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7,694
추천수 :
23
글자수 :
566,324

작성
24.05.16 20:00
조회
104
추천
0
글자
12쪽

20. 적랑대주

DUMMY

원래 무력답수은 물을 밟고 떠 있는 경공의 일종이었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적랑대주는 위급한 순간에 무력답수를 생각해냈다.

그러나 자신의 다리에는 무거운 혹이 하나 매달려 있었다.

그것도 격하게 몸을 흔들어 대는,

그런 까닭에 두 사람은 몸은 빠르게 유사하의 격랑에 휩싸였다.

적랑대주는 준하에게 같이 살자고 사정이라도 하고 싶었다.

‘이놈에게 딸려 위로 올라가면 나는 바로 죽는다. 그럴 바에야 내 운명은 내가 결정한다!’

삶을 내려놓자 방관하고 있던 뇌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준하는 흡성대법의 하나인 암흑음제의 암흑신공의 구결을 떠올리며 적랑대주의 기해혈에 장심을 붙였다.

구렁이가 담을 넘듯 암흑신공은 적랑대 대주의 내공을 찾아갔다.


“커-어-억! 이놈 멈추지 못하겠느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빌면 긍정적으로 고민해 볼게.”


준하의 장심으로 적랑대주의 내공은 유사하의 흐름보다 더 거칠게 밀고 들어왔다.

‘그래! 내 단전으로 이놈의 내공을 이끌려면 천마심공을 운공해야 돼.’

준하는 천마심공을 운공했다.

그러자 천마심공은 보채듯 암흑신공을 더 강하게 자극했다.


“사..살..려 주시오,”


살려달라고 말하는 대주의 얼굴이 쭈글쭈글해지며 머리에는 흰머리가 가득했다.

‘적랑대주가 반노환동한 고수였나?’

우-드-득!

준하가 잠깐 생각하는 사이 내공이 모두 빨린 적랑대주의 목에서 뼈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거친 모래에 의해 목은 ‘ㄱ’자로 꺾였다.


“커-허-헉!”


적랑대주의 의식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신음을 토해냈다.

‘내가 이겼다!’

적랑대주의 손에서 장창을 뺏은 준하는 적랑대주의 품을 더듬었다.

손에 뭔가가 걸렸다.

‘비급인가?’

비급으로 느껴지는 책을 품속에 넣은 준하는 거칠게 흐르는 유사하에 몸을 맡겼다.

‘덤으로 얻은 삶! 내 의지대로 유사하를 선택했으니 운명 또한 믿어 보자.’

준하의 코와 귀에는 유사하의 모래로 가득 찼다.

호흡을 멈춘 지 일다경,

호흡이 가팠다.

‘어차피 죽어야 한다면 발악이라도 하고 죽겠다.’

준하는 장창을 세로로 세워 밑을 향해 찍었다.

퍽!

창날이 어딘가에 박힌듯한 둔탁한 감촉이 느껴졌다.

‘유사하의 하류인가?’

준하는 장창을 이용해 몸을 고정했다.

그리고 몸을 스치는 모래의 움직임을 느껴보았다.

모래의 흐름이 완만한 것 같았다.

장창을 빼낸 준하는 장창을 지팡이 삼아 유사하를 걷기 시작했다.

.

.

눈을 감고 얼마나 전진했을까?

발끝에는 정지된 모래가 걸렸다.

장창을 모래에 꽂은 준하는 장창에 의지해 유사하를 나왔다.

유사하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준하가 뒤를 돌아보니 멀리 무기를 흔들고 있는 적랑대가 보였다.

‘설마 미치지 않고서야 여길 건너지는 못하겠지!’

준하는 적랑대를 향해 장창을 흔들어 보였다.

적랑대주가 죽었으니 돌아가라는 의미였다.

몸에 붙은 모래를 털어낸 준하는 지도를 확인한 뒤 사연(砂淵)을 향해 걸으면서 적랑 대주의 비급을 보았다.

‘암천참검(暗天斬劍)? 창술에 관한 비급인 줄 알았는데 왜 비급 이름에서 살수 냄새가 날까?’

준하는 암천참검을 읽으며 천천히 걸었다.

쩝-쩝!

‘목이 타서 도저히 안 되겠다.’

암천참검을 품속에 넣은 준하는 고개를 들었다.

탓-탓-탓!

사연의 물이 보이자 준하를 달리기 시작했다.

팍-팍-팍!

엎드려 사연의 물을 마시려는 준하 앞에 화살들이 꼽혔다.

급히 일어난 준하는 적랑 대주의 장창을 손에 쥐었다.


“너희들은 또 뭐야?”


하나같이 허리에 반월도를 차고 등에는 방패를 메고 있었다.


“나는 광풍사의 소준흠이다. 호휘량에게 뺏은 장창을 내놓아라. 장창은 본래 우리 대막의 것이니,”


‘대막이라면 광풍사(狂風沙)라고 불리는 강도집단이다.’

한결같이 강해 보이는 사람 중에 호피 옷을 입은 사람이 말했다.


“호휘량? 호휘량이 누군데 나에게 장창을 내놓으라는 거야?”


소준흠의 손가락이 준하가 들고 있는 창을 가리켰다.


“네가 들고 있는 창 말이다. 그 창은 원래 내 무기였는데 적랑대의 호휘량이 훔쳐간 것이다.”


‘살수인 나에게 필요 없는 무기지만 그냥 줄 수는 없지!’

준하는 엄지와 검지를 둥글게 말아 보였다.


“싸우자는 것이냐?”


소준흠이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금자! 돈 없어?”

“어..없다. 다음에 만나면 줄게.”

“지랄! 노가대하고 못 받은 돈이 얼만데 고비사막까지 와서 외상질이야? 가져가.”

“노가대? 너희들 노가대라는 무력부대를 알아?”


소준흠이 뒤를 돌아보며 강도들에게 물었다.


“.....,”


강풍사의 강도들이 머리를 흔드는 사이 준하는 장창을 내밀었다.


“가져가라.”

“이름이 무엇인가?”

“위겸이다.”

“이 호의는 잊지 않겠다. 다음에 대막에 오면 나를 찾아라. 그러면 그때 금자를 주겠으니.”


장창을 받아든 소준흠이 감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알았어.”

“돌아간다!”


두두두두!

말을 탄 광풍사가 돌아가자 준하는 사연에 머리를 박고 차분히 물을 마셨다.

‘흑묘에서 시키는 대로 사연에서 물을 마셨는데 이젠 뭘 하지? 갈증이 사라지니 배가 고프네!’

준하는 사연을 둘러보았다.

피부를 태워버릴 듯이 맹렬했던 태양이 지평선 끝에 걸려있었다.

‘곧 밤이 될 것 같으니 사연 근처에서 밤을 보내자.’

사구(沙丘)에 구멍을 판 준하는 몸을 밀어 넣고 잠을 청했다.

툭-툭 후다닥!


“누..누구냐?”


놀란 준하는 얼른 일어났다.


“나다.”


자세히 보니 막염이었다.


“교두님! 나를 데리러 왔습니까?”

“그래! 그런데 왜 이렇게 빠르게 도착한 것이냐?”

“빠르다니요? 그 새끼! 호..호휘 아니, 적랑대주만 아니었으면 지금쯤 먹을 것까지 구해 먹었을 것입니다.”

“호휘량을 만난 것이냐?”

“아, 맞다. 호휘량! 만났어요.”

“그래? 호휘량을 만났는데 왜 상처가 없냐?”


막염이 준하의 몸을 살폈다.


“하마터면 죽을 뻔했습니다.”

“네 몸을 보면 죽을 뻔한 것이 아닌데?”

“내가 운이 좋아 먼저 호휘량을 죽였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호휘량에게 잡혀 죽을 뻔했습니다.”

“주..죽였어?”

“예! 죽이면 안 돼요?”

“어..어떻게 죽였냐?”


‘흡성대법으로 죽였다고 하면 무림의 공적이니 뭐니 하면서 잔소리를 늘어놓겠지?’

준하는 경악한 얼굴의 막염을 보았다.


“이 팔로 목을 감아 ‘우-두-둑’ 꺾어 버렸습니다.”


준하는 유달리 두꺼운 팔뚝을 걷어 보였다.

사금 채취를 하느라 흙을 퍼 나르다 보니 저절로 두꺼워진 팔뚝이었다.


“그..그래? 비정상적으로 팔뚝 하나는 두껍구나! 그만 돌아가자.”


막염을 따라 모래언덕을 넘어가니 마차가 있었다.

준하는 막염과 함께 마부석에 앉았다.


“이전 살수 후보 열 명 중 여섯 명은 적랑대에 붙잡혀 죽었다. 그리고 나머지 네 명은 십 일이 지나 겨우 적랑대를 탈출했고, 그런데 너는?”

“호휘량과 적랑대가 강했나요?”

“내공과 무공 수위는 잘 알 수 없지만, 그들은 오랜 세월 사막에서 살아왔다. 다시 말해 그들만큼 사막을 잘 아는 사람이 없다고 봐야겠지. 그런데 하루도 안 돼 탈출한 것도 경이롭지만 그것도 모자라 호휘량까지 죽이다니?”

“.....,”

“내가 맨몸으로 유사하를 건넌다 해도 삼 일은 잡아야 하는데!”


‘아! 나에게는 장창이 있어서 유사하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았구나!’

막염의 눈에 준하는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맨몸이었다.


“체력은 통과한 것인가요?”

“그래! 어쨌든 적랑대를 통과해 유사하를 건넜으니 내일 하루는 쉬고 모래부터는 제대로 된 살수 훈련을 하게 될 것이다.”


새벽이 되자 마차는 훈련본부가 있는 동굴에 도착했다.

아침밥을 먹은 준하는 배정받은 석실로 갔다.

‘자기 전에 호휘량의 내공을 내 것으로 만들자.’

준하는 천마심공을 운공하여 호휘량의 내공을 단전으로 이끌었다.

퍼-퍼-퍽!

호휘량의 내공은 단전으로 끌려 오지 않으려고 발악을 했다.

‘내공도 주인처럼 제법 성깔이 있네! 그런다고 영 방법이 없는 것은 아냐.’

준하는 장심을 자신의 인당혈(미간)에 댔다.

인당혈은 상단전으로 불리는 곳이다.

인당혈은 장심과 가까운 곳이라 호휘량의 내공은 발악할 틈도 없이 인당혈에 자리를 잡았다.

‘비상식량 아니, 비상 내공이다. 모래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다고 하니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오로지 잠만 자자.’

긴장을 푼 준하는 위사륭과 두운경이 죽음마저 잊고 푹 잠을 잤다.

이후 준하는 밥을 먹을 때만 눈을 떴다.

하루가 지나 새벽이 되자 막염이 왔다.

이틀간 잠만 잤던 준하는 몸을 풀고 있었다.


“기존에 있던 동급 살수들과 경쟁에 이기려면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럴게요.”

“훈련받을 동안 네가 쓸 검이다. 네가 가지고 있던 검은 훈련이 끝나면 돌려줄 것이니,”


막염에게 검을 받은 준하는 아침을 먹고 막염 앞에 섰다.


“이건 월영검법으로 살수들을 위해 창안된 것이다. 오로지 찌르기만 있을 뿐 베는 것은 없다.”


슉-슉-슉!

시범을 보인 막염은 준하에게 월영검법서를 주었다.


“지금부터 찌르기 연습을 하면 됩니까?”

“아니, 월영검법은 휴식 시간에 너 혼자 수련할 것이다.”

“그럼 지금은 무엇을 합니까?”

“지금부터는 은둔과 잠입, 침입에 대해 훈련할 것이다. 저기 보이는 초암산의 정상을 갔다 오너라.”

“예!”

“기존 살수들이 은신해 있다가 너를 습격할 것이다. 세 번의 습격을 피하지 못하면 살수 후보에서 탈락한다. 그러니 긴장을 풀지 말아라. 그리고 초암산 정상에 도착하면 바위 위에 이걸 놓아두고 오너라.”


막염은 글씨가 쓰인 막대 하나를 주었다.

‘가까이 보여도 초암산까지 다녀오려면 이틀은 걸린다.’

출발하려던 준하는,


“예! 그런데 여기가 어딥니까?”

“여기는 내몽골 석림곽릉맹이다.”


‘내몽골 석림곽릉맹이라면 산서성과 가까운 곳이다.’

자신이 있는 위치를 확인한 준하는 산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헉-헉! 저 산에 도착하면 밤이 되겠어!”


숨이 턱까지 올라왔지만 준하는 내공을 끌어올리지 않았다.

‘막노동하면서 숨이 찬 적이 한두 번이었냐?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내공은 쓰지 않는다.’

준하는 암천참검에 나온 보법을 펼치며 초암산을 향해 달렸다.


“헉-헉! 물부터 마시자.”


초암산 입구에 도착한 준하는 계곡으로 갔다.


“뭐야? 완전 흙탕물이잖아?”


잠시 숨을 고른 준하는 갈대를 꺾었다.

쪽-쪽!

‘이걸로 물을 마시면 흙을 거를 수 있겠다.’

엎드린 준하는 갈대를 물었다.

‘적이다!’

흙탕물 수면 위로 검을 든 그림자가 비쳤다.

풍-덩!

준하는 지체하지 않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맨 밑바닥으로 잠수하여 큰 바위를 잡았다.

‘누굴까? 혹시 내 훈련을 위해 흑묘에서 나온 사람일까?’

수중을 유영한 준하는 갈대를 입에 물고 얕은 곳으로 갔다.

‘내가 물속에서 떠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물속에서 건너편을 보니 검을 든 두 사람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물을 몇 모금 마신 준하는 갈대를 수면 위로 올려 참았던 숨을 쉬었다.

‘단 한 번의 기습으로 두 사람을 제압해야 한다. 들고 있는 검을 보니 적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두 사람은 준하가 막염에게 받은 검과 비슷한 검을 들고 있었다.

준하를 기다리다 지쳤는지 두 사람의 자세가 약간 흐트러졌다.

‘아직은 아니다. 두 사람이 나에게 등을 보이거나 앉으려고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준하는 천마심공을 운공했다.

피곤을 날리기 위함이었다.

두 사람은 준하가 있는 물속을 내려다보며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본 준하는 검을 뽑았다.

스-르-릉!

검에서 쇳소리가 났다.

놀란 준하는 두 사람을 응시했다.

두 사람은 쇳소리를 듣지 못한 듯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인 사냥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7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6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8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8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5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2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59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8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6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8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8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1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5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6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1 0 12쪽
»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4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