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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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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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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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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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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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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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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05. 최두진 대표

DUMMY

쓰레기통을 치운 종업원은 두 사람의 호주머니에서 지갑을 뺐다.

‘도우미들에게 돈을 줘야 하는데 이것들 순 거지들 아냐!’

종업원은 지갑을 다시 두 사람의 호주머니에 넣었다.

‘직접 깨우는 것보다 에어컨을 트는 게 더 낫겠어!’

종업원은 에어컨의 설정 온도를 17도로 맞춘 뒤 룸을 나갔다.

두 시간이 지났다.


“어! 추워!”


배상철이 눈을 떴다.

‘우리가 아직 술집에 있었나?’

배상철은 건너편에서 자는 변명근에게 갔다.


“명근아! 그만 나가자.”

“왜? 나가래?”

“아무리 공짜라고 해도 그만 마셔야지.”

“그건 그렇네!”

“물 마시고 정신 차려라.”


배상철이 변명근에게 생수를 건넸다.

똑-똑!


“들어와.”


종업원이 들어왔다.


“형님들! 즐겁게 드셨습니까?”

“즐겁기는 뭐가 즐거워?”


변명근이 입가에 흐르는 물을 닦으며 짜증 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즐겁지도 않았는데 양주를 한 박스나 드셨어요?”

“그래! 도우미들이 기분 나쁘게 해서 그만 마시고 가야겠다.”

“잠깐만 기다리시면 계산서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무슨 계산서? 기분 나빠 도우미들에게 돈을 못 주겠어.”

“주고 못 주고는 계산서를 보시고 말씀 나누시겠습니다. 형님!”


종업원이 나가자 변명근은 지갑을 꺼냈다.


“상철아! 너 얼마 있냐?”

“삼 십. 너는?”

“나는 이십 정도 있다.”

“오십이면 도우미들에게 줄 돈은 충분하겠다. 자 삼 십이다.”


배상철은 변명근에게 삼십 만 원을 주었다.

문이 열리고 종업원이 계산서를 가지고 왔다.


“형님들! 오래 기다렸죠? 여기 계산서 가져왔습니다.”

“이게 뭐야?”


계산서를 본 변명근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얼만데 그래?”


배상철이 변명근의 손에 있는 계산서를 보았다.


“천이백구십만 원?”

“예, 형님! 제가 아주 저렴하게 모셨습니다.”

“미친 새끼! 너, 우릴 호구로 봤구나?”


변명근이 옷을 벗었다.

얇은 몸에 검게 탄 피부 위로 노가대를 하다가 긁힌 자국이 듬성듬성 보였다.

종업원 입가에 조소가 생겼다.

변명근이 주먹을 쥐었다.

아무리 눈치 없는 변명근이라 해도 종업원의 조소가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쿵-쿵!


“형님들! 단 한 푼도 못 깎아 드립니다.”


종업원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러자 문이 열리고 문신으로 가득한 덩어리들이 들어왔다.

뉴스에서 본 조폭들이다.


“우리가 술값을 안 내려는 것이 아니라 어제 댁이 이런 말을 했잖아요. 어제가 이 가게의 7주년인데 우리가 깜짝 이벤트에 당첨되어 술값은 공짜라고,”

“형님들! 왜 선량한 저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십니까? 우리 가게는 7년이 아니라 이제 겨우 1년 됐습니다. 여기 뒤에 있는 분들은 무허가 장기 이식 병원에서 나왔으니 술값을 내던지 아니면 장기를 꺼내 놓고 가든지 알아서 하십시오.”


종업원의 말이 끝나자 덩어리 하나가 테이블 위에 회칼을 얹어놓았다.


“저-어 우리 둘이 할 이야기가 있으니 잠시 자리 좀 비켜 줘요.”

“형님들! 나와 병원 형님들이 해장국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깔끔하게 천삼백으로 맞춰 주십시오.”


종업원이 문을 열자 덩어리들은 종업원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상철아! 통장에 있는 돈이라도 찾아 주고 나가자. 모두 해봤자 금괴 하나 값도 안 되잖아?”

“그럼 육백오십씩 내는 것으로 하자.”

“응! 카드 주면 내가 찾아올게.”


배상철은 변명근에게 현금 카드를 꺼내 주었다.


“대화는 원만하게 끝났습니까?”


안으로 들어온 종업원이 물었다.


“내가 가서 돈을 찾아올게요.”


변명근이 대답했다.


“형님! 돈은 제가 찾습니다. 형님들은 여기 계십시오.”


종업원이 손을 내밀었다.

변명근은 카드를 건네며 비번을 알려주었다.

10분 정도 지나자 종업원이 돌아왔다.


“형님들! 천삼백을 찾으니 남겨놓기에 섭섭한 소액, 오십이 남아서 마저 찾았습니다. 그래서 술값과 도우미 TC로 천삼백, 그리고 숙박비로 오십을 계산했습니다. 맞죠?”

“숙박비라니요?”

“이거 왜 이러십니까? 형님들은 냉기로 빵빵한 에어컨 밑에서 편히 주무셨잖습니까?”

“...,”


배상철과 변명근은 입은 닫은 채 종업원을 노려보며 일어났다.


“형님들! 다음에 또 오시면 형님들이 좋아하는 개업이벤트를 꼭 해드리겠습니다. 다시 오십시오.”


두 사람은 대꾸하지 않고 주점을 나왔다.


“상철아! 피곤하니 오늘은 쉬고 내일 만나자.”

“그래! 어차피 그걸 처분하려면 같이 움직여야 하니까.”


두 사람은 각자 택시를 타고 자신들이 사는 고시원으로 향했다.


서진 반도체의 사옥,

‘곧 퇴근 시간인데 전화나 해볼까?’

시계를 본 최두진 대표는 핸드폰을 들었다.

‘핸드폰으로 전화해서 괜히 골치 아픈 일이 생길지 모르니 일반 전화로 하자.’

수화기를 든 최두진 대표는 메모지에 쓰인 전화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아닌가? 물어보고 아니면 말지 뭐.’

생각보다 듣기 좋은 젊은 목소리가 들리자 최두진 대표는 잠시 갈등했다.


-“저 혹시 금괴을 수입하는 분이요?”

-“누구에게 무슨 말씀을 들으셨는지 모르지만 저는 금괴을 수입하는 사람이 아니라 카자흐스탄에서 금광을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아! 그래요? 혹시 보유하고 있는 금이 많소?”

-“예! 조금 됩니다.”

-“혹시 시세보다 조금 싸게 살 수 있겠소?”


급한 마음에 최두진 대표는 가격부터 물었다.


-“예? 얼마에 사고 싶은지 몰라도 흥정은 만나서 하죠?”

-“그럼 내가 있는 쪽으로 올 수 있겠소?”

-“예! 장소를 말씀하시면 제가 샘플을 가지고 찾아가겠습니다.”

-“나는 서진 반도체에서 근무하는데 우리 회사의 사옥 옆에 있는 건물을 보면

지하에 ‘달’이란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한 시간 후 거기서 만납시다.”

-“예! 거기서 뵙겠습니다.”


준하는 금괴 하나를 클러치 백에 넣고 집을 나왔다.

‘전형적인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 같다! 그런다고 갑질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고,’

준하가 느낀 최두진 대표의 첫인상이었다.

‘아직 어린애로 보이는데 이 친구가 카자흐스탄에서 금광을 운영한다고? 부모가 돈이 많나?’

최두진 대표는 준하가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서 태어나 돈이 많아 카자흐스탄에서 금광을 운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김준하입니다.”


준하가 먼저 인사하자 준하와 달리 최두진 대표는 준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다.


“반갑소! 나는 최두진이요.”


최두진 대표는 손을 내밀려다 말았다.

‘가까이서 보니 엄청난 미남에 평생 운동만 한 몸이군! 악수 안 하길 잘했어.’

두 사람은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가 오자 준하는 금괴를 꺼냈다.


“오! 대충 2kg 정도 될 것 같은데 몇 개나 있소?”

“이걸 제외하면 마흔여덟 개 있습니다.”

“그게 전부요?”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은 정식 통관절차를 받은 것이고 아직 받지 않은 것이 약 8톤 정도 있습니다.”

“예? 8톤이요?”

“예!”

“그럼 그걸 모두 나에게 넘겨 주겠소?”

“가격만 맞으면 팔도록 하겠습니다.”

“..음! 카자흐스탄에서 살았으면 그곳 말을 잘하겠소?”


‘나를 의심하고 있다!’

준하는 최두진 대표의 눈빛에서 자신을 의심하는 것을 느꼈다.


“Бұл сияқты сөздерді айтудың орнына мен шарттарды орындағым келеді, өйткені біз қазір Қазақстандағы алтын кенішін жоюға тырысамыз.”


준하가 카자흐스탄어로 말하자 최두진 대표는 준하 얼굴만 쳐다보았다.


“방금 제가 한 말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저는 이런 말보다 현재 카자흐스탄의 금광을 정리하려고 하니 서로 조건을 맞춰 보았으면 합니다.’라는 말입니다.”


준하는 흑점의 살수 시절 카자흐스탄어를 배웠었다.


“허허! 이게 내가 못 알아들어 미안하군! 나는 사업상 카자흐스탄어의 단어 몇 개 정도 아는 실력이오.”

“번역해 드렸으니 이제 협상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소. 모두 현금으로 드릴 테니 시세의 90%에 거래합시다.”

“대표님이 원하시는 인도 장소로 가져다드릴 테니 95%에 거래했으면 합니다. 물량이 많아서 그렇지 돈이 급해 빨리 팔려는 것이 아닙니다.”


‘흠! 8톤의 5%면 그 돈만 해도 400억이다. 이건 절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야!’

최두진 대표는 준하를 보며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이러면 어떻소? 90%는 현금으로 나머지 5%는 내가 가진 회사의 지분을 이전하는 것이.”

“그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내일 대표님께서 원하시는 장소를 말씀하시면 98kg은 그곳으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그럼 나는 내일 시세를 알아보고 현금으로 준비하겠소.”

“알겠습니다. 대표님!”

“김대표!”


표정을 바꾼 최두진 대표가 준하를 불렀다.


“예, 대표님!”

“내가 대표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소?”

“저는 큰 거래를 하기 앞서서 상대방의 신원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허! 맞는 말이오. 나는 올해 마흔아홉인데 몇 살이오?”


‘나이로 꼰대질을 하고 싶을까? 그러나 나는 최두진 대표보다 더 높은 곳에 있다가 왔으니 별로 내키지 않네.’

따지고 보면 준하의 나이는 물론 위치도 최두진 대표 보다 더 높은 곳에 있었었다.


“스물일곱입니다.”

“젊음이 부럽군! 몸을 보니 꽤 많은 운동을 한 것 같은데 맞소?”

“타국에서 긴장이 연속된 생활을 하다 보니 목숨을 지키기 위해 틈틈이 운동하게 되었습니다.”

“저녁 시간이 된 것 같은데 우리 어디 가서 술이라도 한잔합시다.”

“그럼 오늘 폐를 끼치겠습니다.”


최두진 대표는 준하를 데리고 대한민국 상위 0.001%만 다니는 석정이라는 한정식집으로 갔다.


“이곳은 성공한 사업가나 권력을 잡은 정치인만 오는 곳이오. 음식 맛은 장담하는데 젊은 김대표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소?”

“대표님! 저는 술과 음식만 맛있으면 좋습니다.”

“푸-허허! 맞소! 우리 두 사람이 만나 정치인들처럼 모사를 꾸미는 것도 아니니 술과 음식만 맛있으면 그만이지요.”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자 최두진 대표는 준하의 주량에 놀라는 눈치였다.

‘카자흐스탄에서 독한 위스키만 마셔서 잘 마실까? 둘이 양주 열병도 넘게 마셨는데 전혀 술 마신 것 같질 않군!’

남자들은 나이를 떠나 사소한 것에 집착하며 승부를 보려고 한다.

오늘 스물일곱 살인 준하와 마흔여섯 살인 최두진 대표도 그랬다.

술이 들어가자 최두진 대표의 승부욕이 발동했다.

지금 술자리를 협상의 연장으로 생각했다.

그에 비해 준하는 최두진 대표를 약한 일반인이라고 생각했다.


“우-웁! 김대표! 우리 내일 일도 있으니 그만 일어납시다.”


최두진 대표가 가슴을 잡으며 일어났다.


“예!”


가슴을 잡아 구토를 참는 최두진 대표와 달리 준하는 자신 앞에 놓인 마지막 잔을 마시며 일어났다.

그걸 본 최두진 대표가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김대표! 내일 오전에 전화하겠소.”

“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수행기사가 차를 가지고 오자 최두진 대표가 먼저 떠났다.


****


각자의 고시원으로 간 배상철과 변명근은 아침이 되자 삼십 분 간격으로 잠에서 깼다.

‘금괴를 팔아 돈이 들어오더라도 날을 새며 술을 마셔서는 안 되겠어!’

담배를 입에 문 배상철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내 금괴들이 잘 있는지 볼까?’

배상철은 매트리스를 들어 올렸다.


“어..없다. 어디로 간 거야?”


배상철은 매트리스를 들어 올려 벽에 기대놓고 매트 받침대까지 들어 올렸다.


“내가 금괴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안 사람은 명근이 새끼뿐인데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차분히 어이없는 이 상황을 정리해 보자.”


배상철은 식당에서 소주를 마실 때부터 상황을 떠올렸다.

‘명근이 누군가가 던진 것 같다면서 유흥주점 명함을 보았었다. 그런데 그때 식당 문은 닫혀 있었고, 내가 화장실 다녀오면서 분명히 닫았으니까 정확해! 그럼 그 새끼는 미리 명함을 가지고 있다가 나에게 보여 준 것이다. 그리고 내가 주점에서 취해 잠들자 우리 집으로 와서 금괴를 훔쳤을 것이고,’

배상철은 서둘러 옷을 입었다.

‘이건 그 새끼가 피는 담뱃갑이잖아!’

옷을 입다가 준하가 던져놓은 담뱃갑을 발견한 배상철은 담뱃갑을 주워들었다.

‘가서 죽여버리고 금괴를 전부 뺏어야겠어!’

도로로 나온 배상철은 택시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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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5. 최두진 대표 24.06.29 18 0 13쪽
104 104. 배상철과 변명근 24.06.28 19 0 11쪽
103 103. 회귀 24.06.27 18 0 12쪽
102 102. 회귀를 준비하다 24.06.26 19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19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20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19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24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26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2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27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27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27 0 12쪽
92 92. 천지 24.06.21 28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25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27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30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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