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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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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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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566,324

작성
24.05.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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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8. 마교 소교주

DUMMY

염무상의 가슴에 박혔던 왕수량의 검이 빠져나오고 있었다.


‘맞아! 방금 마당에서 본 마차는 내가 묘장로와 이야기를 끝났을 때 가짜 석중광의 딸을 태우고 우리 교를 빠져나갔던 마차 같다! 소문에 천산을 날아다니는 파리마저도 교주의 심복이라고 하더니 나를 비롯해 우리 장로들은 교주의 손바닥 위에서 놀고 있었어! 그 짧은 시간에 가짜 석중광의 딸을 만들어 우리를 이곳으로 오게 하다니?’

견고한 염무상의 조직력을 생각하자 여지량은 몸에서 모든 피가 다 빠져나간 것 같은 현기증을 느꼈다.


“여지량! 너와 함께 검을 뽑았던 두 놈을 죽여라. 그러면 네 가족은 살려주마.”

“헉”

“어-헉”


자신들의 뒤에서 염무상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놀란 장로들은 황급히 비켜났다.


“크-허허허! 애초에 교주님께서 주화입마에 빠졌다는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칠십 년을 집권한 교주님으로 인해 아비 때부터 이인자 노릇을 하다 보니 제가 미쳤던 것 같습니다. 제 가족은 살려주신다는 교주님의 말씀을 믿고 마지막 명을 따르겠습니다.”


내공을 끌어 올린 여지량의 손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천마수(千魔手) 여지량답게 자신의 절초를 펼치고 있었다.

건재한 염무상의 신위를 본 묘무천과 북궁뇌는 반쯤 넋이 나가 버렸다.

퍼-퍼-퍼-퍽!

여지량의 불어난 손들이 두 사람의 가슴에 박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지량의 어깨를 떠난 왼팔이 두 사람의 몸을 뀄다.

최후의 절초를 같은 배를 탄 동지들을 향해 펼친 것이다.


“허허허! 우리 마교가 강호 일통하는 것을 보고 죽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퍽!

여지량의 우수가 자신의 천령개를 내리쳤다.


“천마대는 이들 시신을 교로 이송한 다음 성대한 장례식을 치러주도록 해라.”

“추-웅!”


천마대가 세 사람의 시신이 치운 뒤 방을 청소했다.


“수량아! 가서 화주와 삶은 닭을 사 와라.”

“예, 주군! 갈 때 제 내자 될 사람을 데리고 가도 되겠습니까?”

“허-허! 마음대로 해라.”


왕수량이 무한의 철혈문에서 납치했다고 한 석중광의 딸은 왕수량과 결혼하기로 한 마교의 여인이었다.


“이 시간부터 수석 장로는 북뢰가 맡는다.”

“교주님!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한 걸음 앞으로 나온 북뢰가 염무상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너는 교로 돌아가면 장례위원장이 되어 세 사람의 사인은 무림맹과의 전투로 인한 것이라고 발표한 뒤 세 사람의 장례를 성대히 치러줘라.”

“예!”

“오늘은 늦었으니 이곳에서 술 한잔하고 내일 새벽이 되면 조용히 태금리를 떠나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교주님! 그런데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말해라!”

“제가 보기에 교주님은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은 것 같은데 왜 환교하지 않으시고 이곳에 계시는 것입니까?”


북뢰의 질문에 염무상의 생각이 궁금한 장로들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이곳이 소교주의 집이기 때문이다.”

“소교주라니요? 제자를 들이셨습니까?”

“그래!”

“교주님! 제가 알기로 이곳 만검문의 문주 위양전은 교주님께 끝까지 저항하다 죽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마 위양전의 후손은 아니지요?”

“맞아! 그놈은 나를 만나기 전부터 나를 흠모하여 ‘천년 마인’을 썼던 놈이지.”

“교주님! 그럼 ‘천년 마인’을 쓴 작가라면 제자의 나이가 마흔 살은 넘었을 것인데 그런 늙다리를 제자로 삼은 것입니까?”

“북뢰! 비록 그 아이가 이 자리에 없어도 소교주는 소교주다. 예를 갖춰라.”

“송구합니다. 교주님!”

“내가 알기로 올해 그 아이의 나이는 열일곱 살이다.”

“아! 저도 ‘천년 마인’을 읽어 봤는데 방금 교주님께서는 교주님을 만나기 전에 소교주님께서 ‘천년 마인’을 썼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교주님의 무공을 묘사하는 부분을 보면 소교주께서는 이미 천마의 절기를 모두 아는 듯했습니다.”

“나도 그 부분을 읽으며 탄복했다. 아마 그 아이는 내가 천마의 절기를 모두 전수하면 마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무인이 될 것이다. 아니 무림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대 종사가 될 것이야!”

“교주님! 언제쯤이면 저희가 소교주님을 배알 할 수 있습니까?”

“때가 되면 소교주 스스로 교를 찾아갈 것이다. 그러나 그전에 너희 장로 중에 소교주를 보려고 이곳 형주에 얼쩡거리는 놈이 있으면 가차 없이 구족을 멸할 것이니 그리 알아.”

“예, 교주님! 마지막으로 소교주의 인상착의를 말씀해 주십시오. 그래야 나주에 소교주가 교를 찾아오면 예를 올릴 수 있으니까요.”

“키는 육 척 중반대(185cm)에 외모는 나를 닮아 아주 미남이다.”

“예? 교주님은 아무리 봐도 미남은 아닙니다.”

“뭐? 내가 스무 살 정도 먹었을 때 나를 본 놈 있어?”“아직 구십 세도 안 된 저희가 어떻게 백이십 세를 넘은 교주님의 젊었을 때 얼굴을 뵙겠습니까?”

“내가 세 번의 반노환동을 거치면서 얼굴에 변형이 와서 그렇지 나도 한때 신강 제일 남으로 불리던 적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염무상은 그냥 평범한 외모였다.

염무상의 말이 끝나자 왕수량과 천마대원들이 술과 음식을 가지고 들어왔다.

독한 화주가 한 잔씩 들어가자 방 안 분위기가 조금 누그러졌다.

‘겸이를 제자라고 공표했는데 영영 안 나타나면 큰일이다!’

갑자기 준하가 생각난 염무상은 잔을 든 채 고민했다.


“교주님! 건배는 한 식경(30분) 전에 했습니다.”


형문흥이 잔을 들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군! 이것만 들고 일어나도록 해.”

“예, 교주님!”


아침이 되었다.

천산에서 내려온 마교의 인물들은 조양(朝陽)에 사라지는 밤안개처럼 새벽이 되자 모두 태금리 떠났다.


****


두-두-두-두!


“워-어!”


히-힝-힝

빠르게 말을 달리던 준하는 멀리 태금리가 보이자 말 고삐를 잡아당겨 말이 서서히 걷게 했다.

‘휴가 기간이 한 달이나 되니 아직 흡수하지 못한 만년설삼의 약효를 모두 녹여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준하의 계획을 깨 버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놈, 겸아!”


염무상이었다.

준하는 말에서 내렸다.


“아저씨! 잘 계셨어요?”

“그래! 이 년 동안 어디에 있었어?”“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녔어요.”


‘이년 전보다 두 단계? 아니 세 단계는 올라선 것 같다!’

염무상은 준하의 몸 상태를 살폈다.


“왜요?”

“금의환향한 것 같아서 본 것이다.”

“금의환향이라니요?”

“비싸 보이는 무복에 종마(種馬)로써도 될 만큼 좋은 말을 타고 와서 해본 말이다. 많이 성공한 것이냐?”

“뭐..조금 요”

“시전상인들을 주루로 불러야겠다.”

“예? 왜요?”

“네가 객지로 나가 큰 성공을 했으니 화주라도 한잔 사야 할 것 아니냐?”


‘죽을 개고생 아니, 적랑대주 호휘량에게 걸려 죽을 뻔했는데 그게 무슨 성공이라고 술을 사라고 하지? 이 아저씨가 진짜 천마가 맞을까?’

준하는 어이가 없었다.


“아저씨! 상인 모두에게 술을 살 수는 없고 그냥 아저씨만 사드릴게요.”

“허허허! 그럴 줄 알았다. 돈이란 있을 때 아껴야 부자가 되는 법이다. 그동안 네가 산 술이 마시고 싶어 주화입마에 아니, 정신을 잃을 뻔했다.”

“이 년 만에 만나자마자 아저씨에게 또 삥을 뜯기네요.”

“이럴 땐 삥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대접이라고 하는 것이다. 빨리 가자. 입안에 침이 고여 말하기가 힘들다.”


염무상은 준하를 데리고 노점상으로 갔다.


“아저씨! 왜 주루로 가지 않고 이곳으로 온 것이에요?”

“왜긴? 술값이 주루와 비하면 가격의 절반이니 이곳으로 온 것이지.”

“제 돈을 아끼시려고 이곳으로 온 것이네요.”

“그건 아니다.”

“예?”

“이따 계산할 때 두 배를 내라.”


‘그러고 보니 노처녀로 보이는 아주 예쁜 얼굴이다!’

염무상의 말에 준하는 노점상 주인의 얼굴을 보았다.


“아저씨! 혹시 노점상 주인이 맘에 들어요?”

“떽! 내 나이가 몇 살인데? 오늘 네가 술값을 두 배로 계산해 놓으면 다음에 내가 한 번 더 와서 마시려고 그러는 거다.”

“어쩐지 노점으로 가자고 할 때부터 이상했어요!”


‘이년이 지나도 전혀 변함이 없어!’

준하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염무상은 주인이 말고 있는 국수를 보며 침을 삼켰다.

주인이 국수와 화주를 가지고 오자 염무상은 술병을 들었다.


“한잔 받아라.”

“저는 아직 술을 배우지 못했어요.”“어른이 주는 술은 ‘예’하고 받는 것이다. 참고로 나는 열일곱 살 때 화주 한 동이쯤은 앉은 자리에서 마셨었다.”

“제 나이도 알고 있었어요?”

“어떤 사부가 자신의 제자, 아니 제자 또래의 뭐 그렇다 치고받아라. 허기가 져서 말을 헛나왔구나!”


‘하긴 이곳 중원에 와서 간혹 소주 생각이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

이후 준하는 염무상이 따라준 화주를 넙죽넙죽 받아마셨다.

‘허허! 취한 모양이구나!’

준하가 앉은 채 졸기 시작하자 염무상은 남아 있는 화주를 마저 마시기 시작했다.


“괘씸한 놈! 술값 낼 때가 되니까 일부러 잠을 자는구나!”


전대에서 돈을 꺼낸 염무상은 술값을 치르고 준하를 말 위에 얹었다.

‘얼마나 많이 검을 휘둘렀으면 손바닥이 이럴까? 가만, 자세히 보니 휘두른 검이 아니라 찌르는 검이다! 어디서 살수 훈련을 받았을까?’

준하의 손바닥을 본 염무상은 서둘러 만검문으로 갔다.

염무상은 준하를 말 위에서 내리기 전 구십 칠 곳의 요혈(要穴)을 짚었다.

‘이제 마령봉혈대법(魔靈封穴大法)을 펼쳐 이 아이의 의념에 내가 가진 무공을 모두 전해야겠다.’

염무상은 준하를 침상에 눕혔다.

염무상은 천마의 무공과 마교에 존재하는 무공을 마령봉혈대법을 통해 준하의 의념 속에 주입했다.

‘손바닥의 군살처럼 역시 살수 훈련을 받았었구나!’

염무상은 준하의 의념을 통해 준하가 지난 이년 간 했던 일을 알 수 있었다.

이틀이 지나자 염무상은 천마의 무공과 마교의 무공을 준하의 의념 속에 모두 주입했다.

‘나는 나이가 먹은 후에 익혀서 써먹지 못했지만 너는 아직 젊으니 여러 가지를 고루 익힌 것도 나쁘지 않아!’


천마이자 마교의 교주 염무상!

무인이 된 지 백 년이 지나자 염무상은 중원에 존재하는 무공 중 모르는 무공이 거의 없었다.

여러 가지 사술도 많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염무상은 마령봉혈대법을 풀지 않은 채 여러 가지 사술을 준하의 의념에 주입했다.

섭혼술과 색공, 그리고 환술과 무림에서 금지된 대법까지 모두 주입했다.

‘아는 것이 더 남아 있다 할지라도 배가 고파 못하겠다.’

하루가 더 지나자 염무상은 준하의 요혈을 풀기 시작했다.

‘자연경의 경지도 믿을 것이 못 되는군! 이렇게 허기가 져서 무슨 일을 하겠어?

겸아! 절체절명의 순간, 내공이 고갈되면 마령봉혈대법의 금제는 스스로 풀려 내가 전해 준 무공들이 의념 속에서 나오게 될 것이야!’

삼일을 꼬박 굶은 염무상은 준하가 깨어나길 기다렸다.


“아-함! 잘 잤다.”


잠에서 깬 준하는 눈을 감고 있는 염무상을 발견했다.


“아저씨! 술이 깨지 않으면 주무시지 왜 앉아 있어요?”


준하의 말에 눈을 뜬 염무상은 창밖을 보았다.

‘삼 일 전처럼 밤이라 삼 일이 지난 것을 모르는 모양이야!’


“깼으면 나가자.”

“예? 밤에 어딜 가요?”

“겸아! 네가 술에 취해 잠든 지 삼 일이 지났다.”

“정말요?”

“그래! 나도 그렇지만 네가 타고 온 말도 삼 일간 굶어서 마구간의 기둥을 갉아 먹고 있을 것이다.”


염무상의 말에 준하는 마구간으로 갔다.

‘정말이구나!’

염무상의 말처럼 말이 얼마나 기둥을 갉아 댔는지 기둥은 위태롭게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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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7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6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9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9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6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3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8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9 0 12쪽
» 28. 마교 소교주 24.05.20 79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5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7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1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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