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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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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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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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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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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DUMMY

‘양한징의 입은 죽여서라도 막을 수 있지만 당사도의 입은 막을 수 없어. 더욱이 당사도가 대륙상단에서 돈이라도 뜯기 위해 떠벌리면 여태까지 했던 내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될 수 있어!’

생각을 마친 준하는 화물선으로 올라갔다.

‘가만, 어쩌면 이번 일로 인해 장돈에게 다가갈 수는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겠어. 양한징이 우면적에게 장극명의 납치 사실을 보고하게 한 다음 좀 더 지켜보자.’

양한징이 준하에게 다가왔다.


“준하야! 그냥 모른 척하고 있을까?”

“형님! 장극명은 상단주의 아들이에요. 당사도가 장극명의 신분을 알게 된다면 곱게 돌려주겠어요? 돈이라도 내놓으라고 하지.”

“하긴 나라도 돈을 뜯으려고 하겠지. 휴-우!”

“형님! 날이 밝아 행수가 일어나면 그때 형수에게 있는 그대로 보고하세요.”

“만약 그랬다가는 행수가 나를 죽이려고 할 텐데 그땐 어떻게 해?”

“행수도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으니 죽이려 하지 않을 거예요. 그 점은 걱정하지 말아요.”

“그럼 보고 할게. 대신 행수가 나를 죽이려고 하면 같이 도망가줘야 한다.”


‘휴-우! 이놈이 진짜 조장이라면 ‘나는 흑묘로 돌아갈 테니 너희 두 사람만이라도 살행에 성공해라’라고 해야 하지 않나?’

양한징을 노려본 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날이 밝았다.

멀리 떠오르는 조양을 보며 양한징은 더욱 초조해했다.

‘살수고 뭐고 그냥 도망가 버릴까?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짱 박혀 있으면 아무리 대륙상단이라고 해도 나를 찾을 수 있겠어?’

준하가 장극명을 생각하는 동안 양한징은 도망갈 궁리를 했다.


“빨리 일어났군!”


선실에서 나온 우면적이 선미 쪽에 있는 두 사람의 뒤 모습을 보고 말했다.

천천히 몸을 돌리는 준하와 달리 놀란 양한징은 벌떡 일어났다.


“해..행수님!”

“양보표가 왜 그렇게 놀라는 것인가?”


우면적은 더듬거리는 양한징 대신 준하에게 물었다.


“행수님! 장극명 소상단주가 장강수로채에 납치됐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정주에 있는 극명이가 어떻게 장강수로채에 납치됐다는 것이야?”


우면적이 준하를 황당한 표정으로 보았다.


“행수님! 소상단주가 상행을 경험하고 싶어 양보표에게 부탁하여 행수님 모르게 상행을 따라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어젯밤 장강수로채의 습격이 있었는데 여기 있는 양보표가 거세게 저항하자 장강수로채의 채주 당사도가 소상단주를 납치하여

도망갔다고 합니다.”

“뭐? 그게 정말이야?”

“예!”

“자네도 같이 있었나?”

“아닙니다. 저는 그 시간에 행수님의 처가에 갔다가 장대비에 발이 묶여 있었습니다.”

“이봐 양보표! 어떻게 할 거야? 이제 우리 두 사람은 상단주님께 죽게 생겼어!”


우면적이 갑판에 주저앉으며 물었다.


“행수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들은 소상단주님을 절대 죽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 점은 나도 알아! 내가 원하는 것은 큰 말썽 없이 극명이를 데리고 오는 것이야.”

“행수님! 만약 소상단주님이 무사히 돌아오면 상단주님께 보고는 하지 않을 것입니까?”

“그게 될 말인가? 장강수로채의 수적들을 모두 죽인다면 그렇게 해도 되겠지. 그러나 상단주님께 보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수적들의 입으로 인해 상단주님께서 알게 되면 그때는 죽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네.”


‘역시 내 생각대로다!’

당장 죽음이 눈앞에 닥쳤다고 생각한 우면적은 마른 침을 삼켰다.


“행수님! 제가 가서 소상단주님을 구해오면 상단주님께 말해 상금을 받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준하가 물었다.


“자네가 무슨 수로? 극명이를 직접 납치한 놈이 당사도였다면서?”

“예! 그렇게 들었습니다.”

“당사도는 말이 수적이지 화경의 경지에 접어든 절대 고수야! 그런데 어떻게 극명이를 구하겠다고 그러는가?”

“행수님! 꼭 무공으로만 사람을 구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무슨 방법이 있나?”

“예! 장강수로채에 먼 친척 형이 있는데 그 형이 말하길 자신은 장강수로채의 간부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약간의 돈을 주기로 하고 사정해 본다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자네가 극명이만 구해온다면 상단주님이 주는 상금을 떠나 내가 일 년 치 급여를 자네에게 주겠네.”

“행수님! 그럼 지금 숭명도로 떠나겠습니다.”

“극명을 구한다면서 숭명도에는 왜 가나?”

“숭명도에 장강수로채의 본거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 자네는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나? 나는 장강을 몇십 년 동안 다녔어도 아직 모르고 있었는데.”

“먼 친척 형에게 들었습니다.”


준하는 흑묘에서 살수 교육을 받을 때 구파일방은 물론 군소 방파의 위치도 알게 되었었다.


“그 말을 들으니 자네의 먼 친척이 장강수로채에 있다는 것이 확실하군! 꼭 극명을 구해오길 바라네. 내 이렇게 부탁함세.”


합장한 우면적의 손은 심하게 떨고 있었다.


“행수님! 다녀오겠습니다.”


준하가 몸을 돌리자 양한징이 준하를 잡았다.


“왜요?”

“이거라도 가지고 가.”


양한징이 자신의 검을 준하에게 주었다.

‘풉! 내 밥상에 숟가락이라도 얹자는 심산이군,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준하는 그렇지 않아도 철검이라도 가지고 가야 하나 하고 고민했던 차였다.

우면적의 지시로 작은 목선이 화물선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목선을 탄 준하는 노를 저어 숭명도로 향했다.

‘당사도는 화경의 고수라고 했는데 그를 습격할 기회가 주어질까? 어쩌면 이번 살행은 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어!’

더디게 가는 목선만큼 화경의 고수를 상대해야 하는 준하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했다.

늦은 오후가 되자 멀리 숭명도가 보였다.

준하는 갈대숲으로 들어갔다.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 잠이라도 자자.’

건량으로 이른 저녁을 먹은 준하는 목선에 누워 잠을 청했다.

‘목숨이 걸린 일인 만큼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는 없어!’

눈을 감은 준하의 머릿속에는 장강수로채를 습격하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드디어 밤이 되었다.

사-삭 사-삭!

준하는 숭명도를 향해 갈대숲을 걸었다.

‘대륙상단의 무력을 우습게 본 것인가?’

몇몇 불이 켜진 수채에서는 큰 웃음소리와 함께 시끄러운 말들이 오고 갔다.

‘저기 제일 높게 지어진 수채에 당사도가 있는 것 같다.’

준하는 속이 빈 갈대를 입에 물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준하는 수채로 접근하면서 중간중간 머리를 내밀어 수면 밖의 동정을 살폈다.

‘광채가 나는 비단옷이라? 역시 당사도가 맞구나!’

스-르-릉!

조용히 양한징의 검을 뺀 준하는 당사도가 있는 수채로 올라갔다.

팍-팍-팍!

낮은 폭발음과 함께 주위가 밝아졌다.

‘들켰구나!’

꽝!

문을 박차고 들어간 준하는 당사도의 뒤 목에 검을 댔다.


“크-하하하! 대륙상단에 왔나?”


뒤에서 들리는 말소리에 준하는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툭!

당사도의 목이 힘없이 떨어졌다.

놀란 준하는 당사도의 얼굴을 확인했다.

‘헉! 허수아비였어!’

준하는 방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았다.

‘가운데 서 있는 이자가 당사도다. 육참골단! 훈련 중에 귀가 아프도록 들었던 말이지만 오늘은 결코 부질없는 짓이 될 것 같다. 어차피 기습은 물 건너간 것이니 정면으로 돌파하여 우선 살고 보자.’

천마심공을 운공한 준하는 체내에 있는 내공을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퍼-퍼-퍽!

단전에서 치솟은 거친 내공은 전신에 있는 혈도를 넓히며 사지백해로 흘렀다.

츠-츠-츠!

자신의 머리 위에서 들리는 괴상한 소음에 준하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풉!”


‘절체절명의 순간에 열반에 드는 거야 뭐야? 웬 빛이야?’

준하는 자기 머리 위에 있는 푸른 빛을 보고 피식 웃고 말았다.


“천산에서 오셨소?”

“.....,”“아니 형주에서 오셨소?”


준하가 침묵하자 당사도의 목소리가 커졌다.

준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 나이에 성화를 피워 내다니? 모두 무기를 거둬라. 이 사람은 염무상 교주의 전인인 소교주다!”


‘뭐? 내 머리 위에 있는 이상한 빛이 성화라고?’

준하는 다시 머리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성화는 사라지고 없었다.


“소교주! 장돈의 자식놈을 데리러 오셨소?”

“그렇습니다. 내어 줄 수 있겠습니까?”

“크-크-크! 천마대를 이끌고 오셨소?”

“번거로워 그냥 혼자 왔습니다.”


준하의 대답에 당사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준하가 천마대를 이끌고 오지 않았지만 마교와 천마대는 준하가 숭명도로 향한 것을 알고 있다는 의미였다.


“내가 장돈의 자식놈을 내주면 마교에서는 나에게 무엇을 주겠소?”

“현재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마음 밖에,”

“크-하하하! 천한 장사치의 자식 놈을 내주고 훗날 마교 주인과 친구가 된다? 내가 장돈의 자식놈을 내주면 세인들은 나를 보고 마교에 굴복했다고 하겠지?”

“.....,”

“하나 대 마교의 소교주와 친구가 된다면 흠집난 내 자존심을 상쇄하고도 큰 남음이 있다. 가서 장돈의 자식놈을 데리고 와라.”

“예, 총채주님!”


수적 한 명이 밖으로 나갔다.


“나와 술 한잔하겠소?”

“제가 이곳에서 지체하면 대륙상단의 무력이 숭명도로 올 것입니다.”

“역시 우리 둘은 친구요! 벌써 나를 걱정해 주다니? 배를 준비하라고 하겠으니 편히 가시오.”


당사도가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속여서 미안해요!’

힘없이 가는 당사도의 어깨에는 일만에 달하는 수적들의 목숨이 매달려 있었다.

‘오늘 당사도가 굴종을 감수한 것은 나로 인해 마교의 무인들에게 당할 일방적인 학살을 피하고자 함이다.’

준하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을 절실히 느낀 하루였다.


“소교주님! 배를 준비하여 대륙상단의 아들을 배에 태웠습니다.”

“알겠습니다.”


밖으로 나오자 이 층으로 호화로운 배가 정박 되어있었다.


“총채주님이 계신 곳이 어디입니까?”

“저곳입니다.”


수적이 가리킨 곳은 망루였다.

준하는 망루를 향해 허리를 굽혔다.

‘이 인사로 인해 당신의 자존심이 망루만큼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준하는 나무로 만들어진 선착장으로 가서 배에 올랐다.

‘나를 둔해 터진 백연어라고 놀리던 염교주와는 많이 다른 놈이군! 저놈이 마교의 주인에 오르면 아마 마교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겠어! 적보다 친구로 두길 참 잘 했군!’

준하가 탄 배를 바라보는 당사도의 눈에 습기가 어렸다.

배가 출항하자 준하는 이 층으로 올라갔다.


“너! 쟁자수라면서?”


장대(지휘관이 있는 장소)에서 누워있던 장극명이 물었다.

‘싸가지 없는 새끼! 어디서 반말지거리야?’

준하는 장극명을 장강으로 던져버리고 싶었다.


“그래! 쟁자수다.”

“뭐? 그래, 쟁자수다?”


장극명이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제 놈 아비 이외에는 그 누구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맞는 말이구나!’


“나는 쟁자수이기 전에 네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다. 예를 갖춰서 말해라.”

“예를 갖춰? 내가 언제 구해달라고 했어?”


챙!


“예를 갖추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준하는 검을 뺐다.


“네가 나를 죽이면 우리 아빠가 가만히 있겠어?”

“너를 이곳에서 죽여버리고 못 구했다고 하면 그만이다.”


스-릉!

준하의 검이 장극명의 목 위에 얹어졌다.


“아..알았어요.”


채-앵!

검을 집어넣은 준하는 일 층으로 내려와 선미에 섰다.


“저-어 소교주님!”


선실에 있던 수적 한 명이 준하에게 다가왔다.


“쉬-잇! 무슨 일입니까?”


준하는 이 층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제 곧 아침인데 식사를 준비할까요?”

“됐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면 총채주님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수적은 준하를 향해 고개를 숙인 다음 선실로 들어갔다.

‘잘난 척하더니 쟁자수 외에 또 다른 신분이 있나?’

고개를 내밀고 두 사람을 내려다보던 장극명은 팔베개를 하고 벌렁 드러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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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8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7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9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50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50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6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5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5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5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9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7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9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9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100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6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7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2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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