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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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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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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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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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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 복수

DUMMY

멀리서 발소리가 들리자 준하는 만검문을 나왔다.

‘염상아저씨다!’

준하는 염무상을 향해 달려갔다.


“아저씨! 우리 엄마, 아빠는요?”“휴-우! 확실하지 않지만 죽은 것 같다. 풍광재의 산적들에게 죽은 것 같으니 가서 네 눈으로 직접 확인해라.”

“아..아저씨! 우리 엄마, 아빠가 죽다니요? 빨리 가요.”


준하는 풍광재를 향해 달렸다.


“흑-흑-흑! 장사를 말렸어야 했는데..

아니, 풍광현으로 같이 갔어야 했어!”


‘은마대 출신인 장춘이 확인했으니 겸이 부모는 필시 죽었을 것이다.’

준하의 흐느낌에 뒤를 따라가는 염무상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염상아저씨! 죽은 엄마, 아빠는 어디 있어요?”

“잠깐만 기다려라.”


염무상은 위사륭과 두운경이 묻힌 구덩이의 흙을 내공으로 들어 올렸다.


“아-악! 엄마, 아빠! 흑-흑-흑!”


두 사람은 아무렇게나 팽개쳐져 있었다.

구덩이 속으로 뛰어든 준하는 두 사람을 안고 울기 시작했다.


“겸아! 빨리 모시고 집으로 가자.”

“예! 흑-흑!”


준하는 위사륭과 두운경의 시신을 구덩이에서 들어 올렸다.

현경의 경지에 들어선 염무상의 손에서 검이 솟았다.

심검의 초기 단계로 내공을 검 형태로 응집한 것이었다.

쓱-쓱!

염무상은 나무를 잘라 두 사람을 옮길 들것을 만들었다.


“두 분을 이걸로 모셔라.”

“예, 아저씨!”


‘산적들이 이걸 보고 도망갈지 모르니 그대로 복구해야겠어!’

준하가 위사륭과 두운경의 시신을 들것으로 옮기자 염무상은 구덩이를 처음 그대로 만들었다.

쓰윽-쓰윽!

땅에 끌린 들것에서 소리가 났다.

염무상은 허공섭물로 들것을 살짝 들었다.


“겸아! 장례 준비를 해야지?”

“아니에요, 엄마, 아빠의 원수를 갚은 후 해야겠어요.”


‘아빠의 머리에 난 흔적은 도끼 자국이고 엄마의 몸에 난 흔적은 검상이다.’

두 사람의 시신에 난 상처를 확인한 준하는 엄마, 아빠의 시신을 방에 안치했다.


“같이 가줄까?”


염무상이 물었다.


“그냥 혼자 갈게요.”

“그럼 나는 가마.”

“예! 오늘 감사했습니다.”


준하는 염무상의 등에 인사하고 나서 방으로 갔다.

무복으로 갈아입은 준하는 만검을 메고 집을 나섰다.

풍광재의 입구에 도착한 준하는 가는 산죽(山竹)을 잘랐다.

‘산죽으로 무엇을 하려고 자를까?’

위사륭은 준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었다.

산죽을 품속에 넣은 준하는 산채로 향했다.

망루의 산적도 잠들었는지 준하는 발견하지 못한 듯 조용했다.

준하는 마당에 피워놓은 관솔불에서 불이 붙은 나무를 꺼내 산채 지붕으로 던졌다.

탁-탁!

불이 붙은 지붕에서 나무 튀는 소리가 함께 불길이 거세졌다.


“불이야!”


매캐한 연기에 잠에서 깬 산적이 산채에서 뛰쳐나와 소리를 질렀다.


“불이야!”

“불이다!”


여기저기 산채에서 산적들이 뛰어나와 소리를 질렀다.

산적들이 소란스러운 가운데 준하는 만검을 들고 마당 한가운데 서 있었다.

산적들이 하나둘 마당에 서 있는 준하를 발견했다.


“누..누구요?”


산적이 물었다.


“산채에 불을 지른 사람이다. 왕일은 어디 있어?”


산적들 속에 있던 왕일이 나왔다.


“내가 왕일이다. 너는 누구냐?”

“나는 어제 너희 산적이 죽인 만건문 문주의 아들이다.”


준하의 말에 산적들은 서로 모르겠다는 듯 상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뭐..뭐? 우린 위사륭을 죽이지 않았다.”

“거짓말! 아무리 나를 속이려고 해도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뭐가 진실이라는 것이냐?”

“나는 구덩이에서 우리 부모님의 시신을 확인했다.”


준하의 말에 왕일이 동팔을 노려보았다.

‘엄마, 아빠를 이 두 놈이 살해했어!’

왕일의 시선을 확인한 준하는 만검을 뽑았다.

준하가 검을 뽑자 미처 무기인 도끼를 챙기지 못한 왕일은 산적이 들고 있던 대감도를 잡았다.


“그렇게 나와야지. 무기를 잡는 것을 보니 순순히 시인할 모양이지?”


준하의 말에 왕일은 입술을 실룩거렸다.


“흐흐! 시인하고 말고는 없다. 널 죽여 네 부모 옆에 묻어주마!”


준하는 만검에 내공을 주입했다.

채-애-앵 번-쩍!

검명이 울리고 나서 만검에 빛을 발하는 둥근 고리가 생겼다.

검환(劍環)!

일 갑 자가 넘는 내공에 검환이 생긴 것이다.

그걸 본 왕일의 얼굴에 두려움이 비췄다.

저벅-저벅!

준하가 왕일에게 다가갔다.


“으-으! 와라!”


왕일은 신음을 흘리며 대감도를 고쳐잡았다.

챙-챙-챙!

찰나의 순간,

만검이 대감도를 스쳤다.

그러자 대감도는 세 조각이 되어 땅으로 떨어졌다.

‘아! 겸아가 펼친 흑룡삭운은 내가 펼친 것보다 더 완벽하다! 내 무공을 모두 전수해줬더라면 이미 천하제일인이 되고도 남았겠어!’

염무상은 준하의 안위가 걱정되어 산채로 왔다가 준하가 펼친 흑룡삭운을 보게 되었다.

왕일은 손잡이만 남은 대감도를 버렸다.

아니 버린 것이 아니라 손목이 잘린 것이다.


“너, 나와!”


준하는 만검으로 동팔을 가리켰다.


“나..나는 채주가 시켜서 한 일이오.”


동팔이 떨면서 말했다.

퍽-퍽!

만검의 검병이 동팔의 복부를 가격했다.


“우-웩!”


동팔을 헛구역질을 하며 꼬꾸라졌다.


“누가 우리 부모를 죽이라고 너희에게 시켰냐?”

“으-으! 나는 보지 못했소.”


동팔의 대답에 준하는 왕일을 보았다.

왕일은 잘린 손목을 천으로 묶고 있었다.

질-질!

준하는 동팔의 머리를 잡고 왕일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왕일의 뒤에 서 있던 산적들이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너에게 살인을 사주한 놈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네 놈의 가족도 이놈처럼 될 거야!”


준하는 품속에서 산죽을 꺼내 동팔의 목에 꽂았다.

산죽이 들어간 곳은 대동맥이었다.

콸-콸!

산죽으로 만든 대롱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저런 걸 어디서 배웠을까? 내가 봐도 몸서리가 쳐지는데 저놈이 느낀 공포심은 어떨까? 말로 표현할 수 없겠지!’

산죽에 대해 궁금증이 들었던 염무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처음 위사륭 부부와 서로 아는 사이라 살인을 거부했소.”

“네 핑계를 듣고 싶어서 묻는 것이 아니다.”

“펴..평범한 얼굴에 내공을 끌어올리자 위-이-이-잉 하는 소리가 나며 공기가 진동했소. 그리고 저기 저곳으로 마차를 타고 갔었는데 내가 보니 마차는 하늘을 날고 있었소.”


왕일이 가리킨 곳은 석중광이 날아간 산이었다.

‘마차를 타고 날아갔다면 살인을 사주한 놈은 석중광이겠군, 편협하고 찌질한 놈! 무공도 모르는 일반인을 죽이라고 산적들에게 사주하며 협박까지 하다니? 이제 무림맹도 끝났어!’

염무상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그게 다야?”

“그렇소!”


휙 써-걱 떼-구-르-르!

왕일의 목이 만검에 잘려 땅바닥을 굴렀다.

푹 차-악!

준하는 동팔의 복부에 만검을 박은 다음 만검을 위로 올려버렸다.


“내가 내일 아침 다시 올 것이다. 한 놈이라도 산채를 도망가면 내가 추적하여 일가족 모두를 죽여 버릴 것이다.”


산채를 나온 준하는 만검문으로 향했다.


“이제 오는 것이냐?”


만검문에 먼저 도착한 염무상이 물었다.


“예!”

“원수는 갚았고?”

“산적 두 명만 죽였을 뿐 진짜 원수는 못 찾았습니다.”

“찾으면 죽일 것이냐?”

“쉽지 않겠지만 찾아서 죽여야지요.”“휴-우, 겸아!”


염무상의 얼굴에 준하는 걱정하는 기색이 가득했다.


“예!”

“네 부모를 죽여달라고 사주한 놈은 네가 어떻게 해볼 인간이 아니다.”

“알고 있었어요?”

“단지 추측 할 뿐이다.”

“누군가요?”

“‘천년 검객’의 주인공 석중광이다.”

“내가 쓴 소설 때문에 우리 부모님을 죽이라고 사주한 것일까요?”

“그래! 석중광 뿐만 아니라 정도 놈들은 원래 그런 놈들이다.”

“아저씨! 석중광을 잘 알아요?”

“그보다 확실하지도 않은데 석중광을 죽이러 갈 것이냐?”

“예!”“겸아! 석중광 그놈은 겁이 많고 의심이 많아 무림맹이 있는 장안 일대에 제왕문의 문도와 무림맹의 맹도들을 동원해 상가를 위장해 천라지망을 쳐놓았다. 나라고 해도 석중광을 죽이려면 내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촘촘한 함정이다.”

“방법을 찾아봐야지요.”

“천라지망을 통과해 석중광에게 다가간다고 해도 놈은 화경의 고수다! 그러지 말고 절세 무공을 배워 석중광이 범인이라 것을 확인한 후 원수를 갚으러 가는 것이 어떻겠냐?”

“아저씨! 제 복수니 제가 알아서 할게요. 군자복수 십년불만(君子復讐 十年不晩)! 군자의 복수는 십 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다고 했으니 천천히 준비해서 놈의 목에 검을 박겠어요.”

“네 뜻이 그러하다면 어쩔 수 없구나.”“그런데 아저씨의 신분은 뭔가요? 평범한 포목점의 주인은 아닌 것 같은데,”


준하가 느낀 염무상은 절대 고수였다.


“나는 ‘천년 마인’의 주인공인 마교의 교주 천마 염무상이다.”

“아! 내 짐작이 맞았군요?”

“짐작했어?”

“예! 짐작은 했었는데 얼굴이 너무 젊어 확신까지는 못했어요.”

“겸아! 내 제자가 되어라. 천마의 무공이면 배울 만하지 않겠냐?”

“아니에요. 어쩌면 제 복수는 중원 무림 전체가 될 수도 있어요. 물론 아저씨는 아니지만,

“..그렇구나! 그만 부모님을 보내드려야지?”

“예! 오늘 산으로 모셔야겠어요.”

“내가 관을 준비해 줄 테니 기다리고 있어라.”

“그럴게요.”


염무상이 만검문을 나가자 준하는 위사륭과 두운경의 몸에 묻은 피를 닦고 새 옷으로 갈아 입혔다.


‘엄마, 아빠! 좋은 곳으로 가세요. 엄마, 아빠의 복수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 내 손으로 할 생각이에요. 전생처럼 비열하고 가식적인 세상에 내 인생을 맡겨놓지 않고 살아보려고요.’

준하는 두 사람의 시신을 태금산 자락에 매장했다.

‘중원 무림! 내가 널 없애 줄게, 중원 무공을 긁어모아 가장 잔인하고 은밀하게 죽음의 안개가 되어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이야. 준하야! 넌 전생부터 후생까지 항상 뒤로 한 걸음 물러난 채 살아왔어. 또다시 그러면 나는 너에게 자살이란 형벌을 내릴 것이니 정신 똑바로 차려!’

매장을 마친 준하는 태금맹으로 갔다.

그리고 태금맹의 부맹주인 양부충을 비롯해 맹도들을 데리고 풍광재로 갔다.

땡-땡-땡!

산채의 망루에서 다급한 종소리가 났다.

산채의 마당으로 들어서자 산적들은 모두 나와 있었다.


“모두 고개 숙여 새끼들아!”


양부충이 검을 흔들며 말했다.


“너희들은 이곳에 있으면서 통행세를 받는다. 그리고 통행세의 절반을 우리 태금맹에 바쳐야 한다. 알았어?”


준하가 말했다.


“..예!”

“예!”


산적들이 대답했다.


“목소리 봐라? 알았어?”


다시 나선 양부충이 물었다.


“옙!”


산적들의 대답에 준하는 몸을 돌렸다.


“부맹주! 태금맹의 맹도 중 서너 명을 이곳에 남겨 산적들을 관리하도록 해라. 다만 무고한 살인은 하지 못 하게 하고.”

“예, 맹주님!”

“부맹주!”

“예, 맹주님!”

“나는 한동안 만금리를 떠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간혹 만검문을 둘러봐라.”

“알겠습니다.”


양부충은 어디로 가냐고 묻고 싶었지만 질문하지 못했다.

태금리로 내려온 준하는 밤이 되자 형주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산길을 걸었다.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함이었다.

오로지 산길로만 형주 근처에 도착한 준하는 흑점이 열리는 관제묘로 갔다.

경매가 시작하려고 하자 준하는 경매사에게 다가갔다.


“혹시 야명주?”

“맞소!”

“곧 경매를 시작할 것이니 조금만 기다리시오.”

“나는 경매에 응찰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살수가 되기 위해 왔소.”

“그럼 나를 따라오시오.”


준하는 경매사를 따라 관제묘의 안쪽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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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7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6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9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8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6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3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8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9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8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5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7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1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 18. 복수 24.05.15 1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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