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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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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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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566,324

작성
24.05.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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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1. 사황 마영적

DUMMY

파-지-직!

쇠로 만든 곰방대가 깨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오늘 주루에서 태금맹의 맹도 한 명이 주루의 주인에게 두 배의 보호비를 요구했다. 이걸 어떻게 생각해?”

“죄송합니다. 맹주님! 제가 바로 잡겠습니다.”

“철저히 조사하여 보호비를 올린 맹도들을 모두 내쫓아라. 그리고 두 배의 보호비를 뜯긴 가게에는 네 배로 돌려주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맹주님!”

“풍광재의 산채에서 들어온 돈과 장부를 가져와.”

“예, 맹주님!”


양부충이 전표와 장부를 가져왔다.

장부를 훑어본 준하는 전표를 확인했다.


“전표는 금자로 바꿔놔라. 다음에 올 때 가져갈 테니,”

“예, 맹주님!”

“그리고 보호비를 올린 맹도들의 조사서도 작성해 놔. 내가 내일 시전을 돌며 알아볼 테니,”


태금맹을 나온 준하는 집으로 갔다.


“이제 온 것이냐?”


염무상이 만검문의 정문 앞에서 준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염무상 아저씨! 여태 기다리셨어요?”

“아니다. 잠이 안 와서 조금 전에 왔다.”

“들어가요.”


집으로 들어간 준하는 차를 끓였다.


“찻물이 제대로 우렸는지 모르겠네요. 드세요.”

“그래! 너도 앉아라.”


두 사람은 나란히 계단에 앉았다.


“아저씨!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그래!”

“불빛 있잖아요?”

“불빛이라니?”

“내공을 끌어올리면 머리 위에 생기는 푸른 불빛이요.”

“성화?”

“그게 성화인가요?”

“응! 푸른빛이라면 성화가 맞다. 왜 성화를 키우고 싶냐?”

“키우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공을 끌어올려도 성화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해서요?”

“내공이 절정이 이를 때까지 백회혈로 가는 혈도를 잠시 막으면 나타나지 않는다.”

“간단하네요.”

“그렇지! 모르는 지역에 가서 길을 물어 아는 것과 같이 알고 나면 별것도 아니다. 더 물어볼 말이 있냐?”

“지금 당장은 없어요.”

“그럼 일찍 자자.”

“예!”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이 되자 준하는 방을 나왔다.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단 하루도 쉬어서는 안 돼,’

집을 나온 준하는 태금산을 향해 달렸다.

준하의 기척에 염무상도 방을 나와 지붕으로 올라갔다.

.

.

‘내공을 사용하지 않고 벌써 열 번째 태금산의 정상을 왕복했다. 내공 없이 순수히 육체의 힘만 따진다면 겸이는 천하제일인이겠어!’

전속력으로 태금산으로 향해 달리는 준하는 땀을 흘리거나 숨도 거칠어지지 않았다.

‘겸이가 빨리 살수 짓을 끝내고 나와 함께 천산으로 갔으면 좋겠는데..!’

총 스무 번을 왕복한 준하가 방으로 들어가자 염무상도 지붕에서 내려와 방으로 들어갔다.


“하나, 둘, 셋....”

“겸아! 그런 것을 왜 하냐?”


아침을 먹은 준하가 물구나무를 서서 팔굽혀펴기를 하자 염무상이 물었다.


“잠깐만요, 구백구십구, 천. 휴-우-우!”


일어난 준하가 심호흡하자 궁금한 염무상은 준하의 입만 쳐다보았다.


“아저씨! 제 생각에는 일 갑 자의 내공을 지닌 두 사람이 경험과 초식 운용 능력을 배제한 상태에서 같은 무공으로 대결한다면 체력이 좋은 사람이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해요.”

“맞는 말이다. 그런데 더 할 거냐?”

“예!”

“그럼 나는 갈 테니 끝나면 이따 가게로 와라.”

“그럴게요.”


이후 준하의 체력 훈련은 계속됐다.

염무상이 없는 날에는 암천참검의 수련과 함께,

.

.

휴가가 끝나자 준하는 태금맹에 들러 금자를 받아 용소산 동굴 속에 금자를 넣고 흑묘로 복귀했다.

‘또 허탕이네! 금자도 없는 데다가 내공도 너무 미미해!’

거의 잡범 수준의 악인들을 살행한 준하는 단전과 전낭을 확인한 뒤 실망하고 말았다.

며칠이 지나자 흑묘의 총관인 왕린이 준하를 찾아왔다.


“살행 때문에 다친 조원은 없지?”

“예! 비교적 쉬웠던 살행이라 없습니다.”

“위조장! 청부가 들어왔는데 아직 확답하지 않았으니 듣고 결정하게,”


이것저것 물으며 한참 동안 뜸을 들이던 왕린이 준하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예!”

“자네 사황에 대해 들어봤나?”

“사황이라면 사황성의 마영적을 말씀하십니까?”

“맞네!”

“그럼 이번에 들어왔다는 청부가 마영적의 제거입니까?”

“그렇네! 묘주님과 부묘주님은 거절하라고 했지만, 청부금액이 너무 커서 혹시 몰라 자네에게 왔네.”

“금액은 얼마며 마영적은 무슨 악행을 저질렀습니까?”

“청부금액은 금자로 오만 냥이네, 그리고 마영적의 악행은 무림에서 금한 흡성대법으로 상대의 내공을 취했다고 하네.”

“흡성대법이라니요? 악인에게 내공을 취한 것입니까?”


자신의 은밀한 행위를 합리화하고 싶은 준하는 자신도 모르게 큰 목소리로 물었다.


“뭘 그렇게 놀라나? 마영적은 남녀노소는 물론 정사마(正邪魔)를 따지지 않고 흡성대법을 펼쳤네. 심지어는 무공을 익히지 않은 일반인의 생기까지 빨아 먹었네.”

“그렇다면 악인이 맞는군요. 살행에 성공하면 우리 살수들에게는 얼마를 줍니까?”

“목숨을 걸어야 하니 청부금액의 절반인 이만오천 냥이네.”

“음! 조원들과 의견도 나눠봐야 하니 시간을 좀 주십시오.”

“하루면 되겠나?”

“예!”

“그럼 내일 답을 주게나.”


왕린이 돌아가자 준하는 두려움과 흥분을 동시에 느꼈다.

‘마영적은 중원 무림을 삼등분하고 있는 절대 고수, 무공 서열로 따지면 첫째는 염무상 아저씨, 그리고 마영적은 석중광과 함께 두 번째 서열을 다투는 무신의 경지에 든 사람이다. 조원들은 무조건 반대할 테니 나 혼자라도 가볼까?’

흑묘에서 마영적의 정보라고 준 것은 사황성의 전각 배치도 한 장이었다.

준하는 자조의 조원들을 불렀다.


“조장님! 청부대상이 사황이라니요? 우리에게 죽으라는 이야기입니다.”


준하의 말을 들은 황평이 거칠게 말했다.


“맞습니다. 조장님! 차라리 우리 자조를 해산한다고 하지, 왜 말도 안 되는 청부를 의논한다고 했습니까?”


평소 별로 말이 없는 여숭량이 물었다.


“살행은 나 혼자 할 겁니다. 그러니 네 사람은 마영적에 대해 알아봐 주세요.”

“마영적에 대해 알아봐 주라니요?”

“예를 들면 식습관이나 잠자리 습관 등 마영적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봐 주시면 됩니다.”

“조장님! 아무리 생각해도 이 청부는 해선 안 됩니다.”


듣고 있던 형광유가 말했다.


“살행에 성공하면 우리 자조가 받는 돈은 금자로 이만오천 냥입니다. 이걸 우리 다섯 사람이 나눠 가지면 한 사람당 오천 냥인데 이걸 포기해요?”


준하의 말에 네 사람은 서로 탐욕스러운 눈빛을 교환했다.

그리고 침묵했다.

긍정을 뜻하는 암묵적인 합의였다.

금자 오천 냥!

당장 살수를 그만두어도 평생을 호의호식하며 살 수 있는 금액이다.

그리고 준하는 자신들에게 정보만 알아봐 달라고 했다.

정보를 취합하는 일은 금자 한 냥만 받아도 감지덕지할 일,

길길이 날뛰던 네 사람의 입은 약속한 듯 동시에 침묵했다.


“그럼 하는 것으로 알고 왕총관에게 다녀올 테니 며칠 이내로 떠날 준비를 하고 계세요.”


준하가 나가자 네 사람은 침묵한 채 각기 다른 행동을 했다.

자신의 검을 벼르는 사람, 무복을 챙기는 사람, 눈을 감고 생각하는 사람 등,

살행을 떠나기로 한 날 새벽,

‘사황성이 있는 곳은 산동성의 제남! 현재 사황 마영적에 대한 정보의 전부다! 흑묘를 나가면 염무상 아저씨를 만나 마영적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다.’


“조장님! 떠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방문 밖에서 곽계승의 목소리가 들리자 눈을 감고 있던 준하는 만검을 들고 일어났다.

밖으로 나오니 네 사람의 얼굴에도 웃음기가 가득했다.

‘절대 못 한다고 하더니 금자 오천 냥에 모두 맛들이 간 것 같다! 내 목숨보다 금자가 우선인 이들의 탐욕은 이번 살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으니 나로선 반길 일이다. 나도 이들처럼 웃으며 가자!’

네 사람의 얼굴을 본 준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태금리의 시전에 들러 점심이나 먹고 출발하지요?”

“예, 조장님!”


흑묘를 나온 마차는 태금리로 향했다.

마차가 형주 포목점 앞에 도착하자 준하는 마차에서 내렸다.

장춘은 평소 염무상이 앉아 있었던 의자에는 앉아 있다가 눈앞에 준하가 나타나자 놀란 얼굴로 벌떡 일어났다.


“장춘 아저씨! 염무상 아저씨는요?”

“안에 계십니다.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장춘이 들어가고 얼마 되지 않아 염무상이 나왔다.


“이 시간에 웬일이냐? 또 이 마차는 뭐고?”

“어디 가는 길에 들렀어요. 시전에 가서 점심이나 먹을까요?”

“술도 마실 수 있냐?”

“예!”


형주 포목점을 나온 준하는 마차를 모는 황평을 향해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모두 조장님과 같이 걸어가는 저 사람을 좀 보게.”


황평의 말에 마차 안에 있던 네 사람은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어 염무상의 뒤 모습을 보았다.


“뒤 모습에서도 엄청난 기도가 느껴지는데 누굴까?”


곽계승이 물었다.


“그래서 내가 보라고 했네.”


황평이 자랑하듯 대답했다.


“누군지는 몰라도 엄청난 사람이군!”


형광유가 잘게 몸을 떨며 말했다.

여숭량이 한마디 하려는 순간 염무상이 뒤를 돌아보았다.

그와 동시에 세 사람은 마차에 앉았다.


“쉬-잇!”


-우리 말을 들은 것 같네.

검지를 입술에 댄 곽계승이 자신의 손바닥 위에 글씨를 썼다.

국밥집으로 간 준하는 네 사람과 떨어져 앉았다.

염무상은 화주를 마시며 국밥을 먹었다.


“겸아! 잘 벼른 검이 있는데 그것도 한 번 써봐야지?”

“예? 그런 검이 있어요, 어디 있는데요?”

“어디긴? 바로 천산이지!”

“다음에요.”


준하의 말에 염무상은 네 사람이 앉은 쪽을 힐끗 쳐다보고 다시 식사에 열중했다.

‘천산까지 들먹이는데 도저히 물어보지 못하겠어!’

마영적에 대한 정보를 포기한 준하는 앞에 놓인 술잔을 들었다.

준하가 술을 마시는 순간 염무상의 눈이 네 사람을 향했다.


-“너희 조장의 몸에 작은 상처라도 나면 너희, 네 놈은 물론 네놈들의 가족들도

모두 죽는다.”


네 사람은 놀란 눈으로 서로 마주 보았다.

혜광심어!

네놈들? 네놈들이라면 우리 네 사람에게 동시에 혜광심어를 보냈다는 말이다.

현경의 경지에 든 무신이 한사람에게 보냈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동시에 네 사람의 뇌에 자신의 의념(意念)을 전하다니?

듣도 보도 못한 경험에 네 사람은 동시에 국밥 그릇에 머리를 처박았다.

‘천외천? 그랬군! 조장은 이미 하늘 밖의 하늘을 알고 있었어. 그래서 어린 나이에 항상 자신감으로 충만했던 거야!’

네 사람은 오천 냥으로 인해 느꼈던 부푼 희망이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밥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 그냥 마차에 있을 걸 괜히 왔어! ’

자신들이 알게 된 조장의 비밀이 자신들의 복종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좌절감부터 느껴졌다.


“가게는 허술해도 맛있죠?”

“예, 조장님!”


식사를 마치고 마차에 탄 준하의 질문에 눈을 감고 있던 여숭량이 놀란 표정으로 대답했다.

형광유와 곽계승 역시 놀란 표정이었다.

세 사람 모두 염무상의 혜광심어에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국밥 대신 독한 화주만 마시더니 술에 취한 것 같다. 나도 잠이나 자자.’

네 사람의 속을 모르는 준하는 잠이 들었는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


태금리를 출발한 마차는 삼 일이 지나자 객잔이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오늘은 저기 객잔에서 묵읍시다.”

“예, 조장님!”


준하와 네 사람은 객잔이 보이지 않아 삼 일간 야영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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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사냥꾼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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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8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7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9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9 0 12쪽
» 41. 사황 마영적 24.05.27 49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6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4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9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9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9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6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7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2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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