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7,731
추천수 :
23
글자수 :
566,324

작성
24.05.29 06:00
조회
47
추천
0
글자
12쪽

45. 냉여은 2

DUMMY

‘식당 앞인가?’

마차가 멈춰 선 것을 느낀 준하는 마차를 나왔다.


“나 때문에 음식을 사 온 것입니까?”

“예, 조장님! 그렇지 않아도 음식이 다 돼 깨우려고 했는데 마침 나오셨군요.”


황평은 준하가 앉을 수 있는 작은 바위를 내밀며 말했다.


“여러모로 고맙네요. 앞으로 조장을 떠나 더 잘 할게요.”


준하의 말에 네 사람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와! 술까지 사 오셨네요.”


황평은 음식이 담긴 그릇을 준하에게 내밀었다.

닭고기를 가득 넣은 만둣국이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저녁은 너무 긴장하여 식사를 못 했었지!’

준하는 술과 함께 허겁지겁 만둣국을 먹었다.

‘만약 마영적이 산공독을 먹지 않았다면 나는 무조건 필패였다.’

준하의 판단이 맞았다.

열 살에 사황성으로 들어간 마영적은 성주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싸움에 이겨 성주의 자리에 올랐었다.

비록 마영적이 흡자결을 이용했다고 하나 그건 상대와의 싸움에서 이긴 후에 취한 승자의 행동이었다.

그런 마영적을 준하와 비교하면 마영적은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이었다.

그리고 산공독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면 준하에 의해 허물어진 마영적의 자존심이었다.

성주에 오른 후 마영적은 늙은 윤락녀의 아들이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 그 누구보다 더 높은 자존감을 키워왔었다.

그런 마영적의 자존감을 무인도 아닌 준하가 욕설과 함께 짓밟아 버렸으니 마영적은 항복을 선언한 순간 투쟁 정신이 사라져 이미 죽은 사람이 되었다.

‘만약 마영적이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이라면 소설 속 주인공이 되기 위해 산공독을 먹었을까? 휴-우! 그까짓 주인공이 뭐라고?’


“조장님! 어디가 안 좋습니까?”


여숭량이 준하의 상념을 깼다.


“아니요,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서요.”


준하는 다시 만둣국을 먹기 시작했다.

.

.

준하와 자조가 제남을 떠난 지 하루 만에 마영적의 죽음이 드러났다.

마영적의 시신이 어부의 그물에 걸렸기 때문이다.

부성주 육만유는 사황성 무인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마영적의 죽음을 비밀로 했지만, 며칠이 지나자 사황성의 무인들은 물론 저잣거리의 아이들까지 알 정도로 마영적의 죽음은 널리 퍼졌다.

그로 인해 흑묘에서는 준하와 자조가 도착하기도 전에 마영적의 살행에 성공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덕에 총관부의 왕린만 바빠졌다.

살행의 성공보수금 이만오천 냥을 전표로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준하와 자조가 흑묘에 도착하자 난리가 났다.

중원에서 이름도 알려지지도 않은 일개 살수인 흑묘의 조장이 말석이나마 삼대 무신 중 한 명인 사황성주의 목을 벴기 때문이다.

흑묘 내에서 준하의 위상은 수직으로 상승했다.

묘주와 거의 나란히 할 정도로,

자조가 거의 도착했다는 보고에 왕린은 만상운무진을 나와 준하와 자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왕린은 총관부의 무인들에게 자조에게 이만오천 냥의 성공보수금을 전달하러 간다고 하며 총관부를 나왔다.

‘우리 살묘의 전 살수들을 동원해도 사황 마영적을 죽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데 도대체 어떻게 죽였을까?’

왕린이 나온 직접적인 이유는 오로지 호기심 때문이었다.


“위..위조장! 수고했소. 조원들도 수고했고,”


‘절대자의 분위기를 풍긴다. 마치 한 문파의 조사를 본 기분이야!’

왕린은 크게 변해버린 준하의 모습에 하대하지 못했다.


“아닙니다. 살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총관님이 주신 정보 때문이었습니다.”


준하가 왕린을 향해 포권을 했다.


“벼..별말씀을요.”


왕린이 준하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네 사람은 놀란 얼굴로 준하를 향해 포권을 해 보인 왕린을 보았다.


“그런데 총관님은 왜 여기까지 나오셨습니까?”

“이걸 전해 드리기 위해 왔소이다.”


‘사황을 죽이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으면 아직도 전신에 긴장감이 팽배하다!’

왕린은 살행 과정이 궁금하여 나왔다고 차마 묻지 못하고 이만오천 냥의 전표를 준하에게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총관님!”

“빨리 들어가서 연회를 준비하라고 하겠소.”

“아닙니다. 무공의 고하를 떠나 살행에 성공했다고 하여 연회를 연다면 우리 흑묘의 살림이 남아나겠습니까? 그리고 또 우리 몸에 혈향이 너무 짙게 남아있으니 연회는 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알았소. 내가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소. 빨리 들어가 쉬도록 하시오.”


몸을 돌린 왕린이 앞장서서 걷자 준하와 자조는 그 뒤를 따라 걸었다.

준하의 방,


“네 분! 수고하셨네요. 자, 받으세요.”


준하는 네 사람에게 오천 냥짜리 전표 네 장을 내밀었다.


“조장님! 이런 말씀을 드리기조차 염치없지만, 저희는 오천 냥을 받을 수 없으니 천 냥씩만 주십시오.”


여숭량이 말했다.


“오천 냥을 받지 않으면 총관부에 말해 자조를 해산시켜 달라고 할 겁니다.”

“가..감사합니다! 마부 역할만 했던 제가 받기에는 큰 금액이지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앞으로 나선 황평이 전표를 받자 나머지 세 사람도 전표를 받았다.


“나에게 정 미안하면 태금리 시전으로 가서 국밥이나 사세요.”

“예? 형주 시전으로 가면 안 되겠습니까?”


염무상의 어마어마한 기도를 떠올린 곽계승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하하! 농담입니다. 오늘은 이만 해산하여 각자 쉬기로 하지요.”


네 사람이 자신의 방을 나가자 준하는 흑묘를 나왔다.

제일 전장의 시안 지부로 가기 위해서였다.

마영적의 금고에서 가지고 나온 전표를 금자로 바꾸기 위해서였다.

‘백만 냥의 전표를 금자로 바꾸면 대략 37톤이다. 옮기는 것만 해도 몇 달이 걸릴 같은데 큰일이다.’

준하의 얼굴을 기억한 시안지부의 사람은 얼른 지부장인 장득우를 데리고 나왔다.


“오셨습니까?”


장득우가 허리를 숙였다.


“조용한 곳으로 갔으면 좋겠소.”

“그럼 저를 따라오십시오.”


준하는 장득우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백 평 정도의 인공호수가 있었는데 호수 가운데에 작은 정자가 있었다.


“앉으십시오. 조금만 있으면 차를 가지고 올 것입니다.”


준하가 정자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종이 차를 가지고 왔다.


“이걸 모두 금자로 바꾸려고 하는데 며칠이나 있어야 하겠소?”


장득우가 전표 뭉치를 받았다.


“헉! 거의 백만 냥이나 되는데 며칠이 아니라 일 년은 넘게 걸릴 듯합니다.”


전표 금액을 확인한 장득우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시일을 앞당길 방법은 없겠소?”

“고객님! 제가 한 가지 제안을 해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러세요.”

“고객님의 백만 냥을 우리 제일 전장에 맡기면 일 년에 오천 냥씩 수익 배당금을 지급해 드리겠습니다.”


‘일 년에 오천 냥이면 연 이자로 6%다. 금자로 바꾸려면 시일이 오래 걸린다고 하니 제일 전장에 맡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어!’

준하가 생각에 잠기자 장득우는 마른 침을 삼켰다.

‘백만 냥을 예치하면 나는 총괄지부장이 된다. 이 사람의 개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예치해야 한다. 그러면 천산은 덤으로 따라 오는 것이니,’

후-루-룩!

장득우의 바람과 다르게 준하는 찻잔을 들고 차를 마셨다.


“일 년에 6%는 아니, 오천 냥은 너무 적소. 육천 냥은 받아야겠소.”

“고객님! 천 냥의 금자를 더 지급하는 것은 제 권한 밖의 결정 사항입니다. 며칠만 기다려 주시면 제가 본점에 의뢰하여 결과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좋소! 기다릴 테니 본점의 승인이 떨어지면 전장주 명의로 투자 약정서를 적어주되 종이가 아닌 옥패에 새겨 주시오. 그렇게 해 줄 수 있겠소?”

“예! 그렇게 해드리겠습니다. 고객님이 기다리는 동안 숙식은 저희 제일 전장에서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그럴 필요는 없소. 삼 일 후에 다시 올 것이니 그렇게 알고 있으시오.”

“예, 고객님!”


준하는 전표를 가지고 제일 전장을 나왔다.

‘삼 일간 뭘 하며 시간을 쪼갤까?’

제일 전장을 나오니 막연해졌다.

‘아! 거기나 다녀오자.’

시전으로 간 준하는 의류 가게로 갔다.


“어서 오십시오. 손님!”

“내 또래의 여자가 입을 옷을 사러 왔는데 있을까요?”

“예, 손님!”


준하가 가려고 하는 곳은 시안과 백 리 거리에 있는 냉여은의 집이었다.

옷을 산 준하는 산길을 선택했다.

경공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내공을 최대한 끌어올리자 준하는 몸은 한 줄기 빛이 되었다.

시안을 출발 한지 한 식경 정도 지나자 준하는 공동산 입구에 도착했다.

‘저번에 왔을 때와 다른 느낌인데 무슨 일이 있나?’

초가지붕은 움푹 꺼져 있었고 마당에는 잡초가 자라고 있었다.


“계십니까?”


대답이 없었다.


“계세요?”


대답이 없자 준하는 몸을 돌렸다.


“누..누구세요?”


등 뒤에서 냉여은의 목소리와 닮은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방에서 상체를 내민 냉여은이었다.

준하는 냉여은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놀란 냉여은이 방문을 닫으려고 했다.


“냉소저! 나요.”

“혹시 위공자님?”

“예! 맞아요. 호북성 형주에서 온 위겸이오.”

“위공자님! 흑-흑!”


방에서 뛰어나온 냉여은이 준하를 껴안았다.

‘무슨 일이 있었나? 많이 아팠던 것도 같고,’

준하는 냉여은의 등을 다독여 주었다.


“냉소저! 무슨 일 있었어요?”


준하는 냉여은의 눈물을 닦아주며 물었다.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왜요?”

“사냥 중에 절벽에서 떨어지셔서요. 그래서 저도 죽으려고 했는데..흑-흑!”

“그만 울어요.”


준하는 다시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냉여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친척도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전생에서도 여자를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데!’

한참을 지나자 냉여은이 울음을 그쳤다.


“방으로 들어가서 이 옷으로 갈아입고 여길 떠납시다.”

“위공자님! 떠나다니요, 어디로요?”

“여기서 혼자 있는 것보다 형주로 가요.”

“제가 형주로 가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아는 포목점이 있으니 거기서 일할 수 있도록 말해볼게요.”

“그럼 얼른 갈아입고 나올게요.”


냉여은이 방으로 들어가자 준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오랫동안 씻지 못해 몸에서 나는 냄새도 심하던데!’

옷을 갈아입은 냉여은이 작은 보따리 한 개를 들고 방에서 나왔다.


“냉소저! 빨리 가야 하니 눈을 감으세요.”


의아한 표정의 냉여은이 눈을 감았다.

‘우-웁!’

냉여은을 안은 준하는 호흡을 멈추고 평량현으로 몸을 날렸다.


“어-멋!”


놀란 냉여은이 비명과 함께 준하의 목을 안았다.

빠른 속도에 바람이 스치자 준하를 안은 냉여은이 팔에 힘을 주었다.

일각(약 10분)도 되지 않아 준하는 평량현의 외곽에 도착했다.


“냉소저! 다 왔소.”


냉여은이 팔을 풀었다.


“위공자님은 신선인가요?”

“신선이라니요? 남들보다 빨리 달리는 방법을 배웠을 뿐이지요.”

“여기서부터 걸어가나요?”

“아닙니다. 객잔에 들러 목욕을 한 후에 식사부터 합시다.”

“..예! 냄새가 심했죠? 죄송해요.”

“심하지는 않았어요.”


귀밑까지 빨개진 냉여은이 준하의 뒤를 따랐다.


“일 층에서 기다릴 테니 씻고 내려오세요.”


준하를 따라 객잔으로 들어간 냉여은은 수줍은 표정으로 이 층으로 올라갔다.

‘무슨 일이 있나?’

한 시진이 되어도 냉여은이 내려오지 않자 준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무 오래 걸렸죠?”


이 층 입구에서 냉여은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 정말 예쁘구나!’

목욕한 냉여은의 얼굴은 눈이 부실 정도로 예뻤다.

‘마주 앉아서 밥이 넘어갈지 걱정이다.’

냉여은이 곁으로 왔다.


“안..앉으세요.”

“위공자님! 혹시 화났어요?”

“왜..왜요?”

“전에 아빠도 화나면 위공자처럼 말을 더듬어서요.”

“커-험! 그런 거 아니니 앉으세요.”


준하는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위공자님! 밥은 제가 살게요.”


냉여은이 전낭을 꺼내며 말했다.

찰-랑!

냉여은이 전낭을 쏟자 전낭 안에서 철전이 나왔다.


“냉소저가 목욕하는 동안 계산했으니 그냥 넣어두세요.”

“벌써요?”

“예!”


식사가 시작되자 냉여은은 준하가 주문한 요리들을 처음 먹은 듯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인 사냥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 45. 냉여은 2 24.05.29 48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7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9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9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6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3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8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9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9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6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7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1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6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