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난정(蘭亭)서재입니다~

비밀 낙서첩

웹소설 > 작가연재 > 시·수필

난정(蘭亭)
그림/삽화
nanjung
작품등록일 :
2015.06.21 08:53
최근연재일 :
2017.04.05 15:48
연재수 :
379 회
조회수 :
126,131
추천수 :
1,653
글자수 :
165,582

작성
15.07.19 13:01
조회
138
추천
5
글자
1쪽

애인

DUMMY

어릴 적엔

사랑사랑 이파리 뽐내며

미식가의 혀끝에서 자지러지기도 했네


자라서는

몰래몰래 달뜬 오지랖을

여름 내내 여몄다가

부끄럼색깔 자잘한 꽃으로

장미꽃다발 틈에 들러리도 해보았네


이제는

잔뿌리 끊기고결박된 발을 비틀려

곁가지조차 뚝뚝 떠나보낸 외줄기 몸이

빈혈, 빈혈에 걸린 채로

끝없이 목 마른 나무가 되네

벌건 혀로 구석구석 핥고 핥는

환장할 부탄가스 불목욕에 마음까지 내맡기고

니글거리는 들기름 단장에 딸꾹질도 달래며

속공으로 휘둘리어 골키퍼에게 달려드는

그처럼 혼이 쑥

둘러빠질 축구공 신세를

틈틈이 추스르네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


갓 오십에 떠난 뒤로 다시 안 오는 남편 찾아서

칠순 넘긴 이제껏 아침마다 약수터에 오르는

우리 어머니의 애인, 애인,

말없는 애인이 되어

그 남은 날들마다를 촘촘하게 채우려하네.


빈 들판이 너무 추워

울타리 안에 들어왔던

명아주

그 지팡이 하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비밀 낙서첩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1 백도 15.07.23 186 5 1쪽
110 물보라 15.07.23 200 5 1쪽
109 홍시(紅柿) +1 15.07.22 221 8 2쪽
108 오해 15.07.22 175 6 1쪽
107 나비 +2 15.07.22 241 5 1쪽
106 수로(水路) +2 15.07.22 203 6 1쪽
105 밤손님 15.07.22 257 8 1쪽
104 해는 숨을 거둔 게 아니다 15.07.21 207 6 1쪽
103 앙금을 버리다 +2 15.07.20 242 6 1쪽
» 애인 15.07.19 139 5 1쪽
101 그냥 15.07.19 214 4 1쪽
100 오아시스 15.07.19 164 4 2쪽
99 소외에 대하여 2 15.07.18 125 4 1쪽
98 소외에 대하여 1 15.07.18 167 3 1쪽
97 너무 오래된 주문 15.07.17 109 4 1쪽
96 해당화가 피었습니다 15.07.17 138 5 1쪽
95 백로 15.07.16 223 4 2쪽
94 키스하고 싶은 여자 15.07.15 228 3 1쪽
93 어머니의 다리 15.07.15 213 4 1쪽
92 행복 찾기 +1 15.07.14 175 5 1쪽
91 나는 없습니다 +1 15.07.13 210 4 1쪽
90 겨울숲에서 山을 보내다 +1 15.07.13 124 6 2쪽
89 불나비 15.07.12 223 4 2쪽
88 해, 달무리 꽃 15.07.12 258 3 1쪽
87 다시, 일어서는 노을 +2 15.07.12 126 5 1쪽
86 질문 2 15.07.12 83 6 1쪽
85 질문 1 15.07.12 136 3 1쪽
84 사랑이 없어 슬픈 시 5 15.07.12 136 5 1쪽
83 사랑이 없어 슬픈 시 4 15.07.12 178 3 1쪽
82 사랑이 없어 슬픈 시 3 15.07.11 172 4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