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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28 06:00
연재수 :
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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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55,294

작성
24.06.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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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5. 천마삼세

DUMMY

쿠-쿵!

십 이성의 내공에 소마전이 흔들거렸다.

쾅!


“겸아! 무슨 일이냐?”


문을 박차고 들어온 사람은 염무상이었다.


“사..사부님! 어디 다친 곳은 없습니까?”

“다치다니? 오늘 같은 경사스러운 날에 누가 다쳐?”

“...,”

‘아! 또 내 설레발이 판단력을 흐리게 했구나!’

들끓은 내공을 잠재운 준하는 만검을 내려놓았다.


“빨리 교주께 예복을 입혀드려라.”


염무상이 뒤를 보며 말하자 안색이 창백해진 소마전 소속의 시비가 안으로 들어와 준하의 무복을 벗기고 용포를 입혔다.


“사..사부님! 왜 저를 향해 교주라고 하셨습니까?”

“왜긴? 오늘 내가 금분세수(金盆洗手)를 선언했으니 차기 천마가 교주에 오르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

“그럼 아까 함성은 무엇입니까?”

“네가 교주에 오른다고 하니 교도들이 좋아서 지른 소리였다.”

“사부님! 저는 교주에 오르지 않겠습니다.”

“승상에게 물려주든지 네가 알아서 해라. 교도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가자.”


준하의 손에 천마신검과 천마령을 쥐여준 염무상이 말했다.


-“엄밀히 따지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라고 해야겠지?”


‘아! 내가 교주가 될 것을 미리 안 원로원주가 그렇게 말했었어!’

사마강의 말이 생각난 준하는 힘없는 발걸음으로 염무상의 뒤를 따랐다.

‘헐! 내가 이곳의 주인이 된 거야?’

준하는 염무상을 따라 청석이 깔린 연무장에 도착했다.

연무장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었고 연무장의 양쪽에는 이십만 명에 달하는 교도들이 앉아 있다가 준하와 염무상의 모습이 보이자 일제히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허리를 숙인 저들의 마음은 모두 진심이다! 이왕 교주가 됐으니 제대로 된 교주 노릇을 몇 년간만이라도 해보자.’

준하는 교도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허리를 숙였다.

일순 연무장에 정적이 흘렀다.

마교의 교도들에게 있어서 교주는 신성한 존재!

자신들이 보지 못했던 교주의 모습에 당황한 것이다.

교도들 못지않게 준하 역시 당황했다.

‘이게 아닌가?’

앞서 걷던 염무상이 뒤를 돌아보았다.

내공을 끌어올린 준하는 거대한 성화를 피워 올렸다.

와-아-아!

준하의 등 뒤에서 시작된 성화는 거의 천산 높이 만큼 커졌다.


“##$%#@##$-$%&%$#@!”


함성에 이어 교도들의 입에서 나온 주문은 천산에 부딪쳐 연무장 가득 울려 퍼졌다.


“겸아! 천마와 교주는 교도들에게 허리를 숙여서는 안 된다. 그게 우리 교의 첫 번째 계율이다.”

“예!”

“허나 그 어떤 계율도 천마 위에 있을 수 없으니 삼대 천마인 네가 바로 가장 으뜸인 계율이다. 앞으로도 허리를 숙일 셈이냐?”

“예, 사부님! 천마인 저는 저기 있는 이십만 교도들이 바로 우리 교의 핵심이자 몸체라고 생각합니다.”


염무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허허허! 모두 들어라, 신임 교주께서 이후로도 이십만 교도들에게 허리를 숙인다고 하셨다. 드디어 신보다 더 위대한 천마이자 교주가 탄생하셨도다.”


내공을 실은 염무상의 말이 교도들의 귀에 전해졌다.

와-아-아-아!

교도들의 함성에 준하는 다시 허리를 숙였다.

그러자 교도들이 차례로 뒤로 물러났다.

‘지금 뭐 하는 거지?’

준하가 잠시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이 맨 앞줄에 있는 교도들부터 차례로 엎드렸다.

‘엎드릴 공간 때문에 뒤로 물러났구나!’

양손을 흔든 준하는 교도들을 향해 짧게 허리를 숙였다.


“겸아! 그만 자리에 앉자.”

“예, 사부님!”


염무상의 말에 준하는 염무상을 따라 단상으로 올라갔다.

그러자 미리 와 있던 각 문파의 대표들이 일어나 두 사람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특히 준하와 눈이 마주친 대표들은 한 번 더 허리를 숙였다.

천마 삼세가 된 준하!

무림의 배분으로 따지면 염무상에 이어 서열 두 번째이기 때문이었다.

즉위식이 시작되었다.

각파의 대표들이 소개되었다.


“오늘 새로운 우리 교의 교주님께서 교도 여러분께 성화를 내리시겠습니다.”


목소리에 내공을 실은 왕수량이 큰 소리로 말했다.


“성화를 내리신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모르겠어! 그런데 우리 같은 일반 교도에게 무슨 성화야?”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네.”


왕수량의 말에 교도들은 웅성거리며 단상 앞으로 조금씩 다가왔다.

윙-윙!

눈을 감은 준하의 뒤로 거대한 성화가 피워 올랐다.


“오! 내가 살아생전 성화를 내림 받다니 믿을 수가 없군!”

“생각만 해도 황홀해!”

“##$%#@##$-$%&%$#@!”


교도들은 두 손을 들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천 마 천 세-만 마 앙 복!”


교도 중 누군가의 입에서 천마의 재림을 알리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얼마 만에 들어보는가?’

가슴이 울컥한 염무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나직한 목소리로 ‘천 마 천 세- 만 마 앙 복’을 외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런 염무상의 모습을 본 각 문파의 대표들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 마 천 세-만 마 앙 복!”


황보숭이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하자,


“천 마 천 세-만 마 앙 복!”


각 문파의 대표들도 큰소리로 황보숭을 따라 했다.

‘드디어 하나가 됐다!’

스-스-스!

천산을 덮을 정도로 거대해진 성화가 핵분열 하듯 나뉘기 시작했다.

경이로운 광경에 연무장에는 정적이 흘렀다.

분열을 마친 성화는 연무장 하늘을 덮었다.


“꼭 야국(野菊:들국화) 같다!”

“그래! 세상에서 가장 신성하고 푸른 야국이야!”


교도들의 눈빛이 몽롱하게 변했다.


“모두 받으시오.”


준하의 말이 끝나자 작은 성화는 교도들의 정수리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남은 성화는 단상에 있는 각 문파의 대표들 정수리로 스며들었다.


“어-엇! 빨리 운공을 합시다.”


남궁백의 말에 각 문파의 대표들은 누가 먼저랄 것이 없이 서둘러 운공을 시작했다.


“허허! 모두 하나가 되었어!”


염무상의 노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꿈꿔왔던 광경인가? 그런데 오늘 막 교주에 오른 겸이가 모든 것을 해냈어!’

염무상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휴-우! 화주라도 마셔야 진정이 될 것 같구나!”


염무상은 서서히 단상을 내려갔다.

그러자 눈을 뜬 준하가 염무상의 뒤를 따랐다.


“겸아! 여기서 갈리자.”


앞서 걷던 염무상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사부님! 어디로 가시는데 여기서 갈리자고 하십니까?”

“조사전 뒤에 태상 교주전이라는 작은 묘옥이 있다.”

“그럼 그곳까지 제가 모시겠습니다.”

“아니다. 운공을 마치면 신임 교주부터 찾을 것인데 자리를 비우면 되겠느냐?”

“알겠습니다. 사부님! 조만간 인사드리러 가겠습니다.”


염무상이 멀어지자 준하는 교주전으로 갔다.

성화를 받은 사람 중에 황금만과 황왕상도 끼어있었다.

각 문파 대표들의 뒤쪽에 앉은 두 사람은 자신들의 정수리로 성화가 스며드는 순간 전율을 느꼈다.


-“왕상아! 온몸에 활력이 돈 것이 불로장생 할 것 같구나!”

-“아버님! 제 몸에도 알 수 없는 큰 힘이 들어온 느낌입니다.”


내공이 없는 황금만과 황왕상은 운공 중인 문파의 대표들을 보면서 조용히 말했다.

운공을 마친 각 문파 대표들이 하나둘 눈을 떴다.

‘염무상 교주도 그렇지만 신임 교주는 우리 정도인들보다 더 공명정대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 가문과 혼인하도록 해야겠어!’

눈을 뜬 정도인들의 한결같은 생각이었다.


****


마교에서 이틀 밤을 보낸 각 문파 대표들은 마교를 떠나기 전, 모두 준하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왔다.


“교주님! 교주님이 오실 때까지 우리 문파의 대문을 열어두고 기다리겠습니다.”

“예! 그곳을 지나갈 기회가 있으면 들리도록 하겠습니다.”


각 문파 대표들은 이런 말을 하면서 아쉬운 표정으로 마교를 떠났다.


“교..교주님! 저희도 떠나려고 합니다.”


새벽부터 소마전 앞에서 서성이던 황금만과 황왕상이 소마전으로 들어와 말했다.


“황전장주가 떠나는 것은 이해하지만 넌 내 몸종이 되기로 약속하지 않았느냐?”

“교..교주님! 이놈도 많이 반성하고 있으니 그냥 보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준하의 말에 황금만이 물었다.


“흠! 신용을 첫 번째로 여겨야 할 전장주가 자신이 했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다니?”


준하는 혼자 말처럼 하며 황왕상의 눈을 쳐다보았다.


“아..아버님! 저는 교주님의 말씀처럼 이곳에 남아 교주님의 몸종이 되겠습니다.”


겁먹은 얼굴의 황왕상이 준하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평생을 시비들의 시중만 받으며 살아온 네가 어떻게 교주님을 모신다고 그러냐?”


‘나도 그리 공정한 놈이 아닌데 이 인간이 정말 뚜껑 열리게 하네!’

황금만의 말에 열이 받은 준하였다.


“황전장주! 아들놈을 데리고 가고 싶소?”

“예, 교주님!”


탁!


“보내주겠소, 보내줄 테니 당장 내 돈 이백이십일 만 냥을 내놓고 가시오.”


준하는 황금만의 직인이 새겨진 옥패를 탁자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헉! 우리 전장의 최대 고객이 교주님이셨습니까?”

“내가 제일전장의 최대 고객인 것은 모르겠고 언제까지 내 돈을 가져올 수 있겠소?”


‘지금 당장 금자를 긁어모아 교주에게 이백이십일 만 냥을 지급하면 우리 전장은 바로 망한다!’

황금만의 얼굴에서 땀이 떨어졌다.


“교주님!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부디 제 자식을 사람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황전장주! 전장주의 아들은 사람이 아니오?”

“요..욕심 많은 돼지 같은 놈입니다. 저도 포기한 아들 놈인데.....,”


황금만은 준하를 설득하여 황왕상을 데리고 가고 싶었다.


“곰 새끼라면 쑥과 마늘을 먹여 사람을 만들 텐데, 돼지 새끼라 죽지 전까지 패면 사람이 될까?”

“교주님! 몸종으로 쓰시다가 잘 돌려보내 주십시오.”

“하하하! 그래요. 내 몸종을 얻은 대신 욕심 없는 돼지 새끼 한 마리를 내주겠소.”


준하의 말에 두 부자의 얼굴은 흙빛이 되었다.


“왕대주! 들어와라.”

“예, 주군!”


밖에서 대기 중이던 왕수량이 들어왔다.


“이놈을 데리고 가서 노비들이 입는 옷으로 갈아 입히고 떠나는 황전장주에게는 돼지 한 마리를 내주어라.”

“예, 주군!”


왕수량이 두 부자를 데리고 나갔다.

‘총관부로 가서 빨리 명단을 받아야겠어.’

소마전을 나온 준하는 총관부로 가서 총관 모겸명을 만났다.

염겸명은 염무상이 최근에 준하를 위해 임명한 총관으로 염무상의 팔촌 손자쯤 되는 사람이었다.


“염총관! 우리 교에 입교를 거부하고 패악질과 노략질을 마도 계열의 문파들을 파악했나?”

“예, 교주님! 여기 있습니다.”


염겸명은 명단이 적힌 문서를 준하에게 주었다.


“이 문파들에 전서구를 보내 조만간 감찰당에서 감찰을 나간다고 해라.”

“예, 교주님! 그런데 교주님께서 직접 나가시는 것 아닙니까?”

“염총관! 전서구의 서신에 내가 가는 것까지 알려 주려고?”

“제 생각에는 알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

“교주님의 방문에 맞춰 의전을 준비해야 하니까요.”

“염총관! 올해 몇 살이지?”

“마흔일곱 살입니다.”

“마흔일곱이면 감찰과 순회 정도는 구분할 수 있는 나이 아냐?”


준하의 말에 염겸명의 표정이 변했다.


“교주님! 정말 감찰을 나가시는 것입니까?”

“교의 율법에 반하는 문파가 있으면 그 문파의 문주 목을 자를 생각이야. 총관은 피 튀기는 감찰을 유람가는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군?”

“죄송합니다. 교주님!”“교주의 생각을 짐작하지 마라. 오늘은 사부님의 얼굴을 봐서 그냥 넘어가겠지만 차후 또 본 교주의 생각을 짐작하여 속단하려고 하면 그때는 총관의 목부터 자르겠다.”

“존명!”


외부 무력대 출신의 염겸명은 얼른 허리를 숙였다.

‘이틀 후 원단이 되면 교주님의 나이 갓 스물세 살이 된다고 하던데 지금 보니 무섭기로 소문난 할아버지보다 더 완고하고 살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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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 이별을 준비하다 24.06.26 3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7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8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10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1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4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18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15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18 0 12쪽
92 92. 천지 24.06.21 18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17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19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19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22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6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5 0 12쪽
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4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26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27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28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30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1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5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0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30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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