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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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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566,324

작성
24.05.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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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6. 응수

DUMMY

그래서 왕수량의 중얼거림을 모두 듣게 되었다.


“커-험!”


묘무천은 두 사람 사이로 걸어갔다.


“총관님을 뵙습니다.”

“묘장로! 묘장로가 우리 총관부까지 어쩐 일이오?”

“몇 가지 의논할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강노군에게 대답한 묘무천은 왕수량을 쳐다보았다.

왕수량은 하늘을 보며 묘무천을 본채만 체했다.


“왕대주! 나와 함께 총관부로 들어가세.”


묘무천이 온화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은 그만 해산해라.”


총관부의 무인들에게 말한 강노군은 총관부 쪽으로 몸을 돌렸다.

묘무천은 왕수량을 데리고 총관부로 들어갔다.


“묘장로! 나에게 할 말이란 것이 뭐요?”


강노군이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총관님! 제가 왕대주와 천마대를 데리고 교주님께 가려고 합니다.”

“예? 교주님은 지금 폐관 중이실 텐데 왜 간다는 것이오?”

“왕대주와 천마대가 우리 교에 남아 딱히 할 일도 없고 또 어젯밤 사고도 있었으니 왕대주가 직접 교주님께 경위를 말씀드린 뒤 그 죄를 청하면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죗값을 치른 후 교주님을 호위했으면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오! 좋은 생각 같소이다. 왕대주! 그렇게 하겠는가?”

“윗분들이 내린 결정이니 따를 수밖에요.”

“쯧-쯧! 대답..”


왕수량의 시큰둥한 대답에 강노군은 한마디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총관님! 바쁘신 총관님을 붙잡고 있는 것은 예가 아닌 것 같으니 우리 두 사람은 물러가겠습니다.”

“멀리 나가지 않겠소.”


왕수량을 데리고 총관부를 나온 묘무천은 왕수량과 천마대가 자신의 수족이 된 표정이었다.


“왕대주! 내일 떠날 것이니 가서 준비하게.”

“묘장로님! 죄 없는 제가 왜 형주까지 가야 합니까?”

“나도 자네에게 죄가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네.”

“그런데 왜 저를 데리고 가려 하십니까?”

“사람이 살다 보면 한 번쯤 좋은 기회가 오는 법이네. 이번이 그 기회라고 생각하고 같이 가세. 자세한 이야기는 교를 벗어나면 말해주겠네.”

“알겠습니다. 장로님! 그나저나 형주에 도착하면 교주에게 말이나 잘해 주십시오.”

“허허허! 그럼세. 그런데 자네는 성격을 고쳐야겠어.”

“예? 제 성격에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래! 강직해도 너무 강직해서 탈이야!”


대답한 묘무천은 왕수량의 얼굴을 보았다.

왕수량의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역시 천출답게 아주 단순한 놈이군!’

왕수량과 헤어진 묘무천은 여지량의 수석 장로실로 갔다.


“무인들의 동원에 대한 총관부의 허가가 떨어진 것이오?”

“아닙니다. 수석 장로님! 이번 일은 우리 장로원의 무인들보다 왕수량과 천마대의 무인들을 동원하기로 했습니다.”

“예? 왕수량은 자타공인 교주의 심복인데 무슨 수로 그놈을 데려간단 말이오?”

“어젯밤 왕수량이 비무를 핑계로 총관부 소속의 무인을 죽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묘무천은 오늘 있었던 일을 소상하게 설명했다.

‘어쩌면 왕수량과 천마대를 동원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어! 혹시라도 우리 장로원의 무인들을 동원해 교주를 죽이려다가 만에 하나 교주가 주화입마에서 벗어나게 되면 묘장로는 물론 나도 죽게 된다. 그러나 묘장로와 천마대가 교주를 죽인 후 내가 도착하기로 했으니 설사 실패한다 하더라도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하면 된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여지량은 자신의 안위를 생각했다.


“그렇게 하시오. 두뇌야 나보다 묘장로가 훨씬 더 좋으니 어련히 장고(長考)하여 결정했겠소?”

“그럼 떠날 준비를 하러 가겠습니다.”

“그러시오. 내가 내일 배웅하지 않더라도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시오.”

“예, 수석 장로님!”


여지량은 자신의 눈으로 염무상의 죽음을 확인하지 전까지는 묘무천과 적당한 거리를 두기로 했다.

묘무천의 발걸음이 멀어지자 여지량은 자신이 준비한 명단을 꺼냈다.

‘내가 교주가 되면 우리 교의 집행부부터 전부 갈아치워야겠어!’

두-두-두!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나자 여지량의 시선은 창밖으로 향했다.

‘우리 교의 마차치곤 꽤 나 화려하군!’

마차는 붉은 비단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다음날,

묘무천과 왕수량을 선두로 천마대의 무인들이 마교의 정문을 나서고 있었다.


“왕대주! 이제 달려볼까?”


묘무천이 왕수량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장로님! 날씨도 좋은데 급히 서두를 필요가 있습니까”


‘교주의 질책이 두려운 것인가?’

왕수량의 얼굴에 옅은 걱정이 엿보였다.


“맞네! 청해성에 도착하면 좋은 요리에 술이나 한잔하며 하루 정도 푹 쉬었다가 가세.”

“그거 좋습니다. 매일 순록 고기만 먹다 보니 이제 지긋지긋합니다.”


점심 무렵이 되자 일행들은 청해성의 객잔에 도착했다.


“협사님들! 어서 오십시오.”


점소이가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사람 수 대로 방을 내주고 모두 목욕을 할 것이다.”

“전부 다요?”

“그래! 그리고 우리 두 사람은 후원에서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실 테니 준비해라.”

“알겠습니다. 손님!”


묘무천의 말에 점소이는 왕수량을 힐끗 쳐다보았다.

화려한 아대와 각반을 한 왕수량의 모습은 한눈에 봐도 지휘관으로 보였다.


“우리도 목욕할 수 있다고 하네.”

“그래? 우리가 따뜻한 물에 목욕할 수 있다니? 이게 얼마만 인가?”


천마대원들이 웅성거렸다.

마교에서 권력의 최상층과 가장 가까이 있는 천마대.

마교가 자리 잡은 천산은 물도 부족하지만, 땔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아무 때나 목욕하지 못했다.

묘무천은 천마대원들의 좋아하는 소리를 들으며 목욕을 위해 자신의 방으로 갔다.

‘내친김에 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내가 교주에 올라볼까? 어-휴! 사망혈신 북뢰! 그놈만 없으면 시도해 볼 만한데 아무래도 어렵겠지?’

잠시 후,

목욕한 천마대원들이 객잔으로 나왔다.


“이게 다 뭐야?”


천마대원 중 한 사람이 물었다.


“아까 맨 앞에 오신 협사님께서 주문하신 술과 요리입니다.”

“묘장로님이 평소 화통하다고 하더니 그 말이 사실이군!”

“대주님과 묘장로님은 후원에서 드신다고 했으니 얼른 앉게.”


천마대원들이 있는 객잔을 둘러본 왕수량은 후원으로 갔다.

‘장로원의 기둥뿌리라도 뽑아서 왔나?’

후원의 정자에 차려진 요리와 술을 본 왕수량은 침을 삼키며 자리에 앉았다.

요리는 마교에서 먹기 어려운 철판 우육과 매채구육, 고노육 등 육 고기였고 술은 비싸기로 소문난 금존청이었다.

발소리가 들리자 왕수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게, 오랜만에 목욕하다 보니 내가 좀 늦었어.”

“아닙니다. 장로님! 저도 방금 왔습니다.”


‘반나절 만에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군! 총관에게 했던 말투와 비교하면 진짜 나를 교주처럼 따르는 것 같다.’

왕수량이 마음에 든 묘무천은 술병을 들었다.


“한잔 받게,”

“아닙니다, 장로님! 제가 먼저 올리겠습니다.”


묘무천의 손에서 술병을 받아든 왕수량은 무릎을 꿇고 묘무천의 잔에 술을 따랐다.


“자! 받게.”


식사가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마교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기분 좋게 술을 마셨다.

탁!

묘무천이 왕수량 앞에 비단으로 싼 것을 올려놓았다.


“장로님! 이게 뭡니까?”

“교의 선배인 내가 후배인 자네에게 주는 용돈이네.”

“풀어봐도 되겠습니까?”

“내 손을 떠났으니 자네 마음대로 하게.”


왕수량은 조심스럽게 비단 천을 풀었다.


“자..장로님! 이걸 정말 저에게 주시는 것입니까?”


비단 천 안에는 백 냥 정도 되는 금덩어리가 들어있었다.


“허-허! 진작 자네를 챙겨야 했는데 내가 너무 늦었지?”

“아닙니다. 장로님! 이 돈이면 결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왕수량이 묘무천에게 절을 했다.


“내가 자네에게 용돈을 줬다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교주님은 참으로 무심했던 것 같네. 직계 수하가 돈이 없어 결혼도 못 하는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참으로 답답해!”

“장로님! 그 인간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십시오. 유명한 상단주의 말처럼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꾸라고 했는데 이번 기회에 전부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뭘 말인가?”

“장로님만 빼고 전부 다요. 하하하!”


왕수량이 겸연쩍은 표정으로 크게 웃었다.


“자네 여지량 장로를 어떻게 생각하나?”

“아! 수석 장로님이요?”

“그래!”

“수석 장로님이야 장로님보다 조금 못하지만, 우리 교의 장로로서 나무랄 곳이 없는 훌륭한 분이지요.”

“가까이 와보게.”


왕수량의 대답에 묘무천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자네 나랑 거사를 해보겠는가?”

-“무슨 거사인지는 몰라도 장로님과 함께한다면 무조건 따르겠습니다.”

-“내가 자네와 할 거사는 바로 이거네.”


묘무천은 자기 엄지를 세워 칼로 베는 시늉을 했다.


-“장로님! 아무리 그래도 수석 장로님을 벤다는 것은 마음이 영 내키지 않습니다.”


왕수량이 허리를 세우며 말했다.


-“내가 거세하자고 한 사람은 수석 장로가 아니라 염마네.”

-“그 인간이라면 저는 무조건 좋습니다.”


왕수량의 대답에 묘무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상체를 세웠다.


“자네 염마가 누군지는 알고 있지?”

“교주님이 타격대 시절 혼자 백 명이 넘는 문파를 몰살하고 얻은 별명이 아닙니까?”

“맞네. 그때만 해도 교주는 움직일 때마다 피 냄새를 풍기고 다녔지.”

“그러면 뭐합니까? 제명대로 살지도 못하는데.”


염무상을 생각한 왕수량은 화가 나는지 금존청 병을 입으로 가져갔다.


벌컥-벌컥!


“장로님! 구체적인 계획은 세웠습니까?”

“나에게 귀를 대보게.”


묘무천의 말이 끝나자 왕수량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장로님! 저에게 중임을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거사가 끝나면 논공행상이 벌어질 것이네. 나는 자네가 우리 교의 역사상 가장 젊은 장로가 됐으면 하네. 이제 자네에게 위험한 일을 맡겼으니 자네 소신대로 잘 해 보게.”

“예? 장로님! 천출인 제가 장로라니요?”

“누구는 우리 교의 출신도 아닌데 현재 교주 노릇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에 비하면 자네는 위에서 하달된 수많은 임무를 수행해 내며 우리 교를 굳건히 지켰잖은가? 나와 수석장로가 강하게 밀어붙일 테니 자네는 거사가 끝나면 장로에 취임할 준비나 하게.”

“장로님의 은혜에 결초보은하겠습니다.”


두 사람의 술자리는 밤이 깊어도 계속됐다.

다음날이 되었다.

왕수량과 묘무천은 새벽에 일어났다.

어젯밤 서로 겹치는 목적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빨리 서둘러라!”


왕수량의 말에 천마대원들은 제각기 자신의 말에 올라 말의 엉덩이에 채찍을 휘둘렀다.

두-두-두-두!

삼십여 필의 말은 뿌연 먼지를 휘날리며 관도를 달렸다.

보름이 지났다.


“대주님! 이 길은 무한으로 가는 길인데 지금 무한으로 가는 겁니까?”


천마대원 중 한 사람이 물었다.


“그래!”

“우리는 교주님이 계시는 형주로 가는 것 아닙니까?”

“교주님께서 무한의 철혈문으로 시집간 석중광의 딸을 원하고 계신다.”

“이유가 뭡니까?”


천마대원의 계속된 질문에 왕수량이 검을 들어 올렸다.


“천마대는?”

“교주님의 뜻을 알려고 하지 않고 무조건 명령에 따른다.”


자신의 선창에 천마대원의 후창이 끝나자 왕수량은 달리는 말의 배를 찼다.

그러자 말은 질풍처럼 앞으로 달렸다.

무한의 철혈문이 내려다보이는 산 위,


“왕대주! 천마대원들과 함께 석중광의 딸을 데리고 나오겠나?”


묘무천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아무리 철혈문이 이류 문파라 해도 석중광의 사돈집입니다. 대원들을 희생하느니 저 혼자 들어가서 데리고 나오겠습니다.”

“혼자 들어가려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데 괜찮겠나?”

“어린 나이에 장로가 되려면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지요.”

“그럼 나는 천마대원들을 데리고 형주로 가는 관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겠네.”

“교에 연락하여 이번 거사에 동참하는 장로님들에게 형주로 오라고 하십시오.”

“알았네, 나는 자네만 믿고 전서구를 날릴 테니 꼭 성공하길 비네.”

“예, 장로님! 석중광의 딸을 데리고 가려면 마차가 있어야 하니 마차 한 대를 준비해주십시오.”

“알았네, 다치지 말고 거기로 오게.”


묘무천이 천마대원들과 함께 떠나자 왕수량은 나무 위로 올라가 밤이 되길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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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훈계 24.05.30 44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7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7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6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48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48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48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5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4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4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2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59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8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69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6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6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78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78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4 0 12쪽
» 26. 응수 24.05.19 92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5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99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5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6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1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5 0 12쪽
19 19. 살수조직 흑묘 +2 24.05.16 115 1 12쪽
18 18. 복수 24.05.15 1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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