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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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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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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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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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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DUMMY

-대상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절정의 고수로 추정)

죄 없는 한족들을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납치하여 고륜(庫倫: 현 울란바토르)으로

가고 있음


“상대는 군부의 수장인 만호장이자 절정의 무림인이니 작전을 철저히 검토하여 살행을 떠나도록 해라. 참고로 두 번의 살행을 실패하여 현재 네 명의 살수가 실종된 상태다.”


연이은 실패 때문인지 총관부 무인은 검토하라는 말을 강조하며 돌아갔다.


“우리보다 경험이 훨씬 많은 선임 살수들이 두 번의 살행에 실패했다고 하면서 왜 우리에게 가라는 것이야? 준하야! 네가 가서 안가겠다고 말 좀 해라.”


양한징의 말에 준하도 내키지 않았다.

‘요탄양이 절정의 고수라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요탄양은 무인이 아니라 군부의 장수다. 요탄양은 내가 없애버리려고 하는 무림에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다. 내가 그런 그를 왜 죽여야 할까? 까놓고 말해 내 몸과 정신은 한족과 관계가 없잖아? 그런데 한족도 아닌 내가 요탄양을 죽일 필요가 있을까?’

준하가 침묵하자 양한징은 엄광조를 바라보았다.


“광조야! 준하는 저번에 장돈을 죽이느라 고생했으니 네가 가서 말해볼래?”

“조장님! 이제 우리도 체계를 갖춰야지요.”

“체계?”

“예! 체계요, 이런 일은 우리 조의 조장인 조장님이 말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내가?”

“예!”

“내가 말할 위치에 있었으면 진작 말했지?”

“말할 위치라니요? 말 못 할 이유는 또 뭔데요?”

“말 못 할 이유야 많지만 가장 큰 이유는 흑묘의 상급기관인 흑점의 양만휘 부점주가 우리 삼촌이잖아, 중원에서 흑점의 부점주 조카라면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신분이라 할 수 있는데 함부로 경거망동할 수는 없잖아?”

“그럼 떠납시다.”


역겨운 표정의 엄광조가 큰 소리로 말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자식! 성질하고는?”


양한징이 다시 준하를 바라보았다.


“조장님! 광조 형님이 가자고 하니 그냥 가시죠?”


준하의 말에 양한징의 표정이 핼쑥하게 변했다.

‘아차! 안 간다고 마음먹었는데!’

문고리를 잡은 준하는 양한징 쪽으로 몸을 돌렸다.


“너희 두 사람이 가자고 하는데 나라고 별수 있냐?”


나라를 잃은 표정으로 방을 나간 양한징은 총관부로 갔다.

‘내가 꼭 살행할 필요는 없잖아? 저번에 두 사람은 거저먹었으니 이번에는 두 사람에게 알아서 하라고 해야지.’

총관부에 보고한 양한징이 오자 준하는 엄광조를 불렀다.


“조장님, 형님! 이번 살행은 보안을 요구하는 일이 아니니 마차를 타고 가시죠?”

“난 무조건 찬성!”


양한징이 손을 들며 말했다.


“나도 찬성이다. 우리보다 경험 많은 선임 살수들도 실패했는데 우리라고 성공하라는 보장이 있겠어?”


엄광조 역시 동의했다.


“그럼 마차를 타고 가는 것으로 알고 나갔다 올게요?”

“준하야! 술 마시러 가는 거면 같이 가자.”


양한징이 준하를 따라 일어났다.


“조장님! 술이라니요? 살행에 실패하더라도 부상 없이 돌아오려면 최소한의 정보는 수집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그래? 다녀와.”


흑묘를 나온 준하는 형주 시전으로 갔다.

‘전쟁이라도 난 거야 뭐야?’

시전에는 무장한 사람들이 대오를 갖춰 이동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머리에 붉은 두건을 쓰고 있었다.

‘붉은 두건이라면 홍건적? 아! 지금이 원나라 말기구나!’

준하는 사람들이 많은 주루로 들어갔다.

‘양한징과 엄광조을 데려와 술을 마시라고 하는 건데.’


“관군들이 퇴각한다는데 우리도 피난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준하의 옆 탁자에 앉은 두 사람이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우리가 왜?”

“우리가 왜라니? 죽지 않으려면 반란군을 피해야 한다는 말이지.”

“지금 지나가는 사람들이 반란군인데 우린 지금 술을 마시고 있잖아? 우리와 같은 한족인 반란군들이 우리를 죽일 리가 없잖아?”

“듣고 보니 자네 말이 맞네.”


술과 안주가 오자 준하는 술병을 들었다.


“한 가지만 물어도 되겠습니까? 제 술 한잔 받으시죠.”

“아는 것은 없지만 물어보슈.”


대답하는 사내는 얼른 술잔을 내밀었다.


“관군(몽골군)들이 우리 한족들을 납치하여 데려간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입니까?”

“그래요? 그건 처음 듣는 말이오.”


사내의 대답에 실망한 준하가 몸을 돌리는 순간 뒤쪽에서 누군가가 어깨를 쳤다.


“그 질문에 내가 대답해 주겠소.”


‘홍건적이다.’

뒤를 돌아본 준하의 눈에 홍건이 눈에 띄었다.


“감사합니다.”

“초원으로 퇴각하는 몽골군들은 한족을 납치하여 방패로 쓰려는 것이오. 우리가 화살을 쏘지 못하도록 말이오.”

“예! 맞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대답의 답례로 이걸 드리고 가겠습니다.”


준하는 술과 안주를 반란군이 앉은 탁자로 옮겨 주었다.


“어이쿠! 잘 먹겠소.”


주루를 나온 준하는 흑묘로 향했다.

‘좋은 정보다! 살행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먼저 가서 실종된 살수들의 행방을 알아봐야겠다.’

흑묘에 도착한 준하는 양한징과 엄광조를 만났다.


“조장님, 형님! 내일 떠나는 것이 좋겠어요.”

“그래! 가면서 먹을 것은 내가 준비할 테니 두 사람은 내일 알아서 돈을 내,”


양한징은 소풍을 하루 앞둔 아이처럼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그냥 오늘 드릴게요.”


준하는 양한징에게 은자 한 개를 주고 자신의 방으로 왔다.

다음날, 준하는 양한징의 방앞으로 갔다.


“조장님! 이게 다 뭡니까?”


마차 안에는 양한징이 실은 것으로 보이는 대나무 상자가 쌓여 있었다.


“뭐긴? 우리가 가면서 먹고 마실 술과 요리지.”

“술을 마시면 마차는 누가 몰고요?”

“아! 그걸 생각 안 했구나! 교육을 마친 신입 살수들이 있다고 하던데 한 놈 데리고 갈까?”

“조장님! 마차는 제가 몰 테니 두 분은 알아서 하세요.”


준하가 마부석에 앉자 양한징와 엄광조가 마차에 탔다.

두-두-두-두!

마차가 형주를 빠져나오자 준하는 전속력으로 마차를 몰았다.


“준하야! 마차가 너무 빨라 속이 뒤집힌다.”


짧은 시간에 얼마나 술을 많이 마셨는지 양한징의 입에서 역한 술 냄새가 났다.


“요탄양이 고륜으로 가기 전에 빨리 따라잡아야지요.”


준하는 마차의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야영할 때만 술을 마셨다.

흑묘를 출발한 지 십여 일이 지났다.

마차가 산서성 연안을 지나자 황하강의 도하를 앞둔 요탄양의 군대가 보였다.

밤이 되길 기다린 준하는 야행복으로 갈아입었다.


“조장님! 저곳에 갔다 올 테니 마차를 숲속에 숨기고 술을 마셔서는 안 됩니다.”

“그래! 조심해서 다녀와라.”


준하는 자세를 낮춰 요탄양의 군대가 있는 곳으로 접근했다.

‘반란군의 습격을 막기 위한 목책인가?’

요탄양의 군대는 목책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준하는 목책으로 접근하다가 얼른 엎드렸다.

목책으로 보인 것은 바로 함거였다.

함거는 죄수를 호송하기 위해 만든 마차로 수레 위에는 죄인을 가두기 위한 나무 창살이 있었다.


“조용히 못 해? 지금부터 입을 열면 목을 베 버리겠다.”


함거에서 나온 소리다.

‘함거에는 한족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관군도 타고 있다.’

준하는 함거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흑묘의 살수들을 찾기 위해서였다.

‘군영의 외곽을 둘러싼 함거에 살수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데 죽은 것일까?’

준하는 양한징과 엄광조가 있는 숲으로 가려다가 게르 사이에 있는 함거를 발견했다.

‘저곳만 확인하고 돌아가자.’

준하는 낮은 자세로 게르 사이에 있는 함거로 다가갔다.

함거 위에는 낯익은 살수들의 얼굴이 보였다.

‘저들이 갇힌 함거의 창살은 왜 철봉으로 만들었을까?’

살수들의 함거를 살핀 준하는 엎드린 상태로 함거 쪽으로 접근했다.


“누구냐!”


준하를 함거에 있던 사람이 큰 소리로 물었다.

휘-익 탁-탁!

게르 위로 몸을 날린 준하는 게르 지붕을 발로 차 요탄양의 진영에서 몸을 뺐다.

삐-익!

날카로운 각적이 울렸다.


“저기다. 저기 도망가고 있다.”


관군 중 준하는 발견했는지 누군가가 큰소리로 외쳤다.

준하는 무조건 앞을 향해 뛰었다.

가까이 가니 물 냄새와 함께 황하가 보였다.

풍-덩!

강가에서 갈대를 꺾은 준하는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슉-슉-슉!

관군들이 화살을 날렸는지 물속에 은신한 준하의 주위로 화살이 꼽혔다.

물속에서 갈대를 입에 문 준하는 길게 호흡한 뒤 물속에 납작 엎드렸다.


“놈은 화살에 맞아 물고기 밥이 됐다. 다른 역적놈이 있을지 모르니 그만 돌아가자.”


관군들의 말소리가 물속으로 들어왔다.

‘관군 몇 놈의 목을 베는 것보다 한솥밥을 먹었던 살수들을 구하는 것이 더 값있는 일이다.’

물속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낸 준하는 헤엄을 쳐서 요탄양의 진영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왔다.

‘배가 없는 요탄양의 군대는 뗏목을 타고 황하를 건널 것이다. 그때 습격하면 살수들을 구할 수 있을 거야!’

준하는 최대한 몸을 숙여 경공을 전개했다.

사-사-삭!

갈댓잎이 머리를 스쳤다.

‘이곳엔 주루도 없는데 마차까지 타고 어딜 갔을까?’

숲에 도착한 준하의 눈에 마차와 함께 양한징과 엄광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불까지 피운 거야?’

마차를 세웠던 곳에 불피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내공을 끌어올려 안력을 돋군 준하는 땅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지면에는 많은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었다.

‘휴-우! 살수라는 인간들이 밤에 불까지 피우고 술 처먹다가 저들에게 들켜 잡혀갔구나!’

준하는 힘들게 온 길을 다시 그대로 다시 갔다.

요탄양의 진영에 도착한 준하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게르의 지붕 위로 몸을 날렸다.

몇 개의 게르를 넘어가자 흑묘에서 타고 온 마차가 보였다.

‘띨띨한 살수 두 놈 때문에 나까지 목숨을 걸어야겠어! 원래 내 목적은 요탄양을 죽여 살행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우리 흑묘의 살수들을 구해 안전하게 가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냐?’

준하의 예상대로 관군들은 뗏목을 만들려고 하는지 어디서 커다란 통나무를 수레에 싣고 왔다.

오후가 되자 여기저기서 몽골식 양고기 요리인 허르헉 냄새가 났다.

‘어-휴! 꼬박 이틀을 굶었더니 두 놈이 더 밉네!’

해가 넘어가고 날이 어둑해지자 관군들은 삼삼오오 모여 저녁 식사를 했다.

그걸 본 준하는 내공을 끌어올려 경공을 전개하여 요탄양의 게르를 찾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지?’

갑자기 요탄양 진영의 중앙이 밝아졌다.

가장 높은 게르의 지붕으로 올라간 준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많은 관군이 한 게르 앞에 도열했다.

게르에서 화려한 갑옷을 입은 사람이 나왔다.

‘저자가 요탄양이다!’

요탄양으로 보이는 사람은 관군들과 함께 함거를 따라 돌기 시작했다.

‘순찰 시간이구나!’

준하는 요탄양이 나온 게르의 지붕으로 몸을 날렸다.

푹!

준하는 단검을 꺼내 게르의 지붕에 작은 구멍을 냈다.

게르는 비어있었다.

지붕에서 내려온 준하는 게르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이 게르 안에서 몸을 숨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준하는 요탄양의 침상 밑으로 들어갔다.

꼬-르-르!

‘몸을 숨기고 호흡을 정지하면 뭐해? 뱃속에서 난리인데!’

게르를 나온 준하는 황하로 몸을 날려 황토물을 들이켰다.

‘혀끝으로 모래가 느껴지는데 물속에 모래가 섞였나?’

뱃속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자 준하는 다시 요탄양의 침상 밑으로 들어갔다.


“%$$@# %&%%$#”


준하의 예리한 귀에 멀리서 다가오는 몽골인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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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8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7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9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9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9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6 0 12쪽
»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5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5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9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7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9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9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6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7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2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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