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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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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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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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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7. 단서

DUMMY

“헉! 용서해 주십시오.”

“너! 솔직히 말해봐. 겸이에게 너를 주인공으로 하여 소설을 쓰라고 했어? 안 했어?”

“그냥 농담 삼아 한 적은 있습니다.”“장춘아! 니가 작가라면 너 같은 놈을 주인공으로 쓰겠냐? 무림 맹주인 석중광도 주인공이 되기에는 너무 과분했던 놈이야,”

“맞습니다. 나리!”“그리고 시골 논두렁 왈패들을 주제로 하여 소설을 쓰면 어떻겠어?”

“전혀 팔리지도 않을뿐더러 내용을 잘 모르고 산 사람들에게 원망을 들으며 욕된 삶을 살 것 같습니다.”

“그래! 왜 내가 장황한 질문을 했는지 이제 이해가 가지?”

“예, 나리!”

“장춘아! 왈패들에게 줄 보호비를 가지고 가서 안주나 사 와라.”

“예, 나리! 잠시만 기다리면 얼른 대령하겠습니다.”


장춘이 포목점을 나가자 염무상은 장춘이 앉았던 의자에 옮겨 앉았다.

‘이쪽에 앉으니 답답하지도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잘 보여 심심하지가 않군!’

날이 저물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뜸해졌다.

‘이 새끼! 안주 사러 가더니 또 늦네!’

짜증이 올라온 염무상은 장춘이 갔던 방향을 향해 고개를 쭉 뺐다.

‘오! 겸이가 아닌가?’

염무상의 눈에 포목점 쪽으로 부지런히 걸어오는 준하가 보였다.


“겸아!”

“염상아저씨! 안녕하세요?”

“그래! 어디 가는 길이냐?”

“형주서점으로 가서 밥이나 얻어먹을까 하고요.”

“니 엄마는 어디 갔냐?”

“아빠랑 형주 시전으로 장사하러 갔어요.”

“그래? 들어와라. 장춘이 안주 사러 갔으니 같이 먹자.”

“그럼 그럴까요?”


포목점으로 들어온 준하가 의자에 앉았다.


“염상아저씨! 이런 포목점을 하려면 돈이 얼마나 있어야 할까요?”

“왜? 나중에 크면 포목점을 하려고?”

“제가 아니고 엄마 아빠가 했으면 해서요.”

“나는 잘 모르겠고 잠시 후 장춘에게 물어봐라. 그나저나 이놈은 왜 안 오는 거야?”

“염상아저씨! 그냥 밥 먹으러 가요.”

“돈은 있냐?”

“국밥값 정도는 있어요.”

“그럼 가자.”


의자에서 일어난 염무상은 안쪽에 있는 포목점의 직원에게 손짓하고 포목점을 나왔다.

사-사-삭!


“겸아! 그게 무슨 동작이냐?”


허리를 숙인 준하가 검을 뻗는 동작을 하자 염무상이 물었다.


“그냥 해봤어요.”


국밥집에 도착한 준하는 국밥 두 그릇과 화주 한 병을 시켰다.


“캬! 좋구나!”

“공짜 술이라 더 맛이 좋죠?”“나이도 어린 네가 그걸 어떻게 아냐?”

“제가 달리 작가인가요?”

“그렇구나!”


‘내가 라면만 먹고 소설을 쓸 때 누가 국밥에 소주라도 한잔 사줬으면 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

준하는 한국에서의 삶을 생각하며 물끄러미 탁자를 쳐다보았다.

쓱-쓱!

대나무 젓가락 끝에 화주를 묻힌 염무상이 뭔가를 그리고 있었다.


“겸아! 이게 뭔 줄 알겠냐?”

“검로요, 검로!”

“그래! 이건 흑룡삭운이란 검법의 일초식이다.”


실제 흑룡삭운은 천마검법의 일초식이었다.


“아저씨! 흑룡삭운은 아저씨의 독문 검법인가요?”

“아니다. 우연히 알게 된 검법인데 다시 그려주랴?”

“다 외웠어요.”

“그럼 오늘 밥값은 내가 낸 셈이다.”

“헤헤! 고마워요.”


대나무 젓가락을 든 준하는 젓가락 끝에 엽차를 찍어 흑룡삭운의 검로를 그려 보였다.


“정확히 외웠구나!”


국밥이 나오자 준하는 서둘러 밥을 먹었다.

‘녀석! 무공에 대한 갈망이 컸구나!’

준하의 마음 상태를 짐작한 염무상은 서둘러 식사를 마쳤다.

만검문으로 돌아온 준하는 만검에 내공을 주입하여 흑룡삭운의 검로를 따라 해보았다.

‘과장된 표현인지는 모르지만, 공수가 완벽한 악마의 검이다. 특히 상대의 공격을 막은 후 펼치는 동작은 악마의 발톱이라 할만해!’

열 번..스무 번..백 번..오백 번..천 번

천 번의 흑룡삭운을 펼친 준하는 만검을 거뒀다.

‘천재성에 집념과 끈기라? 무공만 바쳐주면 십 년, 앞으로 십 년만 지나면 중원 무림에는 저 아이를 능가할 고수는 없겠어! 그런데 왜 어린 저 아이의 검에서 살기 느껴질까?’

준하가 만검을 거두자 준하를 지켜보던 염무상도 만검문을 떠났다.

새벽이 되자 잠에서 깬 준하는 흑룡삭운의 구결을 생각하며 만검을 휘둘렀다.

‘엄마, 아빠는 장사하고 오느라 피곤할 것 같으니 제수(祭需) 준비나 할까?’

아침을 먹은 준하는 태금산으로 가지 않고 태금리 시전으로 갔다.

‘어차피 제사가 끝나면 우리가 먹을 것이니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것을 사는 것이 낫겠어!’

준하는 시전을 돌아다니며 제사에 필요한 식자재를 샀다.

식자재를 모두 산 준하는 만검문으로 가는 길에 있는 포목점으로 갔다.


“어? 아저씨! 눈에 왜 멍이 들었어요?”


장춘의 눈은 밤탱이가 돼 있었다.

‘어제 안주를 사러 가서 빨리 오지 않아 아저씨에게 맞은 것 같다!’

준하는 짐작이 갔지만, 물어보았다.


“뭘 좀 나르다가 넘어졌다.”

“햐-아! 어지간히 넘어져서는 밤탱이가 되지 않는데 아저씨는 재수가 없어도 더럽게 없네요. 염무상아저씨 있어요?”

“나리?”

“예!”

“잠깐만 기다려 봐라.”


안으로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염무상이 나왔다.


“오늘은 산에 안 갔냐?”

“예? 내가 태금산에 가는 것을 어떻게 알아요?”

“으..응! 예전에 아이들이 그러더구나. 그런데 왜 온 것이냐?”

“이따 저녁때 식사하러 오세요. 오늘이 할아버지 제사라서요,”

“술도 있냐?”

“여기 있어요.”


준하는 보자기를 벌려 보였다.


“이따 가마.”

“염상아저씨! 어제 장춘 아저씨 때렸어요?”

“왜? 내가 때렸다고 그러디?”

“그건 아니고 장춘 아저씨는 주부얼이잖아요?”

“주부얼? 그게 무슨 말이냐?”

“가만히 있어도 주먹을 부르는 얼굴이요.”

“푸-하하하! 맞다.”


형주 포목점을 나온 준하는 만검문으로 갔다.

‘왜 안 오시지?’

채소를 비롯해 식자재를 씻은 준하는 만검문을 나와 형주에서 오는 길을 바라보며 엄마, 아빠를 기다렸다.

‘왜 안 오실까? 아저씨까지 밥 먹으러 오라고 했는데,’

준하는 형주를 향해 천천히 걸었다.

‘어? 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

흑룡삭운의 구결과 검로는 생각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풍광재에 도착한 것이다.


“큭-큭! 소형제! 어딜 가는 길인가?”


자신의 좌우에 험악하게 생긴 산적들을 대동한 부채주 동팔이 물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만검문의 아들입니다.”

“마..만검문?”

“예! 우리 엄마, 아빠는 아시죠?”

“모..모르는데”


당황한 얼굴의 동팔이 말을 더듬었다.


“어제 인사하지 않았어요?”

“누..누가 인사했는지 모르겠고 만검문의 아들이니 그냥 보내주마, 빨리 가거라.”


동팔은 허둥대며 산적들을 데리고 멀리 떨어진 망루로 올라가 버렸다.

‘여기까지 왔으니 형주 시전으로 가자.’

준하는 엄마, 아빠가 장사했던 상점으로 갔다.

‘어딜 가셨나? 아! 제사에 필요한 것을 사러 가셨을 거야!’

준하는 형주 시전을 한 바퀴 돌았다.

‘나하고 길이 엇갈렸을까?’

위사륭과 두운경을 찾지 못한 준하는 다시 두 사람이 장사했던 상점으로 갔다.


“할머니! 여기 호떡을 파는 사람의 아들인데요, 우리 엄마, 아빠는 언제 장사를 끝냈어요?”


준하는 국수를 파는 노파에게 물었다.


“아! 네가 만검문의 아들이야? 듣던 대로 키가 훤칠하고 잘생겼구나!”

“예! 우리 엄마, 아빠는 언제쯤 가셨어요?”


노파가 자신에게 되묻자 준하는 답답 했다.


“나는 어제부터 네 엄마, 아빠가 안 보여서 제사준비를 하는가 보다 했는데 집에 안 계셔?”

“예!”

“아무든 나는 못 봤다. 배고프면 내가 국수 하나 말아줄까?”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준하는 곧바로 태금리를 향했다.

‘어제 내가 본 두 사람은 엄마, 아빠가 틀림없는데 왜 산적들은 못 봤다고 했을까? 엄마, 아빠는 기름이 튀면 지저분해진다고 하여 사람들이 거의 안 입는 갈색 옷을 입어서 멀리서 봐도 금방 알아볼 수 있는데,’

힘없이 풍광재를 넘은 준하는 만검문으로 왔다.


“밥 먹으러 오라고 하더니 어디 갔다 오는 거냐?”


대문 앞에 앉아 있던 염무상이 물었다.


“아저씨! 엄마, 아빠가 없어요.”

“응? 엄마, 아빠가 없다니? 자세히 말해봐라.”

“형주 시전으로 갔더니 엄마, 아빠는 어제부터 장사하지 않았데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어제 제가 태금산 자락에서 풍광재를 보고 있었는데.....,”

“내가 알아볼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곧 울려고 하는 준하를 방까지 데려다준 염무상은 형주 포목점으로 갔다.


“장춘아! 누굴 추적하려고 하는데 할만한 사람이 있냐?”

“추적이라면 제가 전문입니다.”

“또 잘난 척하는 말이라면 넌 진짜 죽는다.”

“나리! 저는 교에 있을 때 은마대 소속이었습니다.”


마교의 은마대(隱魔隊)는 세작들을 양성하여 적의 정보와 함께 요인을 납치, 암살하는 부대였다.


“그럼 만검문으로 가서 어제 아침 만검문에서 나온 두 부부의 행적을 추적해 보아라. 참고로 두 부부는 호떡 장사를 하니 신발에 기름이 묻어있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나리, 지금 다녀오겠습니다.”

“혹시 풍광재에서 산적들을 발견하더라도 입을 열어서는 안 된다.”

“예, 나리!”


휙-씽!

허공으로 몸을 날린 장춘이 사라져버렸다.

‘은마대 출신이라고 하더니 경공 하나는 쓸 만 하구나!’

염무상은 장춘이 사라진 허공을 보며 술을 한 모금했다.

한편 만검문을 들린 장춘은 위사륭과 두운경의 발자국에서 희미한 기름 냄새를 찾았다.

씽-씽-씽!

장춘은 갈지(之)자 형태로 몸을 날려 빠르게 풍광현을 향해 갔다.

‘여기서 흔적이 끊겼다.’

큼-큼!

풍광재의 바닥에 엎드린 장춘은 기름 냄새를 찾아 돌아다녔다.

‘이건 혈향이다. 그것도 얼마 되지 않은,’

장춘은 기름 냄새 대신을 혈향을 따라갔다.

‘교주님께서는 어제 아침이라고 했는데 이 흙은 며칠 전에 판 흙이다!’

장춘은 허리춤에서 긴 막대를 뽑았다.

팍-팍!

장춘은 막대를 땅속으로 꼽았다가 다시 뽑아내 막대 속에 든 흙을 털어냈다.


“큼-큼!”


흙을 털어낸 다음 막대를 꼽은 장춘은 막대 끝을 콧속에 넣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희미하지만 기름 냄새와 함께 짙은 혈향이 같이 난다. 이 상황을 정리해 보면 산적 놈들은 겸이의 엄마, 아빠를 죽여 땅속에 묻기 위해 며칠 전에 구덩이를 파 놓고 두 부부를 죽여 묻은 것이다. 흐-흐! 오랜만에 나도 피 맛을 보겠어! 산적들아! 목 빼고 기다려라!’

휙!

장춘은 몸을 날려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나무 위에서 땅을 향해 쌍장을 내밀었다.

휘-이-이!

장춘의 쌍장에서 나온 강한 바람은 발자국을 지워 버렸다.

팍!

자신의 발자국을 모두 지운 장춘은 형주 포목점을 향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어찌 됐느냐?”

“찾았습니다. 나리!”

“죽었냐?”

“예! 나리! 제 추론을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라.”

“산적들은 겸이의 엄마, 아빠를 죽이기 위해 며칠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 근거를 찾자면 혈향이 나는 땅 위의 흙이.....,”

“네 말이 맞는 것 같구나! 나는 겸이에게 다녀올 테니 푹 자거라.”

“예, 나리!”


형주 포목점을 나온 염무상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뭐라고 해야 겸이의 마음이 다치지 않을까? 팔다리가 잘려도 살아만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염무상이 만검문을 향하는 시간 준하는 계단에 앉아 염무상을 기다리고 있었다.

‘알아봐 준다고 했으니 꼭 엄마, 아빠를 찾아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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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8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7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9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9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6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4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9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9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9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6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7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2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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