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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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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4.05.26 20:26
최근연재일 :
2014.07.04 22:42
연재수 :
1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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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0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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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ilogue

DUMMY

어느 덧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낙엽이 흩날리는 가을이 되었다. KBO의 백미라고 불리는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고 나서 3주가 흘러, 현재 KBO에서는 한국시리즈가 남은 상태였다. 정규시즌 1위의 기염을 토하며 정상에 우뚝 선 WS 팀에 4위로 마감하여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게 된 NX 팀은 초반에 연패를 거듭하여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나 기적의 리버스 스윕을 하여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서도 3승 1패의 성적을 거두어 한국시리즈에 진출, 오늘 WS 팀과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다.

그리고 이인은 WS 팀에 소속되어있는 송석영으로부터 그곳의 특별게스트로 초청을 받아 오늘 한국시리즈 1차전을 관람할 예정이었다. 게스트로 초청을 받은 건 혼자뿐이 아닌지라, 이인은 현재 분주하게 준비를 끝마치고 집에서 나가려고 하는 참이었다. 그런 그의 곁에는 그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들이 한가득 쌓여있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 야구는 다시 시작했다는 거니?

“그런 셈이야. 결과적으로 잠깐 쉰 거지, 뭐.”

음식들을 옆에 놓은 이인은 옷을 차려입고 신발을 신으며 전화를 하고 있었다. 전화를 하고 있는 상대는 그 자신의 친누나인 이성화였다. 일전에 여름방학 때 아시안게임 건으로 전화를 하고 나서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은 터라 나가기 전에 그 동안의 일에 대해 보고라도 해둘 겸 전화를 걸었다.

전화로 가장 먼저 알린 소식은 중학교 때 그만두었던 야구를 다시 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외에도 전해둘 것이 제법 있었고 말이다.

-흐음, 그것만으로도 좋은 소식인데 하나가 더 있으니…… 설마 네게 시영이가 아닌 다른 애가 생길 줄은 몰랐어. 물론 좋은 애겠지?

“질문이 뭐 그래? 내가 나쁜 애한테 손을 댈 것처럼 보였으면 누나한테 실망할 거 같은데?”

-후후, 인이 네가 확실히 그럴 애는 아니지……. 그래서, 지금 또 야구 보러 가는 거니?

“어어, 꽤 바빠. 내가 음식담당이라……. 나 혼자 가는 게 아니거든.”

신발 끈을 묶던 이인은 이성화가 모호한 목소리로 묻는 물음에 피식 웃으며 말하다가도 고개를 돌려다가 옆에 놓아둔 음식들을 보면서 대답했다.

지금 말한 것처럼 오늘 관람하게 될 한국시리즈는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송석영이 초대권을 꽤 많이 얻어준 덕분에 이시영, 최강수, 양인서까지 함께 갈 예정이었다. 장소가 야구장이므로 사먹는 것도 좋겠지만, 이인의 음식솜씨를 너무나도 잘 아는 이시영이 적극추천을 하는 바람에 이인은 졸지에 경기 몇 시간 전부터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해야만 했다. 뭐, 그만한 보람이 있어 그다지 힘이 들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래. 그런 거면 계속 통화하는 건 어렵겠다. 나중에 보자. 나도 슬슬 한국에 들어갈 것 같거든.

“진짜? 누나 한국 오면 좋지. 안 그래도 얼굴 좀 봤으면 했는데, 확정되면 말해줘. 누나가 좋아하는 거 내가 특별히 만들어줄 테니까.”

-역시 동생뿐이네. 말만으로도 고마워.

“대신에 용돈 좀 두둑하게 챙겨줘. 그럼 이만. 나중에 또 전화해.”

이제 나가야만 하는 때였던 터라 이인은 적당한 선에서 전화를 끊고는 인수에 맞춰 준비한 도시락을 들고서 현관을 나섰다.

어느 덧 10월이라 그런지 쌀쌀한 바람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바람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을 나온 이인은 곧 봉변을 당해야만 했다.

쿠웅

“뚜워어어억!”

이성화와의 전화가 생각보다 길어져 여유를 부리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서두르려고 몸을 트는 찰나에 무언가에 크게 부딪히고 만 것이다. 멀쩡히 서 있던 것에 부딪힌 것이면 그나마 충격이 크지는 않겠지만, 그것 역시 제법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는지 이인은 거의 비명을 지르며 튕겨져 날아갔다.

물론 그것은 그가 손에 들고 있던 도시락이 담겨있는 봉투도 마찬가지였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땅에 떨어졌을 뿐, 잘 닫아둔 뚜껑이 열려 내용물이 쏟아지지는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게 도대체 뭔…… 차하고 부딪힌 것 같네. 아니, 그랬다면 이보다 더 중상이겠지.’

신장 183cm에 몸무게 85kg. 이것이 이인이었다. 이 정도면 매우 건장한 체격에 속했다고 볼 수 있건만 그런 그가 부딪혀서 그냥 튕겨진 거니 보통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졸지에 땅에 나자빠진 이인은 핑그르르 도는 머리를 애써 붙잡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거기에서 그는 볼 수 있었다.

“괘, 괜찮으세요? 죄송해요. 안에서 나오시는 걸 미처 못 봐서…….”

바로, 무척이나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로 자신에게 사과를 하며 손을 내밀어주는 어느 한 남자아이의 모습을 말이다.

그런데 이인은 그 남자아이를 보는 순간 여러 가지로 놀라야만 했다.

‘몸집이…… 다리가 버텨주나?’

그렇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남자아이는 몸집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었다.

키는 180cm가 조금 안 되는 것 같았다. 헌데 몸집이 어찌나 크던지 보는 순간 건강이 걱정될 정도였다. 100kg은 기본으로 넘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현재 복장이 운동복인 것으로 보아 본인도 건강에 적신호가 느껴진 것 같았다.

그 모습으로 보아, 운동을 위해 길거리에서 구보를 하는 도중에 미처 사람이 나오는 걸 못 보고 정면으로 들이받은 듯했다. 그 대상자가 그나마 신체가 건장한 이인이라 다행이었지, 일반인이었다면…… 처참한 사태로 이어졌을지도 몰랐다.

“아, 괜찮아요……. 고마워요.”

악의로 한 행동도 아니고 우연히 생긴 사고였으므로 딱히 열을 낼 마음도 없었기에 순순히 남자아이가 내민 손을 붙잡고 자리에서 일어난 이인은 그가 자신이 떨어뜨린 도시락이 담긴 봉투까지도 주워 건네주자 고마움을 표했다.

남자아이가 말했다.

“다치시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이네요……. 정말 죄송해요.”

“아, 아니. 나도 부주의했던 거니까 괜찮아요.”

남자아이는 몸집과 달리 제법 심성은 착한 듯했다. 이인은 남자아이로부터 연신 진심이 느껴지는 사과를 들은 끝에 겨우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흐음, 요즘 보기 힘든 애네.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 알 수가 없어…….’

거구의 남자아이가 점점 멀어지는 걸 바라보며 이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그러다가도 화들짝 놀라야만 했다.

“뜨아앗! 벌써 이리 되었냐!”

문득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보니 시간이 제법 지난 걸 확인하게 된 탓이었다. 곧 이인은 도시락을 챙겨 허겁지겁 버스정류장까지 뛰어가, 잠실까지 직행하는 버스를 탔다.


*


“늦어~~!”

“너무 늦잖아! 뭐하다가 이제 오는 거야!”

WS 팀과 NX 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예정된 잠실야구장은 경기가 경기이니만큼 쌀쌀한 바람이 간간히 부는 가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열기가 한창이었다. 그곳의 입구에는 사전에 만날 약속을 했던 이시영과 최강수가 서 있었다. 두 사람은 이인이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으로부터 무려 30분이 지난 6시에 간신히 얼굴을 보이자 불평부터 토로했다. 경기는 6시 반에 시작이라지만 약속을 한 시간보다 늦게 왔으니 좋은 반응은 보일 수가 없는 것이다.

“미안, 미안. 버스는 잘 탔는데…… 생각보다 길이 너무 막혔어. 지금도 엄청 빨리 온 거야……. 얼른 들어가자. 양호 선생님 혼자 심심하게 계시겠네.”

사정이 있었다고는 해도 늦은 이상 할 말은 없었다. 따라서 이인은 연신 사과를 하다가도 버스를 타고 올 때 들은, 경기장에서 미리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한 양인서를 언급하며 속히 경기장에 들어갈 것을 제안했지만 그 행동은 의외로 제지되고 말았다.

“잠깐만 기다려. 아직 한 사람이 덜 왔거든.”

“뭐? 올 사람이 누가 또 있…… 설마, ‘그 녀석’이 온대?”

오늘 만나기로 한 사람은 총 넷이었던 터라 이인은 이시영의 말에 무슨 소리냐는 듯 반문하다가도 깜짝 놀란 표정으로 되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며칠 전에 이야기는 꺼냈다지만 워낙 먼 곳에 있게 된 터라 오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들었는데, 따로 올 사람이 없는데 있다고 하니 저절로 기대감을 가지게 된 탓이었다.

그러나 이인은 곧 그 표정을 일그러뜨려야만 했다.

“……그새 도착했군.”

이와 같은 특유의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을 하며 곁에 다가오는 이…… 류광호의 모습을 보게 된 탓이었다. 이인 입장에서는 결코 반가운 얼굴이 될 수 없는 그가 나타나니 표정을 구기는 건 당연한 것이다. 오늘 WS 팀의 상대 팀이 NX 팀이니만큼 그 또한 올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지만 말이다.

“인이 너 기다리다가 우연히 만났어. 공교롭게도 또 자리가 붙어있더라고. 네 도시락 이야기를 해주니 선뜻 음료수를 사오겠다고 해서 잠깐 떠나있었던 거야.”

“이…… 너는 왜 쓸데없이 희망고문을 하고 난리냐.”

뜻하지 않게 보고 싶었던 얼굴을 보게 되는 줄 알고 기대했었건만 그 마음을 가지고 보게 된 얼굴은 결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이였다. 따라서 이인은 어깨를 으쓱하며 상황설명을 해주는 최강수의 말에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그런 이인을 향해서는 류광호가 말했다.

“따로 만나기를 고대했던 사람이 있었나보군……. 실망을 시켰다면 미안하다. 우연히 기다리다가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인 네가 요리 실력이 준수하다고…… 그 이야기를 들으니 꼭 먹어보고 싶어졌다. 괜찮다면 내게도 좀 나눠줄 수 있겠나?”

이렇게 말을 마친 류광호는 이인이 들고 있는 도시락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그 말투나 내용으로 보아, 그는 의외로 음식에 관심이 지대한 듯했다. 뭐, 운동선수이니만큼 음식에 관심이 많은 건 당연한 것이리라.

이인도 그걸 어느 정도 이해는 한 듯싶었다.

“……쩝, 그래라. 일부러 만들 때 5인분 만들었는데 쓸모가 있어서 다행이네. 대신에 음료수나 줘. 거기 그거, 제일 비싼 거로.”

류광호라면 식겁하는 그라면 펄쩍 뛸 줄 알았건만 의외로 시원스레 승낙하고는 그 대신에 음료수를 챙겼다.

“챙겨줄 거면서 괜히 난리는…….”

“전에 경기로 앙금이 풀렸잖아. 그리고 이제 계속 얼굴 볼 사이인데 발톱 세워서 좋을 건 없다는 거겠지.”

이시영과 최강수는 그것을 보며 한 마디씩을 거들었다. 순간적이나마 좋은 콤비를 본 듯한 기분이 든 것이다.

“천만의 말씀. 먹을 사람이 바뀌었을 뿐이라니까. 원래는 그 녀석 주려고 준비한 건데…… 에이, 이 이야기는 됐고 이제 들어가자. WS 팀의 창단 첫 우승을 봐야지!”

“미안하지만 그 말에는 동조할 수가 없다. 내 형이 있는 NX 팀의 우승이 당연한 일이니까…….”

“어쭈, 나한테 악수도 못할 놈이 큰소리네? 또 내기 한 번 해볼까? 이번에는 판돈도 걸어서 어때?”

“원한다면 받아주지 못할 것도 없다. 나는 수호 형을 믿으니까.”

“쯧쯧, 이미 한 번 진 녀석이 큰소리는. 어디 보자, 판돈을 뭐로 할꼬…….”

적당하게 말을 하다가 한국시리즈가 시작될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게 보이자 이인은 경기장에 들어갈 것을 제안했는데, 거기에는 또 류광호로부터 도저히 그냥 듣고 넘길 수 없는 말이 들려오자 결국 그와 또 다시 투닥거리기 시작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은 친한 친구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그 뒤로는 이시영과 최강수가 그냥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뒤를 따랐고, 그렇게 네 명의 아이들은 한창 열기가 후끈한 잠실야구장으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두 아이들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완결입니다. 생각보다 조회수와 선작이 나와서 많이 놀라면서도 감사했습니다. 소박하게나마 목표로 삼았던 매일연재를 지킬 수 있어서 무엇보다 기뻤습니다.


나중에 그 아이들의 이야기로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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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끝이 난 뒤에 (2) +3 14.07.03 1,362 17 13쪽
136 끝이 난 뒤에 (1) 14.07.02 1,088 14 8쪽
135 그들의 이야기 +1 14.07.01 1,202 13 14쪽
134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4) +1 14.06.30 1,146 20 22쪽
133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3) 14.06.29 879 11 12쪽
132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2) +2 14.06.28 975 13 9쪽
131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1) +2 14.06.27 1,128 12 9쪽
130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0) +2 14.06.26 1,110 9 9쪽
129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9) 14.06.25 936 8 9쪽
128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8) 14.06.25 943 10 15쪽
127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7) 14.06.24 979 10 6쪽
126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6) +4 14.06.23 984 8 11쪽
125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5) 14.06.23 937 7 11쪽
124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4) +4 14.06.22 948 9 10쪽
123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3) 14.06.21 961 11 8쪽
122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2) +2 14.06.20 965 10 14쪽
121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 14.06.19 1,007 8 14쪽
120 준비 (3) 14.06.18 870 9 9쪽
119 준비 (2) +2 14.06.17 962 7 13쪽
118 준비 (1) 14.06.16 933 10 12쪽
117 가을축제에 (4) +2 14.06.15 934 10 15쪽
116 가을축제에 (3) 14.06.14 1,090 9 10쪽
115 가을축제에 (2) 14.06.13 977 11 9쪽
114 가을축제에 (1) +3 14.06.13 1,088 12 9쪽
113 암운이 드리워지다 (6) +2 14.06.12 1,020 10 8쪽
112 암운이 드리워지다 (5) 14.06.12 1,007 14 13쪽
111 암운이 드리워지다 (4) 14.06.11 1,104 9 10쪽
110 암운이 드리워지다 (3) 14.06.11 1,122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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