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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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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66,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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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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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4. 어딜가도 있는 놈

DUMMY

부점주 양만휘는 흑점에 투신한 지 얼마 안 된 인물로 몇 년 전부터 승진을 거듭하여 부점주가 된 사람이었다.

‘흑점의 탄생은 원래 우리 흑묘의 규모가 방대해지자 흑묘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분리한 조직인데 주객이 전도됐어! 성질 같아서는 확 뒤집어엎어 버리고 싶다.’

형백강은 양만휘가 나간 문을 노려보았다.


“나를 따라 총관부로 가자.”

“예, 묘주님!”


총관부로 간 형백강은 양한징을 조장으로 한 비조의 서류를 만들게 한 다음 총관부를 나가버렸다.

휴가 가는 준하에게 누군가가 왔다.


“나는 총관부에서 나왔다. 나를 따라와라.”

“예!”


준하는 총관부로 갔다.


“나는 총관 왕린이다. 이 문서에 이름을 적어라.”


준하는 왕린이 준 서류를 꼼꼼히 읽어 본 다음 위준하라고 썼다.


“넌 살후 일호지?”

“예!”

“서로 인사하고 휴가 갈 준비를 해서 다시 총관부로 와라. 말과 함께 여비를 지급할 것이다.”

“예, 총관님!”


왕린의 말이 끝나자 양한징이 준하에게 다가왔다.


“위준하! 나는 비조의 조장 양한징이다.”

“예? 예, 조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위준하입니다.”


인사를 마친 준하는 양한징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유즉여지(有則茹之) 강즉토지(剛則吐之) 전형적인 간신 같은 인물이군! 이런 놈들은 겁이 많고 의심 또한 많은 놈이다!’

유즉여지 강즉토지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는 말이다.

‘대충 비위를 맞춰주고 내 목적을 달성하면 되겠어!’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들어왔다.


“총관님! 저는 이번에 신설한 비조의 조원이 된 엄광조입니다.”

“그래? 이 문서에 이름을 적고 서로 인사해라.”


왕린이 엄광조에게 문서를 건넸다.

준하와 양한징을 힐끗 쳐다본 엄광조의 눈이 문서로 향했다.

준하는 문서를 읽는 엄광조와 양한징의 얼굴을 유심히 보았다.

‘양한징은 낙하산으로 들어온 재벌 회장 조카 같은 놈이고 엄광조는 재벌 회장 조카에게 붙어 신분 상승을 노리며 동료들이나 팔아먹을 놈이다. 휴-우! 이들 두 인간 때문에 내가 꽤 피곤하겠어!’

문서를 읽은 엄광조가 문서에 이름을 쓴 뒤 왕린에게 문서를 건넨 다음 준하를 향해 몸을 돌렸다.


“조장님! 저는 엄광조입니다.”

“나는 조장이 아니고 조원 위준하입니다.”


엄광조는 준하의 인사를 받지 않고 양한징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조장님! 저는 조장님이 강자의 여유와 품격이 보여 흑묘의 간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 나는 조장 양한징이다.”


엄광조이 시선이 준하를 향했다.


“위준하! 우리도 서열을 정해야겠지? 나는 스물일곱 살이다. 몇 살이야?”

“저는 올해 열일 곱입니다.”

“뭐, 정말?”


준하의 나이에 엄광조는 물론 양한징과 왕린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예!”

“나는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아 나와 비슷한 줄 알았다. 그럼 내가 열 살이 더 많으니 한참 형이다.”

“예. 형!”


인사가 끝났다고 생각한 준하는 숙소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만검를 챙겨 다시 총관부로 갔다.


“자 은자 열 낭이다. 네가 타고 갈 말은 마방으로 가서 이 신분패를 내밀면 배정해 줄 것이다.”


왕린이 은자가 든 주머니와 신분패를 주었다.


“감사합니다. 총관님!”

“휴가 기간이 한 달인 것은 알고 있지?”

“예, 총관님! 다녀오겠습니다.”


총관부를 나온 준하의 눈에 같이 걸어오는 양한징과 엄광조가 보였다.


“준하야! 조장님과 술 한잔하려고 하는데 같이 갈 거지?”

“죄송해요. 이 년 동안 집을 비우고 와서 빨리 가봐야겠네요.”

“광조야! 어린애랑 무슨 술이야?”


양한징이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고딩 때 동창 같은 놈이다.’

양한징이 불쾌한 표정에 준하는 강남 제일고의 동창 임한솔이 떠올랐다.


“야, 김준하! 너 리니* 좀 한다며?”


알바 시간 때문에 빠르게 교문을 나오는 준하에게 같은 반 친구 임한솔이 물었다.

준하는 평소 친하지 않은 임한솔이 묻자 잠깐 당황했다.

알바 하느라 바쁜 준하는 임한솔뿐만 아니라 친한 친구들이 거의 없었다.


“잘하는 것은 아니고 조금 해!”

“오늘 2반하고 리니* 게임을 하려고 하는데 같이 하자.”


pc방에서 알바했던 준하는 쉬는 시간에 주로 리니*를 했었다.

그래서 준하는 전국 상위 레벨에 들 만큼 유명했다.

친하지 않은 임한솔이 준하에게 게임을 제안한 것을 보면 임한솔 역시 준하의 소문을 들은 듯했다.


“미..미안! 약속이 있어서.”

“준하야!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꼭 잘사는 것 아냐, 대인관계가 좋아야 사회에서 성공하는 거라고.”


‘자기 아빠가 대기업 임원이라고 하더니 속 편한 소리만 하고 있네!’

임한솔과 몇 명의 반 친구들이 준하의 입을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도저히 안 되겠다. 대신 모레는 갈 수 있어.”

“모레는 필요 없어.”

“그럼 가볼게.”

“그래! 나중에 얼마나 잘 사는지 보자. 씹새꺄!”


준하가 몸을 돌리자 임한솔이 호주머니에서 너클을 꺼냈다.


“개새끼! 기분 나빠서 한 대 쳐버려야겠어.”

“한솔아! 참아.”


곁에 있던 손상수가 말렸다.


“내가 왜 참아? 몇 대 때리고 매값 물어주면 되지.”

“내가 예전에 준하와 같은 동네에 살아서 아는데 준하 형이 강남의 유명한 조폭 두목이야. 뉴스에 자주 나올 만큼, 걸리면 무조건 푹-푹-푹 찌른대.”


손상수가 볼펜으로 사람을 찌르는 시늉을 했다.


“우리 아빠가 사고 치지 말라고 했으니 오늘은 내가 참지. 그냥 우리끼리 가자.”


준하의 뒷모습을 노려보던 임한솔은 친구들과 함께 pc방으로 갔다.

자기 아빠의 재력을 믿고 사고만 쳤던 임한솔은 며칠 후 폭력 혐의로 소년원에 가는 바람에 학교에서 짤리고 말았다.

준하에게 괴롭힘의 휴식기가 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삼 개월이 지나자 소년원에서 나온 임한솔은 매일 학교로 찾아왔다.

그리고 준하를 비롯해 몇 명의 친구들을 찍어 괴롭히기 시작했다.

소년원에서 배운 강도 높은 방법으로,

세월이 흘러 대학을 졸업한 준하는 급한 대로 편의점에서 알바했다.


“준하씨! 이따 저녁 파트 타임에는 인선이가 하루 쉬기로 하여 점장님이 오기로 했어요.”

“예! 알았어요.”


준하는 점장을 기다리며 알바를 시작했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저녁 파트 타임이 되고 있었다.


“야! 이게 누구야? 너 준하 아냐?”


깔끔한 정장 차림의 남자가 준하를 보며 말했다.

점장:임한솔

남자의 가슴에 달린 명찰이었다.


“하..한솔이구나! 오랜만이다.”


‘대기업 임원인 자기 아빠가 편의점을 차려줬구나!’

부끄러움에 이어 부러운 생각이 든 준하였다.


“공부한다고 친구들하고 어울리지도 않더니 우리 나이에 고작 한다는 짓이 편의점 알바냐?”

“.....,”

“야! 우린 무슨 사이냐?”

“..뭐가?”

“우린 친구 사이가 아니야, 그냥 동창이지! 친구는 아니더라도 동창이니 열심히 하면 내가 신경은 써 줄게, 가봐.”


옷을 갈아입은 준하는 서둘러 편의점을 나왔다.

‘고졸도 아닌 놈은 아빠 잘 만나 어린 나이에 점장이 됐는데 대학까지 나온 나는 편의점 알바라니? 참 세상 불공평하다! 그만둘까?

..그래도 지금 그만두면 십 일 동안 일 했던 것이 아까우니 조금만 더 버텨 한 달 알바비라도 받고 그만두자.’

자존심보다 돈이 더 소중했던 준하는 임한솔의 갑질과 무시를 참아가면 한 달을 채웠다.


“저 한솔아! 내 월급날이 지난 것 같은데?”

“월급? 무슨 월급? 편의점 재고가 자꾸 모자라 CCTV를 확인해 보니 네가 모두 먹었던데.”

“그건 유통기간이 지난 음식들이잖아?”

“당장 안 꺼지면 변호사 사서 널 절도죄로 고소한다.”

“그럼 내 월급에서 내가 먹은 것들을 빼고 주면 되잖아?”

“뭐래 병신이? 빨리 안 가?”

“.....,”


준하는 말 없이 임한솔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임한솔이 뭔가를 꺼냈다.


“빨리 안 꺼지면 이걸로 쑤셔버린다.”


임한솔이 카운터 밑에서 꺼낸 것은 보기만 해도 섬뜩한 회칼이었다.

‘두고 보자.’

입 밖으로 한 마디도 내뱉지 못한 준하는 편의점을 나오고 말았다.


정신을 차린 준하는 얼른 표정을 바꿨다.

자신이 양한징을 노려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장님, 형! 한 달 후에 뵙겠습니다.”


두 사람에게 인사한 준하는 마방으로 가서 말을 배정받아 태금리로 향했다.


****


‘겸이 이놈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혹시 석중광 그놈이 겸이를 납치하여 무림맹의 지하 뇌옥에 던져버렸을까?’

염무상은 형주 포목점에 앉아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최근 염무상은 밤에는 만건문에서, 그리고 낮에는 형주 포목점으로 와서 준하를 기다리고 있었다.

‘휴-우! 제 놈 때문에 우리 교의 장로를 세 명이나 죽여버렸는데 알고나 있는지?’

준하 못지않게 이 년 사이에 염무상과 마교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런 까닭인지 염무상의 얼굴은 많이 늙어 있었다.

이 년 전 준하가 훈련장으로 떠난 지 이틀이 지나자 염무상은 준하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었다.

염무상은 준하를 찾으려고 태금산을 비롯해 형주 전역을 돌아다녔었다.

혼자서는 준하를 찾지 못하겠다고 판단한 염무상은 마교의 전 조직을 동원해 준하의 행방을 찾았었다.

준하는 염무상이 자신을 찾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일부러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만검문을 떠났었다.

그런 이유로 염무상은 준하를 찾지 못하고 시간만 흘렀다.

‘혹시 이 아이가 무공을 익힌다고 산적들의 소굴인 풍광재에 있을까?’

생각을 마친 염무상은 서둘러 풍광재로 갔다.

때마침 수금하러 온 양부충이 있었다.


“나는 만검문의 문주 위겸의 삼촌이다. 우리 겸이가 어디로 갔는지 알고 있나?”

“아! 그러십니까? 그렇지 않아도 제가 존경하는 맹주님께서 삼촌님의 자랑을 많이 하셨습니다. 맹주님께서 말씀하신 삼촌님의 치적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워 다 말씀드리지”

“쓸데없이 말을 늘어놓으면 넌 죽는다.”


염무상의 몸에서 진득한 살기가 피어올랐다.


“커-억! 대..대협!”


양부충이 비명과 함께 피를 토하자 염무상은 살기를 거뒀다.


“대..대협! 맹주께서는 한동안 만금리를 떠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간혹 만검문을 둘러봐 달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석중광 놈에게는 당하지 않았구나!’

풍광재를 내려온 염무상은 형주 포목점으로 갔다.


“본산을 다녀올 테니 잘하고 있어라. 내가 오기 전에 겸이가 오면 즉시 전서구를 날려야 한다.”

“예, 교주님!”


주위를 둘러본 장춘이 염무상을 교주라고 칭하며 엎드려 절을 했다.

천산으로 간 염무상은 장로들을 비롯해 교의 간부들을 교주전으로 불렀다.


“교주님! 드디어 중원 정벌을 하시는 것입니까?”


수석장로 여지량이 물었다.


“아니, 여장로! 중원 정벌은 몇 년 뒤로 미뤄야겠어.”


염무상이 눈을 감은 채 말했다.


“예? 미루다니요? 교주님! 지금이 적기입니다.”

“적기라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교주님을 우리 교도들뿐만 아니라 마도에 속하지 않은 정도인들 조차 영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천년 마인’으로 인한 것인가?”

“그렇습니다. 교주님!”

“모두 들어라. 나는 우리 마도가 중원 정벌을 하려면 내가 선봉에 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최근 자연경에 들기 위해 무리한 수련을 감행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과정에서 주화입마에 들고 말았다.”

“현재 교주님의 몸 상태는 어떠하신지요?”


장로인 묘무천이 물었다.


“날뛰는 천마기의 일부를 혈로로 모아 혈도를 막아놓은 상태다.”

“그럼 현재는 천마기의 운용이 불가능한 상태입니까?”


질문한 묘무천은 여지량을 바라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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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8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7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9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50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50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6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5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5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9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7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9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9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100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6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7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2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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