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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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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566,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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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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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3. 사황 마영적 3

DUMMY

자리에서 일어난 마영적은 벽장에 있는 금고문을 열었다.

‘이야기만 잘 되면 이걸 모두 주고서라도 꼭 쓰게 해야겠어!’

금고문을 닫은 마영적의 머릿속에는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이 새꺄! 엄마가 잠깐 나가 있으라는데 왜 말을 안 들어?”


초겨울

밖에는 진눈깨비가 날리고 있었다.

마영적이 집을 나오니 대문 앞에는 웬 사내가 서 있었다.

‘오늘 하루만 아빠가 될 놈인가?’

마영적은 사내를 노려보면서 집을 나왔다.

집을 나온 아홉 살의 마영적은 갈 곳이 없었다.

‘저곳이면 진눈깨비는 피할 수 있겠다.’

마영적은 다리 밑으로 내려갔다.

휘-이-이-잉!


“어 추워!”


집들이 있는 도로와 달리 뻥 뚫린 다리 밑에는 매서운 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아..아가! 나에게 가까이 와라.”


눈으로 뭉쳐져 있는 눈덩이가 마영적에게 말을 했다.


“헉! 귀신?”

“나..나는 귀신이 아니다.”


눈 속에서 손이 나오더니 반짝이는 은자 한 개를 내밀었다.

‘저 돈이면 내일은 처음 보는 남자를 아빠로 보지 않아도 되겠다.’

은자에 홀린 마영적은 눈덩이 쪽으로 다가갔다.

가까이 가니 눈덩이가 아니라 흰옷을 입고 눈을 뒤집어쓴 사람이었다.

덥-석!

은자를 든 손이 마영적의 뒷덜미를 붙잡았다.


“흐흐흐! 나를 위해 죽어줘야겠다.”


흰옷 속에서 또 다른 손이 나와 마영적의 정수리에 얹었다.


“헉-헉!”


마영적은 눈을 부릅떴다.

갑자기 눈앞에 깜깜해지고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마영적의 몸에서 생기가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마영적이 입고 있는 옷은 조금만 힘을 주어도 찢어져 버리는 허름한 마의였다.

찌-익!

마영적이 몸을 돌리자 허름한 마의는 바로 찢어졌다.

몸을 돌린 마영적의 눈에 자신의 찢어진 마의 조각과 함께 반짝이는 은자를 쥔 손이 보였다.

꽉!

마영적은 상대의 은자를 뺏기 위해 손목을 힘껏 물었다.


“크-아-아-악!”


상대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그러자 상대의 몸이 드러났다.

상대의 몸은 허벅지 밑으로 잘려있었다.

‘뺏을 수 있어!’

상대의 몸 상태를 본 마영적은 더 힘껏 손목에 있는 동맥을 물었다.

꿀꺽-꿀꺽!

마영적은 동맥에서 뿜어져 나온 선혈을 그대로 마시고 말았다.

‘죽진 않겠지?’

.

.

상대의 몸부림이 잠잠해졌다.

‘킥-킥! 내가 이겼다.’

상대는 눈을 뜬 상태로 절명한 것이다.

마영적은 자신의 머리 위에 있던 상대의 손을 뿌리쳤다.

퍽-퍽!

발로 시신을 걷어찬 마영적은 시신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더듬었다.

‘이게 무슨 책이지?’

마영적은 시신의 옷 속에서 전낭과 서책을 꺼냈다.

전낭에는 꽤 많은 은자가 들어있었다.

자신의 품속에 전낭과 서책을 숨긴 마영적은 시신을 굴려 물속으로 넣었다.

시신이 떠내려가는 것을 본 마영적은 어둠이 짙어지자 위로 올라와 집으로 갔다.

‘아까 나에게 죽은 놈은 무림인 같았는데 이 책은 비급일까?’

글을 모르는 마영적은 답답하기만 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마영적은 은자가 들어있는 전낭에서 은자 하나를 꺼낸 뒤 서책과 함께 땅속에 묻었다.


“엄마! 이걸 줄 테니 오늘은 아무도 못 오게 해요.”

“어디서 난 것이냐?”

“주웠어요.”

“호호호! 오늘뿐 아니라 한 달 동안 부르지 않을게.”


기쁜 마음으로 집을 나온 마영적은 학관으로 갔다.


“학사님! 글을 배우러 왔는데 심부름과 청소를 해주면서 글을 배우면 안 될까요?”

“공부하고 싶으면 그렇게라도 해라!”


학사가 흐뭇한 눈으로 마영적을 바라보았다.

한 달이 지나자 마영적은 천자문을 뗐다.

땅속에서 서책을 꺼내 보았다.

모르는 글은 거의 없었다.

‘흡자결! 남이 힘들게 쌓아 올린 내공을 빼앗는 이 책은 절세무공 비급이다.’

흡자결은 흡성대법 중 가장 하위에 속한 기초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마영적은 며칠이 지나자 흡자결을 모두 이해했고 내공은 물론 생기까지 빼앗는 묘리를 터득했다.

흡자결의 묘리를 터득한 마영적은 학관에 나가지 않았다.

.

.

며칠이 지나자 마영적의 엄마는 생기를 빨린 채 죽었다.

하지만 제남의 그 누구도 마영적의 엄마가 죽은 것을 몰랐다.

학관의 학동들이 하나둘 죽어갔다.

그리고 마영적에게 천자문을 가르쳤던 학사도 죽었다.

열한 살이 되자 마영적의 내공은 일류에 근접했다.

‘이제 제대로 된 무공을 익혀야 하는데 어디로 가면 좋을까?’

제남을 배회하는 마영적의 눈에 사황성이 보였다.

마영적은 사황성의 총관부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은자를 주고 허드렛일꾼으로 들어갔다.

‘여긴 먹을 것이 너무 많은 잔칫집 같은 곳이다.’

마영적은 사황성의 무인들 내공을 빼앗으며 비급까지 훔쳐 무공을 익혔다.

사황성으로 들어간 지 오십 년이 지나자 마영적은 성주의 내공과 무공을 빼앗아 성주가 되었다.


****


현실로 돌아온 마영적은 자신의 양손을 보았다.

‘이제는 흡자결을 끊어야 하는데 그놈의 쾌감 때문에 도저히 끊을 수가 없어!’

마영적은 천하절색의 여인을 만나도 성욕이 일기는커녕 흡자결부터 떠올랐다.

‘작가 놈이 내 소설을 쓰면 그때부터는 완전히 끊어야겠어!’

제남이 어둠에 잠기자 마영적은 사황성을 나와 화전민 마을로 갔다.

십여 일 전 마영적은 이곳 화전민 마을을 지나다가 만삭의 아낙을 봤기 때문이었다.

‘아가! 네가 마지막 희생자가 될 것 같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거라.’

멀리서 허공섭물로 방에 있던 아기를 끌어당긴 마영적은 아기의 몸에서 생기를 취한 뒤 다시 방안으로 보냈다.

휙!

내공을 전개한 마영적은 화전민 마을을 떠났다.


“크-어-허-헉!”


동굴로 들어간 마영적은 아기의 생기로 인한 쾌감에 몸부림쳤다.


“헉-헉! 빌어먹을 흡자결!”


쾌감이 사라지자 허탈해진 마영적은 자신에게 은자와 비급을 뺏기고 죽은 괴인을 다시 죽여버리고 싶었다.

며칠이 지났다.

‘그 작가 놈은 왜 안 오는 걸까? 내가 총관부에 말해 정문까지 열어 두라고 했는데,’

준하가 오지 않자 마영적은 초조해졌다.

‘이럴 땐 신선한 생기는 마셔야 하는데!’

성주실을 오가던 마영적은 사황성의 일반 무인들이 입는 무복을 입고 얼굴에는 인피면구를 썼다.

휘-익!

사황성의 담을 넘은 마영적은 사람들이 많은 시전 쪽으로 걸었다.

‘이번에는 죽을 때까지 빨지 말고 딱 한 모금만 하자.’

절대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마영적은 시전에 도착하자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작가님! 이렇게 만난 것도 영광인데 제 술을 한잔 받으십시오.”

“주신다면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주루에서 들려온 말에 마영적은 문틈으로 주루 안을 둘러보았다.

‘흐흐! 저기 문사 복을 입은 놈이 작가구나! 지금 납치해 버릴까?’

술을 마시고 있는 준하의 주위를 보니 제대로 된 무인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지, 저놈을 기다리느라 느낀 며칠간의 초조함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어! 저놈이 있는 곳을 확인했으니 며칠만 더 기다려보자. 크-흐흐!’

몸을 돌린 마영적은 사황성으로 갔다.

‘모처럼 작가 놈처럼 술이나 마시자.’

시녀를 부른 마영적은 술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성주님! 술과 안주를 가지고 왔습니다.”

“거기에 놓고 앉아라.”

“예, 성주님!”


시녀의 맞은편에 앉은 마영적은 시녀를 얼굴을 유심히 보았다.


“얼굴이 예쁘구나! 이름이 뭐냐?”

“천령입니다. 성주님!”

“하늘을 거느린다는 뜻의 천령이라, 이름도 예쁘구나! 내 옆으로 와서 한잔 따라라.”

“예, 성주님!”


천령은 긴장한 얼굴로 마영적의 곁으로 갔다.

‘다들 남색이라고 하더니 아닌가?’

천령은 마영적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러자 검상으로 가득한 마영적의 팔이 천령의 허리를 감쌌다.


“나하고 오늘 밤을 같이 보내겠느냐?”

“예!”

“크-허허! 그래야지!”


마영적은 술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작가 놈의 얼굴만 봤는데도 흡자결이 생각나지 않잖아! 내 예상대로 소설이 세상에 나오기만 하면 나는 정상인보다 더 정상인이 될 거야!’

이틀이 더 지났다.

‘아무래도 작가 놈이 있는 주루로 가봐야겠어!’

변장한 마영적은 사황성을 나와 준하가 술을 마셨던 주루로 갔다.

‘오늘도 작가 놈이 다른 놈들과 마시고 있으면 그놈들을 죽여버려야겠어!’

주루 앞에 도착한 마영적은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봤다.

‘호-오! 작가 혼자잖아!’

준하는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마영적은 주루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준하가 앉은 옆 탁자에 앉았다.


“금존청 한병하고 안주는 아무거나 주시오.”

“예, 손님!”


술과 안주가 오자 마영적은 술을 마시면서 준하를 힐끔거렸다.


“어? 없네!”


준하는 술잔에 술병을 털고 있었다.


“술이 떨어졌으면 내가 한 잔 주겠소.”


마영적이 술병을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술을 받은 준하가 마영적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나는 장사를 하는 사람인데 무슨 일을 하시오?”

“저는 딱히 하는 일은 없고 그냥 소설을 씁니다.”

“그래요? 여태 쓴 소설이 무엇이오?”

“여러 소설이 많지만, 대표적인 소설은 ‘천년 검객’과 ‘천년 마인’입니다. 혹시 읽어 보셨습니까?”

“아쉽게도 장사하느라 미처 읽어 보지 못했소. 그럼 제남에는 다른 소설을 쓰기 위해 온 것이오?”

“예! 나는 사황 마영적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쓰려고 왔는데 사황을 만날 방법이 없어서 그만 돌아가려고 합니다.”


준하의 말에 마영적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내가 사황성에 잘 아는 사람이 있으니 사황을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 주면 어떻소?”

“사황을 만나더라도 사황성에서는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왜..?”

“잠깐 허리를 숙여보십시오.”


준하의 말에 마영적은 준하 쪽으로 상체를 숙였다.


“말 해보시오.”

“내 철칙은 소설을 쓰기 전 주인공이 될 사람과 겨뤄본 후에 글을 씁니다.”

“그 말이 진짜요?”

“예!”

“염무상과 석중광을 직접 상대했단 말이오?”

“그랬으니 두 사람의 소설을 썼죠.”

“그래서 어떻게 됐소?”

“믿기 어렵겠지만 내가 두 사람에게 이겼습니다.”

“크-허허! 아무리 작가라지만 농이 지나치오.”


찰나지만 마영적의 눈에 살기가 비췄다.

준하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고 생각에 목소리까지 커졌다.


“못 믿겠죠? 이걸 보면 믿으실 것입니다.”


준하가 자신의 팔뚝을 걷어 보였다.

울퉁불퉁한 근육과 그 위로 징그러우리만큼 두꺼운 핏줄이 보였다.

마영적은 준하 모르게 자신의 팔뚝을 보고 살며시 팔을 내렸다.


“아무리 팔뚝이 굵다 하더라도 현경의 고수를 이겼다는 말은 믿을 수 없소.”

“상인이라 잘 모르시나 본데 내공이 없는 상태면 누가 더 유리하겠소?”


이번에는 준하의 목소리가 커졌다.


“내공을 끌어올리지 않은 상태라면 해 볼 만 했겠소. 아무리 그래도 초식의 우위를 점한 두 사람이 더 유리했을 것 같은데 아니오?”

“처음 대결하기 전 결과를 말하지 않기로 하여 소설에 쓰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썼어야 했어!”


준하가 혼자 말을 하자 마영적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낚였다!’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있던 준하의 눈에 마영적의 떠는 다리가 보였다.


“내가 한적한 곳으로 사황을 불러줄 테니 대결할 생각은 있소?”

“사황이 혼자 나오면 해보겠는데 호위들을 데리고 나오면 절대 대결하지 않겠습니다.”

“그건 또 왜요?”

“내가 만약 사황을 복날 개 패듯이 팼다고 하면 사황의 호위들이 나를 살려주겠습니까?”

“하긴 듣고 보니 그렇군! 그럼 작가님이 장소를 정하시오. 내가 내일 사황성으로 들어가서 대결 장소를 사황께 전달하게 하겠소.”

“내일 밤 술시(19:00~21:00) 초에 제수(濟水)에서 만나자고 해주십시오.”


제수는 제남에 흐르는 강으로 제남은 제수의 남쪽에 있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그렇게 전해주겠소. 내일 밤 술시가 맞지요?”

“예!”


마영적이 일어나자 준하도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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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7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6 0 12쪽
»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9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8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5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3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8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9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8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5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7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1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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