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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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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566,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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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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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1. 대륙상단주 장돈

DUMMY

사실 준하는 오는 도중 두 사람이 화주를 사러 간 사이 리굉의 머리를 땅에 묻어주었었다.

속을 완전히 비워낸 두 사람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마차에 탔다.

이후 흑묘의 살수들은 준하를 지칭할 때 작두라고 했다.

양한징과 엄광조의 말 때문이었다.


“그 인간 백정 같은 놈이 리굉의 목을 검으로 착-착-착! 피와 살점을 튀기며 작두로 다지듯이 목을 썰었다니까!”


****


준하가 회남을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났다.

준하는 한 달 동안 낮에는 주로 수련을 했고 밤에는 흑묘에서 준 무림인들의 인상착의와 무공의 특성이 적힌 책을 봤다.

매일 수련하는 준하와 달리 양한징과 엄광조는 밤만 되면 주루로 가서 술을 마시고 돌아왔다.

깊은 밤,

수련을 마친 준하가 막 잠자리에 누웠는데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겸아! 살수란 팽팽하게 당긴 활의 시위에 걸린 화살이다.

주위에 작은 변화가 오더라도 검에 내공을 주입하고 변화를 기다려야 한다.”


염무상의 말을 떠올린 준하는 침상에서 일어나 만검에 내공을 주입했다.

그리고 검병을 엄지손가락으로 밀어 발검의 자세를 취하며 바깥 동정을 살폈다.


“위준하! 안에 있나?”


‘누구지?’

문밖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준하는 만검을 허리에 찼다.


“누구십니까?”


준하는 방문을 열었다.


“나는 총관부에서 나왔다. 이건 너희 비조에 떨어진 지령서니 지령을 확인하고 지금 출발해라.”


전에 본 적이 있는 총관부 소속의 무인이었다.


“한밤중에 말입니까?”

“살행의 대상에 따라 지령서 하달 시간이 다 다르다. 너희 비조가 제거해야 할 살행의 대상은 우리보다 훨씬 더 정보력이 뛰어난 곳의 주인이니 세상의 이목이 모두 잠든 이 시간에 떠나야 한다.”

“알겠습니다.”


지령서를 받은 준하는 무복을 입고 지령서 내용을 읽어 보았다.


-대상 정주의 대륙상단 상단주 장돈

비밀리에 고리채 업을 운영하여 채무자의 상가를 뺏거나 부인을 빼앗아

자살한 사람들이 많음.


‘총관부에서 제대로 판단했군! 대륙상단이라면 중원 최고의 상단이니 많은 정보원이 중원 곳곳에 포진되어 있을 거야!’

방을 나온 준하는 양한징의 방으로 갔다.


“조장님!”

.....,


‘또 술 마시러 간 것 같다!’

불 꺼진 방안에서 대답은커녕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준하는 엄광조의 방으로 갔다.


“형님!”


역시 대답이 없다.

‘어차피 같이 가봐야 걸리적거리기만 하니 나중에 나를 찾아오더라도 먼저 출발하자.’

마방에 들러 자신에게 배정된 말의 고삐를 쥔 준하는 조심스럽게 걸어 만상운무진을 통과했다.

‘장춘 아저씨가 잘 먹여서 그런지 아직도 통통하네!’

툭-툭!

말 엉덩이를 두드린 준하는 말에 올라 하남성 정주로 향했다.

준하는 흑묘에서 준 건량으로 먹으며 쉬지 않고 밤새 말을 달렸다.

‘쉴만한 곳이 없을까?’

날이 밝아오자 준하는 대륙상단의 눈과 귀를 의식해 말을 끌고 숲속으로 들어갔다.

이후 준하는 밤에만 이동하여 하남성의 정주에 도착했다.

정주에 도착한 첫날 준하는 정주를 돌아다녔다.

‘정주는 황하강 중류에 위치하여 대량의 수상운송을 하다 보니 대륙상단이 단기간에 중원 최고의 상단이 된 것 같다!’

마방이 있는 객잔으로 들어간 준하는 밤이 되자 객잔을 나와 대륙상단으로 갔다.

‘무슨 상단이 이래?’

대륙상단은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담장 위의 망루에는 내공을 가진 무림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공장처럼 뚫고 들어갈 틈이 전혀 안 보인다!’

객잔을 돌아온 준하는 대륙상단으로 들어가 살행 하기보다는 상단주 장돈이 대륙상단을 나왔을 때를 노리기로 했다.

계획을 마친 준하는 대륙상단의 정문이 보이는 객잔으로 숙소를 옮겼다.

며칠이 지났다.

저녁을 먹은 준하는 창가로 와서 대륙상단의 정문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협문이 아닌 정문이 열렸다.’

며칠 동안 관찰한 대륙상단의 정문은 밤에는 절대 열리지 않았다.

자주는 아니지만, 밤에 대륙상단의 문이 열린다면 그 문은 협문으로 겨우 한 사람이 통과할 아주 작은 문이었다.

그런데 오늘 대륙상단의 정문이 열렸다.

마차 한 대가 나왔다.

밤이지만 황금으로 번쩍이는 호화로운 마차였다.

만검을 든 준하는 여차하면 창문으로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마차를 주시했다.

‘저 사람은 하남삼검 중 한 사람인 멸절검 제갈천?’

마부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하남 제일의 검사 중 한 명인 제갈천이었다.

‘일류의 경지인 멸절검 제갈천을 호위무사로 쓸 정도면 마차를 타고 있는 사람은 상단주 장돈이거나 장돈의 직계가족일 가능성이 높다.’

만검을 뽑아 뛰어내리고 싶은 준하는 갈등하지 않기 위해 창문을 닫아버렸다.

똑-똑!

침상 아래에 만검을 넣은 준하가 다시 창문을 열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렸다.


“누구요?”

“손님! 누가 찾아왔습니다.”


방문 밖에서 점소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준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야! 의리 없는 새꺄!”


문밖에는 양한징과 엄광조가 서 있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양한징과 엄광조는 회남에서 준하가 보였던 잔인함을 잊고 있는 듯했다.


“형님들! 잘 찾아오셨소.”


준하가 점소이의 눈치를 보며 아는 체했다.


“아는 분들 같으니 저는 가보겠습니다.”


점소이가 멀어져 갔다.


“안으로 들어가요.”

“내가 이런 놈의 조장이라니?”


양한징이 준하를 노려보며 방으로 들어왔다.


“화났으니 얼른 들어가 풀어드리자.”


엄광조가 방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한심한 새끼들!’

방으로 들어가기 전 주위를 둘러본 준하는 방문을 잠갔다.


“위준하! 다 용서할 테니 술이나 내놔라. 보름 가까이 달리는 말 위에서 있었더니 허벅지가 아파 한잔 마시고 푹 자야겠다!”

“조장님! 우리는 놀러 나온 것이 아닙니다. 정 마시고 싶으면 주루로 가십시오.”


준하는 양한징의 말을 거절했다.


“지금 나를 가르치는 거야?”


준하의 침상에 걸터앉아 있던 양한징이 일어나며 검의 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조장님! 지금 그 검을 뽑으면 나에게 디집니다.”


준하의 기세가 확 달라졌다.


“조장님! 칙칙한 사내들끼리 술을 마시느니 나가시죠. 제가 사겠습니다.”


엄광조가 말하며 양한징의 팔을 잡아끌었다.


“위준하! 오늘 너 광조 때문에 산 줄 알아.”


양한징은 엄광조의 말에 못이기는 척하며 방을 나갔지만,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다.

‘휴-우! 저 백정 놈이 무공에 미쳤다고 하더니 죽는 줄 알았다. 비조의 조장이고 뭐고 그냥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

주루로 가는 동안 쉼 없이 말하는 엄광조와 달리 양한징의 표정은 침울하기만 했다.


“광조 형님! 이번 작업이 끝날 때까지 조장님의 호칭을 형님으로 하시죠.”

“그래! 그렇게 부르는 것이 좋겠다.”


객방을 나오기 전 준하의 말에 엄광조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술을 마시고 온 두 사람은 준하의 건너편 방에 투숙했다.


“준하야! 너는 참 복도 많은 놈이다.”


아침밥을 먹기 전 양한징이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뭐가요?”

“나 같이 좋은 조장을 만난 것 말이다. 무공이면 무공, 인성이면 인성, 그것만 있어? 또 흑점 내에서 든든한 뒷배도 있잖아?”


회남에 이어 어젯밤 준하의 기세 때문인지 양한징은 허세를 부렸지만, 평소 준하를 윽박지르며 내세우던 조장의 권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제대로 된 첫 살행인데 실패하는 것 아냐?’

날짜가 지나자 준하는 초조해졌다.


“준하야! 오늘 밤에도 작업하기 틀렸으니 모처럼 술이나 한잔하자.”


양한징이 시켰는지 준하의 방으로 들어온 엄광조가 물었다.


“그래요.”


준하 역시 오늘 밤 살행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하남성 전체를 방어하는 만호장군이 대륙상단의 연회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만호장군이 도착하기 전 많은 병사와 장군들이 정주성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정주성의 시전을 중심으로 두 줄로 서서 만호장군을 기다렸다.

‘최소 십만이 넘는 숫자다!’

맨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병사의 수에 준하는 일찍 저녁밥을 먹었다.

준하는 두 사람을 따라 객잔 일 층에 있는 주루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갔다.

주루에는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바로 만호장군이 대륙상단의 연회에 참석하기에 대륙상단에서는 평소 출입하는 상인들의 출입을 통제했기 때문이었다.


“야! 준하와 술자리는 처음인 것 같은데 주루보다는 기루가 더 낫지 않아?”


양한징의 허세가 시작되었다.

‘눈치 없는 엄광조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니 일단 끊자.’


“형님! 내일 제가 기루로 모실 테니 오늘은 여기서 마시죠.”


주위를 살핀 준하가 말했다.


“뭐. 기루?”

“예!”

“너 내일 기루에서 산다고 했다. 광조야! 너도 들었지?”


양한징이 들뜬 표정으로 엄광조에게 물었다.


“예, 형님!”

“준하야! 광조도 들었단다. 약속 안 지키면 넌 사내도 아니다.”

“그냥 술이나 마셔요.”


술병을 든 준하가 두 사람에게 술을 따라주고 자신의 잔에 술을 따랐다.


“나는 술을 아예 못 마시는 줄 알았는데 이거 완전 술꾼이네.”


‘이 새꺄! 없어서 못 먹고 산 세월이 얼만데 술을 못 마시냐?’

준하는 나오려는 욕을 술과 함께 목으로 넘겼다.


“자네도 지원할 거지?”

“대륙상단?”


옆 탁자에 앉은 사람의 입에서 대륙상단이라는 말이 나오자 준하와 두 사람은 잡담을 멈췄다.


“응!”

“달리 먹고 살 방법이 없으니 지원하려고, 이럴 줄 알았으면 무관에서 무공이라도 배우는 건데 아쉽네!”

“동네 무관에서 배운 실력으로 대륙상단의 보표가 되겠어? 그냥 쟁자수나 하는 것이 맘 편해!”

“공개적인 모집이 아니니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게,”


이후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바뀌자 준하는 두 사람에게 나가자는 눈짓을 했다.


“야, 위준하! 별 내용도 아닌 것 같은데 왜 그만 마시자고 한 것이야?”


객잔으로 돌아온 양한징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물었다.


“형님들! 대륙상단에서 보표와 쟁자수를 모집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실래요?”

“야! 우리 같은 고급인력이 보표와 쟁자수가 뭐냐? 너! 총관이 준 돈이 떨어져서 그래?”


‘대륙상단으로 잠입하지 못해 세월을 허비했으면 이런 좋은 기회를 잡을 줄 알아야지, 도대체 훈련 중에 뭘 배운 거야?’


“형님! 돈보다는 마찰 없이 대륙상단을 구경하고 싶어서 그럽니다.”

“뭐, 구경?”

“예! 구경이요.”

“아! 이제 무슨 뜻인지 알았다. 나는 무공이 뛰어나니 보표로 지원해야겠다. 너희 두 사람은 어떻게 할 거야?”


양한징이 물었다.


“형님! 나도 보표로 지원할게요.”

“그럼 준하 너는?”

“두 분 형님이 보표를 지원하면 저는 쟁자수로 지원할게요. 아무래도 분산한 것이 작업하는데 더 좋지 않겠어요?”

“그래! 그럼 내일 지원하자.”


다음날 준하는 두 사람과 함께 대륙상단으로 갔다.


“어디서 무슨 일 때문에 오셨소?”


대륙상단의 정문에서 근무하는 위사가 세 사람의 앞을 막으며 물었다.


“우리 세 사람은 형제로 대륙상단에서 보표와 쟁자수를 모집한다는 말을 듣고 왔소이다.”


맨 앞에 섰던 양한징이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정주성의 상인에게 받은 추천서를 보여 주면 안으로 들여보내 주겠소.”

“추천서라니? 이깟 상단의 보표를 지원하는데 추천서까지 있어야 한다는 말이오?”


챙!


“이깟 상단이라니? 말을 가려서 해라.”


위사가 검을 절반 정도 뺀 채 소리쳤다.


“위사님! 언제가 접수 마감입니까?”


준하가 물었다.


“내일까지요.”


준하의 질문에 조금 누그러진 위사가 대답했다.


“큰형님! 가서 추천서를 받아 오지요.”


준하가 양한징의 앞을 막으며 말했다.


“누구한테 추천서를 받아?”


‘위사가 눈치 없는 이 새끼의 목을 베어 버렸으면 좋겠어!’

양한징을 한번 노려본 준하는 몸을 돌려 객잔으로 향했다.


“야! 농담이야.”


양한징이 엄광조의 팔을 잡고 준하의 뒤를 따라왔다.

‘전서구를 구해 흑묘로 보낸다고 해도 이틀은 넘게 걸리는데 어떡하지?’

준하는 객잔을 향해 터벅터벅 걸었다.

‘혹시 저기도 마교의 분타일까?’

준하의 눈에 분위기가 장춘과 비슷한 사람이 포목점 안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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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7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6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8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8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5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2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8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8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8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5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6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1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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