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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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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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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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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2. 냉여은

DUMMY

소녀와 함께 무사히 조사전으로 들어간 곽량진은 가장 안쪽으로 갔다.


“조사전 안이라 긴장 때문에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이 소녀를 조사전에서 겁탈하면 평소보다 그 쾌감이 몇천 배는 더 크겠어!”


곽량진은 중얼거리며 서둘러 옷을 벗어 바닥에 폈다.

그러나 곽량진보다 먼저 조사전에 들어온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준하였다.


일다경(5분~20분) 전

‘위패에 글씨가 없다! 이곳은 광성자의 조사전이 아닐까?’

준하는 위패가 있는 곳 옆에서 초상화를 보았다.

‘맞잖아!’

초상화 밑에는 광성자라고 쓰여있었다.

초상화의 글씨를 확인한 준하가 조사전을 나가려고 하는데 옷깃 펄럭이는 소리가 났다.

휙!

다급해진 준하는 조사전의 대들보 위로 몸을 날렸다.

긴장하고 있던 준하의 눈에 옷을 벗는 곽량진이 보였다.

‘발기한 것 같은데 5cm도 안 된 장애가 있는 불쌍한 놈이다. 중국놈들의 성기가 작은 것은 알았지만 유달리 작은놈이야.’

준하는 품에서 작은 침을 꺼냈다.

‘공동파 내에서 내공을 올릴 수 없으니 조준을 잘 해야겠어!’

준하는 몸을 옮겨 곽량진의 마혈 위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침을 잡은 손가락을 벌렸다.

쓱!

일직선으로 내려간 침은 곽량진의 마혈에 박혔다.


“어-어?”


쿵!

곽량진은 자신이 깔아놓은 옷 위로 꼬꾸라졌다.

휙 착!

‘소녀를 구해 빨리 공동파를 나가자.’

잠든 소녀를 들쳐 메려던 준하는 뭔가 발견한 듯 곽량진의 몸에 장심을 댔다.

‘무지막지한 약 기운이다!’

준하는 잠시 고민했다.

‘이놈은 소녀를 납치하여 겁간하려고 한 나쁜 새끼다. 이런 놈을 죽이는데 내가 양심의 가책 따윈 느낄 필요가 없어!’

자신의 양심을 누른 준하는 곽량진의 기해혈에 장심을 대고 암흑신공을 운공했다.


“크-어-억!”


마혈이 제압된 곽량진이 입을 벌리며 생의 마지막 신음을 냈다.

그리고 일각도 되지 않아 곽량진의 몸은 목내이가 됐다.

‘대박이다!’

곽량진의 기해혈에 장심을 뗀 준하는 소녀를 들쳐 메고 조사전을 나와 담장 위로 몸을 날렸다.

‘초암산을 다녀온다고 생각하고 달리자.’

소녀를 업은 준하가 달리려는 순간,

챙-그-랑!

고요한 밤하늘에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녀의 머리에서 철 비녀가 빠진 것이다.

땡-땡-땡!

비상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이를 악문 준하는 앞을 향해 달렸다.


“공자님! 그만 멈추세요.”


수면에서 깬 소녀가 준하의 어깨를 잡았다.


“공자님! 공자님께서 저를 구해준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를 내려주면 공동파의 무인들에게 향을 피우러 올라온 향객이라고 하겠습니다.”


소녀의 말을 들은 준하는 잠시 멈칫했다.

‘공동파에서 아까 그놈의 시신을 발견하면 이 소녀가 의심받을 것이다.’

준하는 다시 달렸다.

씽!

초암산을 오고 갔던 준하의 강한 다리가 빠르게 교차했다.


“모두 내공을 엮어 천라지망을 펼쳐라.”


공동파 도사들은 자신들의 내공을 펼쳐 침입자의 내공을 감지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준하는 내공을 올리지 않고 있었다.


“공자님! 저기 우측으로 가면 소녀의 집이 나옵니다.”


양팔로 준하의 목을 감싼 소녀가 말했다.

우측으로 방향을 튼 준하는 고개를 들고 전방을 보았다.

멀리 초가가 보였다.

준하는 초가를 향해 달리는 속도를 더 올렸다.


“헉-헉! 다 왔네요.”

“얼른 소녀의 방으로 들어가세요.”

“왜?”

“공동파의 도사들이 쫓아 올지 모르니까요.”


준하는 소녀를 업은 채 방으로 들어갔다.


“헉-헉!”


소녀를 내려놓은 준하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런 준하의 얼굴을 소녀의 손이 스쳤다.

놀란 준하가 소녀를 쳐다보았다.


“땀이요, 땀을 닦았어요.”


소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펴 보였다.

소녀의 손바닥에는 준하의 땀이 묻어있었다.

‘예쁘구나!’

소녀의 얼굴을 본 준하는 소매로 자신의 이마를 닦았다.

소녀가 방을 나갔다.

‘설마 내가 방에 있다고 발설하지는 않겠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준하는 방을 둘러보았다.

작은 뒷문이 보이자 안심한 준하는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뿌연 것이 새벽이 오고 있었다.

공동파의 도사들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 조사전에서 시신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으니 난주로 출발하면 되겠어.’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면서 문을 열려는 준하의 눈에 공동파의 무복을 입은 도사들이 마당으로 들어섰다.


“우리는 공동파의 도사들이오. 혹시 낯선 사람을 보지 못했소?”

“안녕하세요? 도사님! 보지 못했어요.”


몸을 돌려 마당을 나가려던 도사 한 명이 소녀를 바라보았다.


“집안에 무슨 일이 있소?”

“아! 어제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기일이었어요. 그래서 밤새 향을 피우고 제사를 지내느라 잠을 한숨도 못 잤답니다.”

“알았소.”


무인이 대문을 나갔다.

‘저 도사가 조사전에서 소녀의 몸에 밴 향냄새를 맡았구나! 대단한 임기응변을 지닌 소녀다.’

도사들이 나가자 소녀는 대문을 닫았다.


“그만 나오세요, 이젠 오지 않을 거예요.”


소녀가 방을 향해 말했다.


“그만 가야겠어요.”


방을 나온 준하가 말했다.


“공자님! 이곳을 나가는 길은 하나뿐인데 공동파도 이 길로 다녀요. 아마 공동파의 도사들이 지키고 있을 것이니 며칠 후에 가세요.”

“이 집에는 소저만 있어요?”

“예! 아빠는 상단의 쟁자수를 하는데 상단을 따라 멀리 광동성으로 갔어요.”

“씻으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면 씻을 수 있어요?”

“집 뒤로 가면 작은 계곡이 있어요. 밥을 차려 놓을 테니 씻고 오세요.”

“예!”


준하는 집 뒤로 돌아갔다.


“휴-우!”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해서 괜한 위험을 자초했어!’

옷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간 준하는 머리부터 담갔다.

몸을 씻고 소녀의 집으로 가자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소저! 잘 먹을게요.”

“반찬이 너무 없어서 죄송해요.”


나물 한 가지뿐인 아침밥이었지만 준하는 맛있게 밥을 먹었다.


“나는 위겸이라고 하는데 이름은 뭡니까?”

“저는 냉여은이라 합니다.”


****


주루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막염의 옆으로 상인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앉았다.


“공동파는 잘 다녀왔는가?”

“잘 다녀오긴? 공동파의 조사전에 자객이 들어 도사 한 명이 죽었다네. 그것 때문에 얼마나 검문을 심하게 하던지 하루면 올 거리를 이틀이나 걸렸다네.”


‘조사전이라면 혹시 그 아이가?’

두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던 막염은 자신의 다리가 잘렸던 순간처럼 큰 절망감을 느꼈다.


“일부러 들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들려서 그러는데 하나만 물어도 되겠소?”


막염의 질문에 인상을 쓴 상인은 막염의 위아래 훑어보다가 탁자에 놓인 막염의 검에 시선을 고정했다.


“예, 나리!”

“방금 조사전에 자객이 들어 도사 한 명이 죽었다고 했는데 언제 자객이 든 것이오?”

“삼 일 전 밤입니다.”

“예!”


‘위겸이 조사전으로 간 날이구나!’

막염은 준하가 잡혔을 것이라 예상했다.


“자객은 잡았다고 하던가요?”

“제가 공동파를 나온 때는 오늘 새벽이었습니다. 오늘 오전까지 검문검색이 철저했으나 아직 잡히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나리! 혹시 공동파에 아는 사람이라고 있습니까?”

“공동파나 나나 같은 칼 밥을 먹고 사는 처지라 그냥 물어보았소.”


탁자에 은자 부스러기 한 개를 내놓은 막염은 주루를 나왔다.

‘지금 보고하면 위겸은 사망한 것으로 처리되어 살수의 후보에서 탈락할 것인데 어떡한다?’

객잔으로 돌아온 막염은 전서구를 꺼내려다가 그냥 두었다.

‘나와는 비록 정식으로 사제지연을 맺지 않았지만, 위겸은 내 제자다. 십일 정도는 더 기다려보자. 그런데 만년빙보다 더 냉정했던 그 아이가 왜 내 지시를 어기고 공동파의 도사를 죽였을까?’

막염은 객방을 서성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


준하가 냉여은의 집에서 머문 지 이틀이 지났다.


“냉소저!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 그만 가야겠네요.”

“공자님! 그럼 공동파의 도사들이 아직도 검문하고 있는지 제가 공동산 입구까지 가보고 올게요.”


냉여은이 집을 나가자 준하는 집 근처의 가장 높은 나무로 올라갔다.

‘막염 교두가 난주 객잔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인데 큰일이다!’

준하는 냉여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나무에서 내려와 떠날 준비를 했다.

‘내가 가진 돈은 이게 전부네.’

준하는 수중에 있던 은자 한 개를 꺼냈다.

한참 지나자 냉여은이 돌아왔다.


“공자님! 우리 집에서 공동산 입구까지 공동파의 도사님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가셔도 될 것 같네요.”

“폐만 끼치고 갑니다. 이거 얼마 안 되지만 성의로 받아주세요.”


준하는 손에 있던 은자를 내밀었다.


“은자를 왜 주세요?”

“제가 이틀간.....,”

“공자님이 먼저 저를 구해주셨잖아요? 받고 싶지 않아요. 받을 이유도 없고요,”


싸늘한 표정의 냉여은이 말했다.


“미..미안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

“예! 다음에 이 근처를 지나게 되면 또 놀러 오세요.”


표정이 풀린 냉여은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럴게요. 나중에 호북성 형주에 올 일이 있으면 흑점으로 오세요.”


준하는 냉여은의 눈을 보지 못하고 몸을 돌려 냉여은의 집을 나왔다.

‘짧은 시간 정이 많이 든 것 같다! 겨우 이틀을 있어도 이렇게 발걸음이 무거운데 며칠 더 있었으면 영영 떠나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 거야!’

준하는 냉여은과 이틀간 같이 있으면서 엄마 임영미의 사망 이후 가장 편안한 시간을 보냈었다.

‘아! 나를 보고 있었구나!’

뒤를 돌아보니 준하가 올라갔던 나무 중간쯤에 냉여은의 모습이 보였다.

준하는 빠르게 걸어 산모퉁이를 돌았다.

‘경공을 사용할까?’

휙-휙!

주위를 살핀 준하가 막 내공을 끌어올리려는 순간 우측 숲에서 공동파의 도사들이 날아왔다.

채-챙!

살기를 품은 도사의 검이 준하의 정수리 세 치 위에서 멈췄다.


“왜..왜 이러세요?”


겁먹은 얼굴의 준하가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키가 커서 어른인 줄 알았는데 어린놈이군! 어딜 다녀가는 것이냐?”


준하의 얼굴을 자세히 본 도사가 물었다.


“이틀 전 고모의 제사라 고모 집에 들렀다가 가고 있어요.”

“공동산 밑에 있는 냉씨 집을 말하는 것이냐?”

“예!”

“그렇지 않아도 이틀 전 냉씨네 집에 갔는데 그 집 딸이 제사라고 하더군. 그만 가세.”


냉여은의 집에 왔던 도사가 말했다.


“큭-큭! 내가 펼친 복마검법의 위력이 커졌군! 그만 가라.”


검을 뽑았던 도사가 말하며 몸을 돌렸다.

‘역시 정도를 표방하는 문파의 무인들은 모두 가식과 위선 덩어리군! 신분확인도 하지 않고 검을 뽑은 게 무슨 도사라고? 느려터진 복마검법을 펼치고 나서 위력이 커졌다고 자화자찬이라니? 실로 한심한 인간이야!’

열 받은 준하는 혼자 중얼거리며 난주로 향했다.

오전부터 객잔을 나와 나주의 경계까지 온 막염은 공동산에서 오는 관도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휴-우! 의족 때문에 더는 서 있지 못하겠다.”


길가의 언덕에 앉아 무릎을 주무르는 동안에도 막염의 시선은 관도로 향했다.

‘아직 잡혔다는 소문은 없던데 왜 이놈은 안 오는 거야?’

삼 일 사이에 막염의 얼굴은 심하게 살이 빠져있었다.

따각-따각!

눈을 감고 있던 막염의 귀에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상단인가?’

마차를 힐끔 본 막염은 다시 공동산 쪽을 바라보았다.

막염을 지나쳐 한참을 간 마차가 멈춰섰다.

마차에서 준하가 내렸다.

그때도 막염의 눈은 공동산 쪽을 보고 있었다.


“교두님! 여기서 뭐 하세요?”

“겸이 이놈! 왜 이제 온 것이냐?”


막염은 준하의 임시 호칭인 살후 일호 대신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예?”

“공동파 도사는 왜 죽인 것이냐?”

“교두님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내가 안 것이 중요한 것이냐? 왜 죽였는지 빨리 말해라.”

“제가 조사전에서 위패를 확인하고.....,”


준하는 그날 있었던 일을 소상하게 설명했다.


“살후 일호! 너는 살수다. 살행을 위해 현장에 나간 살수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살행만을 위해 칼질해야 한다. 무인의 옳고 그름은 후인들이 평가하지만, 우리 살수에게는 옳음은 무사히 살행을 마치는 것이다. 알았어?”

“예! 명심할게요.”

“그만 가자.”


몸을 돌리는 막염의 다리를 본 준하는 막염 앞으로 가서 막염에게 등을 내밀었다.


“왜 그러는 것이냐?”

“업히세요.”


준하의 말에 막염은 자신의 다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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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7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6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8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8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5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2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8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8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8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5 0 12쪽
» 22. 냉여은 24.05.17 97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1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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