준비를 할 건 별로 없었다. 그나마 있다면 그 당일에 입을 유니폼이었는데, 이건 이시영이 또 재빠르게 준비를 해준 덕택에 무리가 없었다.

굳이 문제가 있다면 그 디자인이었다. 준비과정에서 학교 측의 압력이 있었는지 유니폼은 8~90년대의 디자인을 하고 있었으며 앞에는 同仁(동인)이라는 한자가 새겨져있었다. 그게 어찌나 촌스럽던지, 생각지도 못한 유니폼을 받을 때는 서로 들떠있었건만 디자인을 확인하게 되자 그 소란은 거짓말처럼 조용해질 정도였다. 몇몇은 그냥 체육복 입고 뛰면 안 되겠냐는 식의 우는 소리를 냈지만 그것은 씨알도 안 먹힐 소리였다.

그리고 야구부에 지급되는 결재서류에 도장을 찍었다고는 하나 야구장까지 빌려 다른 학교를 초청하여 시합까지 한다고 하면 필시 학교 측에서 방해공작이 있을 줄 알았건만 유니폼에 학교이름을 새긴 걸 제외하면 그런 건 별로 없었다. 아무래도 본래 목적이었던 송민희를 특수고등학교에 보내는 데에 성공했다 보니 그 정도는 그냥 눈감아주려는 듯했다.

아무튼 그러한 점을 빼면 이제 컨디션을 완벽하게 조절해서 당일에 열심히 하는 것이었던 터라 이인은 그냥 멀뚱멀뚱 서 있었는데,

“당연히 민희에 대한 거지. 연락했지? 그때 오라고 말이야.”

투욱

이와 같은 이시영의 말을 듣는 순간 그의 표정은 삽시간에 굳어졌다. 스스로가 동요를 했다는 걸 행동을 통해 알려주기라도 하듯 이인은 이시영이 말을 함과 동시에 던져주는 공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인이 너…… 설마 연락 안한 거야?”

이시영은 이런 이인의 모습에 황당함을 느꼈다. 당장에 이틀 뒤면 경기가 시작인데 그 누구보다 오게 해야 하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당연한 반응인 것이다.

“……나한테 대신 말해달라고 기대면 진짜 혼날 줄 알아. 그건 오로지 인이 네가 직접 말해야해. 무슨 소린지 알지?”

그녀는 그러다가도 당부하는 걸 잊지 않았다. 다른 일도 아니고 초청에 관련된 건 당사자인 이인이 직접 말해야만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리고 그가 또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아 못박아두기 위함이었다.

헌데 이러한 이시영의 우려는 다행히 우려에 불과한 것이었다.

“안 그래도 어제 연락했어. 전화는 받지 않아서 문자로. 답장이 안와서 그렇지…….”

이인이 이미 연락을 한 상태라는 걸 밝힌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그는 허리를 숙여다가 조금 전에 이시영이 던져준 공을 주웠다. 그 과정에서 표정이 그리 밝지는 못한 것으로 보아 미리 연락을 했다지만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고 답장을 받지 못한 사실이 아쉬웠던 듯했다.

“그랬구나……. 너무 걱정하지 마. 민희라면 분명히 와줄 테니까.”

이시영은 우유부단한 이인이 또 우물쭈물하다가 아직도 연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지 그의 대답에 진한 한숨을 내쉬다가도 곧 위로의 뜻을 전했다. 그 행동으로 보아 그녀 역시 이인만큼이나 송민희가 와주는 걸 누구보다 바라는 듯했다.

“너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묘하게 기분이 이상한데…….”

-으악~!

“나는 이제 됐으니 저쪽에나 좀 가봐. 저러다가 애 잡으시겠어.”

자조적인 웃음을 보이던 이인은 이시영을 향해 애써 미소를 보이며 말하다가도 곧 멀리서부터 최강수의 비명이 들려오자 그녀에게 그쪽에 좀 가줄 것을 부탁했다.

“응, 그럼 이따가 봐.”

이시영은 지금은 아무래도 이인 혼자 있게 하는 게 좋을 거라고 판단한 것인지 그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최강수가 있는 쪽으로 향했고, 그에 따라 이인은 혼자 있게 되었다.

‘이거 큰일인데…….’

꾸욱

그런데 이인은 아무래도 고민거리가 단순하게 송민희 하나만은 아니었던 듯했다. 그는 혼자가 되자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고는 왼손으로 조금 전에 투구를 했던 오른쪽 어깨를 매만졌다. 그 표정이 제법 심각한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어깨 쪽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난 것 같았다.


작가의말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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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끝이 난 뒤에 (2) +3 14.07.03 1,361 17 13쪽
136 끝이 난 뒤에 (1) 14.07.02 1,088 14 8쪽
135 그들의 이야기 +1 14.07.01 1,201 13 14쪽
134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4) +1 14.06.30 1,145 20 22쪽
133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3) 14.06.29 878 11 12쪽
132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2) +2 14.06.28 975 13 9쪽
131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1) +2 14.06.27 1,125 12 9쪽
130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0) +2 14.06.26 1,110 9 9쪽
129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9) 14.06.25 935 8 9쪽
128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8) 14.06.25 943 10 15쪽
127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7) 14.06.24 979 10 6쪽
126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6) +4 14.06.23 983 8 11쪽
125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5) 14.06.23 935 7 11쪽
124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4) +4 14.06.22 947 9 10쪽
123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3) 14.06.21 960 11 8쪽
122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2) +2 14.06.20 964 10 14쪽
121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 14.06.19 1,007 8 14쪽
» 준비 (3) 14.06.18 870 9 9쪽
119 준비 (2) +2 14.06.17 961 7 13쪽
118 준비 (1) 14.06.16 933 10 12쪽
117 가을축제에 (4) +2 14.06.15 933 10 15쪽
116 가을축제에 (3) 14.06.14 1,089 9 10쪽
115 가을축제에 (2) 14.06.13 977 11 9쪽
114 가을축제에 (1) +3 14.06.13 1,087 12 9쪽
113 암운이 드리워지다 (6) +2 14.06.12 1,019 10 8쪽
112 암운이 드리워지다 (5) 14.06.12 1,005 14 13쪽
111 암운이 드리워지다 (4) 14.06.11 1,104 9 10쪽
110 암운이 드리워지다 (3) 14.06.11 1,121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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