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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일의 작업실

삼별초, 남송(南宋)에 가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대체역사

고도일
작품등록일 :
2023.05.19 16:52
최근연재일 :
2024.02.28 16:54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4,692
추천수 :
51
글자수 :
293,169

작성
23.07.0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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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옥추보경(玉樞寶經) (2)

해당 소설은 실제 역사와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픽션으로, 특정 종교/단체/인물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DUMMY

팽가영이 말을 마치자 주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진웅에게 말했다.


"흠... 저렇게 중요한 비급이면 금단파 도사들도 쉽게 포기는 안 할 것 같은데... 아까는 고작 여덟이었지만 이제 금단파 도사들 전부 이곳으로 몰려들 것 아닌가?"


"그러게 말일세. 그렇다고 형님의 지인이라는데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이미 우리 역시 스스로 이 문제에 끼어든 셈이고."


"그야 그렇지. 뭐 도와야지 별 수 있나? 이미 엎어진 물인데..."


"일단 무공산이 어딘지부터 물어야겠군. 반대 방향이라면 난감한데..."


두 사람은 다른 이들이 부담을 가질까봐 고려의 말로 진웅에게 이야기했으나, 유백문은 마치 두 사람의 대화를 알아들은 듯 이야기했다.


"괜히 저희를 도와주셨다가 두 분 대협께서도 위험해지신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게다가 목숨을 잃은 도사도 없고 형님의 지인이라 하시니 오히려 돕길 잘했단 생각입니다. 다만 문제는 금단파 도사들이 아까는 물러났지만 대거 몰려올 수도 있다는 것이죠. 빨리 남창을 떠야할 듯 한데 날이 이러니... 그렇다고 마차를 버리고 갈 수도 없고 말입니다."


진웅의 말에 유백문도 고민에 빠진 듯 했고 팽가영 역시 뾰족한 수가 없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진웅이 다시 유백문에게 물었다.


"무공산이라 했지요? 어디에 있는 산입니까?"


"장사와 길주의 중간에 있습니다."


"마차로 얼마나 걸립니까?"


"닷새, 빠르면 나흘 정도 걸릴 겁니다."


"어차피 저희도 장사로 가니 함께 가시지요."


"정녕 그래주시겠습니까? 그럼 의춘(宜春)까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거기서 대협들은 곧장 장사로 가시고 저희는 남쪽으로 빠지면 바로 무공산이니까요. 의춘에서 장사까지도 닷새 정도 걸릴 겁니다."


"알겠습니다. 장도사, 자네도 괜찮지?"


"당연하지요. 두분 대협이 거절하시면 저라도 함께 하려 했습니다."


그러자 유백문이 감사의 표시로 세 사람에게 읍을 하자 옆에 있던 팽가영 역시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얼굴로 거듭 읍을 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때 주진이 장전일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이 빗 속에 선사께서는 어디 가셨나? 일단 이 곳을 떠야 할지도 모르는데..."


"다녀올 곳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디로 가시는 지는 말씀을 안해주셨습니다."


일단 진웅은 유백문과 팽가영에게 돕겠다고 하였으나, 취암이 반대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들었다. 취암이 문천상을 돕고 있기는 하나, 워낙 성격이 괴팍하고 어디로 튈지 몰라 두 사람을 돕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유백문이 화색이 도는 얼굴로 물었다.


"취암선사께서도 함께 가시는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다만 선사께 허락을 아직 못 구했는데 혹여 거절하실까 걱정입니다."


"선사께서 사연을 아시면 거절하실 리가 없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유백문은 문천상의 소개로 이미 취암과 안면이 있었고, 취암 역시 곧은 절개의 유백문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기에 자신과 팽가영의 사정을 안다면 거절할 리 없다고 유백문은 생각했다.


"일단 저희가 불침번을 설 테니 두분은 뭐 좀 드신 다음 눈 좀 붙이시지요. 이 빗 속에 당장 출발하는 것도 무리고 도사들도 우리가 여기서 머무는 것을 모를 테니 오늘밤 당장 찾아오진 않을 겁니다."


유백문과 팽가영은 사실 아까의 혈투로 녹초가 되어 있었고, 특히나 여러 군데 검상을 입은 팽가영은 억지로 버티고는 있으나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허나 진웅과 주진의 거듭된 호의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두 사람은 괜찮다며 사양했으나 진웅은 갈 길이 머니 지금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오히려 나중에 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두 사람을 설득했고, 장전일이 자신의 방으로 유백문과 팽가영을 데려갔다.


주진은 점소이를 불러 두 사람의 식사를 준비토록 했고, 동시에 은전을 넉넉하게 챙겨주며 혹여 금단파 도사들이 찾아오면 자신들이 여기 묵고 있음을 비밀로 해 달라고 함과 동시에 금단파 도사들이 다녀가자마자 자신에게 알려달라 부탁했다.


계단 쪽이 보이도록 방문을 살짝 열어둔 채 주진이 먼저 불침번을 섰고, 진웅 역시 잠이 오질 않는지 의자에 몸을 뒤척이다 의자에 앉았다.


자시(子時, 밤 11시~ 01시)에 이르도록 취암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때 약간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오더니 이내 누군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고 주진은 경계하며 의자에 앉아있던 진웅의 어깨를 툭 쳤다.


두 사람이 검에 손을 가져가며 경계심을 높이던 순간 복도에 아까 이야기를 나눈 점소이의 모습이 보였다. 점소이가 주진에게 이야기했다.


"아래 말씀하신 도사무리들이 찾아왔습니다. 대협께서 부탁하신대로 그런 분들은 없다고 하니 객실을 확인해야겠다고 막무가내로 버티고 있습니다. 마을사람 하나가 몇 시간전 인상착의가 비슷한 자들이 여기로 간 것을 봤다고 도사들에게 이야기한 모양입니다."


주진이 점소이에게 물었다.


"몇명이나 되는가?"


"일단 문 앞에 넷이 있는데 뒤로는 몇이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돌아가진 않겠군."


"일단 제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침소에 드신 주인어른께 먼저 말씀드릴 테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였는데 그리 오래 버티진 못할 것 같습니다. 주인어른께서도 저 정도 숫자의 도사들이라면 척을 지고 싶지도 않을 테고 말입니다."


주진이 이번에는 은전을 두둑히 건네더니 말했다.


"일단 자네 주인에게 가서 아뢰게. 대신 조금 천천히 움직여 일각 정도의 시간만 벌어줄 수 있겠나?"


은전 주머니를 받아 든 점소이가 화색이 도는 얼굴로 답했다.


"일각이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점소이가 객잔 주인을 깨우기 위해 자리를 뜨자 진웅이 창가로 가서 주변을 둘러본 뒤 말했다.


"아직 객잔을 둘러싸진 않을 듯 하군. 저치들도 확신은 없는 것 같네."


"정작 문제는 마차라네. 장도사와 중삼의 얼굴이 알려지지 않아 다행이긴 하나 장사까지 가려면 마차를 버리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야."


"그렇다고 도사 무리가 몇이나 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맞붙기에는 너무 위험하네. 양소저도 상태가 안 좋고 괜히 중삼이 인질로라도 잡히면 지금 달아나는 것만 못하니 말일세."


"이렇게 하세. 일단 중삼에게는 도사들이 객잔을 떠나며 마차를 끌고 곧장 관청으로 가도록 얘기하겠네. 통행패와 형님의 이름을 들으면 아마도 구하러 올 거네. 그리고 세 사람이 빠져나가는 동안 우리 둘이서 저 도사들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는 거지."


"그렇게 하세."


진웅이 한 방에서 곤히 자던 중삼을 깨웠고, 주진 역시 장전일에게 달아날 채비를 하라고 전했다. 여섯 사람이 모이자 주진이 중삼에게 통행패를 건네며 관청으로 곧장 가라고 지시한 뒤, 나머지 세 사람에게 이야기했다.


"일단 두 분 먼저 빠져 나가십시오. 두 분 역시 관청으로 가 그 곳에서 저흴 기다리시면 저희도 곧장 관청으로 가겠습니다."


그 사이 입구는 점점 소란스러워지고 있었기에 진웅은 창가로 다가가 조심스레 주변을 살핀 뒤 주진과 일행에게 말했다.


"늦은 것 같네. 이미 도사들이 객잔을 둘러 싼 모양이야. 일단 자네와 나는 정면으로 돌파해서 시선을 끄는 수 밖에 없겠어. 입구에서 소란이 일어나면 도사들이 그 곳으로 모여들테니 그 틈에 세 분은 객잔을 벗어나 관청으로 가십시오. 중삼아, 너는 우리 다섯 사람이 모두 나가고 도사들이 객잔을 떠나면 그때 움직이거라."


그러자 장전일이 답했다.


"저도 대협들을 거들겠습니다."


"아닐세. 양소저의 몸이 정상이 아니니 유대협 혼자 소저를 지키기는 힘들 거야. 우리 두 사람보다는 유대협과 함께 양소저를 지켜주게."


잠을 설치다 일어난 팽가영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나머지 역시 금단파 도사들의 숫자나 전력을 알 수 없었기에 걱정이 앞섰다. 두 사람은 먼저 복도로 나왔고 계단을 향해 가면서 주진이 진웅에게 말했다.


"기척을 보니 스물은 넘는 듯 하네."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모이겠지."


"그렇겠지. 그나저나 이럴 줄 알았으면 방패라도 들고 올 걸 그랬네."


"쯧쯧쯧... 그렇게 방패 타령해대더니 정작 필요할 땐 놔두고 왔나?"


그러자 주진이 어깨를 으쓱하더니 대답했다.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나? 그리고 빗속을 뛰쳐나간 건 자넬세."


따지고 보면 틀린 소리는 아니었기에 진웅은 대꾸할 말이 없었고 주진이 말을 이었다.


"뭐 덕분에 형님의 지인을 구할 수 있었으니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은 셈이니 오히려 잘 된 건지도... 뭐 그것도 우리가 무사해야겠지만."


"일단 내가 선봉에 서겠네. 도사들의 목숨을 뺏어서는 안 되네."


그때 입구 쪽이 더욱 소란해지더니 이어 외마디 비명과 함께 타격음이 들려왔고, 이내 싸우는 소리로 바뀌었다. 진웅과 주진을 서로를 바라보았고 주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도사놈들이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는 모양이야. 포위되면 불리하니 어서 내려가세. 입구를 벗어나야 하네."


진웅과 주진이 서둘러 내려가자 이미 입구쪽의 도사들은 쓰러져있었고 두 사람이 놀라서 바라보자 바깥에서 한바탕 혈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수십의 도사들이 한 사람을 에워싸고 검을 날리고 있었는데 그 상대는 다름 아닌 취암이었다. 주진과 진웅은 취암을 보자마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뛰쳐나갔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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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해동제일검 (2) 24.02.20 18 0 9쪽
54 해동제일검 (1) 24.02.17 2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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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파촉당문(巴蜀唐門) (1) 23.07.11 65 0 10쪽
36 기연(奇緣) (2) 23.07.10 64 2 13쪽
35 기연(奇緣) (1) 23.07.07 72 2 10쪽
34 옥추보경(玉樞寶經) (6) 23.07.07 52 2 12쪽
33 옥추보경(玉樞寶經) (5) 23.07.06 57 2 12쪽
32 옥추보경(玉樞寶經) (4) 23.07.05 51 0 10쪽
31 옥추보경(玉樞寶經) (3) 23.07.05 51 1 12쪽
» 옥추보경(玉樞寶經) (2) 23.07.04 6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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