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난정(蘭亭)서재입니다~

비밀 낙서첩

웹소설 > 작가연재 > 시·수필

난정(蘭亭)
그림/삽화
nanjung
작품등록일 :
2015.06.21 08:53
최근연재일 :
2017.04.05 15:48
연재수 :
379 회
조회수 :
126,212
추천수 :
1,653
글자수 :
165,582

작성
15.07.12 19:58
조회
258
추천
3
글자
1쪽

해, 달무리 꽃

DUMMY

어쩔 수 어쩔 수가 없어

뻗고 뻗다가 끝끝내 드러누워

잎사귀 벌어진 틈으로 쪼르르 내려온

한 조각 햇살에 그만 울먹거린다


모가지가 너무 길어 슬픈 꽃


쌩쌩 스치는 자동차 매연을

솔바람 소리로 행궈내고

달아오른 가슴에 어룽진 주근깨는

파도소리 지분으로 토닥거리던

그날에 불쑥

'세피아' 타고 떠나온 뒤로

서너 번 계절 보내며

그 뭉클뭉클한 정을

느티나무 라일락 무성한 뜨락에

잉걸불로 지펴내던

떠올리면 온몸 짓무를 고향

고향을 닮은 자식새끼 도도히 키워내던

햇무리달무리참나리 그 꽃


숨을 거두려는 촛불인 듯

사약(死藥)같은 술 한 잔을 마시고서야

30분 시한부에 시 한 편을 옮긴

여든 다섯 그 '시인'의

맑디맑은 눈동자가 생각난다


누워 누운 채 목숨 바쳐 웃는 얼굴.





*시인 : 구상 시인. 그의 호는 '운성'으로

해 달무리 운(暈), 이룰 성(成)을 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비밀 낙서첩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1 백도 15.07.23 187 5 1쪽
110 물보라 15.07.23 201 5 1쪽
109 홍시(紅柿) +1 15.07.22 222 8 2쪽
108 오해 15.07.22 176 6 1쪽
107 나비 +2 15.07.22 242 5 1쪽
106 수로(水路) +2 15.07.22 203 6 1쪽
105 밤손님 15.07.22 258 8 1쪽
104 해는 숨을 거둔 게 아니다 15.07.21 207 6 1쪽
103 앙금을 버리다 +2 15.07.20 242 6 1쪽
102 애인 15.07.19 139 5 1쪽
101 그냥 15.07.19 214 4 1쪽
100 오아시스 15.07.19 164 4 2쪽
99 소외에 대하여 2 15.07.18 126 4 1쪽
98 소외에 대하여 1 15.07.18 167 3 1쪽
97 너무 오래된 주문 15.07.17 110 4 1쪽
96 해당화가 피었습니다 15.07.17 138 5 1쪽
95 백로 15.07.16 224 4 2쪽
94 키스하고 싶은 여자 15.07.15 228 3 1쪽
93 어머니의 다리 15.07.15 213 4 1쪽
92 행복 찾기 +1 15.07.14 175 5 1쪽
91 나는 없습니다 +1 15.07.13 210 4 1쪽
90 겨울숲에서 山을 보내다 +1 15.07.13 125 6 2쪽
89 불나비 15.07.12 224 4 2쪽
» 해, 달무리 꽃 15.07.12 259 3 1쪽
87 다시, 일어서는 노을 +2 15.07.12 126 5 1쪽
86 질문 2 15.07.12 84 6 1쪽
85 질문 1 15.07.12 137 3 1쪽
84 사랑이 없어 슬픈 시 5 15.07.12 136 5 1쪽
83 사랑이 없어 슬픈 시 4 15.07.12 178 3 1쪽
82 사랑이 없어 슬픈 시 3 15.07.11 172 4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