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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머니(Money)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21.05.12 23:32
최근연재일 :
2021.11.25 06:00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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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796
추천수 :
7,089
글자수 :
1,117,113

작성
21.1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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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절망과 희망(3)

DUMMY

시안은 내심 그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 또 같은 이유로 피곤하겠네. '

대다수의 여자들, 노소를 가리지 않고 비슷한 시선과 친밀한 행위는 시안의 입장에서는 그저 귀찮은 것들일뿐이었다.

저번 반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옮겨왔지만 여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머리가 아파왔다.

- 또 다시 반을 바꿀껀가요?

시안의 머리속에 울리는 목소리는 미미라는 인공지능의 의지였다.

태어날때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인 그 목소리는 평범한 이들에게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에 여지껏 숨겨왔던 시안이었다.

' 아니. 어딜가나 비슷한 취급을 당한다면 그 문제는 나에게 귀속되어 있어. 내가 바뀌어야 해. '

그렇게 결론을 내린 시안은 5살에 어울리지 않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미미는 때때로 그런 의견을 물어왔고 자신의 결정을 기다렸다. 그 결정에 대해 평가는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벌어진 결과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주었다.

그 결과 자신이 한 행동으로 인한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깨달은 시안의 내면은 나날이 성숙해지고 있었다.

" 안녕, 난 미나라고 해. "

" 난 지후. 우리 아빠는 조종사야! "

" 나는··· "

모니카가 지안을 데리고 삼삼오오 모여있던 아이들에게 다가가자 아이들은 헤맑게 웃으며 다가와 인사를 한다. 그런 아이들은 순진함과 호의가 가득 담긴 시선을 보내왔다.

외모가 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시안은 자연스럽게 그런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공동육아를 하지만 부모들의 영향력에 따라 아이들 사이에서도 보이지 않는 계급이 나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이곳에서는 A부터 D급 시민들의 아이들을 나눠 같은 등급의 아이들끼리 묶어놓았다.

이건 인간이 사라지기전까지 없어지지 않을 본능과 같은 일이었다.

달님반은 모두 A등급 시민들의 자제들이 교육을 받는 장소였다. 그렇기에 대다수 부유하고 사회적인 위치가 높은 부모를 두고 있는 아이들이었다.

A등급의 시민들은 대부분 BW그룹 초기부터 종사를 했던 직원이거나 사회에 큰 족적을 남긴 위인, 전문인력등이거나 군인 출신이었다.

그룹에서 군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꽤 컸다. 그들은 나루터의 보호하거나 각지에 자신들만의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었다.

시안은 아버지가 계획하고 있는 탐사계획에도 수많은 군인들이 포함될 것이라는고 알고 있었다.

지금같은 시기에 군인들의 필요성은 수많은 책에서도 언급이 되었다.

" 반가워. 난 시안이라고 해. "

" 헤헤, 너 정말··· 신비롭게 생겼다. "

한 여자아이가 시안을 보며 곰곰이 생각을 하다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는지 이상한 단어로 표현했지만 시안은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 고마워. 너도 이뻐. "

그 말에 얼굴을 붉히는 여자애는 시안의 주변을 떠나지 않는다. 다른 아이들도 시안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질문과 대답을 하면서 비교적 자유롭게 행동하고 있었다.

시안은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그 또래아이들이 읽을만한 책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지만 시안의 수준과는 맞지 않았다.

담당 선생이 아이들에게 화두를 던져주고 질문을 유도하고 있는 모습은 이상적인 교육을 어설프게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 ··· 자 그럼 어린왕자는 왜 자기 행성을 놔두고 여행을 왔을까요? "

어린왕자라는 고전소설을 차분히 이야기 해준 모니카가 물었고 몇몇 아이들이 앞다투어 대답을 했다.

깊게 들어가면 철학적인 질문과 사유가 담길 말들이었지만 그 나이또래에 맞게 스스로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그녀였다.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보육교사답게 능수능란하게 아이들을 이끌고 있었다.

하지만 시안은 지켜울 뿐이었다. 연기를 통해 집중하고 있는듯 보였지만 모니카는 그런 이질감을 눈치를 챘다.

" 흠, 오늘은 새로운 친구가 왔으니까. 실습을 나갈까? 어때요? "

" 네! 좋아요! "

그 나이대 아이들답게 밖으로 나간다는 말에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지만 시안은 그저 귀찮을 뿐이었다.

하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과 행동을 같이한 시안은 곧 교육원 앞에 펼쳐진 숲에 나왔다.

모니카는 익숙하게 숲에 펼쳐진 식생들을 설명하면서 그와 연관된 이야기를 끝도 없이 늘어놓았다.

그녀는 눈높이를 낮춰 아이들에게 맞게 설명과 이야기를 해주었고 그 덕분인지 아이들의 집중도 흩트러지지 않은채 그녀를 따라가고 있었다.

분명히 좋은 선생이었지만 시안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자신이 경험한 선생들의 모두가 이런 교육을 하고 있었으니까.

" 자, 오늘은 이전과 다른 실습장소를 갈꺼에요. 모두 우리가 먹는 식량이 어디에서 생산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 "

시안은 그녀의 말에 어디를 갈지 알아챘지만 내색을 하진 않았다.

" 농장용! "

" 식량지구! "

" 호호, 맞아요. 오늘은 식량지구로 실습을 갈꺼에요. 그러니 모두 선생님 지시를 잘 따라야해요! "

어짜피 그녀가 담당하고 있는 학생의 숫자는 고작 다섯명. 아이들이 분잡하다고 하지만 모니카와 보조 선생 2명이 뒤따랐기에 아이들을 잊어버릴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했다.

그렇게 아이들을 통솔해 간 곳은 숲속에 위치한 작은 건물이었다. AI택시가 몇대 주차해 있었지만 뜬금없는 위치에 뜬금없는 건물이었지만 모니카는 익숙하게 건물안으로 아이들을 이끌고 입장을 했다.

그곳에 안내를 담당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에 다가가 뭔가를 조작하고 대화를 나눈후 돌아와 아이들을 한 장소로 이끌었다.

" 여기가 식량지구로 내려가는 통로, 브릿지라고 불리는 건물이에요. 이런 식으로 지어진 곳이 우리 나루터에 몇몇이 존재하고 있으니 알고 있어야겠죠? "

" 네! 선생님! "

그와 동시에 모니카가 뭔가를 터치하자 잠깐의 진동이 지나가고 부유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다시 열린 문을 통해 나가자 새로운 세상이 보였다.

그 앞에 대기하고 있는 농부차림의 서양인 사내가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두손을 벌려 환영했다.

" 어서들 오세요! 식량지구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허허허. 쌀생산지 책임자 발터라고 합니다! "

과장된 제스처와 웃음에 따라 흔들리는 발터의 수염을 빤히 바라보던 아이들의 두눈에 서서히 호기심이 깃들고 있었다.

시안은 이미 몇번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그런 아이들을 따라 문을 나서자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높은 천장에 알알이 박혀 있는 전등이었다.

태양과 같은 역할을 하는 전등아래 끝이 보이지 않는 들판에 심어진 황금빛 벼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나루터 지하에 위치한 식량지구는 나루터의 면적만큼이나 넓은 지역에 온갖 작물을 재배하고 있었고 곳곳에 출입구를 만들어 농부 직업을 가진이들의 출입을 관리하고 있었다.

거기서 나오는 식량은 나루터의 거주민들 전체를 풍족하게 먹여살리고도 남아서 루인상점을 통해 지구에 팔려나가고 있을 정도였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시원함을 느낀 이들은 발터가 몰고온 트랙터와 그 뒤에 달린 관광차에 올라타 출발을 했다.

" 오만 헥타르에 달하는 농지에 벼를 심어 거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어요. 허허, 예전 이모작이니 삼모작이니 하는 개념이 아닌 상시 재배로 바뀌었죠. 이 모든 것은 백원님의 은총이··· "

발터는 사람좋은 웃음을 지으며 친절하게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아마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 능숙하게 설명한 발터는 트랙터를 몰고 얕은 언덕위에 지어진 오두막집으로 선생들과 아이들을 이끌고 달려갔다.

그렇게 도착한 오두막에 내려선 발터는 그의 아내로 보이는 여성과 가벼운 포옹을 한뒤 앞마당에 늘어놓은 음식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 하하, 여기서 금방 생산한 작물들로 만든 리투아니아 전통음식인 제필리나이에요. "

인도음식인 난과 닮았지만 들어간 재료가 다른지 색감과 질감이 이 색다른 음식이었기에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우물우물, 제필리나이를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보고 있던 벌터 부부는 이어지는 실습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 그럼 과수원 지역으로 가볼까요? 거기서 맛있는 과일을 바로 따먹을 수 있으지도 모릅니다. 허허.. "

쌀 생산지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사방을 뒤덮고 있는 온갖 종류의 과일나무들은 또 다른 풍경을 제공해주었기에 아이들에게 충분한 실습내용이 되어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렇게 말한 벌터가 트랙터에 오르자 오리새끼처럼 따라서 관람차에 자리를 잡는 아이들이었다.

그렇게 천장에서 쏟아지는 빛을 받으며 넓다란 길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고 시안도 이전과 달리 즐거움이 묻어나는 얼굴로 여기저기 구경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나루터의 아이들은 차근차근 성장과 경험을 더하고 있었다.


백원은 우주개발센터에 방문을 했다.

허례의식이 가득한 의전은 없었지만 센터장이 맨발로 뛰어나와 반겨주며 인사를 올렸다.

" 백원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 준비는? "

" 하하, 백원님의 은총에 별다른 일없이 순조롭게 진행중입니다. "

약간의 아부가 섞여 있었지만 센터장의 유능함을 알기에 고개를 끄덕인 백원은 발걸음을 옮겨 센터 깊숙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끝이 보이지 않는 선착장에 늘어선 온갖 우주선들은 다양한 크기를 자랑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것들 중 가장 거대한 수송선에 수많은 사람들이 로봇들의 도움을 받으며 온갖 장비와 물건들을 실고 있었다.

센터장은 백원의 옆, 살짝 뒤에 자리를 한채 그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

" 저 거대한 장비가 이번에 개발을 완료한 전초기지 텐트라 불리는 기기입니다. 그냥 바닥에 내려놓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인간이 살 수 있는 텐트, 거주지가 만들어집니다. 탐사하는 동안 전초기지를 만들때 가장 필요한 장비입니다. "

그런 장치가 수십개가 동시에 실리고 있었기에 이번 탐사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관심을 주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통일된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대오를 맞춰 뭔가를 장착하거나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 이번에 선발된 군인, 탐사대원들입니다. 모두 숙련된 비행 조종사이며 스켈레톤 운용 교육을 받은 이수자들입니다. "

탐사선에 창작된 탐사용 소형비행선은 수십대에 달했고 그것을 운용하는 인원들은 대부분 군인이나 연구원들이었다. 또한 극한지역의 작업을 위한 외장갑 로봇, 스켈레톤을 운용하기 위해 새로이 개설된 교육은 필수이수과목이 된 것이다.

" 대장 고스트, 휘하 탐사선원 250명, 생존 및 채집인원 1000명, 연구원 100명, 정비사 100명, 안드로이드 300기가 동원되었습니다. 탐사선에는 독립 AI가 실질적인 항해를 담당하고 있으며 탐사 비행선 50기, 만약을 대비한 플라즈마 포 30문, 다중 헬파이어 100문, 에어버스트건 50기등의 무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

무기는 만약을 위한 대비일뿐이었다. 단단한 암석을 깨거나 특정 지역을 발파하기 위한 작업을 위해서이기도 했다.

그럼 백원과 센터장의 모습을 멀리서 봤는지 고스트가 태블릿을 들고 뭔가를 지시하다 급하게 이쪽으로 뛰어온다.

" 대표님! 언제 오셨습니까? "

외부에서 만났기 때문인지 어색한 존댓말에 백원은 피식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 방금요. 준비는 잘되어 가나요? "

" 허허허, 당연하죠. 반드시 성과를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

"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 첫번째 탐사일뿐이니까.. "

장장 육개월의 기간이 예정되어 있는 탐사였다. 성과에 급급해 무리하면 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충분했다.

" 걱정마세요. 매뉴얼 작성을 위한 전문가 섭외도 끝났고, 확실한 탐사지역을 선정했으니 분명히 성과가 있을 껍니다. "

오랜만에보는 고스트의 들뜬 모습을 본 이후 백원이 시선을 돌려 탐사선에 오르락내리락하는 사람들의 표정까지 살폈다.

그 탐사대원들은 각양각색의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하나, 기대감과 설레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 백원은 이번 탐사로 인해 벌어질 상황과 기대감에 설레이고 있었다.

' 미래는 나아간다. 과거와 상관없이. 그게 우리의 현재 모습이지. '

이번 탐사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자신과 그룹은 한걸음 나아갈 것이다.

백원의 눈에는 천천히 떠오르고 있는 탐사선이 담겨 있었다. 나와 우리의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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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종장(終章) 이후. +12 21.11.25 1,387 29 12쪽
» 절망과 희망(3) +2 21.11.24 1,061 16 13쪽
150 절망과 희망(2) +1 21.11.23 969 16 16쪽
149 절망과 희망(1) +2 21.11.22 965 15 15쪽
148 대멸종(5) 21.11.19 1,057 17 15쪽
147 대멸종(4) +1 21.11.18 1,017 17 15쪽
146 대멸종(3) +1 21.11.17 1,045 14 16쪽
145 대멸종(2) +2 21.11.16 1,052 19 15쪽
144 대멸종(1) +2 21.11.15 1,089 16 15쪽
143 혼란(5) +1 21.11.12 1,075 20 16쪽
142 혼란(4) +1 21.11.11 1,046 20 16쪽
141 혼란(3) +1 21.11.10 1,061 17 17쪽
140 혼란(2) +1 21.11.09 1,073 18 15쪽
139 혼란(1) +1 21.11.08 1,073 21 16쪽
138 징조(5) 21.11.05 1,076 20 15쪽
137 징조(4) 21.11.04 1,058 17 16쪽
136 징조(3) +1 21.11.03 1,084 18 15쪽
135 징조(2) +1 21.11.02 1,101 19 15쪽
134 징조(1) +1 21.11.01 1,241 19 16쪽
133 회동(5) 21.10.29 1,203 22 15쪽
132 회동(4) +2 21.10.28 1,170 17 16쪽
131 회동(3) +1 21.10.27 1,149 18 15쪽
130 회동(2) +1 21.10.26 1,183 16 16쪽
129 회동(1) +1 21.10.25 1,196 21 14쪽
128 사도(5) +2 21.10.22 1,225 18 15쪽
127 사도(4) +1 21.10.21 1,209 17 15쪽
126 사도(3) +1 21.10.20 1,194 21 14쪽
125 사도(2) +2 21.10.19 1,241 18 15쪽
124 사도(1) +3 21.10.18 1,308 24 15쪽
123 루인(5) +3 21.10.15 1,378 2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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