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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7,693
추천수 :
23
글자수 :
566,324

작성
24.05.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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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DUMMY

‘장춘 아저씨와 형제라고 해도 믿겠어!’

약간 들창코에 두 다리를 흔드는 것이 장춘과 너무 닮아있었다.


“형님들! 추천서 써줄 사람을 알아볼 테니 어디 가지 말고 객잔에 있어요.”

“당연히 객잔에 있어야지.”


‘이 인간이 왜 토를 달지 않고 순순히 대답하지?’

양한징의 대답에 준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양한징의 얼굴을 보았다.


“큭-큭! 오늘 네가 기루에서 술을 산다고 하지 않았냐? 그런데 가긴 어딜 가냐? 기루에 가려고 오늘 아침 목욕까지 했는데.”


양한징은 말하며 하체를 흔들었다.

‘휴-우! 싸대기라도 올리고 싶다.’


“오늘은 안되고 다음에 살게요.”


말하는 준하의 표정이 싸늘하게 바뀌자 양한징이 고개를 끄덕이며 객잔 쪽으로 향했다.

‘마교의 암호를 뭐라고 했는데?’

정주포목점 앞에서 걸음을 멈춘 준하는 장춘이 했던 말을 생각해 보았다.

‘생각나지 않으니 일단 부딪쳐 봐야겠다.’


준하는 정주포목점으로 갔다.


“어서 오십쇼. 뭐 찾으시는 것이라도?”


장춘을 닮은 사내가 의자에서 일어나 준하를 맞았다.


“산에서 왔는데 조용한 곳으로 안내해 주십시오.”

“헉! 본산?”


준하는 대답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저를 따라오십시오.”


정주포목점에도 형주포목점처럼 조용한 공간이 있었다.


“저는 정주 분타주 두심량이라고 합니다. 본산이라면 어디 소속입니까?”

“비밀을 요 하는 일이라 소속은 물론 이름도 말하기 곤란합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협조할 일이 무엇입니까?”

“대륙상단의 보표와 쟁자수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추천서가 있어야 합니다. 써줄 수 있겠습니까?”

“아! 대륙상단에서 교에 바치는 재물이 최근 끊겼다고 하던데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몇 장을 쓰면 되겠습니까?”


“세 장이요.”


지필묵을 가져온 두심량이 먹을 갈면서 준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세분의 성함을 말씀해 주시면 추천서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보표는 양한징과 엄광조, 쟁자수는 위준하입니다.”

“알겠습니다. 잠깐 차를 마시고 계시면 얼른 써드리겠습니다.”


준하는 정주 분타의 분타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가지고 온 찻잔을 들었다.

두심량은 추천서를 쓰면서 준하의 얼굴을 힐끗거렸다.

‘내 얼굴이 너무 잘생겨서 보는 것일까?’

두심량이 붓을 놓자 준하는 찻물을 털어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웁!’

추천서를 본 준하는 하마터면 두심량의 얼굴에 찻물을 품을 뻔했다.

‘이게 글씨야 뭐야? 이래서 추천서를 쓰는 내내 내 눈치를 본 거야?’

두심량이 쓴 추천서의 글씨는 글씨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예전에 우리 포목점의 장부 한 장을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그 장부를 본 사람들이 어찌나 가훈을 써달라고 하든 지 너무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제 필체를 숨기기로 하여 오늘도 추천서를 대충 갈겨보았습니다.”


말하는 두심량의 입술이 심하게 떨렸다.


“글씨 때문에 떨어뜨리지는 않겠지요?”

“그..그럴 겁니다.”

“어쨌든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심량의 배웅을 받으며 정주포목점을 나온 준하는 객잔으로 갔다.

양한징과 엄광조는 이 층 객잔으로 올라가지 않고 일 층 주루에서 술 마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추천서를 받아 왔으니 대륙상단으로 가시죠.”

“정말?”


양한징이 물었다.


“예!”

“사실인지 확인해 보자.”

“푸-하하하! 준하야! 위조한 것이냐?”

“위조라니요? 여기 정주포목점의 점주 두심량의 이름이 있잖아요?”

“있긴 있는데 내가 만약 지원 접수처에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서를 찢어버리겠다.”


‘그냥 나 혼자만 받을 걸 그랬어!’

양한징이 이죽거리자 준하는 화가 났다.


“가기 싫으면 나 혼자 갈게요.”

“누가 안 간대? 광조야! 가자.”

“예, 형님!”


세 사람은 대륙상단으로 갔다.


“흠! 자네는 쟁자수를 지원했으니 저기 있는 바위를 들어보게.”


대륙상단의 서기로 보이는 사람이 준하에게 말했다.

준하는 쌀 한 가마니 무게(80kg)의 바위를 가볍게 들었다.


“위준하! 쟁자수 합격!”


서기가 문서에 준하 이름을 썼다.


“우리는요?”


양한징이 서기에게 물었다.


“두 사람의 무공을 시험할 시험관이 오고 있으니 잠시 기다려 보시오.”


대답한 서기가 문서를 들여다보자 양한징의 눈을 엄광조에게 향했다.


“광조야! 내공 조절은 가능하지?”

“익숙하지 않지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왜 묻습니까?”

“나야 내공의 운용이 능수능란하지만 긴장한 네가 어리버리한 시험관을 잡을까 싶어 그런다.”

“조심해서 시험에 응할게요.”

“그나저나 시험관이 시험해도 걱정이다.”


양한징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왜요?”

“내 성격상 대충이란 것이 없어서 말이야?”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으니 쉽게 설명해 주십시오.”

“나는 보표가 되어 상단을 따라다니려고 하는데 대륙상단에서 내 무공을 보고 상단주의 전담 보표로 임명할까 싶어서 하는 말이다.”


‘진짜 신기한 인간이야!’

시험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오자 준하는 한쪽으로 비켜주었다.


“두 사람 모두 검법을 수련했소.”

“그렇소.”


양한징의 대답에 시험관이 목검을 내밀었다.


“나를 공격해 보시오. 나는 방어와 함께 적당히 공격하여 당신의 방어 능력을 시험하겠으니.”

“좋소!”


목검을 든 양한징이 양발을 벌리고 기수식을 취했다.

‘기수식이 왜 저래? 자기 입으로 자기가 익힌 독문 검법을 월영검법과 비교하면 명월과 반딧불의 차이라고 했으면서,’

양한징의 기수식에 실망한 준하는 시험관의 자세를 보았다.

‘빈틈은 보이지만 저 정도면 삼류는 된다. 결과는 볼 필요도 없겠어! 그나저나 조장이 떨어지면 지휘는 누가 하지?’

준하가 생각하는 사이 양한징이 검을 수평으로 들었다.


“자, 막아보시오.”


양한징의 목검이 현란하게 허공을 갈랐다.

퍽-퍽-퍽!


“그만 그만하시오.”


양한징의 목검은 그냥 허공만 갈랐고 그 사이사이를 시험관의 목검이 파고 들어가 양한징의 살찐 옆구리를 가격했다.

시험관의 목검에 양한징은 자신의 목검마저 놓치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형님!”


엄광조가 얼른 양한징을 일으켰다.


“풉! 예전에도 이런 떠벌이가 있었지. 그런데 다음날 보니 시전에서 매화자(이야기꾼)를 하고 있더군.”


서기가 웃음을 참으며 시험관에게 말했다.


“으-으! 태어나서 목검을 처음으로 잡아봐서 내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양한징이 목검에 맞은 옆구리를 문지르며 말했다.


“형님! 제 차례입니다.”

“광조야! 내공의 조절이고 뭐고 아예 밟아버려라.”

“예!”


엄광조가 목검을 잡았다.

따-딱 딱-딱!

두 사람의 목검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호각지세다.’

삼십여 번의 목검을 부딪친 두 사람은 숨을 고르며 뒤로 물러났다.


“합격입니다.”


시험관이 목검을 거꾸로 잡고 말했다.


“엄광조, 보표 합격! 합격한 두 사람에게 우리 대륙상단에서 발행하는 신분 증명서를 줄 테니 여기서 기다리시오.”


서기의 말을 들은 엄광조가 시험관에게 목검을 건네며 한쪽에 섰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소.”


양한징이 큰 소리로 말했다.


“포기 안 하면?”

“쟁자수에라도 도전하겠소.”


서기의 말에 양한징은 준하가 들었던 바위 앞에 섰다.


“한 손으로 들어도 되겠소?”

“알아서 해!”


양한징의 질문에 고개를 든 서기가 화를 내려다가 참고 대답했다.


“끄-응 흐-흐-흑!”


양한징이 이상한 신음 같은 것을 내면서 겨우 바위를 들었다.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다리를 심하게 떨었지만 어쨌든 바위를 든 것은 든 것이었다.


-“이런 놈이 합격하면 여러 사람이 피곤한데 어떡한다?”


서기가 혼잣말을 했다.


“힘이 바닥나 바위를 놓치면 발등을 다치니 빨리 말하세요.”


양한징의 상태를 본 준하가 소리쳤다.


“양한징! 쟁자수 합격!”


서기 큰 소리로 말했다.


“으-으!”


양한징은 합격이란 말을 듣고도 계속 떨면서 바위를 들고 있었다.

‘자기 발등을 피해 바위를 놓을 힘이 없어서 저러고 있는 거야!’

양한징에게 다가간 준하는 바위를 받아 땅에 놓았다.


“왜 바위를 받아? 내 육체의 힘을 시험하고 싶었는데.”


하얗게 질린 얼굴의 양한징이 다리를 떨면서 말했다.

‘휴-우! 빨리 살행을 끝내고 이 인간에게 벗어났으면 좋겠다.’

준하가 몸서리치고 있는데 서기가 왔다.


“세 사람의 신분증명서요. 집이 멀어 상단 내에서 숙식을 원하면 방을 배정해 줄 것이니 내일 아침 나에게 신청하시오.”


세 사람은 대륙상단에서 발행해준 신분 증명서를 가지고 객잔으로 왔다.

다음날 새벽,

대륙상단으로 간 세 사람은 서기에게 숙식을 신청했다.


“이곳 일 층은 쟁자수들 방이고 이 층은 보표들의 방이니 쟁자수 두 사람은 이방을 쓰고 보표는 나를 따라오시오.”


서기가 엄광조를 데리고 이 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이 인간하고 스물네 시간 붙어 있게 생겼네!’

준하는 우울한 표정으로 방문을 열었다.


“우-웁!”


방에서 찌든 땀 냄새가 났다.

코와 입을 막은 준하는 방문을 열어놓고 뒤로 물러나 냄새가 빠지길 기다렸다.


“준하야! 나는 냄새는 견딜 수 있어도 추운 것은 못 견뎌, 그러니 그냥 닫자.”


먼저 방으로 들어간 양한징이 문고리를 잡고 말했다.


“닫으세요.”


양한징이 문을 닫자 준하는 옷 소매를 찢어 코를 막았다.

‘며칠만 지나면 적응할 수 있겠지.’

준하가 방으로 들어가니 양한징은 팔굽혀 펴기를 하고 있었다.


“형님! 운동하려면 밖에서 하는 것이 낫지 않아요?”

“헉-헉! 밖은 춥잖아? 오늘부터 몸을 만들어 한 달 안에 이 층으로 올라가야겠다.”


준하가 못마땅한 눈으로 엎드리고 있는 양한징의 등을 보고 있는데 어지러운 발소리가 들렸다.


“방에 있는 쟁자수들은 모두 나와라.”


준하와 양한징은 밖으로 나왔다.


“나는 대륙상단의 행수 우면적이다. 오늘 상행을 떠나야 하니 저기 창고 앞에 쌓여 있는 짐을 모두 마차에 실어라.”


우면적이 이 층으로 올라가자 준하와 양한징은 다른 쟁자수를 따라가 마차에 짐을 실었다.


“헉-헉! 첫날부터 빡 세게 굴릴 줄 알았으면 방에서 운동하지 않는 것인데 후회스럽다.”


‘어-휴! 팔굽혀 펴기를 열 번도 안 했으면서 또 핑계를 대기 시작하네!’

양한징은 땀을 비 오듯 쏟으며 말했다.


“형님! 내가 더 나를 테니 잠깐 쉬세요.”


짐을 옮기는 준하의 몸이 빨라 졌다.


“야! 너는 왜 놀고 있어?”


보표들을 데리고 온 우면적이 물었다.


“저기 짐을 두 개씩 옮기는 사람이 내 동생이오.”


양한징이 거만한 표정으로 말하자,


“동생이오? 누가 이런 혀짧은 놈을 쟁자수로 뽑았어? 너 이름이 뭐야?”

“아닙니다. 방금까지 힘을 쓰다 보니 말이 헛나왔습니다.”


우면적을 향해 허리를 숙인 양한징이 얼른 어깨에 짐을 멨다.

‘헐! 원래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게으른 인간이었어!’

우면적이 노려보고 있자 양한징은 몸을 떨지도 않았고 땀도 흘리지 않았다.


“젊은 놈이라 힘은 좋군!”


양한징에게서 시선을 거둔 우면적이 보표들에게 뭔가를 지시했다.


“광동성으로 상행을 떠나야 하니 서둘러 짐을 쌓고 밥을 먹어라.”


큰 소리로 말한 우면적이 보표들을 데리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헉-헉! 첫날부터 차별하는군!”


양한징의 불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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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7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6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8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8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5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2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59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8 0 11쪽
»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6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8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8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1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5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6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1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4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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