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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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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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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5. 반역의 서막

DUMMY

찰나의 순간이지만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의 입가에 미소가 번뜩였다.


“천마기의 정상적인 운용은 오 할이다. 오 할뿐이지만 여기 있는 장로들 몇 놈은 데려갈 수 있지!”


두 사람의 미소를 본 염무상이 살기를 끌어올리며 말했다.


“교주님! 교주부(敎主府)에 말해 교주님의 폐관 수련을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


염무상이 살기에 여지량이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여장로! 폐관 수련할 장소는 따로 있다.”

“그곳이 어디입니까?”

“형주의 태금산이다. 지명에 나와 있듯 태금산에는 금의 기운이 많아 한 일 년 정도 정양하면 주화입마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 자연경에 들 것이다.”

“교주님! 총관부에 말해 교주님의 쾌유를 비는 연회를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

“나는 곧바로 형주로 출발할 것이니 연회는 너희들끼리 해라. 내 말은 끝났으니 모두 나가 봐.”


장로들과 간부들은 염무상을 향해 허리를 숙인 다음 웅성거리며 교주전을 나갔다.

염무상이 형주로 떠나는 시간, 묘무천은 여지량의 수석 장로실로 갔다.


“여장로님! 장로님이 보시기에 교주의 상태는 어땠습니까?”


묘무천이 물었다.


“오 할 정도의 천마기가 폭주한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미 폐인이 되지 않았나 싶소.”

“그렇지요? 교주가 자연경에 들지 않은 이상 제가 보기에도 그렇게 보였습니다.”

“묘장로! 그런데 그걸 왜 묻는 것이오?”

“저는 수석 장로님을 믿습니다.”


묘무천이 목소리를 낮춘 채 허리를 숙여 말했다.


“허허! 우리 두 사람은 다른 장로들과 달리 사돈이 아니요? 사돈끼리 믿지 않는다면 누굴 믿겠소?”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이 기회에 주화입마에 빠진 교주를 제거하고 교주에 오르면 어떻겠습니까?”

“내가 말이오?”

“예! 우리 아들의 장인이신 장로님이 오르셔야지 누가 오르겠습니까?”

“하긴 나도 이제 우리 교를 위해 봉사할 때가 오긴 왔지요. 그런데 우리 둘만 가지고 거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다른 장로들을 설득할 방법을 찾아봐야겠소?”

“제가 우리 정마대(情魔隊)의 대주에게 들으니 결혼한 석중광의 딸이 형주와 가까운 무한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묘무천의 목소리가 더 작아졌다.


“그래서요?”

“석중광의 딸을 납치한 다음 형주로 데리고 가서 교주와 함께 죽여버린 뒤 장로들에게는 교주가 우리를 배신하여 석중광의 딸년과 살림을 차렸다고 하면 장로들도 우리 말을 믿을 것입니다.”

“허허허! 과연 묘장로는 우리 교의 장자방이시오!”


장자방은 한나라 때 사람으로 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한 머리가 좋은 책사였다.


“수석 장로님! 제가 무한으로 가서 석중광의 딸을 납치한 다음 전서구를 날릴 것이니 수석 장로님은 전서구를 받은 후 교를 출발하십시오. 제가 먼저 형주에 도착하여 교주와 석중광의 딸을 죽여 입을 막고 나면 그다음 날 수석 장로님과 장로들은 형주에 도착하면 됩니다.”

“알았소. 내가 교주에 취임하는 날 묘장로는 수석 장로가 될 것이오.”


두 사람이 음모를 꾸미는 동안 세 명의 다른 장로들은 마교의 연회실에 있었다.

이들 세 명은 북뢰와 형문흥, 한중광 장로였다.


“교주님께서 주화입마에 드셨다면 우리가 나서서 중원 정복합시다.”


한중광이 말했다.


“나도 그랬으면 하는 생각이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수석 장로가 나서서 해야 하는 것 아니오?”


형문흥이 말을 받았다.


“안 될 말이오. 교주님은 우리 교의 무력 중 절반을 차지하오. 무인들 숫자만 해도 십만이 넘는 구파일방의 연합체인 무림맹과 싸워 이기려면 교주님의 무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니 교주님이 주화입마에서 벗어날 때까지 좀 더 기다립시다.”


묵묵히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북뢰가 답답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 생각은 교주님보다 북장로가 선봉에 나서면 더 많은 교도가 따를 거라 판단되오만 북장로의 생각은 어떠시오?”


오늘 작심한 듯 한중광이 말했다.

천산의 사망혈신!

정도 무림에서 울던 아이도 사망혈신이 온다고 하면 울음을 그친다는 북뢰의 별호였다.


“내가 비록 우리 교에서 무공 서열 이인자라고 해도 교주님과 비교하면 명월과 반딧불 정도로 큰 차이가 납니다. 나는 교주님이 주화입마에서 꼭 벗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니 두 사람은 내 말을 따라 주시오.”

“그럼 그럽시다. 몇십 년을 기다려 왔는데 그깟 일 이년을 기다리지 못하겠소. 자, 교주님의 쾌유를 위해 건배한 다음 일어납시다.”


형문흥이 잔을 든 채 말하자 두 사람도 잔을 들어 술을 마셨다.

여지량과 묘무천, 그리고 이들 세 사람이 나눈 이야기는 마뇌 강노군의 귀에 고스란히 들어갔다.

바로 다섯 명의 장로들이 간과한 것이었다.

염무상이 천마가 되어 마교를 다스린 지 칠십 년이 지났다.

대들보와 벽, 심지어는 허공에도 염무상의 눈과 귀가 존재하고 있었다.

며칠이 지나자 강노군은 다섯 사람이 나눈 대화를 종이에 적어 전서구의 다리에 넣은 다음 전서구를 날려 보냈다.

태금리의 만검문에 도착한 염무상은 하루가 지나자 강노군이 보낸 서신을 보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몇 놈을 솎아내 겸이에게 주려고 했는데 잘 됐어!’

염무상은 종이에 서신을 적어 천산으로 가는 전서구를 꺼내 서신을 보냈다.


****


천산의 미친개 왕수량,

천마대주 왕수량의 별명이었다.

다혈질적인 성격에 호승심이 강한 왕수량은 성별은 물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자기보다 강하거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일단 검부터 빼 들었다.

어렸을 때 부모를 잃은 왕수량은 다섯 살 때 마교로 들어와 무인들의 잔심부름을 하며 심부름 값으로 삼류 무공을 받아 익혔다.

남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삼류 무공을 왕수량은 절세 무공으로 생각하며 늦은 밤까지 수련에 수련을 거듭했다.

그런 왕수량의 모습을 좋게 본 몇몇 고수들은 왕수량에게 자신들의 무공을 하나씩 전수해 주었다.

스무 살이 되자 왕수량은 드디어 삼류에 발을 걸치게 되었다.

‘언제까지 무인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며 살 수 없어!’

왕수량은 마교의 성골 출신이 아닌 일반 교도 출신들의 비무 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비무 대회에서 우승한 왕수량은 상품으로 마환단을 받았다.

‘마환단을 팔아 결혼하여 살고 싶지만, 이번은 나를 위해 사용하자.’

마환단을 복용한 왕수량의 내공은 단번에 이류의 내공을 지니게 되었다.

그래서 왕수량은 마교의 역사상 최초로 평민 출신임에도 호마대에 들어가게 되었다.

호마대에서 공을 세운 왕수량은 승승장구하여 꿈에 그리던 천마대로 들어가게 되었다.

‘드디어 나 혼자만 익힐 수 있는 정멸검법의 비급을 받았다.’

왕수량은 비급을 가지고 천마대의 폐관 수련실로 들어갔다.

삼 년이 지났다.

벽곡단을 먹으며 폐관 수련을 마친 왕수량은 수련실을 나와 천마대의 무복으로 갈아입고 일반교도들이 사는 마을로 갔다.

‘호마대에 있었을 때 무림맹의 첩자를 잡았었지! 오늘 출관 기념으로 첩자 놈을 잡아야겠어.’

잘 벼른 자신의 검만큼 촉각을 곤두세운 왕수량은 마을 오가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일반교도는 아닌 것 같은데 무복을 입지 않았다!’

왕수량은 약간 바랜 옷을 입고 두리번거리는 사람에게 다가갔다.


“야! 너 신분패 좀 보자.”

“없다.”

“뭐 없다? 이 새끼! 네 눈깔에는 이 천마대의 무복이 보이지 않는구나?”

“천마대가 무슨 대수라고?”


상대는 왕수량을 무시한 채 몸을 돌려 마교의 본산으로 향했다.

채-챙!

왕수량의 검이 청량한 검명을 울리며 검집에서 나왔다.

검명을 들은 상대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무심한 듯 손을 저었다.

파-팍!

내공을 주입한 왕수량의 검이 터져버렸다.

‘화경의 고수인가?’

상대의 무위에 왕수량은 전신이 굳어버린 듯 움직임이 멈췄다.

상대의 몸이 허공으로 삼 장 정도 떠올랐다.

그것도 다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어-어-어?”


상대의 뒷모습을 보고 있던 왕수량의 몸도 삼 장 정도 떠올라 상대의 뒤로 따라갔다.

아니 따라간 것이 아니라 끌려가고 있었다.

거의 기절하다시피 해서 왕수량이 끌려간 곳은 천마전.


“누구냐 넌? 누구길래 백수(99세)에 이른 나를 몰라보고 검을 뽑았느냐?”


‘허-헉! 백수라면 이분은 천..천마님이다. 무조건 납작 엎드려야만 살 수 있다!’

상대는 바로 염무상이었다.

왕수량은 자신을 결박한 염무상의 무지막지한 내공에 대항하여 허리를 숙이기 시작했다.

일각이 지나자 살이 찢기고 뼈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처..처음 뵙는 터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주군!”


사-라-라!

염무상이 내공을 풀었다.

쿵!

피투성이가 된 왕수량은 그대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나를 주군이라고 했느냐?”

“예, 주군!”

“오늘부터 너는 내 종이다.”

“예, 주군! 성심을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주종관계가 성립되었다.

마교에서 염무상을 주군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왕수량은 자신의 다혈질적인 성격과 호승심으로 인해 염무상의 심복이 되었으며 염무상에게 최상승의 무공 몇 초식을 전수받게 되었다.


****


마교의 총관부

총관부에 소속된 무인들이 비장한 표정으로 도열해 있었다.

‘무슨 일이 있나? 잠깐 지켜봐야겠군.’

장로원 소속의 무인들을 차출하기 위해 총관부를 찾았던 묘무천은 총관부 입구가 보이는 곳으로 갔다.


“모두 모였나?”


총관부에서 나온 마뇌 강노군이 물었다.

‘마뇌까지 무장을 하다니? 우리 교에 내가 모르는 사달이 있나?’

호기심이 든 묘무천은 몇 발자국 앞으로 나왔다.


“예, 총관님!”

“우리는 지금 천마대주 왕수량을 죽이러 간다. 교주님의 총애를 등에 업고 안하무인격 하는 행동도 문제지만 왕수량은 어젯밤 우리 총관부 소속의 무인을 살해했다. 자! 모두 총관부의 명예를 걸고 왕수량을 목을 베자.”


챙-챙!


“와-아-아!”


강노군의 말에 총관부의 무인들이 검을 빼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쯧-쯧! 책상물림만 하는 총관부라 하는 짓이 꼭 아이들의 전쟁놀이를 하는 것 같군! 그나저나 마뇌가 진정해야 장로원 소속의 무인들을 차출한다는 말을 할 텐데, 오늘은 어려울 것 같다!’


묘무천이 몸을 돌리려는 찰나 천마대의 무인들을 거느린 왕수량이 나타났다.

‘호! 불구경 다음으로 재미있는 것이 싸움 구경이라고 했는데 싸움이 일어날 것 같구나!’

묘무천은 몸을 돌려 총관부 쪽으로 가까이 갔다.


“어-어?”


왕수량과 기세등등한 천마대의 무인들이 다가서자 총관부의 무인들은 검을 내린 채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총관님! 오면서 듣자 하니 제가 교주님의 총애를 등에 업고 안하무인격 행동하며 총관부의 무인을 살해했다고 했는데 제가 언제 총관부의 무인을 살해했습니까?”


말하는 왕수량의 몸에서 살기가 베어 나왔다.

천산의 미친개다운 모습이었다.


“왕수량! 네가 어젯밤 연무장에서 우리 총관부의 무인을 살해하는 것을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총관님! 말은 바로 하시지요.”

“뭐라, 말을 바로 하다니? 근본도 없는 천한 놈이 감히 나 마뇌와 총관부를 능멸하려고 하느냐?”

“내가 미친개도 아니고 사람을 죽이려면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서 죽이지 뭐하러 연무장에서 사람을 죽였겠소?”

“그럼 우리 총관부의 무인이 왜 죽은 것이냐?”

“어젯밤 나와 총관부 무인의 대결은 생사결을 건 정당한 비무였소. 그래서 연무장에서 만난 거고요,”

“정당한 비무였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겠냐?”

“죽은 자는 말이 없는데 내가 무슨 수로 증명하겠소? 그리고 우리 교에서 비무 중에 죽는 것은 다반사 일어나는 일이잖소?”


왕수량의 말에 천하의 마뇌 강노군이 잠깐 주춤했다.


“왕수량! 아까부터 나에게 반 존대를 하는데 예를 갖추지 못하겠느냐? 나는 네가 우리 총관부의 잔반(殘飯) 통을 뒤져 음식을 주워 먹을 때부터 총관이었다.”

“그 점은 죄송합니다. 총관님! 이제 제 살인 누명은 벗겨졌습니까?”“아직은 아니다. 너에게 진술서를 받아 교주님께 보고한 후 교주님의 최종 결정을 기다려야겠다.”


-“내공도 상실한 교주가 뭐라고?”


왕수량이 혼자 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저놈 역시 주화입마에 빠진 교주를 따르지 않고 있었구나! 교주를 죽이는 칼로 쓰면 딱이겠어!’’

묘무천은 미친개 왕수량의 무자비한 초식 전개로 인해 자신에게 튕겨올 총관부 무인의 칼날을 생각해 아까부터 내공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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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7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6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8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8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5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2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59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8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8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6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8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8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1 1 12쪽
» 25. 반역의 서막 24.05.19 94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5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6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1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4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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