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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일의 작업실

삼별초, 남송(南宋)에 가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대체역사

고도일
작품등록일 :
2023.05.19 16:52
최근연재일 :
2024.02.28 16:54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4,706
추천수 :
51
글자수 :
293,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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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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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귀환(歸還) (2)

해당 소설은 실제 역사와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픽션으로, 특정 종교/단체/인물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DUMMY

종이를 건네 받은 진웅은 글자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남궁현에게 물었다.


"어째서 숭의공의 침소가 아니라 공자의 침소에 남겼을 까요?"


"숭의공의 침소는 밤낮으로 황실에서 붙인 호위가 지키고 있으니까요."


"송의공의 침소와 공자의 침소는 멀리 떨어져 있소?"


"아닙니다. 같은 층에 있고 복도는 호위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숭의공과 제가 잠에 들고 간밤에 복도를 오간 이는 없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제 침소를 드나는 자도 없었고요. 밤새 복도를 지킨 호위들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당시 네 사람의 증언이 모두 일치하니 거짓은 아닐 겁니다."


"호위들은 믿을 만한 자들입니까?"


"숭의공께서 직접 뽑으신 것으로 알고 있소. 모두 무예가 상당한 자들이지요."


"이런 건 주진 그 친구가 전문입니다. 추적술의 달인이지요."


그러고는 진웅은 두 사람을 데리고 진우잉 자고 있던 방으로 들어가 여전히 한밤 중인 주진을 흔들어 깨웠고, 주진은 등을 돌리며 말했다.


"아침은 자네나 먹게. 나는 좀 더 자겠네."


"남궁공자께서 급한 일로 찾아왔는데 자네 도움이 필요하네. 빨리 일어나 보게."


그러자 주진은 바로 그 자리에서 일어났고, 옷을 추스리며 말했다.


"숭의공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인가?"


그러자 남궁현이 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


"대협의 단잠을 깨워 죄송합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


남궁현으로부터 모든 이야기를 들은 주진은 흥미롭다는 물었다.


"흠... 그렇다면 결국 창문을 넘어왔다는 소린데 혹시 어렴풋이라도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까?"


"그대로 곯아 떨어지는 바람에 누가 들락거리는지도 몰랐습니다."


"어제 루주는 통째로 빌리셨겠지요? 우리 말고 다른 손님은 없는 듯 하던데."


"네. 당연히 그리했지요."


"아침에는 누가 깨운 것이 아니라 혼자 일어나셨고요?"


"그렇습니다."


"일단 직접 가서 봐야 정확히 알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선루로 가기로 했으니 짐을 챙겨 조금 일찍 출발하면 될 것 같습니다. 숭의공께는 알리셨습니까?"


"아직 기침 전이라 뵙지 못하였습니다."


"또 누가 알고 있습니까?"


"원래 맹순 그 친구를 먼저 찾았으나 아침부터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더군요. 호위들에게는 따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순의공이나 맹대협께도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일단 비밀로 해주십시오."


"그리 하겠습니다."


그때 조금 전 잠에서 깬 팽가영이 일어나 방으로 찾아왔다.


"다들 여기 계셨습니까? 무슨 일이라도 있는 지요?"


그러자 진웅이 짧게 남궁현의 사정을 설명했고, 남궁현이 먼저 자리를 뜨자 일행은 서둘러 이선루로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이선루에 도착하자 남궁현이 루주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마차에서 내린 주진이 물었다.


"그 사이에 공자의 방에 들어간 사람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아무도 못 들어가게 막아뒀습니다."


"숭의공께선 일어나셨고요?"


"네. 알려주신 대로 따로 말씀은 안 드렸습니다."


그러자 주진이 진웅에게 말했다.


"자넨 팽소저, 장도사와 함께 잠깐 이 곳에 있게. 우르르 몰려 가는 것도 이상해 보일 것 같고, 현장도 어지럽혀 질 테니 말일세."


"그러지."


한 시진 후 주진과 남궁현이 다시 루주 밖으로 나왔고 묘한 표정을 짓는 주진을 보며 진웅이 물었다.


"뭐 좀 알아냈는가?"


"아무 흔적도 없더군. 흐트러진 먼지나 발자국이라도 남기 마련인데 전혀 없어."


"그 정도로 고수가 다녀갔다는 말인가?"


그러자 남궁현이 심각한 표정으로 주진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숭의공께는 말씀 드려야겠지요?"


"그래야겠지요. 혹여 말씀을 안 드렸다가 나중에 무슨 일이라도 벌어져 숭의공에게 변고라도 생기면 공자께서 미리 말하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할테니 말입니다."


결국 남궁현과 일행은 숭의공을 찾아가 모든 사정을 이야기했고, 시안은 심각한 표정으로 남궁현에게 물었다.


"공자는 어찌 하면 좋겠는가?"


"임안으로 돌아가시겠습니까?"


"고작 이만한 일로 겁을 먹고 돌아간다는 말인가? 그럴 수야 없네."


그러자 주진이 시안에게 말했다.


"합하께서는 무주의 병력을 동원하실 수 있으시지요?"


"그러하오. 다만 직접 병력을 움직이는 것은 눈에 띄니 최소한의 호위만 데리고 움직이고 있지."


"합하께서 꼭 천주로 가셔야겠다면 무주의 병력을 동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목적으로 그런 글을 남겼는지 모르겠으나, 위협을 알리기 위함이든, 천주로 가지 못하게 경고할 목적이든 천주까지 가는 길이 순탄치는 않을 테니 말입니다."


그러자 시안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 여기 남궁공자가 미행이 붙은 것 같다고 하여 무주에 도착하자마자 맹가의 소가주에게 지현사를 찾아가 병력을 요청하라 하였소. 아마 지금쯤 백인대를 이 곳으로 오고 있을 것이오."


그러자 주진이 말했다.


"지극히 현명하신 판단이오나 백인대는 보병이 포함되어 있어 백인대를 이끌고 가면 천주까지 열흘은 넘게 걸릴 것입니다."


"음...그렇지. 그걸 생각 못했소."


"게다가 무주 역시 병력이 신통치 않은 상황일텐데 전방의 백인대 병력을 천주로 데려가면 괜히 백성들이 동요할 수도 있습니다."


"듣고 보니 그렇군. 그래서 주대협은 어쩌면 좋겠소? 그렇다고 이대로 우리끼리만 갈 수도 없는 노릇 아니오."


"곯아 떨어진 남궁 공자에게 아무런 해를 입히지 않을 것을 보면 목숨을 앗을 생각은 없는 듯 보입니다. 호위는 말을 탈 수 있는 자들로 한정하고 마차로 이동하시지요. 그래야 저희도 너무 늦지 않게 천주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배는 전서를 보낼테니 걱정 말라 했을 텐데..."


"네. 배가 먼저 떠나지는 않겠지요. 다만 명주에서 저희를 기다리는 일행이 있어 그렇습니다. 합하께서 이해해주시지요. 굳이 백인대를 동원하시겠다면 저희는 원래대로 명주로 향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그러자 남궁현이 시안에게 말했다.


"주대협의 말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말로 이동하는 것이 추격을 따돌리기도 쉽고 말입니다. 그리고 무림쪽 인물이라면 그 숫자가 적다고 한 들 관병이 호위하는 황제의 사절을 공격하진 않을 테지요. 그렇다고 몽골군이 무주 아래에서 별동대를 움직일 리도 없고요.뭣보다 두분 대협이 함께 가시는 것이 백인대를 대동하는 것보다 전력에 훨씬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소가주, 자네 생각은 어떤가?"


그러자 맹순이 답했다.


"저야 합하의 의견에 따를 뿐입니다."


그러자 시안은 잠시 고민하더니 맹순에게 말했다.


"그리하지. 소가주 자네는 백인대장을 포함해 말을 탈 수 있는 자들 여덟만 남으라 전하게. 역관에 사람을 보내 필요한 만큼 정오까지 말을 충분히 준비토록 하고. 나 또한 마차가 아니라 직접 말을 타고 움직일 것이네. 불경한 무리가 감히 황제 폐하의 칙서를 전하는 것을 막으려는 모양인데 한가하게 마차를 타고 갈 수야 없는 노릇이지."


"네, 합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그러자 주진이 시안을 띄우며 답했다.


"과연 현명하신 판단입니다. 저희 역시 목숨을 다해 합하를 보필하겠습니다. 그럼 저희도 출발할 준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웅을 비롯한 일행은 밖으로 나와 맹순에게 중삼과 명주까지 동행할 호위를 부탁함과 동시에 중삼에게는 따로 명주로 돌아가라 지시했다. 하지만 남궁현이 받은 쪽지에 대해 모르는 데다 진웅 일행은 중삼에게 자세한 사정을 말해 줄 수도 없었기에 자신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저만 이렇게 따로 갈 수야 없습니다. 저도 천주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어차피 나으리들께서도 명주로 돌아가실 테고요."


그러자 진웅이 중삼을 타일렀다.


"우리 역시 너만 따로 명주로 보내는 것이 아쉽지만 혹여 네가 다치기라도 할까봐 걱정돼서 그런다."


"제가 나으리들께 짐이 안 되도록 정말 잘 따라 다니겠습니다. 혹여 싸움이라도 벌어지면 재빨리 도망가거나 숨도록 하겠습니다. 저만 명주로 보내진 말아주십시오."


그러자 장전일이 나섰다.


"혹시 처음 보는 관병들과 따로 명주로 가는 것이 겁이 나서 그러는가? 정 그렇다면 내가 자네와 함께 명주로 가는 길에 동행하겠네. 천주로 가는 길까지 굳이 내가 동행할 필요는 없으니 말일세. 게다가 두분 대협과 숭의공 일행이라면 크게 걱정할 것도 없고."


장전일이 명주까지 함께 동행하겠다는 말에도 중삼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저도 끝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나으리. 제발 이리 부탁 드립니다."


평소라면 진웅이나 주진의 지시에 두말 없이 따르던 데다 장전일이 동행하겠다는 말에도 중삼이 이렇게까지 애원하자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팽가영이 물었다.


"소협, 무슨 사정이라도 있습니까?"


중삼이 우물쭈물며 아무 말 못하자 진웅이 어깨를 다독이며 물었다.


"편히 말해보거라. 이야기했지 않느냐? 우리 모두 이제 너를 동생처럼 여긴다고 말이다."


그러자 중삼이 울먹이여 답했다.


"죄송합니다, 대협. 실은 천주에 있는 객잔에서 누이가 일하고 있습니다. 미리 말씀 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합니다. 오늘 아침 천주로 가신다기에 몇년 만에 누이를 볼 수 있을 줄 알고 좋아하다 저만 따로 명주로 보내신다기에 망연자실하여 이리 괜한 고집을 피웠습니다. 그간 저에게 다들 너무도 잘 해주셨는데 이리 고집을 피워 죄송합니다."


그러자 팽소저가 중삼의 두 손을 잡더니 물었다.


"소협의 누이가 천주에 있는지 여기 있는 누구도 몰랐답니다. 소협이 미리 말해줬다면 당연히 소협만 먼저 천주로 보내진 않았을 거에요. 진대협의 말처럼 소협을 동생처럼 아끼니 해라도 입을까 그런 것이죠. 소협, 마차를 이리 능숙히 모니 말을 당연히 잘 타겠지요? 두분 대협의 일정이 촉박하여 마차로 움직이긴 힘들 것 같아요. 숭의공께서도 직접 말을 타시겠다고 하고..."


"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말 위에서 안 내려오고 열흘 밤낮도 있을 수 있습니다."


"대신 무슨 문제라도 있으면 바로 뒤로 물러나야 해요."


그러고는 뒤를 돌아 다른 일행들은 보면서 팽가영이 말했다.


"소협의 누이가 천주에 있다고 하니 데려가지 않을 방도가 없겠네요. 다들 동의하시죠."


그러자 진웅이 웃으며 답했다.


"동복에서 나온 천륜을 어찌 끊겠소? 중삼이 이 녀석, 그런 사정이 있으면 바로 말했어야지."


"죄송합니다, 대협."


그렇게 중삼까지 천주에 동행하는 것으로 정해졌고, 맹순이 역관으로 사람을 보내 정오가 되기 전 말을 구해오자 숭의공을 비롯해 일행은 가볍게 점심 식사를 한 뒤 무주를 떠나 천주로 향했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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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가사도(賈似道) (3) 24.02.28 17 0 8쪽
57 가사도(賈似道) (2) 24.02.21 16 0 10쪽
56 가사도(賈似道) (1) 24.02.20 22 0 8쪽
55 해동제일검 (2) 24.02.20 19 0 9쪽
54 해동제일검 (1) 24.02.17 22 0 11쪽
53 배후(背後) (5) 24.02.16 23 0 8쪽
52 배후(背後) (4) 24.02.16 24 0 8쪽
51 배후(背後) (3) 23.08.08 44 0 10쪽
50 배후(背後) (2) 23.08.03 31 0 9쪽
49 배후(背後) (1) 23.08.02 35 0 11쪽
48 귀환(歸還) (6) 23.08.01 32 0 14쪽
47 귀환(歸還) (5) 23.08.01 36 0 13쪽
46 귀환(歸還) (4) 23.07.31 31 0 11쪽
45 귀환(歸還) (3) 23.07.28 37 0 11쪽
» 귀환(歸還) (2) 23.07.27 38 0 11쪽
43 귀환(歸還) (1) 23.07.26 41 0 11쪽
42 연심(戀心) (3) 23.07.24 36 0 12쪽
41 연심(戀心) (2) 23.07.20 39 0 13쪽
40 연심(戀心) (1) 23.07.18 43 0 12쪽
39 강만리(江萬里) 23.07.13 46 0 9쪽
38 파촉당문(巴蜀唐門) (2) 23.07.12 46 0 10쪽
37 파촉당문(巴蜀唐門) (1) 23.07.11 66 0 10쪽
36 기연(奇緣) (2) 23.07.10 64 2 13쪽
35 기연(奇緣) (1) 23.07.07 72 2 10쪽
34 옥추보경(玉樞寶經) (6) 23.07.07 53 2 12쪽
33 옥추보경(玉樞寶經) (5) 23.07.06 57 2 12쪽
32 옥추보경(玉樞寶經) (4) 23.07.05 51 0 10쪽
31 옥추보경(玉樞寶經) (3) 23.07.05 51 1 12쪽
30 옥추보경(玉樞寶經) (2) 23.07.04 6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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