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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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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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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4. 사황 마영적 4

DUMMY

준하보다 먼저 계산대로 간 마영적은 준하가 마신 술값까지 계산하고 주루를 나갔다.


“풉!”


웃음을 참은 준하는 객잔으로 갔다.


“조장님! 왔습니까?”


여숭량이 인사했다.


“예! 내일은 배를 준비해야겠어요.”

“배는 우리가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갑판은 평평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조장님!”


네 사람이 나가자 마영적의 흥분한 얼굴을 생각했다.


“푸-하하하! 그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은 마음이야!”


이틀 전

준하는 황평에게 주루 입구를 보고 있으라고 하고 세 사람과 함께 주루에서 술을 마셨다.


“황조원! 주루를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뻐꾸기 소리를 내세요.”

“쩝! 술도 마시지 않고 맨정신에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준하의 말에 입맛을 다신 황평이 겨우 대답하고 주루 건너편으로 가서 걸인처럼 엎드렸다.

황평이 건너편으로 가자 준하는 주루 입구에 만리향을 뿌렸다.

한 시진 정도 지나자 마영적이 나타나 주루 안을 들여다보고 사황성으로 갔다.

조원들을 객잔으로 보낸 준하는 만리향의 냄새를 따라 사황성 근처까지 갔다가 오늘 주루에 온 사람이 마영적임을 확인하고 객잔으로 돌아왔었다.


****


네 사람이 배를 구하러 객잔을 나가자 준하는 머릿속으로 마영적과의 대결을 상상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은 마음이라고 했지! 설사 패한다고 해도 물속으로 뛰어들면 나는 얼마든지 탈출할 수 있다.’

배를 구한 네 사람이 객잔으로 돌아오자 준하는 제수로 가서 배를 확인했다.

준하의 요구대로 이십 평 크기의 갑판은 평평했다.

배를 확인한 준하는 약효가 한 식경(약 30분) 정도 지속하는 산공독을 준비했다.

드디어 오후가 되었다.

준하는 간단한 안주와 술을 가지고 제수로 갔다.

화-라-락!

작은 상위에 술과 안주를 내려놓자 옷깃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와 함께 평범한 얼굴의 마영적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


“성주님! 오셨습니까?”

“크-허허허! 만나서 반갑소이다.”


준하의 정중한 인사에 마영적은 한 손을 들고 인사를 대신했다.


“성주님! 우리가 은원을 해결하려고 대결하는 것은 아니니 앉으시지요.”

“그렇군! 좋은 일로 만난 것이니 먼저 술부터 한잔하는 것이 순서겠지.”


마영적이 자리에 앉자 준하는 술잔과 함께 산공독을 내밀었다.


“술잔은 알겠는데 이건 무엇인가?”

“한 식경 정도 약효가 지속하는 산공독입니다.”

“뭐라, 산공독?”


마영적이 눈에 살기가 일었다.


“예!”

“본 성주가 산공독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말하라.”

“제가 승기를 잡았는데 패배를 우려한 성주님께서 내공을 사용하시면 저는 스치기만 해도 죽습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크-하하하! 맞도다. 내가 산공독을 먹을 테니 저기 강 가운데로 가자.”


천하제일인이 등평도수를 시전한다고 해도 강 가운데는 한 식경 정도 걸릴 거리였다.


“예, 성주님!”


준하가 돛을 올리자 배는 수면을 미끄러지듯 강 가운데로 향했다.


“산공독은 강 가운데에 도착하면 먹기로 하고 먼저 술부터 한잔하지.”

“예, 성주님! 먼저 올리겠습니다.”


준하는 망자에게 술을 딸 듯 무릎을 꿇고 마영적의 잔에 술을 따랐다.


“선비 출신이라 예의범절은 밝군!”


퐁!

이마에서 배어 나온 땀이 술잔으로 떨어졌다.

긴장한 것이다.

‘내가 지나치게 긴장하면 마영적은 나를 의심할 것이다.’

준하는 어금니로 자신의 볼살을 힘껏 깨물었다.

그러자 입안에 짭짤한 맛이 가득했다.

피 맛이었다.

준하는 자신의 코를 통해 비릿한 피 냄새가 나올 것 같아 술을 한 모금했다.

‘윽! 쓰려.’

상처 속으로 독한 술이 스며들자 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쓰린 만큼 지혈은 바로 되겠지!’

술을 마시는 동안 배는 제수 한 가운데 도착했다.


“성주님! 어차피 저는 먹으나 마나이지만 제가 먼저 먹겠습니다.”

“잠깐, 나하고 바꿔 먹어야지.”


마영적은 산공독을 먹으려는 준하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이래서 사황성 내에서도 근본 없는 놈이라며 손가락질했구나!’

마영적의 산공독과 바꾼 준하는 산공독을 입안에 털어 넣고 술을 마셨다.

그런 준하는 지켜본 마영적 또한 산공독을 먹었다.

잠시 후,


“공력이 사라졌군! 그만 일어나 시작하자.”


마영적이 기수식을 취했다.

‘박투술을 하면서 기수식이라니? 결과는 보지 않아도 정해졌다.’

탓-탓!

자리에서 일어난 준하는 양발을 교차했다.


“뭐 하는지 모르겠지만 시작하겠다.”


마영적이 독수마권을 펼쳤다.

‘내공도 없는 독수마권으로는 파리 한 마리도 못 잡는다.’

턱-턱!

준하는 여유 있게 마영적의 팔과 다리를 막았다.

‘단 한방으로 마영적을 기절시켜야 해!’

준하는 현란하게 움직이는 마영적을 보면서 뒷걸음질 쳤다.


“이놈! 작가들이 다 그런 줄 알았지만 순 허풍뿐이구나!”


준하의 발걸음을 따라잡지 못한 마영적은 양팔을 벌리고 준하에게 다가왔다.

붕-퍽!

갑자기 휘두른 마영적의 주먹이 준하의 턱을 쳤다.

‘으-윽! 사황이라는 이름만큼 묵직한 주먹이다!’

마영적의 매서운 주먹에서 바람 소리가 났다.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은 준하는 마영적의 빈틈을 찾았다.


“크-흐흐! 좋은 감촉이야!”


자신의 주먹을 본 마영적은 또다시 준하의 얼굴을 노리고 양팔을 벌렸다.

그 순간 준하는 발을 뻗어 마영적의 명치를 찼다.


“컥!”


명치는 수월(水月)이라고 불리는 혈도로 급소에 속한다.

명치를 가격당한 마영적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본 준하는 물구나무를 서서 양다리로 마영적의 목을 감아 넘어뜨렸다.

그리고 양다리에 힘을 모은 다음 마영적의 목을 졸랐다.


“헉-헉! 그만,”


마영적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손으로 준하는 다리를 뜯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준하의 철각(鐵脚)은 뜯어지기는커녕 더욱더 목을 졸랐다.

호흡이 한계에 이르자 마영적은 몸을 비틀며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

푹!


“억!”


준하는 다리의 힘이 풀리며 따끔한 느낌을 받았다.

상체를 뒤로 재치고 힘을 쓰던 준하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다리와 마영적의 손을 보았다.

다리에서 피가 솟고 있었고 마영적의 손에는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비겁한 사파 새끼!”

“뭐..뭐라?”


준하의 욕설에 마영적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재빨리 일어난 준하는 단검을 쥔 마영적의 팔을 잡았다.

마영적도 놀란 준하의 팔뚝이었다.

우-두-둑!

마영적의 손목을 꺾은 준하는 그대로 팔을 눌러버렸다.

푹!

단검은 손잡이만 남기고 마영적의 가슴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내..내가 졌다.”


자신의 가슴을 본 마영적이 떨리는 목소리로 항복을 선언했다.


“늦었어, 새꺄! 평생 남의 내공과 생기를 빨아 먹고 내공이나 키운 변태 새끼!”

“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냐?”

“환관 같은 새꺄! 너만 모를 뿐 중원의 무림인들은 모두 다 알아!”


놀란 마영적의 눈을 찢어질 듯 커졌다.

‘내가 흥분해서 너무 빨리 끝냈어!’

준하는 마영적과 대결할 때 암흑신공으로 흡성대법을 펼치려고 숫자를 세다가 그만 흥분하여 숫자를 잊어버렸다.


“흐흐흐!”


마영적은 배가 출발했던 곳을 보며 웃고 있었다.

‘역시 비열한 놈이군!’

누가 배를 타고 오는지 불빛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준하는 갑판 밑에 숨겨 놓은 만검을 뽑아 내공이 없는 월영검법을 펼쳤다.

푹-푹-푹!


“크-아-악!”


만검이 자신의 가슴을 찔러대자 마영적은 비명을 크게 질렀다.

고통으로 인해 비명을 질러댔지만 마영적의 눈에는 수치심이 가득했다.

마영적의 몸은 성주에 등극한 이후 단 한 번도 고통을 느껴보지 못했다.

그런 몸이 입을 통해 비명을 지르자 투쟁심을 잃어버렸다고 판단한 정신이 부끄러움을 느낀 것이다.

질-질!

마영적의 머리를 잡은 준하는 마영적을 끌고 배 가장자리로 갔다.


“마영적! 어차피 넌 죽는다.”


첨-벙!

준하는 마영적과 함께 물속으로 들어갔다.

물속,

달빛에 마영적의 가슴에서 나온 붉은 피가 보였다.

준하는 빠르게 헤엄쳐서 불빛이 오는 방향으로 갔다.

물속에서 물을 마시며 몸서리치던 마영적의 몸이 잠잠해졌다.

그러자 준하는 마영적을 등에 업고 마영적의 소매를 잡아당겨 자신의 가슴에 묶었다.

그리고 갈대 줄기를 입에 물고 물속에서 배영을 했다.

한참을 가자 준하의 옆으로 불빛이 지나갔다.

물속에서 눈을 뜬 준하는 불빛이 멀어지자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었다.

불을 켠 채 지나간 배는 새우를 잡는 어선이었다.


“휴-아!”


불빛이 강 가운데에 도착할 때쯤 준하는 강가에 도착했다.

갈대숲으로 올라간 준하는 암흑신공을 운공하며 흡성대법을 펼쳐 마영적의 기해혈에 장심을 댔다.


“커-어-헉!”


사황성의 절대권력인 마영적은 이승에서 마지막 비명을 질렀다.

장심을 통해 마영적의 내공이 물밀 듯 들어왔다.

마영적의 내공을 모두 빨아드린 준하는 마영적의 몸에 바위를 달아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

내공을 최고조 올린 준하는 경공을 펼쳐 사황성으로 갔다.

‘이게 현경의 경지에 든 무인의 내공인가?’

준하는 단전에서 용솟음치는 마영적의 내공을 느꼈다.

멀리 사황성이 보이자 준하는 전각 배치도를 떠올리며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사황성의 담을 넘었다.

‘호위들은 마영적이 나간 것을 모르고 있었군!’

성주실의 불이 꺼지자 마영적의 호위들은 마영적이 잠들었다고 생각하고 한쪽에 모여 잡담하고 있었다.

그래서 준하는 호위들에게 들키지 않고 성주실로 들어갔다.

실내로 들어선 준하의 눈에 마영적의 금고를 보였다.

‘자신이 없으면 초망(草網: 풀로 만든 그물)보다 못한 사황성의 천라지망을 믿고 고맙게도 금고가 보이도록 설치했군!’

준하는 거침없이 금고문을 열었다.

‘엄청난 금액이다.’

금고 안에는 제일 전장의 전표가 수북했다.

준하는 전표를 꺼내 가슴속에 넣었다.

성주실을 나온 준하는 마영적의 호위들을 확인한 뒤 왔던 동선 그대로 사황성의 담을 넘어 제남을 한 바퀴 돈 다음 객잔으로 갔다.

준하가 객잔 입구에 도착하자 객잔 입구에서 서성이던 네 사람이 달려왔다.


“조장님! 다친 곳은 없습니까?”


제일 먼저 준하에게 달려온 곽계승이 물었다.


“곽조원! 살행에 성공했는지를 먼저 묻는 것 아닌가요?”


준하가 웃으며 되물었다.


“저희 네 명에게는 항상 조장님의 안위가 먼저입니다.”

“나를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다니 고맙네요, 다행히 다치지도 않고 살행에 성공했으니 그만 떠나시죠.”

“얼른 가서 마차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황평이 객잔의 마구간으로 달려갔다.

‘휴-우! 전생과 현생을 포함하면 마영적과 대결한 시간은 찰나에 불과한데 꼭 백 년을 절벽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보낸 것 같다!’

긴장이 풀린 준하는 마차에 타자 바로 잠이 들었다.


-“우리 모두 살았네!”


여숭량이 잠든 준하의 눈치를 보며 형광유와 곽계승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나는 이번 살행이 끝나면 그만두려고 했는데 조장님께

두 번이나 목숨을 빚져서 그만두기가 어렵겠어!”

-“나도 마찬가지네.”


형광유와 곽계승이 차례로 말했다.

달리던 마차가 멈춰 서자 황평이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고 손짓을 했다.


“왜?”


마차에서 내린 형광유가 황평에게 물었다.


“벌써 점심때가 다 됐네. 점심은 우리가 준비하세.”

“자네! 조장님처럼 맛있게 할 자신이 있나?”

“당연히 못 하지! 대신 이걸 사 왔네.”


황평이 보자기를 내밀었다.

보자기에는 삶은 닭고기와 만두가 들어있었다.


“아까 제남에서 어디로 갔나 했더니 그때 이걸 사 왔나?”

“그래! 그때 나는 이걸 우리가 이승에서 먹을 마지막 음식이라고 생각해서 술까지 사 왔는데 이젠 축배가 되겠어.”

“쓰임새는 다르지만, 아무튼 잘 사 왔네.”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에 빠진 준하는 구수한 냄새에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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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7 0 12쪽
»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7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9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9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6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3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8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9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9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5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7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1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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