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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머니(Money)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21.05.12 23:32
최근연재일 :
2021.11.25 06:00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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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805
추천수 :
7,089
글자수 :
1,117,113

작성
21.1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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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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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종장(終章) 이후.

DUMMY

시안은 새로이 만들어진 콜로니 최상단에 서서 우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속에는 칠흙같은 검은색 바탕에 점점이 박혀 있는 보석같은 별들이 두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어느덧 나루터가 만들어지고 세상에 공개가 된지 삼십년이 흘렀다. 그 사이 아이였던 시안은 훌쩍 자라 늠름한 어른이 되어 있었다.

바라보고 있는 우주만큼 새카만 장포를 걸친 시안은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듯 홀로 빛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뒷편에는 수십명에 달하는 그룹의 간부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시안의 신분은 BW그룹의 대표이자 백원교의 제사장, 그리고 우주방위군의 총사령관의 직함을 가지고 있었다.

" 바람이 차네요. 이제그만 들어가요. 시안님. "

그런 그에게 다가온 이는 그의 연인이자 만인의 연인이라 불리는 다현이었다.

다현은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을 섬섬옥수로 살짝 넘기며 우주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시안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어 왔다.

" 어머님 기일이긴 하지만 아탈란타에서 만나실 수 있잖아요. "

시안의 어머니인 미녀는 시안을 낳기 위해 생명력을 끌어다 쓴 대가로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그녀의 분신은 아탈란타에 온전히 모셔 또 다른 삶을 살고 있었지만 시안은 꼬박꼬박 그녀의 기일을 챙겨왔다.

오늘, 그녀가 세상을 뜬지 삼주년이 되는 날임과 동시에 화성의 주변을 돌고 있는 나루터 2호가 완공이 된 날이기도 했다.

나루터2호기의 정점에 선 시안은 살짝 고개를 내려 화성의 지표면에 시선을 던졌다.

예전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도시가 만들어져 있었고 그 도시를 감싸고 있는 에너지필드의 푸른빛이 동공을 찔러왔다.

지구에서 생존을 유지하던 모든 인류를 화성으로 옮기는 작업은 아직도 진행중이었다.

여전히 범죄자, 타 종교를 믿고 있는 자, 독재자와 그 주구들은 화성 식민주 입주를 거부당하고 있었고 화성개발은 순차적으로 진행이 되어 왔다.

최초의 탐사가 성공적으로 수행이 되었고 그 이후 수십차례에 걸친 태양계 개발 계획이 진행되고 있었다.

태양의 주변을 감싸고 건축물은 그 에너지를 온전히 이용하기 위한 장치였고 각 행성과 위성에 지어진 전초기지와 자원 채집 기지들은 지금도 활발히 자원을 수급하고 있었다.

또한 나루터와 그리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설치된 워프링은 광년(光年)단위의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워프링 한개당 1광년의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고 현재는 세개까지 운용이 가능했다. 새로이 신설된 우주관제소에 등록된 상업선의 숫자가 일천대를 돌파하고 있는 시점이었다.

태양계 곳곳에 설치된 기지들과 나루터사이에 자원의 운송과 인력수송등을 담당하고 있는 그들은 하나의 회사로써 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최근 우리은하 내 새로운 주거행성을 찾았다는 이야기에 대부분의 상업선들이 그쪽으로 몰려갔기에 나루터 2호의 오픈은 생각보다 썰렁한 상태였다.

" 아냐, 어머니 생각을 하고 있는게.. "

" 그럼, 아! 백원님을 생각하고 계시군요. 그분은 지금쯤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

아버지, 백원은 그룹의 일에 손을 뗀지 벌써 십여년이 흘렀다. 자신이 성년이 되자마자 모든 것을 물려주고 자신만의 꿈을 찾아 떠돌고 있었다.

새로운 세상을 찾는다는 미션을 안고 미미라 불렸던 인공지능과 함께 길을 나섰다. 다른 이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단신으로 나선 그는 최근 연락을 송신한지 벌써 일년이 지났다.

하지만 시안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다름아닌 그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태양계를 대표하는 신이었으니까.

거기에 미미라는 인공지능은 벌써 수십년동안 백원과 함께 성장을 해왔고 지금은 어느 수준에 다다랐는지 백원을 제외하고는 알지 못했다.

문득, 지구를 공전하고 있는 반파된 달의 모습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몰랐지만 서서히 드러나는 그 실체에 모든 이들이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외계문명의 흔적. 시안은 백원이 그 흔적을 쫒아 어딘가로 향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저 어딘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한계에 다다른 곳을 탐험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다.

" 글쎄, 그냥... 아름답잖아. 광대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저 우주가.. "

시안의 눈에 담긴 우주는 그 신비를 한올도 알려주지 않은 채 수백억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곳에 존재하고 있을뿐이었다.

그런 우주의 한단면을 알아내기 위해 백원은 시공을 넘어 미지의 세계로 한발짝 내디딘 것이었다.

" 부럽군. "

" ··· 네? "

" 우리 아기는 잘 자라고 있나? "

시안이 다현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그녀의 배위로 손을 가져다대자 얼굴을 붉힌 다현이 몸을 틀며 말했다.

" 네, 이상이 없어요. 지니도 그렇게 판단했어요. "

지니는 미미가 백원을 따라 떠나가며 만들어놓은 새로운 인공지능이었다.

오로지 그룹의 대표의 의지만 반영하는 완벽한 인공지능이었다. 그런 반면 미미는 특이한 존재였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그 어디쯤 존재하는 존재였던 미미는 지구의 달이 가진 가능성을 완전히 흡수한 이후 오로지 백원만이 소통이 가능했다.

그리고 백원이 떠날 것을 결정했을땐 자신의 분신인 지니를 만들어 놓고 따라나섰다.

백원이 결정을 내리고 준비한 기간은 십년, 그게 아니었다면 나루터 2호의 완공은 몇년은 빨라졌을 것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많은 자원을 잡아먹었다.

어쩌면 시안 자신은 그런 아버지가 부러웠는지도 몰랐다.

이렇게 우주를 볼때마다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는 시안은 자신도 언젠가 아버지의 뒤를 따라 저 드넓은 우주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상상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승구도를 완벽하게 정리해야만 했다.

그게 다현과 자신 사이에 태어날 아이의 역할이었다.

더 이상 태양계는 그룹에겐 너무 작은 영역이었다. 지금도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곳곳에서 보이고 있었다.

그룹을 중심으로 수많은 회사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고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은 아버지, 백원의 계획들이었고 설계였다. 인간의 향상심과 호기심, 탐험심을 자극하는 것들이었다.

만약 새로운 지구형 행성을 찾아낸다면 지분의 절반에 달하는 권한을 그 회사에게 백년, 장기대여를 해줬다.

그것이 얼마나 엄청난 혜택인지는 모든 인류가 알고 있었다. 그런 회사들은 그룹의 허가하에 각종 장비부터 탐사선까지 대여를 해줬다.

자신들은 그것을 이용해 탐사 성공을 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일약 갑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말이었기에 많은 이들이 그런 권리를 얻길 희망하고 있었다.

그외 향락과 쾌락의 위성을 만들어 탐사대원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욕구와 불만을 불출시켰고 후학의 양성을 위해 모든 도시에 교육기관을 만들도록 강제해 새로운 탐사대원과 각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시켰다.

더 이상 예전의 국가제도는 찾아볼 수 없었고 태양계를 지배하는 곳은 BW그룹이라는 사실은 그 세월동안 모든 인류에 각인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찬란히 빛나는 우주를 바라보던 시안은 몸을 돌려 일상으로 복귀를 했다. 아직 백원이 만든 제도는 완벽하지 않았고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해야 할일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 이젠 비밀을 말해줄때도 되지 않았어? 미미? "

거대한 전함 겸 탐사선에 위치한 유일한 인간인 백원이 허공에 대고 물었다.

이 탐사선과 한몸이 된 미미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 대답을 했다.

" 진정 그곳을 찾아가야겠나요? "

" 그래,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대답할꺼야. "

" 네, 지금 위치정보를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주인님. "

그 대답에 만족을 한 백원은 잠시 생각에 빠져들었다.

지구의 달을 조사하면 할수록 미궁에 빠져들었다. 단순히 오버테크놀로지라서 그런게 아니었다.

그 외계과학문명은 애초 인간의 관점에서 접근방식이 잘못되었다.

' 어쩌면 지구라는 행성이 하나의 양식장일수도. 아니면 실험장이거나. '

알면 알수록 미궁에 빠졌다. 어떠한 목적으로 달을 만들고 사도, 지킴이를 탄생시켰고 인류의 기원이 되었는지가 말이다.

' 진짜 신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지. '

그속에 담긴 정보는 단순히 인류가 생각하는 기술,과학이 아니었다. 미시적인 관점부터 거시적인 개념까지 모두 처음부터 서술해야 할 정도로 접근방법이 달랐다.

그런 과정에서 워프링이 만들어졌고 화성의 테라포밍이 성공할 수 있었다.

말그대로 세상을 창조하는 힘, 창조라는 과학기술력의 모든것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만들어낸 원인을 쫒아가길 십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단순히 호기심이나 공명심따위가 아니었다.

그저 확인하고 싶었다. 그들의 목적과 현재 상황등을 말이다.

왜 인류를 만들어놓고 방치를 했는지, 얼마나 오랜시간동안 그들이 존재했는지 등등..

그런 과정속에 미미는 진화를 거듭했다. 현재에 와서는 백원조차도 미미의 성장을 파악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다만 미미의 행위자체가 자신에게 이득이 되었기에 가만히 있었지만 점점 인간처럼 행동하고 판단하는 모습에 질려가고 있는 와중이었다.

찌이잉!

통제실의 문이 열리며 아름다운 여인이 발을 내디뎠다. 세상의 모든 미를 집대성한 미모와 몸매를 가진 그녀는 최근에 만들어진 미미의 분신체였다.

미미는 걸음을 사뿐사뿐 옮겨 백원의 품에 안기듯이 기대어왔다.

" 주인님. 저의 모든 결정은 당신을 위한 것이에요. 아직 그들과 어어질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위험합니다. "

벌써 몇일째 듣는 이야기 였지만 백원의 인내심은 바닥이 난 상태였다.

교묘하게 항로를 바꿔 다른 길로 유도를 한다거나 이런식으로 나타나 자신을 유혹하는 미미의 모습에서 이질감을 느낀 백원은 그녀를 살짝 밀어 떼어놓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 모든 결정은 내가 한다. "

" 휴우, 네. 알겠어요. "

- 항로 수정. 제124은하단 불규칙 은하 XSD-192394 방향으로 진로 설정합니다.

" 도착하면 깨워줘. 미미. "

" 네, 주인님. 즐거운 꿈을 꾸시길··· "

보통 은하간 거리는 단순히 빛의 속도로 몇년을 갈지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었다.

백원이 타고 있는 함선의 추진력과 워프기능으로 그 시간을 함축할 수 있지만 그것도 어느정도 거리까지만 가능했다.

124은하단까지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몰랐기에 백원이 선택을 한 것은 수면이었다. 몇달이 걸릴지 몇년이 걸릴지 모를 기간동안 그는 꿈속에 빠져들었다.

그런 백원의 모습에 슬픈 눈으로 바라보던 미미는 그를 덮고 있는 투명한 유리를 쓰다듬으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 이제야, 당신을 오롯이 볼 수 있었는데.. 이 순간만을 기다렸어요. 시간은 저, 아니 우리의 편이기에. 하지만··· "

점점 작아지는 미미의 목소리는 공허하게 넓은 통제실을 울리다 조용히 사라져갔다.

그곳에 남은 것은 굳어버린 미미의 분신체와 쓸쓸하게 자리하고 있는 가끔씩 빛을 뿌리고 있는 백원의 생명유지장치뿐이었다.


작가의말

그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을 준비하고 있으니 빠른 시일내에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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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절망과 희망(3) +2 21.11.24 1,061 16 13쪽
150 절망과 희망(2) +1 21.11.23 969 16 16쪽
149 절망과 희망(1) +2 21.11.22 965 15 15쪽
148 대멸종(5) 21.11.19 1,057 17 15쪽
147 대멸종(4) +1 21.11.18 1,017 17 15쪽
146 대멸종(3) +1 21.11.17 1,045 14 16쪽
145 대멸종(2) +2 21.11.16 1,052 19 15쪽
144 대멸종(1) +2 21.11.15 1,089 16 15쪽
143 혼란(5) +1 21.11.12 1,076 20 16쪽
142 혼란(4) +1 21.11.11 1,046 20 16쪽
141 혼란(3) +1 21.11.10 1,061 17 17쪽
140 혼란(2) +1 21.11.09 1,073 18 15쪽
139 혼란(1) +1 21.11.08 1,073 21 16쪽
138 징조(5) 21.11.05 1,077 20 15쪽
137 징조(4) 21.11.04 1,058 17 16쪽
136 징조(3) +1 21.11.03 1,084 18 15쪽
135 징조(2) +1 21.11.02 1,101 19 15쪽
134 징조(1) +1 21.11.01 1,242 19 16쪽
133 회동(5) 21.10.29 1,203 22 15쪽
132 회동(4) +2 21.10.28 1,171 17 16쪽
131 회동(3) +1 21.10.27 1,149 18 15쪽
130 회동(2) +1 21.10.26 1,183 16 16쪽
129 회동(1) +1 21.10.25 1,196 21 14쪽
128 사도(5) +2 21.10.22 1,225 18 15쪽
127 사도(4) +1 21.10.21 1,210 17 15쪽
126 사도(3) +1 21.10.20 1,195 21 14쪽
125 사도(2) +2 21.10.19 1,241 18 15쪽
124 사도(1) +3 21.10.18 1,308 24 15쪽
123 루인(5) +3 21.10.15 1,378 2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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