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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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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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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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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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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6. 회계당 당주

DUMMY

문서 넘기는 소리에 황보숭의 눈은 준하에게 향했다.

‘장담한 대로 한 식경 안에 끝내면 아니, 오늘 밤 안에만 끝내도 우리 총관부의 서기로 채용해야겠어. 형주 위양전의 손자라면 신분은 확실하니 말이야! 가만 형주? 형주라면 흑점이 있는 곳이 아닌가? 그런데 공교롭게도 내가 형주를 다녀온 후 우리 맹에 지원했다면 혹시 흑점의 대살수가 아닐까?’

황보숭은 붓을 잡은 준하의 손을 유심히 보았다.

‘거..검을 잡아서 생긴 굳은살이다. 그럼 이 사람이 바로 흑점의 대살수?’

자신도 모르게 놀라 소리를 지를 뻔한 황보숭은 얼른 입술을 깨물었다.

일다경이 지나자 준하가 일어났다.


“총관님! 다 끝났습니다. 아무 항목이나 계산해 보십시오.”

“허허! 어련히 알아서 했겠소? 다 맞겠지요.”


황보숭의 말에 준하와 청무는 동시에 황보숭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황보총관! 그 말은 위공자에게 잘 보여야 할 내가 할 말인데 왜 선수를 치시오? 나에게 뭐 섭섭한 일이라도 있소?”

“아니요. 나 또한 청무장문인처럼 위공자를 믿기 때문이오.”


‘눈치챈 것인가?’

만면에 미소를 띠며 말하는 황보숭의 눈빛에 준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황보총관! 우리 위공자의 실력을 확인했으니 총관부의 대주로 임명해 주시오.”

“청무장문인! 대주라니요? 당치 않소이다.”


반문하는 황보숭의 얼굴에 미소가 걷혔다.


“당치않다니?”


청무가 얼굴을 씰룩거리며 물었다.


“나는 위공자를 대주보다는 바로 내 밑인 당주로 생각하고 있소이다.”

“허허허! 그런 뜻이 있었구려. 우리 그만 나가서 술이나 한잔합시다.”


세 사람은 총관부를 나왔다.


“총관님! 어디 가십니까?”


준하를 대신해 초소에 있던 호광세가 다가왔다.


“여기 있는 위공자를 축하하기 위해 주루에 간다네.”

“축하라니요?”

“내일 맹주님의 재가가 나야겠지만 나는 위공자를 당주에 임명하기로 했네.”

“그..그래요? 위당주! 축하합니다.”


호광세가 준하를 향해 포권을 해 보였다.


“감사합니다. 호당주님! 순찰이 끝난 것 같은데 같이 가시죠?”


살행하기 전까지 준하는 무림맹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싶었다.


“총관님! 그래도 되겠습니까?”

“여부가 있겠는가? 위공자만 좋다면 나와 청무장문인은 무조건 좋다네. 안 그렇습니까, 청무장문인?”

“맞소이다. 우리 다 같이 갑시다.”


다음날,

준하는 시녀의 목소리에 잠에서 깼다.


“당주님! 소세(梳洗) 물을 가지고 왔습니다.”

“거기 두시오.”


‘어제 너무 많이 마셨나?’

창문을 연 준하는 밖을 내다보았다.

준하가 잔 곳은 회계당의 전각에 딸린 숙소였다.

회계당은 총관부 소속으로 총관부는 무림맹 내에서 장로원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서열이었다.

식당으로 간 준하가 아침을 먹고 나오고 있는데 황보숭이 다가왔다.


“위당주! 맹주님께서 자네를 보고자 하시네. 아마 임명장을 직접 주실 모양이야.”

“예! 그렇지 않아도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잘 됐습니다.”


맹주전으로 가는 길,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했으니,’

준하는 황보숭이 눈치채지 못하게 암암리에 내공을 끌어올려 보았다.

‘역시 침으로 합곡혈을 찌르지 않은 이상 가용할 수 있는 내공은 일 할이다.’

긴장했던 준하는 자신의 내공 상태를 확인한 후 평온한 얼굴로 맹주전으로 들어갔다.

석중광은 별호인 천리현검답게 자신의 검을 닦고 있었다.


“맹주님! 이번에 임명한 신임 회계 당주입니다.”


허리를 숙인 황보숭이 보고했다.


“그래요? 어딘지 모르게 낯이 익은 얼굴이군!”


채-애-애!

준하에게 들으라는 듯 석중광의 검을 비틀어 낮은 검명이 울리게 했다.


“위당주는 제 처가 쪽 먼 친척으로 색목인들보다 산술이 더 훨씬 뛰어납니다.”

“반갑네!”


황보숭의 말에 석중광이 준하에게 다가왔다.


“위준합니다. 맹주님!”


석중광은 자신에게 허리를 숙이는 준하의 얼굴 대신 준하의 손을 주시했다.


“검을 잡아본 손이군!”


석중광은 손을 뻗어 준하의 완맥을 잡은 뒤 자신의 내공을 밀어 넣었다.


“컥! 거..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시간이 날 때마다 목검을 휘두르곤 했습니다.”


석중광의 내공은 준하의 팔을 찢을 듯 큰 고통을 주며 혈도를 따라 몸 전체를 한 바퀴 돌았다.

바로 혈마의 혈마기였다.

준하는 고통에 몸을 부들부들 떨며 대답했다.


“놀랐나? 놀랐으면 미안하군. 이 늙은이의 소소한 악취미라고 생각해 주게.”


준하의 얼굴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들이민 석중광이 내공을 회수했다.

‘혈광이다! 내공을 끌어올리면 혈안(血眼)으로 변하는 심법을 익혔어!’

준하는 고통 속에서도 석중광의 눈 속에서 일렁이는 혈광을 보았다.


“황보총관! 황보총관이 추천한 사람답게 의지가 굳은 젊은이요. 얼굴은 봤으니 임명장은 황보총관이 알아서 하시오.”

“예, 맹주님! 그럼 총관부에 있는 맹주님의 직인을 찍어 임명장을 발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석중광을 향해 허리를 숙인 준하는 황보숭을 따라 맹주전을 나왔다.


“총관님! 왜 저를 처가 쪽 친척이라고 하신 겁니까?”

“우리 총관부에서는 위당주가 꼭 필요로 하다네, 그런 위당주를 맹주님이 불필요한 의심을 할 것 같아 그랬네.”


‘뭘까?’

준하의 질문에 황보숭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준하와 헤어진 황보숭은 총관부로 들어갔다.


맹주전,

‘뭘까? 황보숭은 회계 당주 그놈을 자신의 처가 쪽 먼 친척이라 했는데 그놈에게 우리 중원인과는 다른 뭔가가 있었어! 다음에 만나면 혈마의 여간무영시(如看無影視)를 전개하여 그놈의 머릿속을 들여다봐야겠어!’

석중광은 의구심 가득한 얼굴로 준하를 생각했다.

며칠이 지났다.

황보숭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대살수뿐이었다.

‘며칠 전 위당주는 맹주의 시험을 통과했었다. 위당주는 내가 짐작한 대살수가 아닐까? 만약 아니라면 이번에는 또 무슨 구실로 사람들을 뽑는다고 하여 맹의 문을 열어둘까?’

자리에서 일어난 황보숭은 자신의 집무실 문을 잠근 뒤 총관비서(摠管秘書)를 꺼냈다.

‘빨리 맹주의 일을 빨리 처리하여 총관비서(摠管秘書)를 모두 불살라야겠는데 도무지 일의 진척이 없어!’

총관비서(摠管秘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황보숭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이 총관비서(摠管秘書)를 여기에 두고 위당주를 부른 뒤 내가 자리를 비켜주자. 만약 위당주가 나 모르게 총관비서를 본다면 그건 대살수의 행동이고 보지 않는다면 위당주는 그저 산술에 능한 사람일 뿐이다!’

황보숭은 뭔가를 꺼내 총관비서(摠管秘書)의 표지에 한 바퀴 돌렸다.

바로 눈에는 보이지 않고 손의 감촉으로만 알 수 있는 지망(蜘網; 거미줄)이었다.

‘우리 무림맹의 치부를 드러내더라도 위당주의 신분만 확인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는 일이다.’


황보숭은 총관부 소속의 무인을 불렀다.


“회계당으로 가서 위당주를 데리고 와라.”

“예, 총관님!”


잠시 후,

준하가 황보숭의 집무실로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앉게, 다름이 아니라 차 한잔하고 싶어서 불렀네.”


황보숭은 자신의 책상 옆에 있던 의자를 준하에게 내밀었다.

잠시 후,

총관부 소속의 시비가 차를 가지고 들어왔다.

두 사람이 차를 마시는 동안 총관부 소속의 무인이 들어왔다.


“총관님! 산동상단에서 손님이 찾아와 귀빈실로 모셨습니다.”

“알았다.”


무인이 나가자 황보숭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위당주! 귀빈실에 다녀올 테니 잠시만 기다리게.”

“예, 총관님!”


황보숭이 나가자 준하는 황보숭의 책상 위를 보았다.

‘총관비서(摠管秘書)? 아! 저 서책은 역대 총관들이 후임 총관들을 위해 비밀리에 적었다는 무림맹의 비사를 쓴 책이구나!’

급히 내공을 끌어올린 준하는 주위의 기척을 살폈다.

‘내공을 금제한 상태라 느낄 수 있는 넓이는 반경 열 보(步) 이내구나!’

신경을 곤두세운 준하는 총관비서를 펼쳤다.


-원(元) 대덕 사 년 (大德 四 年:성종 1300년)

석중광 맹주는 천마 염무상이 머문 객잔의 우물에 실혼단을 풀게 했다.

실혼단을 복용하게 된 염무상은 내공이 폭주하여 형주 만검문의 위양전을 비롯해

수많은 정도인을 학살했다.

염무상에게 죽은 모든 사람은 석중광 맹주와 척을 진 사람으로 석중광 맹주의

목적은 정적 제거하고자 함이었다,


-원(元) 지정 십구 년(至正 十九 年:혜종 1359년)

석중광 맹주는 자신의 본가인 제왕문으로 돈을 보내기 위해

삼류 무인인 뇌정검 을지광의 뇌정검법을 절대 검법서로 둔갑시켜 형주의 흑점에서

팔게 하였다.

.

.

-석중광 맹주는 형주의 산적들을 겁박하여 ‘천년 검객’의 작가 위겸의 부모를 죽였다.

.

.

-최근 들어 석중광 맹주는 한 달에 한두 번 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여자들을

납치하여 가학적인 행위를 했다.


“커-헉 웩!”


털-썩!

총관비서(摠管秘書)를 읽은 준하는 신음과 함께 엎드려 피를 토하고 말았다.

‘석중광 개새끼! 널 가장 비참하게 죽여 네놈의 후손들 눈에서 피눈물이 나게 할 것이다!’

비틀거리며 일어난 준하는 윗옷을 벗어 자신이 토한 피를 닦았다.

‘총관이 오고 있다!’

황보숭의 기척을 느낀 준하는 자신의 옷을 둘둘 말아 한 손에 들었다.

집무실의 문이 열리고 황보숭이 들어왔다.


“위당주! 왜 서 있나?”

“예, 총관님! 차를 마시다 옷에 쏟는 바람에 지금 가야 할 것 같습니다.”

“허! 내가 괜히 차를 마시자고 하여 번거롭게 했네, 그럼 조만간 또 보세.”

“알겠습니다. 총관님! 다음에는 제가 좋은 차를 구해 총관님께 오겠습니다.”


준하가 나가자 황보숭의 손은 총관비서의 표지를 만졌다.

‘봤다! 어딜 봤을까?’

총관비서를 펼치려던 황보숭은 동작을 멈췄다.

‘혈향? 이건 분명 비릿한 피 냄새다! 무인에게 지병이 있을 리는 만무하고 왜 피를?’

총관비서를 눈높이로 올린 황보숭은 준하가 펼친 부분에 종이를 끼워 넣어 표시한 다음 총관비서를 펼쳤다.

‘헉! 위당주가 자세히 본 내용은 호북성 형주와 관련된 일이다. 그럼 위당주가 바로 대살수?’


“큭-허-허-허!”


준하의 신분을 짐작한 황보숭은 소리죽여 웃음을 터뜨렸다.

‘위당주가 아니, 대살수가 살행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판을 깔아주어야겠어!’

황보숭은 역시 무림맹의 총관이었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했지! 그러나 우리 맹은 단 한 번도 썩은 적이 없었다. 단지 썩은 부위를 찾는다면 명문가에서 태어나 썩은 채 맹으로 들어온 맹주와 몇몇 간부들뿐이다. 정마(正魔)가 평화로운 지금 썩은 수뇌부가 있는 무림맹은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다!’

서신을 적은 황보숭은 총관부 전용 전서응을 꺼내 하늘로 날렸다.

-담로(湛盧: 전국시대 월나라의 구야자가 만든 명검)를 보내라.


****


해시(亥時 21:00~23:00) 초

준하는 무림맹을 빠져나와 하오문 장안지부로 가서 전서구를 빌렸다.

-아저씨! 내공을 끌어올리면 혈안이 되는 심법이 있어요?


전서구 다리에 서신을 매단 준하는 전서구를 날렸다.

수신인은 바로 염무상이었다.

며칠이 지나자 염무상의 답신이 하오문 장안지부에 도착했다.


-혈마의 아수라혈경으로 인한 주화입마 전조 증상이다.

혈안이 된 자를 만나면 무조건 피해라.


‘혈마? 혈마가 누구일까?’

혈마는 오백여 년 전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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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1. 연지소 24.06.26 20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20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20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24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26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2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2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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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3. 흑금상단 24.06.22 27 0 12쪽
92 92. 천지 24.06.21 28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25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27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30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30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3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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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33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34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34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36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36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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