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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蘭亭)서재입니다~

비밀 낙서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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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蘭亭)
그림/삽화
nanjung
작품등록일 :
2015.06.21 08:53
최근연재일 :
2017.04.05 15:48
연재수 :
379 회
조회수 :
126,241
추천수 :
1,653
글자수 :
165,582

작성
15.07.13 21:36
조회
210
추천
4
글자
1쪽

나는 없습니다

DUMMY

-아파트 2



햇나물빛깔 들판에 뜬금없는 눈송이

눈송이 되었다가 갑자기 해를 가리던 백로

올해는 되돌아가고 숨어서 웁니다

'개'가 붙었으니 망할 풀꽃이 아니라고

아무리 벅벅 우겨대도

갈 데 없는 개, 개, 망초꽃


기사도 포크레인도 물러간 산은 산이 아닙니다

백 년 아름드리 밤나무가 메아리만 남기고

구절초 질긴 목숨도 버둥거리며 떠나고

별빛달빛햇빛소리냄새까지 곰삭은

부엽토 살갗 속

숨죽여도 두근두근하던

마음도 들켜버리고

뼈저린 상처덩어리 그것마저 빼앗기고

늙어도 시퍼렇던 살점, 만 년 만의 생이별로

덤프트럭에 실려옵니다.

다시는 살리지 못할 싸늘한 주검으로



나는 내가 아닙니다


목젖까지 채운 아집 시멘트로 포장하여

허공에 둥지 틀려고 끼리끼리 몰려다녀도

헐값에 넘긴 아파트 입주 딱지가 눈에 밟혀

번번이 뒷북만 치던 비닐하우스 밑에서

덧없는 족두리풀꽃 붙들고 울 듯 말 듯

웃고 있는 청개구리도 아닙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우아미
    작성일
    15.07.14 10:22
    No. 1

    어, 헐값에 넘긴 아파트 입주 딱지..... 어떻게 아셨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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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백도 15.07.23 188 5 1쪽
110 물보라 15.07.23 201 5 1쪽
109 홍시(紅柿) +1 15.07.22 222 8 2쪽
108 오해 15.07.22 176 6 1쪽
107 나비 +2 15.07.22 242 5 1쪽
106 수로(水路) +2 15.07.22 203 6 1쪽
105 밤손님 15.07.22 258 8 1쪽
104 해는 숨을 거둔 게 아니다 15.07.21 207 6 1쪽
103 앙금을 버리다 +2 15.07.20 242 6 1쪽
102 애인 15.07.19 139 5 1쪽
101 그냥 15.07.19 214 4 1쪽
100 오아시스 15.07.19 164 4 2쪽
99 소외에 대하여 2 15.07.18 126 4 1쪽
98 소외에 대하여 1 15.07.18 167 3 1쪽
97 너무 오래된 주문 15.07.17 110 4 1쪽
96 해당화가 피었습니다 15.07.17 138 5 1쪽
95 백로 15.07.16 224 4 2쪽
94 키스하고 싶은 여자 15.07.15 229 3 1쪽
93 어머니의 다리 15.07.15 213 4 1쪽
92 행복 찾기 +1 15.07.14 175 5 1쪽
» 나는 없습니다 +1 15.07.13 211 4 1쪽
90 겨울숲에서 山을 보내다 +1 15.07.13 125 6 2쪽
89 불나비 15.07.12 224 4 2쪽
88 해, 달무리 꽃 15.07.12 259 3 1쪽
87 다시, 일어서는 노을 +2 15.07.12 126 5 1쪽
86 질문 2 15.07.12 84 6 1쪽
85 질문 1 15.07.12 137 3 1쪽
84 사랑이 없어 슬픈 시 5 15.07.12 136 5 1쪽
83 사랑이 없어 슬픈 시 4 15.07.12 178 3 1쪽
82 사랑이 없어 슬픈 시 3 15.07.11 172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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