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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머니(Money)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21.05.12 23:32
최근연재일 :
2021.11.25 06:00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543,865
추천수 :
7,089
글자수 :
1,117,113

작성
21.07.09 06:00
조회
3,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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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17쪽

탐욕(貪慾)(5)

DUMMY

연시아는 자신이 자각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부터 소망보육원에서 자랐다. 당연히 부모가 누군지 몰랐고 주변에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과 원장, 선생님들뿐이었다.

그런 자신이 보통의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여느 고아들과 같이 학교에 입학을 하면서 였다.

부모들과 함께 학교 입학식에 참석을 한 아이들의 행복한 미소와 자신의 모습이 비교가 되면서 소심하고 조용한 아이로 변해갔다.

왜소한 체격에 소심한 성격, 고아라는 단점은 따돌림을 당하게 만들었고 점점 더 그녀를 소심하게 변하게 했다. 그런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음악듣기 였다.

조용히 클래식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좋았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선택한 그녀는 또 한번 좌절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음악으로 성공, 아니 최소한 밥벌이를 하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어릴적부터 체계적인 교육, 레슨을 받고 각종 콩쿠르에 나가 자신의 이력을 쌓아야 한다는 사실.

그런 사실을 테레사수녀님에게 상담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소망보육원은 자신만이 있는게 아니었고 예산은 한정적이었으니까. 하지만 어린 시절의 그녀는 그런 사실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

꽤 오랜 시간 방황을 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잡은 것도 원장인 테레사수녀였다.

결국 테레사수녀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연시아의 후견인을 구하려 한 것이었다.

그것이 악수(惡手)가 되었다.

그녀가 구한 후견인은 안대영이라는 오십대 중반의 지역의 유지였다. 인근 시의원까지 한 인물로 정계로 진출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소망보육원 후원은 어쩌면 자신의 이력을 위해서 당연한 일이었다.

원장의 소개로 연시아를 처음 본 그는 왜소한 체격이지만 귀여운 외모를 지닌 연시아를 보며 음심이 동했다.

그 뒤 적극적인 후견을 통해 첼로 음악으로 진로를 선택한 그녀를 지원했다. 사고는 그녀가 대학에서 주최하는 콩쿠르에 입상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에 들뜬 그녀는 자신을 별장으로 데려가는 안대영의 흑심을 짐작하지 못했다. 처음으로 남자의 욕심에 유린당한 그녀는 한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숨어들었다.

전후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그녀의 친구, 원장과 선생님들은 그런 연시아를 어떻게든 구해내려 애를 썼다. 결국 그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원장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저 사고의 아픔이 낫기만을 기다린 끝에 그녀는 다시 일어섰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 진학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 이후 안대영이 몇번이나 더 찾아왔지만 이미 후견을 끊은 원장은 그를 내쫒았고 더 이상 접근을 하면 언론에 알리겠다는 협박을 했다. 그런 원장의 노력에 더 이상 안대영의 접근은 없었지만 소망보육원의 소문이 어떻게 퍼진것인지 기부금이 점점 줄어들더니 결국엔 적자운영으로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연시아는 대학에 진학을 하게 되고 돈을 벌기 위해 거리에서 음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거기까지 이야기를 들은 백원이 물었다.

" 네 소원은 이뤄줄 수 있어. 다만 너도 나에게 댓가를 치뤄야해. "

이미 백원은 스마트폰에 떠 있는 그녀의 프로필을 누른 후 승낙을 한 상태였다. 그리고 계약이 성립하려면 상대방도 확실히 그것을 인지해야 했다.

" 네, 어떠한 댓가도 치를께요. 그··· 남자를 혼내주세요. 그리고 여기 보육원을 도와주세요. "

겨우 그 정도였다. 진짜 겨우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 네가 원하면 네 앞에 무릎을 꿇이고 영원히 일어날 수 없게 만들어 줄 수도 있는데.. 어때? 보육원은 걱정안해도 돼. "

그녀의 마음을 알기 위해 일부러 자극적인 단어까지 써가면서 그녀를 떠보았다.

" ··· 아니에요. 그냥··· 그냥 후회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세요. 흐흑. "

그런 그녀를 잠시 쳐다본 백원이 전화를 들었다.

" 고스트. 나에요. 네. 안대영이란 남자를··· 아, 그래요? 벌써 선거철인가. 그 남자를 파멸시켜주세요. 더 이상 사회에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정도로. 그 남자의 사업체 모두 부도시켜서 관련업체와 합병을 시키는 것도··· "

그렇게 몇가지 지시를 더한 백원은 다른 곳에 전화를 했다.

" 손사장. 대산건설에서 해줘야 할일이 있어. 여기 소망보육원 근처 땅들을 매입해서 새로운 보육원을 지어야 겠어. 응. 그래.. 자금은.. 아 그래? 잘 해줄꺼라고 믿어. "

그렇게 전화를 끊자 멍하니 보고 있던 연시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 저.. 그게··· "

" 네가 원하는건 이뤄졌어. "

백원의 말에 연시아의 눈동자가 흐려졌다. 그리곤 연한 붉은색을 띤 눈동자로 백원을 빤히 바라보다 일어나 절을 올렸다.

" 감사합니다. 주인님. "

백원은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 그녀의 소원을 즉석에서 이뤄준 것이었다. 천유리의 경우 갑자기 사람이 변했기에 그 과정을 알지 못했다. 그렇다고 따로 만나서 확인하기에도 주변시선이 신경쓰였다.

여전히 공손한 자세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연시아에게 명했다.

" 일어나. 자리에 앉아 봐. "

그제야 몸을 일으켜 극도로 공경의 자세로 자리에 앉은 연시아를 보며 여러가지를 물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은 모든 기억이 사라지고 다른 사람이 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같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조금 달랐다.

마치 독실한 종교인이 그가 모시던 신이 현세에 강림한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외력이 작용을 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첫번째, 평범한 사람들도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 아까 박은영의 프로필을 확인하니 계약 조건이 뜨긴 했다. 테레사 수녀 역시 가능했다.

두번째, 알림음이 울리는 요건은 주변에 강력하게 염원을 하고 있는 인물이 있어야 한다는 것.

세번째, 계약을 진행할때 상대방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

네번째, 아직 인격이 형성되지 않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아래의 학생들은 계약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

다섯째, 계약의 해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아무리 탐욕앱을 살펴봐도 그런 버튼은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계약대상자에게 명령을 내릴때 스마트폰을 통해 일방적으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그건 통신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었다. 계약 대상자의 프로필을 띄워놓고 그 아래 위치하고 있는 명령을 누른뒤 말하면 되었다. 의외로 현대적인 시스템이었다.

생각보다 계약조건이 쉬운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테레사 수녀의 조건은 보육원 아이들의 안정과 높은 신앙심이 충족이었다. 애초에 백원이 하기 불가능한 조건도 존재했던 것이다.

그런 반면에 박은영의 경우는 쉬웠다. 자신에게 인정과 신뢰를 받는 것. 하지만 둘다 특수한 계약 조건이 만족되지 않아 승낙이 뜨지 않았다. 아마도 그 조건은 간절함이나 절실함등과 비슷한 요건이 분명했다.

그렇게 대충 정리를 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인원들을 불러들였다.

그들에게 비밀스런 이야기를 제외한 대략적인 경과를 이야기 하곤 보육원 후원을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하자 테레사 수녀가 기쁜 얼굴로 기도를 올렸다.

이후 대략적인 후원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그들은 시간이 늦어 각자의 자리에 돌아가기로 결정을 했다.


돌아가는 길에 백원은 어둠이 깔린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 분명히 계약 조건이 성사되는 경우는 내가 상대를 구할 수 있는 구원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인지해야 해. '

쉽게 이해하자면, 상대가 돈이 급하게 필요하다면 자신이 억만장자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거다. 아무 정보가 없는 상태에선 자신에게 기대할 수 있는 기대치가 아예 없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 다시 말하면 나, 스스로가 돈과 권력이 많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거지. '

일례로 소망보육원의 고등부 학생들을 만났으나 알림음이 울리지 않았다. 대충 훑어봐도 내년에 성인이 되면 보육원을 나가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어두운 얼굴의 아이들도 있었기에 알림음이 뜨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심지어 몇몇에겐 내가 도와줄 것이 없냐고 물었지만 그저 고개만 흔들뿐 자신에게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아마 지금 다시 돌아가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자신이 보육원을 다시 지을 정도의 재력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테니까.

그런 상호작용은 백원 스스로에게 현재 거취를 바꿀 갈림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생각을 해보니 악마나 천사에게 스스로를 바쳐 소원을 빌더라도 더 높은, 더 고위의 존재에게 의탁을 하고자 하는게 인간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더 유명해지고 대중에게 알려져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그림자처럼 은밀하게 지배를 이어나가야 하는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얼마전 문다은의 계약조건 알림음이 울린 타이밍도 알고보면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깨닫고 나서였다.

물론 천유리 같은 경우는 막다른 골목에 몰려 지푸라기라는 잡고자 하는 심정에 번듯한 차림의 자신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경우도 있었다.

그런 경우를 따지니 가장 효율적인 방식은 인간을 파멸의 궁지로 내몬 다음 손길을 내미는 것이 좋은 방식이 분명했다. 그만한 힘도 있으니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하지만 백원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부정했다.

' 나는 인간이다. 급한것도 아니고 굳이 스스로 악마가 될 필요가 없어. '

정의감이나 도덕심같은 것이 아니었다. 일종의 오기와 같은 것이었다. 탐욕이 자신을 지금 이 자리까지 올려놨지만 그것에 휘둘리기는 싫은 그럼 마음.

악마가 되길 선택한다면 왜인지 탐욕이라는 괴물에게 지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아까 만난 그 학생때문..? "

지민이 백원을 힐끔거리다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지민이 자세한 사정을 묻진 않았지만 그녀 역시 보육원 출신으로 여자아이들이 어떤 대우를 받았고, 또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것을 보아왔다.

그런 걱정에 백원이 웃으면서 표정을 관리했다.

" 하하, 그런거 아냐. 그냥 생각이 많아져서 말야. 나도 할머니가 아니었으면 보육원에서 자랐을텐데.. "

어설픈 변명이었지만 옆좌석에 앉은 지민은 그렇지 않은지 백원의 손을 마주잡으며 두눈을 바라본다.

" 전 오빠의 과거가 어떻든 상관없어요. 우린 가족이니까요. "

중의적인 의미로 말하는 지민의 강인한 얼굴을 본 백원이 미소를 지으며 따듯한 손을 꽉 잡아주었다. 그 모습을 백미러로 보고 있던 빈이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 형님, 저도 가족이에요. 아시죠? 하하하. "

이들이 자신의 곁에 있기에 아직까지 인간이고 싶은 백원이었다.

" 근데, 형님. 진짜로 병원에 가실 생각이세요? 이 시간에..? "

" 그래. "

지금 도로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는 강남에 위치한 대형병원을 향하고 있었다. 그 병원의 지분 대부분이 백원이 소유하고 있는 법인이 가지고 있었고 그런 사실은 이 차안의 모든 이들이 알고 있었다.

"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미녀의 말대로 자살을 많이 한다는 마포대교에도 가보자. "

" ··· 네. 형님. "

빈이는 스스로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반론을 제기하진 않았다. 지민 역시 비슷한 심정이었고 그냥 같이 다닌다는 사실만으로 만족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어두운 거리를 달려 화려한 불빛으로 뒤덮힌 도시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병원의 로비로 들어서자 이미 지민이 지시를 내려놓았는지 하얀색 가운을 입은 노년의 남자와 중년인들이 우르르 몰려 나와 있었다.

그런 모습에 환자 및 그 가족들은 놀란 눈으로 사방을 돌아보고 있었고 간호사와 행정직원들 역시 긴장감을 내비치고 있었다.

" 형님, 진짜 모자와 선글라스 안써도 되겠어요? 요즘 SNS가 워낙 발달이 되서 언제 형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갈지 모르는데··· "

빈이가 백원의 곁에서 주변을 경계하며 근심어린 목소리로 조언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백원은 태연했다. 이미 마음속으론 결정을 내린 이후였기 때문이었다. 더 이상 어둠속에서 웅크리고 있지 않을 것이란 각오였다.

이제껏 다른 다른 죄악들을 의식해 몸을 사렸지만 그것보다 자신의 탐욕앱 끝이 무엇일지가 더 궁금했다. 사실 더 이상 몸을 움츠리지 않아도 될 정도의 힘을 쌓았기에 그 밑바탕에는 그런 자신감도 묻어 있었다.

그렇기에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낸채 병원장 일행의 의전을 받으며 병원으로 들어서는 백원이었다.

다른 의사들과 달리 병원장은 말끔한 양복위에 하얀색 의사 가운을 입은 60대 깐깐한 인상의 남자였다.

" 허허, 백이사장님. 어서오세요. 이전 야유회에서 뵙고 처음입니다. "

백원이 이 대형병원의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은 병원장 및 몇몇 핵심인물만 아는 사실이었지만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낸 그를 보곤 병원장은 백원의 직책으로 그를 부르며 맞이했다.

" 그렇네요. 문천식 병원장님. 지나가는 길에 잠시 들렀습니다. "

" 이사장님의 방문이야 언제나 환영이죠. 이리로··· "

고작 겉보기에 삼십도 되어보이지 않는 앳된 백원의 모습에 그를 모르는 의사들은 놀란 눈으로 연신 그를 살펴보고 있었다. 더불어 주변의 병원 관계자 외에 일반인들도 그런 백원을 시셈 혹은 부러움의 눈길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 가운데 몇일간 머리를 감지 못했는지 까치집이 된 머리를 벅벅 긁던 삼십대 후반의 남자의사가 빤히 백원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렇게 문천식 병원장의 안내를 받아 모처로 이동을 하고 있는 도중 더벅머리의 남의사가 그 대열에 끼어들며 백원에게 접근을 하려했다. 하지만 그의 양 옆에 있는 지민과 빈이의 경계를 뚫을 순 없었다.

" 의사양반, 뭡니까? "

그 의사의 어깨를 꽉 잡은 빈이가 힘으로 그를 누르며 물었다.

" 아, 아! 자,잠시만요. 이사장님에게 전할 이야기가··· "

백원이 빈이를 향해 손짓을 하자 그제야 그 의사가 한걸음 더 백원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 무슨 일이시죠? "

" 저기.. 그게··· "

" 고대준 선생!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

고대준이라 불린 더벅머리 의사의 앞에 말상의 중년의사가 나서며 버럭했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나섰는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눈알을 굴리고 있었다.

" 아니, 안과장님. 저는··· "

" 갈! 이사장님 앞길을 막아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다는 겁니까! 우리 흉부외과 이름에 먹칠을 할 생각입니까?! "

안과장이라 불린 말상의 중년의사가 소리를 치기 시작하자 주변이 시끌해지기 시작했고 보다 못한 문천식 병원장이 나서려 했다. 하지만 지민이 한발 더 빨랐다.

" 그만하세요. 이사장님이 허락한 겁니다. 안과장님은 물러서세요. "

누구보다 백원의 의중을 잘알고 있는 지민이었기에 남들은 눈치채지 못하는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서슬퍼런 지민의 눈빛에 안과장은 머뭇거리며 한걸음 물러섰고 고대준은 그녀의 눈치를 보며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 저는··· "

띠링! 그때 백원의 귓가에 알림음이 들려왔다.

아무도 듣지 못하는 오로지 백원만 들을 수 있는 소리였다. 탐욕앱에 새로이 등장한 수많은 이름중에 고대준이란 이름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 욕망과 욕구.

가장 인간이 바라는 기존적인 탐욕이다. 자세한 내용은 들어봐야 알겠지만 무엇을 원하는지 짐작은 할 수 있었다.

" ··· 지금 우리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불치병에 걸린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 아이들을 위해서··· "

고대준은 스마트폰에 시선을 두고 있는 백원을 보았지만 꿋꿋이 자기 할 말을 다하고 있었다. 요약을 하자면 불치병에 걸린 어려운 아이들이 많으니 병원 자체적으로 도움을 주자는 이야기.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였지만 백원은 인간의 탐욕을 쉽사리 믿지 않았다.

" 그렇군요. 그럼 고선생은 나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나요? "

" ··· 무엇이든 다 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

" 하하, 좋은 마음가짐이네요. 알겠어요. 신중히 고려해보죠. 그럼 이만. "

백원은 그 계약조건을 승낙하곤 스마트폰을 지민에게 건냈다. 완벽한 비서로 돌변한 지민은 스마트폰을 받아들고는 다시 길을 텄다.

그런 백원에게 문천식 병원장이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 죄송합니다. 이사장님. 고 선생도 나름 고민이 많습니다. 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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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절망과 희망(2) +1 21.11.23 969 1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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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대멸종(4) +1 21.11.18 1,017 1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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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대멸종(1) +2 21.11.15 1,090 16 15쪽
143 혼란(5) +1 21.11.12 1,076 20 16쪽
142 혼란(4) +1 21.11.11 1,047 2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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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회동(3) +1 21.10.27 1,149 18 15쪽
130 회동(2) +1 21.10.26 1,183 1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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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사도(5) +2 21.10.22 1,225 18 15쪽
127 사도(4) +1 21.10.21 1,210 17 15쪽
126 사도(3) +1 21.10.20 1,195 21 14쪽
125 사도(2) +2 21.10.19 1,241 18 15쪽
124 사도(1) +3 21.10.18 1,308 24 15쪽
123 루인(5) +3 21.10.15 1,378 2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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