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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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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로웰크란
작품등록일 :
2014.05.26 20:26
최근연재일 :
2014.07.04 22:42
연재수 :
1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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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30,487

작성
14.06.1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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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추천
10
글자
8쪽

암운이 드리워지다 (6)

DUMMY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하지 않는다. 한다, 하지 않는다…….’

어느 덧 길고 길었던 수업이 끝나고 담임이 진행하는 종례를 기다리게 되자 이인은 밖에서 적당히 꺾어온 꽃의 잎을 뽑는 데에 열중하고 있었다. 어제 이시영으로부터 듣게 된, 송민희에게 모든 걸 털어놓는다는 일에 대해 아직도 고민하고 있었던 탓이었다.

워낙 중대한 사안이다 보니 쉬이 결정을 할 수가 없었지만 최소한 오늘 내에는 결정을 내리는 게 좋을 것 같아 이인은 오늘 하루 종일 수업시간 내내 고민을 하다가 급기야 몰래 정원에서 꽃 하나를 대충 꺾어다가 꽃잎을 뽑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뚜욱

‘하지 않는다…….’

마지막 꽃잎까지 다 뽑고 나니 이대로 그냥 입을 다문 채 상황을 보고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이인은 계속 생각했다.

‘이대로 있어서 좋을 게 전혀 없단 말이지……. 계속 학교를 쉬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역시 어제 들은 불여우 말대로 들킬 때 들키더라도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학교에서는 서로 모르는 척 지낸다고 해도 핸드폰으로 대화를 나누는 방법도 있잖아?’

꽃잎 뽑기는 현황을 보고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으나 이인은 못내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도통 결론을 내릴 수가 없어 애꿎은 꽃잎을 뽑았다지만 그 자신의 마음은 반대쪽으로 조금 더 기울어져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홀로 팔짱을 낀 채 한참을 고민하던 이인은 마침내 결심했다.

‘말하자. 그래, 모든 걸 다 말하는 거야. 이대로 그 녀석을 보낼 수는 없지. 고작 학교가 무섭다고 이런 식으로 끝이 나서야 되겠냐고. 그럼 당장 연락을…….’

멈칫

모든 걸 감수하고 그냥 송민희에게 털어놓는 쪽으로 마음이 굳혀지자 이인은 그와 동시에 책상에 놓아둔 스스로의 핸드폰을 향해 손을 뻗으려다가도 곧 그 행동을 멈추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전화로 하는 건 좀 그렇겠지. 이따가 직접 찾아가서 말해야겠다.’

이와 같은 생각이 떠오른 탓이었다.

먼저 고백을 해놓고 단 하루 만에 일방적으로 문자를 통해 결별을 선언하고 말았다. 따라서 지은 죄가 너무 컸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핸드폰을 통해 말을 하는 건 결코 좋지가 않았다.

우선 자신이 지은 죄가 있었으므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최소한 직접 얼굴을 보고 사과를 통해 용서를 구하는 게 올바른 수순인 것 같았기에 이인은 그냥 핸드폰은 가만히 두었다. 그리고 방과 후에 곧바로 송민희의 집으로 찾아가는 쪽으로 행동을 굳혔는데, 바로 그 때였다.

드르륵

“자~! 앉아라, 앉아!”

종례를 위해 반에 담임이 들어온 것이다. 그의 등장에 소란스러웠던 반 분위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지며 종례가 시작되었다.

“다들 오늘 하루 잘 보냈겠지? 우선 오늘부터 적응기간이 끝나서 부활동 재개인 거 알고 있을 거다. 아마 전부 부를 통해 통보를 받았을 테니 이 부분에 대한 건 더 이상 말하지 않으마.”

‘아, 그러고 보니 오늘부터 부활동이었구나. 이따가 불여우한테 빠진다고 문자 보내놔야지.’

반에 들어온 담임이 가장 먼저 부활동의 재개를 알려주자 이인은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닫고는 생각했다. 정해진 부활동을 빠지는 것은 결코 용납되지 않을 행동이었으나 그녀라면 자신이 왜 빠지려는 것인지를 알고 있을 테니 충분히 허락받을 수 있을 거라 판단하여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하나 말해둘 것이 있는데…….”

벌떡

“선생님,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음? 뭐지?”

“예, 다름이 아니라 송민희의 결석이 워낙 길어지고 있어서요. 이따 방과 후에 다 같이 문병을 갈까 하여 주소 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엑? 문병?’

부활동에 관련된 말을 한 뒤 이어서 말을 하려는 담임의 말을 도중에 끊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반장의 말을 듣는 순간 이인은 입을 떡 벌렸다. 만약 단체로 문병이라면 이야기를 하는 건 매우 어려울 것처럼 느껴진 탓이었다.

그러나 이인은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아니지, 차라리 지금 저기에 뭉쳐서 같이 찾아간 다음 나중에 따로 이야기를 하는 게 더 좋을 수도 있겠네. 애당초 난 지금 문전박대를 당해도 할 말이 없으니까……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해도 되겠어. 저기에는 나도 슬쩍 껴야겠다.’

그 생각은 바로 문병을 절묘하게 이용하는 것이었다. 혼자 찾아갔을 때 송민희가 집에 들여보내주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헛수고를 하는 셈이었다. 그런데 만약 이번 단체 문병에 슬쩍 섞여서 간다면 자연히 안에 들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적당하게 어울리다가 마지막에 따로 남아 송민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면 그야말로 완벽한 계획이라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우리 반 애들은 마음씨도 좋네. 인아, 저기에 우리도 껴서 갈까? 어때? 부장까지 껴서 같이 가면 딱 좋을 것 같은데.”

최강수도 송민희의 문병은 사전에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인의 앞자리인 그는 반장의 말에 빙긋 웃으며 고개를 뒤쪽으로 돌리더니 함께 가자는 제안을 했다.

단짝인 최강수와 이시영이 함께 간다면 더욱 좋을 것 같았기에 이인은 얼씨구나 좋다하고 얼른 그 제안에 응하려고 했으나,

“유감이지만…… 문병은 가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구나.”

‘응? 저게 무슨 소리지?’

곧 이인은 의아함을 느껴야만 했다. 갑자기 담임이 살짝 씁쓸한 표정으로 문병을 부추기기는커녕 가지 말라는 뜻이 담긴 듯한 의미심장한 말을 중얼거렸기 때문이었다. 그 말에는 비단 이인뿐만이 아닌 3반 전원이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저마다 웅성거렸는데, 그러한 것을 충분히 이해했다는 듯 담임이 금방 말을 이었다.

“실은…… 민희는 어제 독감에서 다 나았단다. 그런데, 곧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갈 예정이라서 말이야……. 서로 많이 친했던 터라 얼굴을 보면 헤어지는 게 힘들 것 같아 학교에는 오지 않고 바로 전학을 갈 예정이라고 하더구나. 시기는 우리 학교 기준으로 축제가 끝날 즈음이라고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앞서 말한 것처럼 얼굴을 보면 서로가 힘들겠지. 그러니 너희들도 찾아가지 않는 게 더 좋을 것 같구나.”

-네에!?

담임의 말은 3반의 학생들에게 있어 충격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 그 반응은 당연했다. 아파서 한 주를 꼬박 쉬었던 학생이 다 나았다고 하는데 얼굴을 볼 틈새도 없이 바로 전학을 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소식에 놀라지 않는 게 더 이상한 것이다.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최강수는 담임의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에 허탈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다가도 곧 고개를 다시 뒤쪽으로 돌렸다. 뒤에 있는 이인이, 반에서 그 누구보다 송민희와 친하게 지냈던 그가 걱정되어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말을 붙이지는 못했다.

“…….”

왜냐하면 뒤에 있는 이인이 예상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많이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던 탓이었다.

뒷자리에 있는 이인은 송민희의 전학소식에 충격을 받았는지 그야말로 혼이 빠져나간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입을 벌린 채 눈에 초점이 전혀 없는 게, 그 모습은 언뜻 보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작가의말

뜨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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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끝이 난 뒤에 (2) +3 14.07.03 1,362 17 13쪽
136 끝이 난 뒤에 (1) 14.07.02 1,088 14 8쪽
135 그들의 이야기 +1 14.07.01 1,202 13 14쪽
134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4) +1 14.06.30 1,146 20 22쪽
133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3) 14.06.29 879 11 12쪽
132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2) +2 14.06.28 975 13 9쪽
131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1) +2 14.06.27 1,128 12 9쪽
130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0) +2 14.06.26 1,110 9 9쪽
129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9) 14.06.25 936 8 9쪽
128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8) 14.06.25 943 10 15쪽
127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7) 14.06.24 980 10 6쪽
126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6) +4 14.06.23 984 8 11쪽
125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5) 14.06.23 937 7 11쪽
124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4) +4 14.06.22 948 9 10쪽
123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3) 14.06.21 961 11 8쪽
122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2) +2 14.06.20 965 10 14쪽
121 가을축제 친선야구경기 (1) 14.06.19 1,007 8 14쪽
120 준비 (3) 14.06.18 870 9 9쪽
119 준비 (2) +2 14.06.17 962 7 13쪽
118 준비 (1) 14.06.16 933 10 12쪽
117 가을축제에 (4) +2 14.06.15 934 10 15쪽
116 가을축제에 (3) 14.06.14 1,090 9 10쪽
115 가을축제에 (2) 14.06.13 977 11 9쪽
114 가을축제에 (1) +3 14.06.13 1,088 12 9쪽
» 암운이 드리워지다 (6) +2 14.06.12 1,021 10 8쪽
112 암운이 드리워지다 (5) 14.06.12 1,007 14 13쪽
111 암운이 드리워지다 (4) 14.06.11 1,104 9 10쪽
110 암운이 드리워지다 (3) 14.06.11 1,122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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