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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7.02 06:00
연재수 :
1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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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7,183

작성
24.05.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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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DUMMY

준하는 요리를 집어 냉여은의 밥그릇에 올려주었다.


“고마워요, 위공자님!”


‘산속에만 살아서 어린아이 같네!’

식사를 마친 준하는 마방에 들러 마차를 샀다.


“형주는 이곳 평량현과 가까운 곳인데 아까처럼 안 달려요?”


준하와 함께 마부석에 앉은 냉여은이 물었다.


“불편하지 않았어요?”

“약간 무서웠어요.”

“그래서 마차를 샀어요. 마차를 타고 가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위공자님이 저 때문에 돈 쓰는 것 같아 미안해서 그래요.”

“형주에 도착해 다시 팔면 돼요.”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동안 마차는 태금리의 시전에 도착했다.

포목점 입구에서 앉아 있다가 마차에서 준하와 냉여은이 내리는 것을 본 장춘은 얼른 안으로 들어갔고 곧바로 염무상이 나왔다.


“겸아! 이 처자는 누구냐?”

“아는 소저예요. 잠깐 말씀 좀 드려도 될까요?”

“말씀이라면 중요한 이야기 같은데 손님들이 오가는 여기보다 주루가 더 낫지 않겠냐?”

“그래요.”


준하의 대답에 염무상은 형주 포목점 옆에 있는 주루로 들어가자 준하와 냉여은도 주루로 들어갔다.


“냉소저! 내가 잘 아는 아저씬데 인사드리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냉여은이라 합니다.”

“그래! 멀리서 온 것 같은데 어서 앉아라.”


준하와 냉여은이 앉자 술과 안주가 탁자에 놓였다.


“먼 곳에서 오느라 배가 고플 것 같아서 내가 들어오면서 시켰다.”

“..예!”


준하는 염무상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너는 안 마시냐?”

“예! 마시더라도 이야기가 끝나면 마실게요.”

“그래! 이야기해봐라.”

“냉소저는 공동산 입구에서 아빠와 단둘이 살았는데.....,”


염무상은 준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겸아! 그렇지 않아도 사람이 필요했는데 잘 됐다. 이 아이는 언제든지 나와도 된다.”

“고마워요, 아저씨!”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준하의 인사에 냉여은도 인사했다.


“겸아! 장춘에게 오라고 해라.”

“예!”


포목점으로 간 준하는 장춘을 데리고 왔다.


“장춘아! 이 아이는 겸이의 정혼녀로 우리 포목점에서 일해야 하니 그리 알아라.”

“예, 나리”


염무상의 말에 세 사람은 놀란 눈으로 염무상을 쳐다보았다.

‘교주님과 소교주님도 벅차 쓰러질 지경인데 소주모까지 합세하면 나는 본산으로 가기 전 죽을 수도 있겠다!’

자신의 상전이 또 늘어났다고 생각한 장춘이었다.

‘냉소저가 딱히 싫은 것은 아니지만 아저씨는 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정혼을 말하는 거야?’

졸지에 정혼한 관계가 된 준하 역시 놀란 것은 마찬가지였다.

‘내가 위공자와 결혼할 사이라니? 위공자는 언제 이 아저씨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냉여은은 놀라다 못해 가슴이 뛰어 제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장춘아! 이야기 끝났는데 안 가냐?”

“예! 가겠습니다. 나리!”


휘-청!

장춘은 발을 잘못 밟은 듯 몸을 휘청이다가 얼른 균형을 잡았다.


“우리도 그만 일어나자.”


염무상이 마지막 술잔을 털어 마시며 말을 했다.


“아저씨! 저는 냉소저와 함께 집에 있다가 이따 저녁때 다시 올게요.”

“그래라.”


준하는 마차를 타고 집으로 갔다.

‘아저씨는 아닌 것 같고 양부충이 맹도들을 데리고 와서 청소한 것 같다.’

만검문의 방과 마당은 매일 청소한 듯 깨끗했다.


“위공자님! 집이 너무 좋네요!”


쓰러져가는 초옥에서 살았던 냉여은은 만검문의 여기저기를 돌아보며 감탄했다.


“이 방은 우리 엄마, 아빠가 썼던 방인데 여길 쓰면 어때요?”

“부모님은요?”

“돌아가셨어요.”

“예!”

“그럼 안으로 들어가서 보따리에 든 것을 정리하고 나오세요.”


밖으로 나온 준하는 냉여은이 나오길 기다렸다.

냉여은이 나오자 시전으로 간 준하는 냉여은이 입을 옷을 샀다.


“위공자님! 너무 많이 샀어요.”

“냉소저! 아끼지 말고 자주 바꿔 입으세요.”

“그럴게요.”


냉여은은 준하를 따라 형주 포목점으로 가면서 자신의 옷이 들어있는 보따리를 흐뭇한 눈으로 자주 내려다보았다.

이틀이 지나자 준하는 울면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은 냉여은을 형주 포목점에 남겨두고 시안으로 향했다.

‘염무상 아저씨가 장춘 아저씨에게 말했으니 힘들게 하지는 않을 거야!’

보면 볼수록 냉여은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 같았다.

‘산골에서만 살아서 그런가? 아니지. 전생과 후생의 나이를 합하면 나는 현재 사십 대 후반이니 나와 비교해서는 안 돼.’

밤새 달린 준하는 오전 무렵이 되자 제일 전장의 시안지부에 도착했다.


“고객님! 그렇지 않아도 고객님을 찾으러 돌아다니려고 했습니다.”


장득우는 시안지부 입구에서 준하는 기다렸는지 준하가 보이자 달려왔다.


“좋은 소식이라도 있어요?”

“예! 여기 고객님의 옥패가 있습니다.”


장득우가 최근에 제작한 듯한 옥패를 내밀었다.


-이 패를 지닌 자에게 본 제일 전장은 투자금 백만 냥에 대한 배당금으로

일 년에 육천 냥을 지급하며 원금 백만 냥을 요구할 시 바로 금자를 지급한다.

또 한 이 패를 지닌 자가 매년 지급하는 육천 냥을 받지 않을 시 원금 백만 냥에

합산한다.

제일 전장 전장주 황금만


옥패에는 전표를 발행할 때 찍었던 황금만의 직인이 새겨져 있었다.


“내 요구대로 옥패를 만들어 줘서 고맙소. 그런데 옥패 제작에 따른 전장주의 승인 서신은 따로 있소?”

“그렇지 않아도 고객님께 드리려고 가지고 있었습니다.”


황금만이 보낸 승인서는 전서구로 보낸 듯 별로 크지 않은 종이에 적혀있었다.


“장지부장! 혹시 선이자라고 알고 있소?”

“선이자가 무슨 말입니까?”


장득우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쉽게 말하면 배당금을 먼저 받는 것이오.”

“아! 그래요? 그럼 얼마나?”


준하의 변심을 우려했는지 묻는 장득우의 눈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금자로 먼저 천 냥만 주시오.”

“장부에 수결해 주시면 바로 드리겠습니다.”


장부에 수결한 준하는 금자로 천 냥을 가지고 시안지부를 나왔다.

‘다음에 집에 가면 냉소저에게 줘야겠어!’

준하는 흑묘로 갔다.


“심사관님! 영전을 축하드립니다.”


흑묘로 들어선 준하를 본 여숭량이 말했다.


“심사관은 무엇이며 또 영전이라니요?”

“조장님께서 이번 공로를 인정받아 자조의 조장 겸 청부의뢰를 심사하는 심사관에 임명되셨습니다.”

“조장이 되어 살행도 벅찬데 심사까지 하라니? 일만 늘었네요.”

-“조장님! 저도 들은 말인데요, 심사관이 되면 심사에 통과하려는 의뢰인들이나

좀 더 싸게 청부를 의뢰하려는 의뢰인들이 뒷돈을 찔러 준다고 합니다.”


여숭량은 준하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의뢰인들에게 뒷돈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에요.”

“왜요?”

“뒷돈을 준다는 것은 청부가 힘들거나 불합리한 청부를 의뢰하려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우리 같은 살수가 죽거나 다치겠지요.”

“예!”

“어차피 저를 임명했다고 하니 최대한 공정하게 심사하여 우리 살수들이 제대로 대접받는 흑점을 만들어야겠네요.”

“조장님의 말씀만 들어도 힘이 납니다. 어서 총관부로 가보십시오.”


준하는 총관부로 갔다.


“아이고! 심사관님!”


준하가 총관실로 들어가자 문서를 보고 있던 왕린이 반갑게 맞았다.


“총관님! 제가 진짜 심사관이 된 것이 맞습니까?”

“예! 맞습니다. 심사각으로 모실 테니 따라오십시오.”


준하는 왕린의 뒤를 따라 흑묘를 나갔다.


“여긴 흑매가 있는 곳이 아닙니까?”

“맞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흑점으로 알고 있는 흑점은 경매로 사람과 물건을 파는 흑매였다.

심사각은 흑매 뒤쪽에 있는 전각으로 세 명의 남자 하인과 두 명의 여자 하인이 배속되어있었다.


“총관님! 갑자기 저를 심사관에 임명한 이유가 무엇이답니까?”

“제가 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심사관님이 크고 작은 다양한 살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살행의 대가를 적절한 수준에서 책정할 거라 판단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앞으로 살행을 안 나갑니까?”

“아닙니다. 심사관님이 원하시면 살행 대상이 구대 문파와 각 지역을 대표하는 무가의 장로급부터 군소 방파의 문주급이면 언제든지 나가도 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왕린이 가자 준하는 심사각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심사관님! 저는 심사각에 배속된 상머슴 왕보라고 합니다.”

“그럼 안내 좀 해주세요.”

“예, 심사관님!”


왕보는 심사각의 안내와 함께 하인들을 불러 준하에게 인사하게 했다.

‘사극에 나온 정승의 방 같군!’

준하의 숙소는 심사실과 서로 독립된 건물로 자신의 숙소를 본 준하는 그제야 자신이 흑묘의 간부가 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녁이 되었다.


“심사관님! 식사준비가 끝났습니다.”


여자 하인이 숙소로 와서 말했다.

두 명의 여자 하인은 준하의 식사와 시중을 드는 일을 했다.

하루가 지나자 준하의 심사가 시작되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더니 흑묘 내에서 이곳은 완전 3D업종이다!’

청부 일이 전부 그렇지만 역겹고 더러워서 듣기 힘든 치정에 얽힌 일도 많았다.

점심 무렵이 되자 준하는 파김치가 되고 말았다.


“개자식아! 빨리 안 꺼지면 죽여버린다.”


준하는 의뢰인에게 큰소리로 욕을 하고 말았다.

사연은 이랬다.

자신이 첩을 드렸는데 본처의 시기 질투가 심해 죽이고 싶다는 것이다.

준하의 욕에 의뢰인은 도망치듯 심사관실을 나갔지만, 준하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심사관님! 식사준비가 끝났다고 합니다.”


왕보가 와서 말하자 준하는 이때다 싶어 심사관실을 나왔다.

점심을 먹고 심사관실에 앉은 준하는 오후 첫 의뢰인부터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상처하여 재혼했는데 마누라가 머슴 놈하고 도망을 가버렸소.”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간 자신의 마누라를 찾아 달라는 의뢰였다.


“노인장! 집을 나간 부인의 나이가 몇 살입니까?”

“올해 스물아홉이오.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꼭 찾아주시오. 난 그녀가 없으면 곧 죽어요.”


‘미치겠다! 도대체 뭘 먹고 살길래 일흔은 넘어 보이는 노인이 스물아홉 살 여자와 재혼했을까?’

노인은 심하게 팔과 다리를 떨고 있었다.


“노인장! 이런 일은 우리보다 저잣거리의 왈패들에게 시키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준하의 말에 노인은 실망한 얼굴로 심사관실을 나갔다.

늦은 오후가 되자 준하의 관심을 끄는 의뢰가 들어왔다.


“나는 강서성의 남창에서 남창상단을 운영하는 상단주 장흠입니다. 남창에는 도광문(刀光門)이란 오래된 무가가 있는데 상단의 특성상 상행을 다니려면 무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장흠의 의뢰 내용은 이랬다.

장흠은 상단을 운영하면서 도광문의 도움을 자주 받았다고 했다.

물론 대가를 지불하면서,

그런데 어느 날 도광문의 문주인 나건천이 장흠에게 사돈이 되자고 제안했다.

장흠에게 혼기가 찬 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흠은 나건천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결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장흠의 딸은 시댁인 도광문으로 갔다.

딸이 도광문으로 간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장흠의 딸은 사위와 함께 나건천의 서신을 가지고 남창상단으로 왔다.

나건천의 서신에는 자신의 아들 나주태를 부상단주로 임명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장흠은 언젠가 자신의 딸에게 물려줘야 할 남창상단을 미리 물려준다고 생각하고 나주태를 부상단주에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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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 흑사림 24.05.31 43 0 12쪽
48 48. 도지휘사 부자 24.05.30 42 0 12쪽
47 47. 훈계 24.05.30 46 0 11쪽
»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9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9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8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51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51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50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7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5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5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5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1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9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70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9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8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81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80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5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4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7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101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7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9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3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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