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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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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4.05.26 20:26
최근연재일 :
2014.07.04 22:42
연재수 :
1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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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8
글자수 :
630,487

작성
14.06.2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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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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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6쪽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7)

DUMMY

동인고와 유존고의 친선경기는 그 이후에도 치열한 열기를 띄며 진행되었다. 그러나 양 팀 모두 득점은 올리지 못한 채 8회가 시작될 때까지 0:0의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유존고는 양투도 모자라 던지는 도중에 투구 폼까지 자유자재로 바꿔가는 변칙투구를 구사하는 이인을 통 공략해내지 못했다. 그나마 가장 믿을 수 있는 류광호도 2회의 첫 대결에서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에 이어서 이인과 두 번을 더 맞붙었으나 각각 뜬공 두 개를 치는 것으로 끝났다. 이인이 기습적으로 던지는 언더핸드에 맥을 못 춘 까닭이었다.

가장 타격이 뛰어난 류광호가 이러니 다른 타자들은 말할 게 되지 못했다. 대부분은 그냥 삼진을 당하기 일쑤였고, 쳐도 힘이 없는 땅볼이 나왔다. 간혹 야수의 실책이나 간신히 볼넷을 얻어서 출루를 해도 후속타자가 범타로 죽는 경우가 허다하여 유존고가 밟아본 베이스는 1루가 전부였다. 득점권이라고 할 수 있는 2루는 언감생심 그 자체였다. 투수인 이인이 결코 출루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개중에는 극적으로 무사 1루라는 찬스가 마련되어 후속타자가 번트를 준비했으나 이인이 거기에 공의 움직임이 가장 심해지는 사이드암이라는, 타자 입장에서는 실로 황당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폼으로 던지는 바람에 파울이 연속으로 두 번 나와 결국 강제로 승부에 임한 끝에 삼진이 되어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마는, 결코 웃지 못 할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상대 학교인 동인고도 매한가지였다. 유존고가 이인에게 묶인 것처럼 동인고는 마학선에게 타선이 꽁꽁 묶이고 말았다. 선두타자가 볼넷으로 나가고 후속타자로 나간 이인이 좌전안타를 쳐서 무사 1,2루를 만들었으나 그 다음에 타석에 나온 최강수가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2사 3루가 되고, 아쉽게 다음 타자가 삼진을 당해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최강수는 적시타가 절실할 때 아웃 카운트 2개를 헌납하는 병살타를 쳐서 공격의 흐름을 끊은 주범이 되자 어깨를 추욱 늘어뜨렸으나 이인은 그런 그를 그냥 다독여주었다. 앞으로 어떤 기회가 있을지 모르는데 일희일비해서 좋을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떤 일이 있을지 몰랐다.

그렇게 양 팀은 8회가 될 때까지 0:0의 균형을 계속 이루게 되었다. 양쪽 모두 득점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긴장이 되는 분위기였으나, 사실 긴장의 원인은 다른 데에도 있었다.

-자, 이제 다시 유존고의 공격입니다. 어느 덧 8회까지 왔군요. 문 해설님께서는 지금까지의 경기를 어찌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양쪽 모두 만만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존고는 타선이 꽁꽁 묶였고요, 동인고는 어떻게 또 찬스를 만들어내면 아쉽게 그걸 살리지 못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무사 1,2루에서 병살타가 나온 게 아쉽더군요. 그걸 제외하면…… 지금부터는 정신력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도 박 캐스터님, 저거 보이십니까?

-아, 저거 말씀이시군요. 과연 이인 학생이 해낼 수 있을지…… 지금 이 방송을 보고 계신 모든 시청자 분들께서 궁금하게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TV를 통해 이렇게 말하는 두 해설자들의 화면에는 곧 현재 진행 중인 경기를 기록하고 있는 전광판이 나왔다.

그런데 거기에는 진귀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동인고는 여태까지 세 개의 안타를 쳐냈지만 동인고는 안타가 하나도 없었다. 볼넷은 꽤 있었지만 안타는 전무했다. 즉, 이인은 현재 노히트노런이 유지되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벌써 8회이니 긴장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노히트노런…… 정말로 할 수 있을까.’

아무리 고등학교 야구라지만 한 명의 투수가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27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야하는 노히트노런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 때문에 송민희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제 8회였으므로 안타를 맞지 않고 아웃카운트 여섯 개만 더 잡으면 노히트노런이 성립된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야구라는 것이 끝날 때까지는 어찌될 지 아무도 모르는 것인 터라 또 몰랐다. 9회말 2사에서 안타를 맞아도 노히트노런은 성립이 되지 않는 법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집에서 응원을 하던 송민희 역시 긴장의 연속이었는데, 그녀는 그러다가도 TV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어허, 저 학생은 뭐죠? 교복을 보니 동인고의 학생인 것 같은데…….

-혼자서 피켓을 들고 있네요. 아직이라……. 이인 학생의 노히트노런이 아직 성립되지 않았다는 뜻일까요?

‘시영이……?’

바로, 의문의 여고생이라는 자막이 뜬 TV에 확대된 이시영의 모습이 포착되는 걸 말이다. 야구부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게 그녀였기에 보나마나 더그아웃 쪽에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관중석에 있었던 터라 송민희는 그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문득 생각할 수 있었다.

‘저 피켓은 혹시 인이에게 말하는 게 아닐까……? 내가 아직…… 경기장에 오지 않았다고?’

현재 이시영이 혼자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듯 관중석에 홀로 있는 이유를 말이다.

이시영이 손에 들고 있는 피켓은 그 크기가 상당하여 마운드에서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을 법했다. 또한 그 옆에는 또 다른 피켓이 엎어진 채 존재하고 있었다……. 거기에 뒤늦게 확인한 이인의 문자에는 긴 말은 없었으나 시각과 장소가 적혀있었다. 그것은 어쩌면, 자신이 와주기를 바란 게……?

‘아니, 아닐 거야. 인이는 내가 싫다고 했는걸……. 그러니 저곳은 내가 가서는 안 되는 장소야. 이렇게 보고 있는 것 역시 원래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일 거고…….’

그러나 송민희는 곧 고개를 저었다. 그런 그녀의 시선은 현재 한창 열기가 가득한 목동구장을 중계하고 있는 TV에 고정되어있었다.

허나 그 표정에는 수심이 짙었다. 그것은, 뒤늦게 잊고 있던 슬픔이라는 감정을 느껴서 그런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작가의말

아침에 이 부분을 끄적거렸는데 진짜로 노히트노런이 나오네요. NC의 찰리 선수 추카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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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끝이 난 뒤에 (2) +3 14.07.03 1,362 17 13쪽
136 끝이 난 뒤에 (1) 14.07.02 1,088 14 8쪽
135 그들의 이야기 +1 14.07.01 1,202 13 14쪽
134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4) +1 14.06.30 1,146 20 22쪽
133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3) 14.06.29 879 11 12쪽
132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2) +2 14.06.28 975 13 9쪽
131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1) +2 14.06.27 1,128 12 9쪽
130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0) +2 14.06.26 1,110 9 9쪽
129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9) 14.06.25 936 8 9쪽
128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8) 14.06.25 943 10 15쪽
»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7) 14.06.24 980 10 6쪽
126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6) +4 14.06.23 984 8 11쪽
125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5) 14.06.23 937 7 11쪽
124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4) +4 14.06.22 948 9 10쪽
123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3) 14.06.21 961 11 8쪽
122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2) +2 14.06.20 965 10 14쪽
121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 14.06.19 1,007 8 14쪽
120 준비 (3) 14.06.18 870 9 9쪽
119 준비 (2) +2 14.06.17 962 7 13쪽
118 준비 (1) 14.06.16 933 10 12쪽
117 가을축제에 (4) +2 14.06.15 934 10 15쪽
116 가을축제에 (3) 14.06.14 1,090 9 10쪽
115 가을축제에 (2) 14.06.13 977 11 9쪽
114 가을축제에 (1) +3 14.06.13 1,088 12 9쪽
113 암운이 드리워지다 (6) +2 14.06.12 1,020 10 8쪽
112 암운이 드리워지다 (5) 14.06.12 1,007 14 13쪽
111 암운이 드리워지다 (4) 14.06.11 1,104 9 10쪽
110 암운이 드리워지다 (3) 14.06.11 1,122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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