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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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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66,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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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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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3. 살수 위준하

DUMMY

막염은 준하를 기다리는 동안 초조해졌다.

그래서 관도를 왔다 갔다 하느라 의족과 연결된 무릎 밑에서 피가 났다.

피곤해진 막염은 언덕에 앉아 다리를 주물렀다.

막염은 다리를 주무르는 동안에도 공동산 쪽을 보느라 무릎에서 피가 나는 것을 보지 못 했다.

‘나 때문에 흘린 피다!’

막염이 업히길 기다리는 준하는 막염에게 진한 정을 느꼈다.


“고얀 놈! 아무리 그래도 넌 근신처분을 받아야 해.”


준하의 등에 업힌 막염은 미소를 지었다.

‘하긴 내가 그 자리에 있어도 그런 놈은 오체분시했을 것이다! 어떻게 공동파의 제자라는 놈이 우리 살수들보다 더 못할까?’

준하는 막염을 업고 객잔에 도착했다.


“교두님! 잠시 들릴 곳이 있으니 먼저 들어가십시오.”

“아직은 멀리 돌아다녀서는 안 된다.”

“알겠습니다. 교두님!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객잔을 나온 준하는 의원으로 갔다.


“금창약을 사러 왔소.”

“이게 우리 의원에서 파는 금창약 중에 제일 좋은 약입니다.”


금창약을 산 준하는 객잔으로 갔다.


“교두님! 의족을 분리해 보십시오.”

“왜 그러냐?”


시큰둥한 얼굴의 막염이 물었다.


“여기 금창약을 사 왔습니다.”

“이깟 상처는 밥 먹으면 나은데 뭐하러 샀어? 내가 알아서 바를 테니 거기 두고 밥이나 먹으러 내려가자.”

“예!”


다음 날이 되자 준하와 막염은 흑묘의 훈련장이 있는 내몽골 석림곽릉맹으로 향했다.

.

.

일 년이 지났다.

준하는 공동산을 다녀온 후 두 달 만에 보법과 신법 등 흑묘의 무공을 모두 익혔다.

그러자 막염은 혹독하리만큼 준하를 굴렸다.

자신이 아는 무공은 물론 살행 중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경험까지 모두 준하에게 전수해 주었다.

슈-슈-슉!

오늘도 준하는 월영보법을 밟으며 월영검법을 수련했다.


“겸아! 그만 멈춰라.”


평소와 다르게 무복을 갖춰 입은 막염이 말했다.


“예!”

“오늘부터 너는 흑묘의 살수가 되었다.”

“드디어 살행이 시작되는 건가요?”

“너의 훈련이 끝났다고 흑점으로 전서구를 날렸으니 이제 형주로 가자.”

“예!”


마차를 타고 석림곽릉맹을 출발한 지 보름 만에 형주에 도착했다.

막염은 경매가 열리는 관제묘가 아닌 관제묘 옆에 있는 대나무 숲으로 준하를 데리고 갔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내 발자국을 따라와야 한다.”

“예!”


‘헉! 낭떠러지다!’

평범한 대나무 숲을 지나자 작은 소로에는 자욱한 안개가 끼어있었고 안개를 지나자 높은 산과 만길 낭떠러지가 나타났다.

‘관제묘 근처에 낭떠러지라니? 분명 진이 설치된 곳이다!’

변형된 만상운무진이었다.

준하는 막염이 발자국을 따라갔다.

얼마나 갔을까?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가 나타났고 분지에는 여러 전각이 지어져 있었다.


“교두님! 여기는 어딥니까?”

“여긴 우리 흑점의 본점이다. 너는 앞으로 다른 살수들과 저곳에서 머물면서 임무를 하달받을 것이다.”


막염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보니 객잔처럼 많은 방이 보였다.


“어디가 제 방인가요?”

“나를 따라와라.”


막염은 준하를 데리고 많은 방 중에 한 방으로 들어갔다.


“먼저 흑점에 대해 말해주마. 우리 흑점에는 한 명의 점주가 있고 묘주를 중심으로 청부살인을 하는 흑묘, 매주(賣主)를 중심으로 경매로 물건과 사람을 파는 흑매, 그리고 정주를 중심으로 은밀한 정보를 사고파는 흑정이 있다.”

“흑묘의 살수 구성은 어떻게 됩니까?”

“삼인 일조로 하여 십이지신의 명칭을 딴 십이 개 조다. 넌 신입 살수니 해(돼지)조에 들어갈 것이다.”

“예!”


고개를 끄덕이던 준하는 결심한 듯 막염을 바라보았다.


“교두님! 살행의 대상을 거부할 수도 있습니까?”

“그건 불가다.”

“그럼 저는 살수가 되지 않겠습니다.”

“뭐..뭐? 훈련까지 끝난 마당에 갑자기 마음이 변한 이유가 무엇이냐?”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기들의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도구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휴-우! 내가 위에 말해보겠지만 장담은 할 수 없다. 만약 위에서 받아 드리지 않았는데 네가 살행을 거부한다면 구금은 물론 고문을 당할 수도 있다. 그래도 살행을 거부하겠느냐?”

“예! 어차피 덤으로 사는 인생입니다.”

“겸아!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

“제..제가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한 것은 적랑대주 호휘량에게 죽을 뻔했다가 겨우 살아난 것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과거 전부를 기억한 채 환생했다고 하면 나를 미친놈이라고 하겠지?’

준하는 말을 더듬고 말았다.


“겸아! 훈련받느라 수고했다! 내 임무는 여기 까지다. 그리고 이건 묘주님께서 하사한 천연환이니 오늘 밤 천연환을 복용하여 네 내공으로 만들어라.”


막염이 준하에게 천연환을 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교두님!”

“겸아! 마지막 한 가지, 살수로서의 삶을 살려면 은퇴 후를 생각해 가명을 써야 한다. 네 이름을 아는 사람은 나와 묘주뿐이다.”


‘맞는 말이다. 내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모두 나를 알 것이니 만일을 대비해 가명을 써야 한다.’

막염의 말에 준하는 가명을 생각했다.


“준하(俊河)! 위준하로 할게요.”

“뛰어난 강이라? 좋은 이름이다! 그만 가야겠다.”

“막염 교두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준하는 마음을 담아 막염에게 절을 했다.


“내일 해조의 살수들과 상견례가 끝나면 한 달간 휴가가 주어질 것이다. 잘 다녀오고 앞으로 살행을 나가더라도 임무보다는 먼저 다치지 않아야 한다.”


막염이 손가락으로 자신의 의족을 가리키며 말했다.


“예, 교두님! 항상 교두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겠습니다.”


막염은 대답 대신 준하의 어깨를 두드려 준 뒤 방을 나갔다.

준하는 창문을 열었다.

‘내가 살행의 대상에게 흡성대법을 시전하려면 절대 무고한 사람은 안 돼,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고 해서 물불 가리지 않고 내공을 빨았다가는 평생을 두고 후회할지 모르니,’

얼마 되지 않아 날이 어두워졌다.

‘살수들이 사는 곳이라 밤안개마저도 핏빛을 품은 것 같다!’

창문을 닫고 자리에 앉은 준하는 천연환을 꺼냈다.

‘살행을 거부할 때 거부하더라도 준 것이니 먹자.’

천연환을 먹은 준하는 천마심공을 운공했다.

퍼-퍽-퍽!

천마심공이 절정에 다다르자 백회혈로 올라간 내공은 회음혈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내려오면서 막힌 혈도들을 모두 뚫어버렸다.

임독 양맥, 즉 생사현관이 타동된 것이다.

몸의 변화를 느낀 준하는 운공을 끝내고 눈을 떴다.

‘내 내공이 일류의 경지로 올라선 것인가?’

내공이 일류의 경지에 도달하면 내공을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다.

창문을 연 준하는 안개를 향해 쌍장을 내밀었다.

휭-이-이!

양손에서 나온 일성의 내공은 바람이 되어 안개를 날려버렸다.

‘십이 성이면 사람을 죽일 수도 있겠다. 오늘 먹은 천연환으로 인해 만년설삼과 호휘량의 내공을 절반 정도 녹인 것 같다.’

성취감을 느낀 준하는 편안한 밤을 맞이했다.


****


“막교두! 축하하네!”


흑묘의 묘주 형백강이 자신의 집무실로 온 막염에게 말했다.


“축하라니요? 묘주님!”

“드디어 자네의 교육생 살후 일호를 살수로 만들어 내지 않았는가?”

“예!”


지금까지 막염에게 교육을 받은 살수 후보들은 모두 죽거나 다쳐 준하는 막염이 키운 첫 번째 살수였다.

그만큼 막염의 훈련 방식은 위험하고 힘들었다.

“묘주님!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라니? 무슨 문제가 있다는 말인가?”

“살후 일호가 살행의 대상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뭐? 뭐 땜에 거부한다는 것인가?”


부묘주 곽장무가 물었다.


“자신은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의 도구가 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자세하게 말해보게.”


형백강이 물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사적인 감정으로 우리 흑묘를 이용해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이려는 것을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건 살후 일호의 주장이 맞네! 원래 우리 흑점의 시작은 청부였네. 주로 중원의 공적을 처단하는 일이었지. 그런데 경매와 인신매매를 통해 흑매 쪽에서 많은 돈을 벌게 되자 우리 살수들의 집단인 흑묘는 주류에서 밀려나게 되고 그 자리를 흑매와 흑정이 차지하게 되었지. 나와 부묘주가 살행을 다닐 때만 해도 우리 둘은 무림의 공적이나 무림인이 아니더라도 흉악범이 아니면 아예 청부조차 받지도 않았었네.”“묘주님! 이러면 어떻습니까?”


형백강의 말에 곽장무가 물었다.


“말해보게,”

“열세 번째 살행조는 만드는 겁니다. 거기에 살후 일호를 넣으면 어떻겠습니까?”

“좋은 방법이네. 그런데 열세 번째 살행조를 만드는 것도 문제가 있어. 살후 일호의 월영검법이 완숙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해도 무림의 공적을 살행하기에는 내공이 너무 약하잖은가?”


형백강의 말에 곽장무가 고개를 끄덕였다.


“묘주님! 살후 일호의 내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속성으로 내공을 끌어올릴 방법이라도 있나?”

“무림 명가에서도 불가능한 방법을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건 아니고 제가 느낀 살후 일호의 내공은 이미 삼류의 경지였습니다.”

“뭐? 그게 정말인가?”

“예! 저도 처음에는 잘못 본 것이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살후 일호가 삼류의 내공을 지니지 않았다면 절대 호휘량을 죽이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고 보니 호휘량의 죽음을 잊고 있었군. 좋네! 부묘주의 말대로 열세 번째 살행조는 만들어 열세 번째 살행조는 무림의 공적이나 흉악범들을 살행하는 것으로 하세.”

“묘주님! 내친김에 조명(組名)을 지어버리면 어떻습니까?”


곽장무가 말했다.


“열세 번째 살행조의 조명은 비(秘)조로 하세.”

“좋습니다. 묘주님!”


곽장무의 말에 막염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내키지는 않지만, 점주에게 보고는 해야겠지?”


형백강은 혼자 말을 하며 문서에 뭔가를 쓴 다음 전서구의 다리에 끼워 전서구를 날렸다.

아침이 되자 묘주의 집무실로 흑점의 부점주 양만휘가 한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다.


“점주님! 부르시면 제가 갈 것인데 직접 오셨습니까?”

“어제 보낸 전서구의 서신을 보고 온 것이오.”

“예! 비조 때문에 오셨습니까?”

“그렇소! 한징아! 인사드려라. 흑묘의 묘주님이다.”

“잘 부탁드립니다. 양한징입니다.”


양만휘의 말에 같이 온 양한징이 형백강에게 인사했다.


“부점주님! 누굽니까?”


형백강은 양한징의 인사를 받지 않고 양만휘에게 물었다.


“이 아이는 우리 집안의 조카로 이번에 신설하는 비조의 조장에 임명하기 위해 데려온 것이오.”

“부점주님! 조장이라니요? 살수 경험도 없는 사람을 어떻게 조장에 임명합니까?”

“이봐요, 묘주! 살행을 나가면 조장은 지휘하는 것이지 직접 살행을 집행하는 살수가 아니잖소?”

“허!”


기가 막힌 형백강은 밖을 쳐다보았다.


“형묘주! 그러지 말고 내 체면 좀 세워줘요.”


형백강의 완강한 표정을 본 양만휘는 사정조로 부탁했다.


“그럼 이 아이의 내공은 어떻게 됩니까?”

“이류에 발을 걸쳤소.”

“그럼 월영검법만 가르치면 되겠습니까?”

“그럴 필요 없소.”

“예? 부점주님! 살수가 월영검법도 모른 채 어떻게 살행을 나갈 수 있겠습니다.”

“내가 오래전 이 아이에게 월영검법의 비급을 주어 이미 익혔소.”

“월영검법을 익혔다니요? 오래전이라면 이 아이는 외부인일 텐데, 그럼 월영검법의 비급을 외부로 유출했단 말입니까?”

“어차피 같은 식구가 될 거라 판단해서 준 것이니 너무 빡빡하게 그러지 마시오.”

“휴-우! 알겠습니다. 부점주님!”

“그럼 묘주만 믿고 가겠소.”


양만휘가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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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7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7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9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9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6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3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8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9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9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 23. 살수 위준하 24.05.18 96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7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1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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